여순의 정명은 위대한 ’10·19통일항쟁’ -여순 10.19 항쟁 76주기 추념식에 부쳐

여순항쟁 76주년이 되는 해지만 이 항쟁은 최악의 경우 “반란”이거나 중립적으로 표현해 “사건”입니다. 그러나 반란은 물론이고 사건이라는 표현도 중립적인 용어가 아니라 여순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용어이자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순항쟁은 제주4.3항쟁과 뗄레야 뗄 수 없는 항쟁이라고 봅니다. 제주4.3이 여순을 낳고 여순이 제주4.3을 전면 옹호, 계승했습니다. 

동포학살을 전면부정한 여순에서 14 연대의 위대한 항쟁이 역사적 의미를 획득했다면 어찌 그로부터 52년 뒤 전두환 살인마들과 일단의 반역군인들이 광주에서 무참한 동포학살을 저지를 수 있었겠습니까?

여순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데 있어서 또 하나의 왜곡이 될 수 있는 시각은 이 항쟁을 여순”병란”, 여순”군란”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외세와 결탁한 믹족 반역자들에 대한 군인들의 정당한 행위를 반란으로 왜곡시킬 뿐만 아니라 전 민중적 항쟁을 지극히 협소하게 축소시켜 역사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실제 이와 달리 여수주둔 14연대가 개시한 10월 19일 항쟁은 순천주둔 군대까지 합세하게 되었고 10월 21일에는 벌교, 보성, 고흥, 광양, 구례를 거쳐 10월 22일에는 곡성까지 삽시간에 확산되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반란군인들의 “점령”이라고 사태를 왜곡시키는데 실은 민중의 전폭적인 지지와 공감과 참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하여 14연대 군인들의 제주 4.3 동포학살 출정 거부로 시작된 사태는 단지 부당한 명령에 대한 항명을 넘어 여순항쟁으로, 지역항쟁으로 발전했습니다. 

이 지역은 1946년 전국적인 인민위원회가 미군정과 이승만 도당의 진압으로 주춤한 상황에서 제주4.3을 계기로 남도를 인민자치위원회로 만들고 유혈진압이 아니었다면 전국적인 인민위원회를 다시 만들어내는 거점이 됐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외세 점령군 미군정과 이승만 반역 도당은 여순과 남도에서의 항쟁을 유혈진압으로 봉쇄하려 했던 것입니다.

제주 4.3이 복권되었다 하더라도 화산도 저자 김석범 선생이 말씀하셨듯 “내외 침공자에 대한 정의의 방어 항쟁”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온전하게 복원되지 못하고 여전히 백비로 남아 있듯이 여순항쟁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석범 선생은 “기억이 말살당한 곳에는 역사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여순의 기억도 말살당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깨어난 의식으로 역사의 기억을 되살리면 여순항쟁은 비록 일부 학자들의 정의지만 ‘10·19통일항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19통일항쟁’은 미군철수, 이승만 반역자들의 이남만의 단독정부 거부, 민중생존권을 걸고 투쟁한 민중의 진정한 자치정부였습니다.
 
세계역사에서 이와 비근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면 1871년 위대한 파리코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전쟁은 추억 전쟁이 아니라 반역의 역사를 지속시키려는 책동

무도한 윤석열 정권의 국무총리인 한덕수는 여순사건 제76주기 합동추념식에 참석해 “아픈 역사는 결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이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다시는 이처럼 비극적인 역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반성하고 다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윤석열 정권이 항상 그러한 것처럼 철저한 거짓말입니다.

친일 친미 민중반역자 정권인 윤석열 정권은 여순항쟁의 기억을 말살하려 합니다. 12,000여명의 학살만행에서 보듯 아직도 이 때의 피의 학살의 실상부터 온전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권의 기억 말살은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을 맡은 기획단 내부에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친일역사를 조선의 근대화라고 조작하고 학살만행자 이승만을 국부로 추앙하려고 하는 뉴라이트와 이들로 내각을 가득 채운 정권은 여순항쟁의 기억을 말살하는 만행을 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는 단순하게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오늘날을 규정하는 집단적 행위입니다. 따라서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단순하게 지나간 과거가 대한 추억과 회고가 아닙니다.

윤석열 정부와 극우들이 도모하는 역사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무도한 야만자들의 과거 기억의 왜곡과 말살은 흘러간 과거에 대한 역사왜곡을 넘어 오늘날 이 정권의 일관된 반역 역사 추구의 일환입니다. 

저들은 민중이 중심이 된 진보적 정의의 역사를 짓밟고 반역의 역사를 되살려 오늘날 반역사를 실현하려 하는 것입니다.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고 일제를 위해 역사를 왜곡ㆍ조작 재구성하려고 하는 권력이 민중의 항쟁을 말살하려는 것은 이 정권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반역자들의 대를 이은 권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순항쟁 76주년은 국가보안법 제정 76주년이기도 합니다. 

“아픈 역사는 결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윤석열 정권이 여순항쟁의 기억을 말살하는가하면 민중항쟁을 진압하고 아직도 들끓고 전국적인 항쟁을 짓밟고자 제정한 국가보안법의 칼날을 무자비하게 휘두르며 간첩조작과 인권말살을 자행하며 아픈 역사를 지우려는 것을 넘어 부활시키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남만의 단독정부 구성을 반대하고 외세축출과 민족통일을 외쳤던 4.3과 여순항쟁에서 민중의 염원을 다시 짓밟고 외세침략자들을 등에 업고 외세 점령자들을 등에 업고 동족상잔, 이남만의 단독분단정부를 세웠던 권력의 후예들이 대북 적대, 침략전쟁에 앞장서며 민족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고착화 시키고 전쟁위기를 극단적으로 고조시키는 것도 그 이유 때문입니다.

“아픈 역사는 결코 되풀이” 되지 않고 여순항쟁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외세를 내쫓고 외세 추종권력을 끌어내려야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여순의 영령들이 오늘날 우리들에게 준엄하게 명하고 있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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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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