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이후, 진보운동은 무엇을 할 것인가?

전국노동자정치협회 청소년 회원


4월 4일, 수많은 빛이 윤석열을 파면시킨 날이다. 감동의 눈물을 흘린 많은 진보운동 동지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윤석열 파면은 사회의 거대한 진보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극우들이 활개치는 것이 소용이 없고 역사가 진보적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될 것이다. 여기서 안주하면 또 다른 윤석열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즉, 우리는 현재 파면이 “시작점”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럼, 어떤 식으로 우리는 앞으로의 향후 확장 계획, 의제 포괄을 해야 할까?

1) 청년ㆍ학생운동 조직의 확대

현재 사회의 진보성은 이전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박근혜 때보다 진보적이다라고 평할 수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이렇게까지 진보적인 사회구성체를 가졌던 적은 해방 이후를 제외하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하지만, 청년학생 조직은 이에 비해 아직도 미약하다. 우리는 그래서 더 다양한 민중 속으로 들어가는 “사회성을 기르는 작업”과 “친목 도모”를 같이 수행하여야 한다. 정치에 관심 없는 자들과도 “정”으로, “우정”으로 정치를 인식하고 입문하게 만드는 힘이 “친목 도모”이다. 하지만,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만 포섭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진보적으로 사고관이 박혀있는 이들을 한데 모아놓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진보적인 이들을 인터넷이든지 MT라든지 어떤 방식으로라든 발굴해서 운동에 유입시키는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2) 인터넷 진보망 확대

인터넷의 중요성은 나날이 가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진보의 인터넷 연결망은 실히 미약한 수준이다. 그나마, <경제학 죽이기>라는 맑스주의적 채널이 버티고 있지만, 이것도 1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요하는 영상이 대부분 이므로, 여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즉, 개개인이 기초 편집 기술(자막, 썸네일 만들기) 정도만 배우고, 유튜브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지를 짜야 할 것이다. 하지만, 길게 만들거나, 영상 간격이 불규칙하면 시청자들의 주목을 잃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무겁거나 긴 설명이 필요한 주제는 10분 짜리 영상을 4~5개를 3일 마다 하나씩 1~4편 이런 식으로 쪼개서 만들고, 가벼운 주제는 현재 태동하고 있는 쇼츠를 이용해 만들면 되는 것이다. 특히, 숏폼은 유튜브 쇼츠 뿐만이 아닌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의 릴스까지 통용되는 굉장히 유동적인 면이 있으므로 숏폼의 활용이 제일 주목될 것 같다.

그밖에도 할 말이 매우 많지만 이 글에서 얘기하게 되면 본 글의 논점을 벗어나게 되니 따로 글을 길게 작성하도록 하겠다.

3) “반미자주”의 대중화

흔히 대중은 “반미자주”를 외치면 거부감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 촛불행동이 “미국의 내정간섭 규탄”을 전면으로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민주당.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동조하고 있음을 현장을 통해서 체감할 수 있다.

즉, 반미자주를 현재 대중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과 잘 엮기만 한다면 “제2의 효순이 미선이 사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 당면 단계에서의 “반미자주”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앞서서도 말했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미국의 내정간섭”이다. 민주당 의원단에서도 미국의 내정간섭이 분명히 있음을 확인할 수 있고, 미국의 최상목 지지, 미국의 한덕수 지지를 통해 미국의 극악무도한 면을 많은 대중이 깨달았다. 그러면, “미국의 내정간섭”으로 반미감정을 점화시키고, 미국의 내정간섭의 불이 사그라들 때 쯤 노상원 수첩 내부에 있는 “NLL 북부 폭격”, 아니면 “한미연합훈련 포탄 사건” 등을 이용해 외환죄와 반미를 충분히 엮으면 될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미국에 대한 계란 수출”, “대 한국 관세 25%” 등을 이용해 민생과 반미를 엮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반미는 충분히 대중화시킬 수 있다. 부차적인 모순을 결국엔 반미로 수렴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두 가지 방법과 반미의 대중화가 엮이면 엄청난 상승 효과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4) 여러 노동문제의 부각 및 대중화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부르주아와 노동자 계급 간의 모순은 더욱 더 심화되고 있다. 특히, IMF 이후 이것은 더욱 극심해졌다.

이 계급 모순을 대중들은 세종호텔의 고진수 동지의 농성을 직접 비상행동 집회를 통해서 보고, 들으며 깨달았을 것이다. 또한, 비상행동에서 노동자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사는 지도 많이 발언을 통해서 깨달았을 것이다.

아버지를 잃은 노동자 딸의 절규, 노동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노동하는 노동자의 절규 등을 들으면서도 역시 노동문제도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문제임을 대중들은 뇌가 아닌 가슴으로 직접 깨달았을 것이다. 즉, 대중들은 노동문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것이다.

그럼, 노동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수 있으며, 대중적으로 계급모순을 부각 시킬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는가? 답은 간단하다.

“세종호텔”이다.  부르주아 계층이 향유하는 세종호텔에서의 노동자의 비극은 제일 직접적으로 부르주아 계급과 노동자계급을 대비시켜주며, 겉이 번지르르한 기업이어도 까보면 암흑의 세계가 있음을 제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역량을 고진수 동지의 복직에만 매다는 것도 위험한 생각이다. 각자 직장에서 가지고 있는 계급 간의 모순을 개개 직종에서 투쟁을 하되, 특정한 날을 잡든지 해서 노동계급의 모순을 제일 잘 드러낼 수 있는 일종의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그 방안은 “대중집회”의 성격일 수도 있고, “총파업”의 성격일 수도 있다. 다만, 총파업 및 대중집회를 주최할 때는 제일 극명하게 계급모순을 보여주는 세종호텔로 집합하는 것이 제일 대중들에게 충격으로 안길 수 있다. 세종호텔을 직접 직관한 대중들은 또 자신 내부에서의 계급모순을 직관하며 더 넓은 장을 형성하는 파급 효과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5) 민중예술(문예선동, 합창단 등)의 확대

대한민국 대중들에게 진보적인 방향, 특히 반미자주가 맞다는 것이 “뇌”로도 “가슴”으로도 다가올려면 결국에는 예술이 필수 요소이다. 예술을 통해 대중들은 좀 더 부차모순과 근본모순을 엮어 생각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내면 진보진영이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번에 개봉한 세월호 다큐영화 “제로썸”의 흥행이 그것을 단적으로 잘 보여준다.

“세월호”라는 부차적인 모순을 가지고 근본 모순인 “반미자주”와 엮어 부차적 모순을 근본 모순과 엮는 매우 훌륭한 예시를 보여주었다. 실제로, 관객 중 민주당. 조국혁신당 지지자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반미자주”라는 키워드가 나왔는데도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같이 울면서 반미자주를 수용한 면이 많았다.

이처럼, 예술은 대중의 가슴을 굉장히 울릴 수 있는 활동이다. 하지만, 현재 민중예술은 대개 90년대에 멈춰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구성체가 진보되어 진보적인 예술인도 많아졌을 참에, 최신 유행에 따라 변증법적으로 민중예술을 발전시키면 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요가”와 “문예선동”을 엮어 “민중요가”를 개발한다던가, “줌바”와 “문예선동”을 엮어 “민중줌바”를 개발하다던가, “케이팝”과 “민중가요”를 엮어 더 나은 것을 만들다든가 등이 있겠다.

즉, 운동진영은 대중이 어떤 예술을 좋아하는지 탐구하고, 또 이것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를 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민중예술이 대중에게 통한다. 민중예술이 대중에게 통하게 되면 우리가 말하는 여러 의제는 스펀지처럼 쉽게 스며들 것이다.

이처럼, 우리 진보운동 동지들은 현 시대에 맞게 우리의 의제를 대중화시켜 밀고 나가야 할 것이고, 진보운동 전체의 확대,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실현시켜야 할 것이다.

* 사진출처: 민주노총 사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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