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진화가 늦어지는 이유

조윤재(전국노동자정치협회 회원 / 서강대학교 인문학부 재학생)

 

캘리포니아 산불로 서울 강북 절반 만한 면적이 탔다. 이 산불로 재산과 목숨을 잃은 수많은 미국 인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보낸다. 그러나 산불이 이렇게 커지게 된 것을 자연재해만으로 해석할 수 없다. 산불이 커진건 다 미 제국주의의 결과물이자 인과응보다.

한국에서는 툭하면 미국처럼 소방관을 대우해야한다 뭐해야한다 하는데 미국에서 소방관이 존경받는 직업인것과 별개로 대우는 한국보다도 형편이 없다. 일단 미국에서 소방관의 평균 연봉은 5만 4천 달러 (한화 약 6,500만원)로 한국이랑 큰 차이가 없지만 이건 소방 공무원 한정이다. 미국에서는 오로지 31%의 소방관만 공직이고 나머지는 자원봉사 제도이다. 거의 70%에 가까운 미국의 소방관들이 땡전 한푼 못받고 자원봉사한다. 이걸 Volunteer Fire Department 줄여서 VFD라고 하는데 시궁창 같은 대우 때문에 미국에서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직업이다.

실제로 1984년 미국의 자원봉사 소방관 수는 89만 8,000명이었는데 2020년에는 67만 7,000명이 되었다. 말이 VFD이지, 실제로는 신자유주의 하에서 소방서를 민영화한 것에 가깝기 때문에 대우가 엉망이고 불 끄다 죽어도 정부에서 제대로 보상도 안해준다. 1984년부터 2020년까지 소방 화재 신고 건수는 전미에서 3배로 늘었는데, 소방관 수가 오히려 줄어든건 그런 맥락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방 제도가 개판인건 연방을 아우르는 단일한 재난 관리기구가 없기 때문이다. 연방 재난관리청 (FEMA)가 있긴 하지만 FEMA는 LBJ 정권때 뒤늦게 생긴 기관이고 미국 교육부와 더불어 쓸모 없는 정부기관으로 자주 지목된다. 대부분의 재난 관리는 카운티나 시 단위에서 해결하며, 큰 화재 같은 경우 주정부에서 처리하는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것 때문에 가난한 카운티나 주 정부(ex: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같은 남부 주들)에서는 소방관들에게 지원을 해주기가 어렵다. 그러다보니 소방서에도 빈부격차가 생긴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 존재하는 25,000개의 소방서 중 19,000개가 민간에 의해 운영되는데 절대다수가 가난한 카운티와 흑인 거주지 등에 몰려있다.

더 개판인건 이렇게 소방서가 민영화가 되어있어서 보험을 안내면 화재 진압도 안해준다는거다. 미국인들은 소방 보험에도 가입하는데 거기에 가입을 안하면 소방관들이 니 소방보험 없으니까 우리도 돈 못받아서 불 못꺼준다고 난리를 친다고 한다. 물론 안그런 경우가 더 많지만 애초에 보험이 없다고 불 안끄는 사례가 있다는건 세계 1위 국가 다운 모습이 아니다. 그래서 미국 소방관들은 부유한 백인 거주지부터 불을 끈다. 그곳은 소방 보험 가입자가 많아서 소방관들이 받는 수당이 많기 때문이다. 돈이 없는 흑인 노동자들은 다 불타 죽으라는게 미국 소방 체계의 추악한 진실이다.

장비 시설 노후화는 말할 것도 없다. 민영화되어 있어서 지원금을 못받기 때문에 시설이 1980년대 이후 업데이트가 안된 곳이 많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전미 소방서 중 59%가 40년 이상 되었으며 수리를 받지 못하여 유독 물질을 처리하기 부적절하다고 한다. 또 시카고의 한 독립언론이 취재한 결과 시카고 시 전체의 소방차 201대 중 144대가 20년 이상 제대로 된 수리를 받지 못하여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신나치들에게 폭탄을 지원할 돈은 있다면서 정작 자국 인민들이 사는 집이 불에 타면 돈을 줄 수 없다는게 미 제국주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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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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