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의 분열적이고 퇴행적인 여성 징병제 주장에 대해

[류호정 / 정의당 국회의원(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 2035년 국방전력이 2차 급감이 오게 되어 있거든요. 불과 12년 뒤의 일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열심히 낳고 길러도 12년 뒤에 병력 공백은 발생한다라는 거죠. 그래서 여성도 국방 병력으로 참여해야 하지 않나 라는 논제가 충분히 가능한 거고요. 그래서 분단국가의 정치인으로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만 하고 시민 분들께서도 분단국가의 시민으로서 아마 생각을 많이 하셔야 할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 오해를 하실까봐 제가 조금 덧붙이는데 노동시장 그리고 돌봄영역에서 성 평등 진전이 이루어질 수 없다면 여성 징병은 상상할 수 없는 거죠. 하지만 모든 사회적 영역에서 어떤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정치집단이라면 가사에서의 성평등도, 병역에서의 성평등도 역시 논제로 꺼낼 수 있어야 한다라는 거고요.](“여자도 군대 가야”…금태섭·류호정 ‘남녀 병역평등’ 제안, 2023-12-12)

“분단국가의 정치인으로서” 군대를 논하면서도 류호정에게 군대는 파쇼 국가의 억압, 폭력기구도 아니고,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군으로 민중에 복무하는 역할을 수행해야만 하는 기구도 아니다. 계급의식과 역사의식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애국주의, 국가주의에 빠져 있는 류호정에게 군대는 오로지 “병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여성조차도 징병을 해서 보전해야 하는 기구일 뿐이다.

류호정과 ‘새로운선택’의 여성 징병제 주장은 여성과 남성의 평등을 가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퇴행적인 극우적 주장에 불과하다. 이들의 주장은 임금기금제와 같은 논리를 가지고 있다.

주지하듯, 임금기금제 주장은 자본주의 발전 초기 노동자와 자본가의 계급대립이 첨예해지는 시기에 자본가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들에 의해 유포된 논리다. 이들은 임금은 기금처럼 제한돼 있으니 한 쪽에서의 임금인상은 다른 쪽의 인하로 귀결되어 임금인상은 무용하다는 자본의 논리를 유포하였다.

류호정과 신당이 주장하는 여성 징병제는 가증스러운 임금기금제의 21세기판 주장이다. 이들은 임금기금제처럼 남녀의 권리가 양적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여성의 권리 증대는 남성의 권리축소를 낳는다고 간주한다.

이들은 여성이 남성과 함께 단결하여 자본과 권력에 대항해 권리를 지키고 확장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양의 남녀권리 중 ‘제로섬 게임’처럼 하나의 진전이 다른 하나를 빼앗는다고 사고하는 것이다.

여성 임금차별 극복과 인상, 여성 노동의 권리 확장, 무상보육, 무상교육, 무상주택, 임신출산 휴가 대폭 연장과 유급화 확대 등 모권보호, 출산 뒤 자유로운 직장 복귀…

이런 것들이 여성의 현존하는 차별이고 쟁취해야할 권리들이다. 이 요구는 남녀가 서로의 권리를 약탈하여 자신의 권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남성 자신도 공동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요구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 사회에서 여성이 쟁취해야 할 평등의 권리가 군대를 가는 것인가? 남과 북의 평화를 도모해서 현재의 군비와 군복무 기간을 대폭 축소하고 군복무 여건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는 시점에서 여성 징병은 그러지 않아도 여전히 사회 전 영역에서 다양한 차별을 받고 있고 육아와 노인 부양에 이중으로 시달리는 여성에게 새로운 멍에를 덧씌우는 것이다.

여성 징병제 요구는 피착취 계급 내부 여와 남의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분열주의적 요구이자 사회퇴행적 요구다. 피착취 계급 내부의 단결을 도모하고 사회퇴행에 맞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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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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