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가 아니라 건설노동자로 뚝심 있게 진군하자 -2017년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 중앙교섭 투쟁의 성과와 한계(경기중서부건설지부 조직차장 조원하)
– 경기중서부건설지부 조직차장 조원하
올해는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에게 의미 있는 해이다. 장장 6개월 동안 전국의 건설노조 토건분과 1만 3천명이 한 몸으로 싸워내서 산별 중앙교섭을 쟁취한 해다. 전국의 수많은 조직가들과 조합원들이 흘린 땀방울이 역사가 되었고, 건설노조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
크게 한국에서의 산별교섭을 이야기하면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임금과 고용조건을 다루지 않는 산별교섭이라 한계가 있다. 그나마 소산별 중앙교섭 로 민주노총 내에서 위의 두 가지 사한을 다루는 노동조합은 건설노조 내에 있는 타워크레인 분과로 전국의 타워기사 70%를 조직한 힘으로 투쟁을 통해 중앙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건설노조 토건분과가 전국의 167개 전문건설업체와 교섭해 산별 중앙교섭을 쟁취해 냈다. 그것도 타워분과가 5년을 싸워서 만들어낸 중앙교섭을 토건분과는 투쟁을 시작한지 바로 6개월 만에 말이다.
전국적으로 2만개가 넘는 건설업체들 중 아파트 건설을 할 수 있는 전문건설업체를 도급순위 200위권 내로 건설업계에서는 바라본다. 이들 업체 중 167개 업체를 모아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또한 사용자 단체를 구성시켜 교섭에 나오게 만드는 것과 구성된 사용자 단체가 업체의 위임 이후 일괄적으로 도장을 찍게 만든 것이 이번 산별 중앙교섭 타결의 고비였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이어진 탄핵정국과 정권교체라는 열린 국면과 건설노조의 가열찬 현장투쟁으로 결국 산별 중앙교섭 쟁취라는 소중한 성과를 얻어냈다.
이번 중앙교섭의 중심적 내용은 형틀목수 기능공 단가에 대한 전국적인 기준을 만들었고, 고용안정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 졌다는 것이다. 불법다단계하도급 구조에서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은 항상 사측에게 도급을 강요받는다. 발주자인 시행사 – 종합건설업체인 시공사 – 하청업체인 전문건설업체 – 인원모집책인 시다오께 – 현장팀장인 오야지 – 마지막 건설노동자로 수직적인 구조 속에서 가장 아래에 있는 건설노동자는 상습적인 임금체불과 해고에 노출되어 있다.
건설노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건설업체들에게 직접고용과 원청의 직접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건설노조의 사업의 연장선으로 중앙교섭이 진행되었다. 조합원들의 고령화와 내국인 노동자의 비율이 줄어들면서 새롭게 유입된 이주노동자들이 건설현장의 대다수를 구성하면서 이들의 불안한 신분을 이용해서 건설업체들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바탕으로 도급노동을 강요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밀려나는 정주 노동자들이 주력으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조합원 직접고용을 임단협 내용에 넣은 것은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 철폐투쟁에 새로운 역사를 여는 것이었다.
이주노동자 조직화, 이번 중앙교섭 투쟁에 과제로 남아
물론 이번 중앙교섭에 대한 한계지점은 존재한다. 수많은 이주단체들의 성명이 나왔던 것처럼 중앙교섭 투쟁에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현장출입차단 문제는 건설노조가 넘어야하는 한계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건설자본이 불법하도급의 가장 아래로 이주노동자들을 착취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정주노동자들의 대체인력으로 이용당한다. 정주노동자를 주력 조합원으로 조직한 건설노조가 외국인고용특례조항을 전술로써 사용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업체를 압박하는 수단일수는 있으나, 실질적으로 건설현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주노동자들을 조직하지 못하고 이후에 건설업체들이 이 전술에 내성이 생기면 곧 한계에 직면할 것이다. 결국 이주노동자에 대한 조직화를 장기적으로 고민하고, 타워분과처럼 전체 건설인력의 과반을 조직하여 총파업으로 건설현장을 효과적으로 마비시키는 전술을 토건분과도 준비해야 한다.
일제하 철도를 부설하고, 건물을 짓던 조선의 토목건축노동자들을 착취하던 불법하도급구조는 해방 후 지금까지 건설업체들이 이용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건설노동자의 고혈을 빨던 건설업체들이 비자금을 조성하고, 정권들과 결탁했던 시간들은 하루 2명씩 죽어가는 지금의 현장을 만들었다. 이러한 현장을 바꾸고 투쟁해온 건설노조 토건분과의 이번 중앙교섭 투쟁은 현장을 바꾸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제 건설업 전체 직종을 조직하여 200만 건설노동자의 중심이 되는 그날이 머지않았다. 노가다가 아니라 건설노동자로 우뚝 서는 그날을 준비하며 뚝심 있게 진군하자. 투쟁!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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