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세월호 진상규명 투쟁이 끝났다 하는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운동은 어떻게 다시 타오를 것인가?

이병무(4.16연대 운영위원, 전주세월호분향소 활동)

사참위 종료후 벌써 2년이 흘렀다. 9주기, 10주기에도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방안에 대한 제안이 없었다. 가족들이 만든 주기 영상도 두해 같았다.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진상규명이 되었다거나, 진상규명을 바라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말그대로 방법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가족들의 솔직한 심정인 듯 보인다. 그러면 궁금해질 것이다. 가족들은 그렇다고 해도, 회원이 수 천인 4.16연대는? 그 내노라 하는 시민 사회 단체들과 활동가들은? 또 기적적으로 아직도 리본을 만들어 나누고 이러 저러한 세월호 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의 모임들은? 10년이된 지금 누구 책임을 얘기하는게 지나치다할 정도로 모두 애쓰고 고생했다는 전제를 달고 그럼에도 반성적으로 돌아봐야 나갈수 있기에 말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

솔직히 말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모임들은 한결같을 듯한데, 모두 가족들을 바라보고 있고,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수동적이지않게 사참위 종료후 진상규명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사참위 조사관들의 조사결과를 공유하기 위한 설명회도 지역별(16회라고 한다)로 개최했고, 최근엔 구조문제에 대해 특별히 집중해 오신 유가족과 공부도 했다. 정치적 기억도 뚜렸해 대부분 진상규명을 배신한 민주당의 책임을 묻고 있다. 비록 진보의 일부지만 일부 언론 등이 확산시키고 있는 진상규명 끝났다는 입장에 분노하면서 이에 맞서 대응하기를 바라고 있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모두 의아해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통렬하게 쓴소리를 하지않을 수 없는 대상에 대해 다루려한다. 문제는 4.16연대를 주도하고 있는 시민사회 단체 활동가들이다. 가족들은 오랜 싸움을 버텨온 것만으로도 역할을 충분히했고 지역활동시민들은 준비돼있다. 운동의 구심이 돼야하는 가족들은 다만 가본적없고 전인미답인 길을 가고 있는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를 고민 중인 것이다(10년의 경험에서 운동가들이 되어 방법을 찾을것이라 믿는다). 여기에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이 사회운동 활동가들(그래서 지도적 역할과 지위도 주어졌다)인데,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 아니 더 심각하게는 오도하고 있다.

물론 그들도 한계를 가지고 있어서라도 할 수 있다. 그러면 스스로 솔직하게 이를 인정하고 겸허하게 집단지성의 힘을 구하면 된다. 그러나 매 논의때마다 지역 활동시민들의 집단지성이 모임에도 이를 받아안지 못해왔고 잘못 이끈 것이 지금의 4.16연대의 주도적 할동가들이다. 다시말해 자신의 한계나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심지어 오도하고 있기까지 하다.

방안을 제시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오도는 해선 안된다. 더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으로 말해보자.

4.16연대를 주도하는 활동가들은 국가 상대로한 진상규명 요구를 하기를 원치않는 것처럼 보게할만큼, 사참위 종료 이후 공식영역에서의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도, 방안제시도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갈등이 심하다. 사참위 종료후 발표한 진상규명 다된듯한 평가와 성명은 수년전 집행부 총 사퇴를 불러온 상황만큼 분노를 샀다.

그후 그 수년전 상황과 달리 타협하고 절충한 것이 사참위가 사고원인 조차 결론내리지 못했으니, 당위적 차원의 진상규명 요구는 하되, 대정부 구체적 요구와 행동은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부 구조적 이견과 동력의 문제를 생각한 불가피한 타협이기도 했는데, 한시적 준비와 내부 정비가 필요해서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주도적 인사들의 부정 기조가 완강하고 전략적이다는 것이다. 그래서 왜 4.16연대에 있는지 알수 없을 정도다.

객관적으로 참으로 이해할수없는 입장이라고 할 것이다. 중립적으로봐도 진상규명 안됐으니 진상규명 책임이 있는 국가에 추가규명 요구는 당연했고 사참위 조사결과에 기초한 추가검증과 조사는 최소한이기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번의 조사가 이뤄졌으니 명분이 없다는 말까지도 한다. 그러나 이는 대체로 일반인들의 상식수준의 의견이라면 이해되나 진상규명 책임지는 운동의 일원으로 자격이 없는 것이다.

진상규명 요구조차 표명하지 않으면 진상규명 끝났다고 말하는 일부 언론 등의 행태와 하등 다름이 없게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말이 아니라 진상규명의 의지의 발휘여부에 있다. 겉으로 표명되는 이유들도 작용하겠지만, 운동으로서 추가 진상규명을 강하게 요구할 자기 근거가 없거나 빈약하기 때문에 안하는것이다. 그런데 진상규명에서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의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지난 10년의 성과에도 분명한 한계는 이러한 비주체적 운동의 결과였다. 그리고 지금도 그 연장인 것이다. 4.16연대는 스스로가 책임지고 진상규명 하겠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물론 여전히 진상규명은 공식영역을 통해해야하고, 그것을 운동이 주체적으로 통제 강제해내야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10년이된 지금 사활이 걸린것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되었든 진상규명을 책임지고 수행할 것을 다짐하는 것이다. 역할을 나눌수는 있지만 그 신뢰의 체계속에 있어야한다. 무엇보다 진상규명을 책임지는 조직(기구)을 만들어야 한다. 절실한 가족이 중심이되고, 전문가와 활동가들의 도움을 당연히 받아야한다. 진상규명의 쟁점들과 과제들을 검토하고 내용을 정리해야한다. 그리고 이것들을 가족 전체와 활동시민 전체, 그리고 대중과 공유해야한다.

당연히도 국가에게는 결론 내지 못한만큼, 혹은 근거들이 분명한 만큼 추가규명에 나서라고 요구해야한다. 해군, 기무사, 국정원,대통령실의 세월호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하라고 해야한다. 그것은 상수다. 또한 무엇보다 민주당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요구해야한다. 가능성여부와 상관없이 윤석열 정권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을 제기하고 행동해야한다. 물론 윤석열은 가당치도 않다고 할것이다. 여러조사를 했으니, 검찰의 수사를 했으니, 특검까지 했으니, 등등의 이유로 거부할 것이다. 아니 아예 무시해버릴 것이다.

특별법 합의 통과로 어려워진 이태원참사 진상규명이 어떻게 다시 타오를까에서 제기하기도 했지만,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더 거대한 대중투쟁의 에너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윤석열은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등 많은 다른 요구들을 위해서도 타도해야 하지만 세월호를 위해서도다. 새로운 권력은 무엇을 해야하나에서 세월호진상규명 요구는 숱한 요구중 당연한 하나로 당당히 자리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금 싸워야한다.

윤석열은 임기를 채워선 안되고 대중은 그를 조기 퇴진시킬 마음을 다지고 있다. 반면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진상규명과 안전을 대립시키면서 진상규명되었거나 어려우니 안전을 강조하자고 하는 식이다. 그러나 그 한계때문에 그 안전도 말뿐인 것이 되고 만다. 그리고 목표와 그 수단의 모순과 한계때문에 목숨같은 목표는 온갖 변명에서 사라지거나 소멸하는 것이다.

그들이 보지못하고 잃어버린 것이 변혁적 전망만이 아니라 진상규명이라는 목표임을 우리는 지적해야한다. 모든게 말뿐인게 되었다. 진상규명을 위해 그들과 함께하면서도 싸워야한다. 끝끝내 10년을 싸워온 유가족들을 다시 중심에 세우고 전진할 수 있어야한다. 그것이 유일한 길이다. 오도하지않고 진실을 말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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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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