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2 ㅡ 민족관계의 파탄으로부터 남북은 원래부터 하나의 민족이 아니었다는 명제를 끌어내는 노사과연의 극단적 교조주의
‘우리민족끼리’ 반미자주 하자는 주장과 실천을 계급협조도 모자라 ‘범죄’라고까지 극단적으로 비난했던 노동사회과학연구소(이하 노사과연)가 북의 남북관계의 적대관계로의 전환 선언 이후에 진상은 필명으로 “ ‘우리민족끼리’니, ‘남북은 하나’니 하는 환상을 청산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할 것이다”(이에 대해서는 민족ㆍ동족관계의 파탄 앞에서 태연자약한 “계급성”은 무엇의 발로인가? 라는 우리의 글을 보기 바란다.)라고 주장한데 이어 이번에는 이현숙 필명으로 우리가 그동안 《민족과 계급》이라는 제목으로 제출했던 민족론에 대해 전면 비판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 주장은 먼저 민족주의는 서구에서 자본주의 발전의 산물로 만들어졌으며 다른 민족을 적대하고 민족간 분열하는 반동적이고 배타적인 부르주아 민족주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민족주의는 부르주아 민족주의만 있는 게 아니라 부르주아 민족주의의 배타적, 배외적, 침략적 성격에 맞서는 식민지ㆍ반식민지 등지에서의 진보적이고 저항적 민족주의가 있으며 이는 자결권을 주장하는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와 대립되는 명제가 아니라는 우리의 주장에 대해 반동적 부르주아 민족주의에 절충적으로 진보적 색채를 씌우고 있다고 격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그런데 이는 식민지ㆍ반식민지 민족투쟁 전사로부터 이론적, 현실적으로 부정되는 것이다.
코민테른 초기 대회에서도 부르주아 민족주의에 대비해 혁명적 민족주의, 민족혁명, 민족해방 노선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위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에서도 민족주의에 대한 교조주의적 인식으로 수많은 편향을 일으켰던 교조주의자들을 비판하며 저항적 민족주의, 진보적 민족주의의 정당성을 주장함으로써 다시 위 주장이 무근거함을 확인해주고 있다.
게다가 북의 민족이론에서 제기하듯이, 유럽의 민족형성론, 민족론을 우리한테 교조주의적으로 대입하면 일제의 식민지배를 계기로 민족이 형성되고 민족의식이 발전했다고 하여 제국주의 지배를 정당화 하게 될 수 있다.
게다가 지역적 공통성, 경제적 공통성이 없다는 것을 근거로 분열된 남과 북을 민족이 아니었다고 하여 분단을 영속화 하고 부르주아의 두 개의 국가이론을 정당화하게 될 수 있다.
노사과연은 북의 민족ㆍ동족관계의 적대관계로 전환선언 이후에 민족관계의 파탄자들인 미제와 그 주구들을 단죄하여 민족관계를 복원하려는 대신에 봐라, 남북은 원래 단일민족이 아니었던 게 이번에 확인되지 않았나며 자신의 명제를 정당화 하려 하고 있다.
파탄된 것은 미제와 그 주구들에 의해 관계인 것이지 민족 자체가 아니다. 관계의 파탄을 근거로 애초부터 남북은 두 개의 서로 다른 민족이라면 형제ㆍ자매관계의 파탄으로부터 애초부터 저들은 형제도 아니고 자매도 아니었다는 황당한 논리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는 파리꼬뮌 이후 총을 들지 말았어야 한다는 플레하노프식 패배 청산주의와 소련 해체 이후 이는 자본주의 해체로 환영한다는 노동자연대의 좌익 청산주의와 다를바 없는 주장이다.
제국주의자들이 세계화 논리로 제국주의적 통합을 주장하며 민족허무주의를 조장하고 있는데 여기에 좌익적 외피를 씌워 민족허무주의, 민족 자체에 대한 적대감을 조장하게 된다. 민족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대신 우리 운동의 무관심을 조장하고 분열상을 깊게 한다.
더욱이 노사과연 필자는 1980년대 불타올랐던 반미운동에 대해 부르주아 민족주의로 부정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지금 우리가 극복해야 할 친미숭배와 미제국주의 지배 청산 과제를 외면하게 한다.
이에 대한 전면 비판은 필수적이다. 우리의 비판은 이러한 방향으로 진행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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