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와 이스라엘 국가의 근본은 인종학살과 정착형 식민주의이다

남노혁(학생)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참상에 전 세계의 최소한의 양심과 의식을 가지고 있는 민중은 분노하고 있다. 시온주의 학살자들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인간동물”이라 지칭하며 북쪽 가자에서부터 인종학살을 벌이고 있고 이제 140만의 피난민이 모여든 남쪽 가자의 라파흐 시를 공격하고 점령하여 인종학살을 완료하려고 하고 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자유와 인권”이라는 거창한 명분으로 내정간섭과 군사적 침략을 일삼은 미제는 이 학살을 방조하고 돕고 있다는 것이다.

미제는 헤이그에서 열린 이스라엘에 대한 ICC 기소에서  이스라엘은 인종학살을 하지 않았다고 변명했으며 UN의 휴전 결의안도 3번이나 거절했다. 심지어 최근 이스라엘을 몇번 비판하기도 한 바이든 정권은 이스라엘에게 가는 지원을 증액했다.

진보진영 뿐만 아니라 여러 학자들도 미국의 이런 행동이 미국 내 친이스라엘 시온주의 로비와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도록 돕는 경비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지적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의 실질적 이유를 잘 보여준다. 동시에 또 다른 부분을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바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근간은 둘 다 기존 원주민을 학살하거나 위협해 ‘청소한 후’ 땅을 강탈하고 세운 국가라는 것이다. 이는 ‘정착민 식민주의’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존의 식민주의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기존의 식민주의는 정복자들이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식민지에서 획득하고 군림하는 것이라면 정착민 식민주의는 원주민 인구를 대체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가령 일본이 조선을 정복할때 일본은 그들이 정복한 조선인들을 조선반도에서 내쫓지 않았다. 조선인들은 일본 치하에서 착취당하는 대상이 됐지만 조선반도 자체에서 쫓겨나진 않았다. (다만 일본이 조선반도 남쪽 지방의 주민들을 만주로 쫓아내고 그 자리를 일본인으로 대체하려는 계획은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어떤가? 유럽인의 도래 이후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수는 97%가 유럽인들의 학살과 그들이 가지고 온 전염병, 착취로 제거당했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만났던 15세기 당시 미국 영토 내 원주민 인구는 500만명이었다. 그러나 20세기 초에는 25만명으로 95% 급감했다.

“선한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뿐”이라는 잔인한 구호 아래 미국의 원주민들은 학살과 약탈로 땅을 빼앗기고 거주하던 땅의 5%에도 못 미치는 조그마하고 열악한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추방되었다.

오죽하면 히틀러가 미국의 말살 정책을 이렇게 감탄했을까?

“(미국은) 수십만에서 수천만명의 야만인을 쏴죽였고 이제 소수의 남은 것들을 우리에 가두어 관찰하고 있다.”(Moon, David (2020). The American Steppes. Cambridge University Press. p. 44.)

1924년에야 원주민들은 시민권을 얻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보호구역 내 인디언들의 평균실업률은 미국 정부 보고서에서도 80%에 이르고 빈곤율은 미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강탈과정이 이와 너무도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팔레스타인 비극사>의 저자인 일란 파페같은 유대계 역사학자들도 지적했듯 시온주의자들은 처음부터 땅을 뺏은 후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제거할 계획이었다.

시온주의 군대는 다음과 같은 지령을 받았다.
‘대규모 위협을 가할 것, 마을과 인구 중심지를 포위하고 포격할 것, 주택 재산 물건에 불을 지를 것, 사람들을 추방할 것, 남김없이 파괴할 것, 주민들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잔해에 지뢰를 설치할 것….’
이를 근거로 1948년 시온주의 세력은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을 쫓아내고 유대인을 다수로 만드는 ‘플랜D'(플랜 달렛)라는 계획을 체계적으로 실행에 옮겼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살던 땅에서 살육, 강간, 강탈로 몰아냈으며, 쫓겨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지 못하도록 곳곳에 지뢰를 묻었다.

시온주의자들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전체 영토의 3%밖에 안 되는 곳에 살게 했고, 130만 명에게서 1억 파운드의 재산을 강탈했다.

이를 보고 시오니스트이자 자유주의자인 유대계 지식인 한나 아렌트조차 1948년 공개 서한을 통해 ‘건국’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학살한 이스라엘 자유당(현재 이스라엘 집권 세력의 근원이다.)을 ‘나치’에 빗대며 비판했다.

이렇듯 팔레스타인의 억압의 역사는 미국 원주민들의 역사와 비슷하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이제 라파흐를 공격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몇 개 남지 않은 삶의 기반도 제거하려고 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팔레스타인 해방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야하는 이유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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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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