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각되는 호전적 군사모험주의 인식의 편향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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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 이후 주로 해외에 있는 진보 인사들을 중심으로 점점 더 위험천만한 호전적 군사모험주의가 대두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몇가지 인식상의 중대한 오류가 있다.
먼저 일면성의 오류다.
이들은 북의 결정을 일면적으로,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마디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다.
주지하듯, 북의 결정에는 남에 대해 기존 평화통일 계획 대신 동족.민족관계를 파기하고 “유사시에는” 핵무력을 앞세워 군사적으로 “평정”시키겠다는 내용이 있다. 심지어 북은 민족ㆍ동족적 어휘인 삼천리 금수강산, 8천만 겨레 낱말들도 사용하지 말고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기치가 담겨 있는 3대 헌장탑을 철거하라는 지시까지 하기조차 하였다.
이 방침을 근거로 이들은 북이 핵무력을 앞세워 평정하고 군정을 실시한 뒤 전민족회의를 소집하여 연방제를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시하고 있다. 한호석씨는 북의 무력통일 개시 시기가 한미군사훈련이 집중되는 8월이라는 시기가 될 것이라는 구체적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주관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사태와 사물을 구체적으로 보면서도 총체적, 전면적으로 봐야 한다. 그래야만 생생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치우치지 않고 제대로 인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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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당전원회의와 이후 최고인민회의에서 핵심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사회주의 전면 발전 전략이다. 이 전략에는
지방발전 20×10정책이 주요하게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는 최근 북의 사회주의 건설 성공 경험이 바탕에 깔려 있으며 사회주의 전면 발전을 도시에만 한정하지 않고 농촌 균형 발전까지 망라하고 있다.
주지하듯 자본주의는 무계획성과 불균등성을 본질적 특성으로 가지고 있다.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분리는 구상노동과 실행노동을 분리시켜 지배자, 관료들, 기획자와 노동 대중들을 분리시켜 관료화와 노동소외 문제를 필연적으로 발생시킨다.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분리는 도시와 농촌의 대립, 불균등 발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써 도시는 과밀화, 고도발전, 인구와 행정이 집중되어 주택가 상승, 교통난, 공해난, 도시 빈곤 등을 낳는 반면에 농촌은 점점 더 황폐화, 인구감소, 진공화, 미발전 상태에 머물게 된다. 도농복합체 건설은 자본주의 원리, 체계로는 점점 더 해결할 수 없는 과제가 된다.
자본주의를 극복한 낮은 수준의 공산주의(사회주의)에서는 자본주의 흔적이 남아 있으므로 단박에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차이,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극복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이러한 모순들은 극복해 나간다. 이로써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이 통일되면서 전 근로인민의 인텔리화, 도농복합체를 실현돼 나간다. 자본의 이윤이 생산의 목표인 무정부적인 자본주의와 다르게 사회주의는 사회전체, 인민대중의 이해를 중심에 두고 중앙집중 계획으로 이를 실현해 나간다.
북의 사회주의 발전은 무상복리 체제를 유지 발전시키면서 농촌혁명은 자체 공업과 집단농장의 발전, 현대화된 농촌 살림집 건설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북의 생산과 경제가 인민대중 제일주의 원칙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원회의 이후 북에서 집중 내거는 선전구호들

북이 전원회의 결정으로 사회주의 전면 부흥과 그 핵심과제로 농촌혁명을 내세웠다는 것은 온갖 난관과 풍파를 거치면서도 발전해온 북의 사회주의 발전의 정도를 감안해 볼 수 있다.

물론 여전히 “지방의 세기적 낙후성”이 남아 있지만 이번 결정으로 이는 반드시 점령해야 하는 고지가 된 것이다.
쏘비에트권의 붕괴와 가중되는 제국주의의 경제제재와 군사, 정치적 말살책동, 자연재해 속에서 고난의 행군을 거치고 최근에는 핵무력을 배경으로 선대선 기치 하에 조미, 남북관계 개선이 좌초되는 속에서 나타나는 난관과 코로나19펜데믹 위기를 극복하고 자력갱생과 핵무력을 한층 더 완성하고 인민복리를 전면 발전시켜나간다는 것은 격세지감이다.
북의 사회주의는 아직도 광범위하게 남아 있는 “지방의 세기적 낙후성”을 극복하고 사회주의 발전을 통해 공산주의를 지향해 가는 필연적 도상에 있는 것이다.
북 정치사상의 정수가 외부여건(자연의 난관과 제국주의 포위 등)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주동적 힘과 계획으로 사회발전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간다는 것임을 볼때, 최근의 전략 방침은 이 사상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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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사회주의 전면 발전 계획은 미제국주의와 그 추종자들의 가중되는 군사위협으로 인해 위협 받고 있다. 특히 미제와 나토 제국주의자들과 우크라이나 신나찌 대리 세력들에 의한 도발로 인해 러우전이 촉발되고 이 전쟁이 장기전으로 되고 있다. 이 전쟁은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그 실내용은 서방 제국주의 대 반서방의 총력전이라 할 수 있다. 러우전이 끝나기도 전에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에 의한 가자침공과 대대적 폭격과 학살만행이 자행되고 있다. 이 침략전은 민족해방을 위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영웅적 항전에 이어 예멘과 이란의 반미, 반이스라엘 투쟁, 중동 전역에서의 들끓는 팔레스타인 지지 반미, 반이스라엘 투쟁, 국제적인 반이, 반미투쟁으로 중동전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결전으로 변하고 있다.
미제와 서방 제국주의자들이 일으키는 전쟁과 분쟁은 대만과 남중국해, 한(조선)반도에서도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처럼 지역적으로 벌어지는 세계전이 전개되는 것이다. 미제의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쇠퇴가 점점 더 지속될수록 미제는 무너지는 패권을 막고 패권을 강화하려는 침략기도와 분쟁유도에 더 혈안이 되어 있다.
게다가 윤석열 정권은 미제를 등에 업고 북한 주적론, 선제타격론을 앞세워 참수작전을 펼치며 역대급의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전개하는 전쟁책동을 지속해 왔다. 윤석열이 임명한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연일 ‘즉강끝 보복’이라는 호전적 언사와 책동을 일삼고 있다.
전쟁은 이제 가장 현실적 위험으로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전쟁 위기 상황에서 북으로서는 핵억제력과 자위적 국방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북에서는 이러한 반민족.반동적 대결, 전쟁책동이 비단 윤석열 정권뿐만 아니라 외세를 등에 업고 흡수통일 정책을 포기하지 않았던 민주당 역대 정권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4.27판문점 선언의 파탄과 9.19평양공동선의 파탄도 외세의 눈치를 보며 민족자결을 부정하는 민주당 정권의 태도에 기인하는 것이며 그것이 남북화해와 협력, 통일 시도의 파탄과 오늘날 윤석열정권의 반북전쟁책동을 가져온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보세력들이 부르주아 양대 패당을 극복하고 외세를 축출하고 자주적으로 통일을 추구할 전망도 현재로서는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그 동안 북이 민족적ㆍ동족적 관점으로 견지해왔던 평화 통일관을 전면 재검토하고 미제의 대리자로 면모된 남을 적대국으로 간주하고 전쟁이 벌어진다면 핵무장을 앞세워 점령, 평정, 수복하고 편입시킨다는 두 번째 전략적 방침이 나오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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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국제연대의 강화이다. 여기에는 중국, 쿠바 등 사회주의 나라들과의 관계 발전을 우선적으로 내세우면서 사상과 제도를 초월하여 자주와 정의를 지향하는 반미자주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이다. 이는 서방 제국주의자들의 가치동맹에 맞서는 반서방 남반구 연대로 하나로 연결돼 있다.
한 때 미제가 추동하는 대북 제재에 참여해 오기도 하고 북핵무장에 제동을 걸기고 했던 중국, 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가 하나의 참모부라 할 정도로 공고해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러우전을 계기로, 남미에서는 반미 진보정권들의 속속 등장, 브릭스의 확대 강화, 특히 최근에는 팔-이 전쟁을 거치면서 반서방을 표방하는 나라들과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북은 고립무원의 처지에 비해 훨씬 유리하게 형성되는 국제관계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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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 “공화국의 부흥발전과 인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한 당면과업에 대하여” 제목에서도 북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국가적, 당적, 인민적 과업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북의 당면 가장 중대한 과업은 사회주의 부흥발전이고 이를 통해 인민들의 복리를 증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차대한 당면 과업과 대치되는 남을 평정하는 해방전쟁이 당면 과업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후자가 당면 과업이면 전자의 당면 과업을 포기하고 어떠한 희생과 손실을 무릅쓰고서라도 해방전쟁에 집중해서 ‘해방’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것으로 나와야 한다.
이처럼 북이 가장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는 사회주의 전면 발전과 농촌 부흥과 무력전쟁은 상호 모순적이고 대립적이다. 전쟁이 발발하면 앞의 계획들은 전면 폐기될 수밖에 없다. 군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살림집 건설 등 인민복지 사업은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으며 모든 예비 자원은 군사비에 충당되고 전 사회가 전쟁에 총동원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전쟁이라는 것은 언제나 교전 상대국이 있다. 북은 아무리 힘이 약화되고 있다고 있다고 하더라도 세계 최대의 핵무장과 핵폭격기를 포함한 최대 공군력, 항공모함을 포함한 최대 해군력,
막강 전차와 장갑차를 보유한 육군과 일부 과장돼 있다 하더라도 외형적 수치상으로 세계 5위의 군사력을 지니고 있다는 남의 군대와 전면전을 치뤄야 한다.
극단적 군사모험주의자들은 북이 기습적으로 개전하면 3일만에 점령을 완료할 수 있다는 3일대전 예상을 내놓지만 이는 전쟁 상대방이 손놓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일방적인 가정을 가지고 하는 터무니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
좁은 남북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개전 하루에만 240만 명이 사상한다는 예측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한반도 전쟁은 남과 북을 초토화 한다. 전쟁은 최소 수백만, 최대 수천만을 살상하고 남과 북을 폐허로 만들 것이다. 북의 핵무력이 미국을 위협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한반도가 교전장이 될 수밖에 없다. 북으로서도 사회주의 전면 발전 전망은 고사하고 난관을 극복하며 피땀으로 발전시켜온 사회가 석기시대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남반부 평정은 고사하고 북사회주의가 송두리채 미제의 수중에 넘어갈 수도 있다.
이러한 참혹한 현실을 외면하고 전쟁을 통해 해방을 추구한다는 자들은 얼마나 극단적 모험주의적 사고에 빠져 있는 것인가?
이들 극단적 군사모험주의자들은 북의 군사력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일방적 주관을 투영하여 무한하고 압도적 무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과장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북의 군사력은 전쟁을 억제하는 정도에 있다. 북의 핵무력은 미본토를 위협하지만 미국을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일방적 핵도발을 억제하는 수준에 있다.
핵무력을 포함한 군사력의 수준도 그렇지만 북의 군사적 원칙은 철저하게 전쟁의 억지, 제어와 이를 통한 평화추구에 있다. 이는 군사모험주의자들의 주관주의적 인식과는 달리 입장에서도 분명하게 표현되고 있다.
북의 무력사용은 조건이 있다.
“우리는 결코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행하지는 않겠”다는 우선적인 원칙이 있다 그러나 미국을 등에 업고 “대한민국이 우리를 상대로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들거나 우리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려 든다면”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고 그리고 “그러한 기회가 온다면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버리겠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북의 입장은 사회주의 부흥과 인민복리의 증진을 당면 과업으로 삼아 전력투구 하겠지만 미제와 그 주구 대리인들에 의한 전쟁책동에 대해서는 초강경으로 맞서며 미제를 철군시키는 공세적 투쟁을 하고, 날로 가중되는 전쟁책동에 따라 억지했던 전쟁이 터진다면 미제 군사력과 싸우며 남을 평정하는 해방전쟁까지 불사한다는 것이다.
동족ㆍ민족관계의 파탄과 적대관계로의 전환은 바람직한 소망이 아니라 강대강의 대치국면이 장기화, 깊어짐에 따라 이 관계가 파탄난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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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필연성은 전쟁을 피할 수 없다는 운명과 같은 것도 아니고 나아가 필수성은 더더욱 아니다.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이 본다면 그건 주체적으로 사태에 개입할 수 없는 숙명성을 의미하는 것이며 가장 수동적이고 비주체적인 상황의 노예로 전락하는 것이다. 더욱이 해방을 위해 전쟁을 추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은 해방이 삶의 안녕과 행복, 만민의 복리추구에 있음을 볼 때 본말이 전도된 가장 극단적인 관념이다.
이는 인민대중의 평화 애호 염원을 부정하고 인민과 적대하겠다는 종파모험주의 호전주의의 발로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해방전쟁 염원자들의 주장은 현실의 지난하고 어려운 난관을 인민대중에 의거하여 인민대중과 함께 헤쳐나가기를 거부하는 고립적 주장이다.
이들 호전적 군사모험주의자들은 우리가 발딛고 있고 우리가 주체적으로 변혁시켜야 할 대지인 남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남쪽의 지난하고 엄중한 해결과제를 회피, 비약하여 오로지 북쪽의 무력 한 방에 기대한다.
과거 반일식민지 해방투쟁 당시에 모스크바만을 바라보며 쏘비에트 노선을 교조주의적으로 추종하였던 오류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다만 추종 대상이 다른 것이다. 이들이 대중적 기반을 가지지 못하고 해외에 고립돼 있다는 것이 어찌보면 다행일 정도다.
러시아에서 쏘비에트는 러시아혁명 과정에서 탄생한 가장 창조적인 산물이었지만 이 쏘비에트와 쏘비에트 노선을 자신의 역사적 조건과 풍토에 맞춰 현지화, 주체화 하지 못하면 극단적 좌경노선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되는 격이다.
러시아혁명이 가능했던 것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레닌과 볼셰비키당의 정치사상적 무장과 강철 같은 규율과 헌신과 함께 인민대중의 요구와 열망을 중심에 두는 대중노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볼셰비키당의 요구는 즉각적인 사회주의 도입도, 프롤레타리아 독재도 아닌 빵과 토지와 평화였다. 빵은 인민대중의 생존이고 토지는 가난한 농민들의 염원이고 평화는 제국주의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전 민중의 염원이었다.
1917년 황제권력인 짜리즘을 타도하고 들어선 임시정부는 인민의 염원을 단 하나도 실현시킬 수 없었다. 인민대중의 염원에 가장 충실하게 복무한 볼셰비키당이 혁명의 주도자가 될 수 있었다.
볼셰비키당은 제국주의 전쟁 발발 전에는 전쟁의 파국을 막기위해 반전선언을 하고 이 반전선언을 배반하고 제국주의 전쟁의 앞잡이가 된 기회주의자들을 엄중 규탄하였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발발하자 “제국주의 전쟁을 내란으로”라는 요구를 내걸었던 것은 해방을 위한 호전이 아니라 제국주의 전쟁을 끝장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 전쟁이 나기 전에 전쟁을 막고 평화애호를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통해 해방으로 가자고 주장하는 것은 인민대중의 절박한 염원을 배반하는 극단적 호전모험주의적 책동이 되는 것이다.
우리 앞에는 그동안 교류협력 중심의, 평화군축 중심의, 양비론의 우경노선이 팽배했지만 극단적 위기의 시대에는 이러한 극단적 주장들이 점점 더 득세할 수 있다. 이런 위험천만한 모험가들을 경계하고 멀리해야 한다.
전쟁의 필연성이라는 것은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이 위기 상황에서는 우연적 계기를 통해서도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필연성을 전쟁을 막을 도리가 없는 것으로 잘못 이해해서는 안 된다. 전쟁은 막을 수 있고 반드시 막아야 한다.
지금 전쟁위기를 부정해서도 안 되고 기정사실로 해서도 안 된다.
지금 정세를 과학적이고 총체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봤던 것처럼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요소들은 패권의 쇠퇴를 막기 위한 미제의 가중되는 전쟁책동과 반중반러 반북의 가치동맹과 아시아판 나토를 통한 러우전 지속과 예상되는 전후 처리를 둘러싼 격돌과 대립, 민진당을 내세운 반중 분리책동으로 인한 대만분쟁의 고조,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을 내세운 미제의 반중 공세, 러-일 영토 분쟁, 미제의 충실한 돌격대로 나서는 윤석열 정권의 맹동적인 호전성과 일본의 군국주의 책동이 하나가 되는 미일한 전쟁동맹, 구체적으로는 지난 해 4월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선언의 결과물인 한미 핵협의 그룹의 가동과 예정된 한미, 미일한 군사훈련에서 핵폭격기, 핵잠, 핵항공모함의 공세, 남북 해상경계선을 둘러싼 충돌 위험성 등이다.
이러한 전쟁요인을 제어하는 요소는 역설적으로 북의 핵무력의 고도화와 전쟁억지력에 있다.
러우전에서 미제 대리인들인 젤렌스키정권과 우크라이나의 패배는 곧 미제를 포함한 서방제국주의의 패배이기 때문에 이 패배는 다른 지역에서의 확전 의지를 꺽어 놓게 될 것이다. 중동전역에서 팔레스타인과 그 연대세력의 단결과 승리, 제국주의 국가 내부에서의 반전투쟁의 강화는 베트남전처럼 미제의 패배로 나타나게 되고 이는 쇠퇴일로에 있는 현대 제국주의 진영의 패배를 부를 것이다. 이러한 패전으로 천문학적 전비 부채위기가 대두되고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거나 승리한다면 군산복합체의 개입주의와 트럼프의 고립주의가 더 큰 분열을 낳고 미국의 내부 모순을 더 격화시키게 될 것이다. 물론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다해도 조미정상 회담 당시 제재완화 정도로 회담이 재개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정확히 예상할 수 없지만, 회담이 개시되서 성사되려면 북핵 동결과 미국본토 안위 보장과 미군철수와 대북적대시 정책의 폐기가 등가교환 되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서방 가치동맹의 약화에 비해 동북아에서의 조중러 동맹은 쏘련해체로 단일한 사회성격을 가지지는 못하나 반제자주라는 공통의 가치를 가지고 하나의 참모부라고 규정할 정도로 단단하게 결속되고 있는데, 이는 스탈린 시절 조중쏘의 국제적 단결을 회복할 정도로 공고하다.
마지막으로 주체적으로는 남쪽 평화 애호 세력들의 투쟁이다.
윤석열 정권의 위기는 정권을 위기에서 구출하기 위해 등장한 한동훈이 스스로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상황이라 인정할 정도로 위기 상황이다. 윤석열의 지지는 30프로 초반을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20프로 후반대로 추락했다. 집권 2년도 안 돼 윤석열과 한동훈으로 일종의 2중권력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은 이 권력 내부의 분열이 점점 더 가중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한동훈은 관훈클럽 토론에서 북붕괴론을 제기하였는데 이는 시대착오적인 윤석열 정권의 대북인식이기도 하다.
북붕괴라는 소망에 기초한 대북적대의 지속은 도도한 국제적 변화의 현실에 의해 망상으로 파산할 것이며 망상의 대가는 정권의 위기의 심화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지속되느냐 물러나느냐는 올해에 그 여부가 드러나게 될 것이다.
전쟁광 윤석열이 쫓겨난다면 미국의 전쟁책동도 상당부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두 격돌하는 요소 중 어느 것이 강화되느냐에 전쟁여부도 결정될 것이다.
선대선의 국면이 제국주의 공세에 의해 종료되고 이어서 등장한 강대강 국면은 전쟁위기를 가속화 하는 격렬한 대립과 격돌의 과정이지만 이는 역사발전 도상에서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산고의 진통이다.
북의 동족ㆍ민족관계의 파산과 적대관계로의 전환은 파국으로 치닫게 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지만 이는 이 동족ㆍ민족관계의 복원에 대한 열망이 누구 보다 강렬하다는 역설적 내심을 보여주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이 관계의 복원은 이 관계를 파탄시켜왔던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으로만 가능하다.
최근만 보더라도 4.27, 9.19선언 같은 민족.동족관계는 이 땅에서 미제국주의를 몰아내지 않으면 절대 회복될 수 없다는 교훈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낮은 수준의 점진적 교류협력으로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분단이 극복되고 통일이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1945년 미완의 해방 이후 역사적으로 분단을 만든 제국주의와 외세를 등에 업은 반민족적 현지 권력자들을 축출할 때만이 새로운 전환적 길이 열리는 것이다.
흡수통일 의도를 가지고 외세에 기대 분단구조를 유지하여 남북관계를 발전시킨다고 하는 정치세력에 대해 자주성을 가지지 못하고 종속됐던 기존 운동에 대한 전면적 비판을 통해 자주적, 변혁적 운동으로 분열된 운동을 통일시켜야 한다.
동족ㆍ민족관계의 파탄과 남북적대관계로의 전환 선언과 전쟁위기라는 극단적 상황 앞에서 한 편에서는 기존 운동을 전면 재검토하고 새로운 노선과 결의로 출발한다는 비장한 다짐이 제출되고 있지만, 대중운동, 진보정당 운동 수준에서는 과거와 같은 관성적 정세인식과 사업으로 일관하고 흡수통일 세력에 기대는 자주성을 상실한 의회주의 노선, 비항쟁노선이 답습되고 있다.
이래가지고 이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시대를 힘차게 열 수는 없다.
극단의 시대, 강대강이 부딪치는 전쟁위기의 시대에 부합하는 새 정치노선과 대중노선으로 주체적으로 이 시대를 열어나가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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