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배반인가? 연속인가? 《만리장성은 없다: 중국 혁명의 연속성에 대하여》를 소개하며
카를로스 마르티네즈(Carlos Martinez)는 영국 출신의 독립적 맑스주의 연구자이자 활동가이다. 그는 “냉전은 없다”(No Cold War)와 사회주의 중국의 벗(Friends of Socialist China)의 공동창립자이다. 곧 소개하겠지만 그는 《시작의 종말: 소련 붕괴의 교훈(The End of the Beginning: Lessons of the Soviet Collapse》(LeftWord Books, 2019)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서방 제국주의자들의 프로파간다와 공세로부터 과거 사회주의의 진보적 역사를 옹호하고 현존하는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맑스주의자다.
카를로스의 저서 중에는 이미 우리가 소개한 바 있는데《동방은 여전히 붉다 – 21세기 중국 사회주의(The East is Still Red – Chinese socialism in the 21st century》, 2023년 6월 1일)가 있다.
이번에 우리는 그의 저서 가운데 《만리장성은 없다: 중국혁명의 연속성(No Great Wall: On The Continuities of the Chinese Revolution》, 2022년 12월 7일)을 소개하겠다.
보통 진보진영 내에서 중국사회에 대해 이미 자본주의로 전환한 사회라거나 전환하지 않았더라도 마오쩌둥 의 혁명적 시기에 비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수정주의로 인해 사회주의 원칙과 이상을 버리고 자본주의로 치닫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저자는 중국이 여전히 중국 사회주의 원칙을 중국식으로 고수하고 있으며 마오쩌둥과 1977년 “개혁개방”으로 전환했던 덩샤오핑 사이에 만리장성 같은 장벽은 없으며 연속성이 있다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사회주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당의 지도력을 확고하게 유지하면 생산력 발전을 도모하였고 생산력 발전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자본주의적 현상들을 인식하고 공동부유와 사회주의 원칙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시진핑 시대에 와서는 시장을 활용하는 생산력 발전을 지속하면서도 중국사회에 대두한 자본주의적 현상과 싸우며 사회주의 생산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우리의 중국에 대한 입장은 미제를 위시로 한 서방제국주의의 중국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군사적 공세와 우리사회의 중국혐오에 대해 싸우며 독단과 편견, 왜곡에 맞서 중국을 실사구시의 태도로 중국사회를 인식하고 나아가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가 옹호하는 것은 중국의 사회주의적 면모이지 자본주의적 면모가 아니다. 우리는 제국주의 공세에 맞서 중국의 자주성을 옹호하고 각 나라의 사회주의의 역사적 특수성을 온전하게 인식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사회주의 일반의 원칙이고 반드시 통과해야할 역사적 과정이라고까지 여기지는 않는다. 생산력 발전과 사회주의 생산관계의 강화는 통일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남의 자본주의와 북의 사회주의로 분단된 사회에서 우리의 통일과 변혁의 원칙과 경로에 있어서 중국식 모델을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다.
이 원칙 하에 독단과 편견, 무지에 사로잡히지 말고 진리를 향해 나아간다는 심정으로 저자 자신의 책소개 일부를 소개하겠다.
만리장성은 없다: 중국 혁명의 연속성에 대하여
https://invent-the-future.org/2021/05/no-great-wall/
중국공산당(CPC)은 1921년 7월에 결성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중국공산당은 봉건주의를 청산하고, 중국 주권을 회복하며, 중국에 대한 외국 지배를 종식시키고, 사회주의를 건설하고 중국인민의 더 나은 삶을 창조하며 인류의 평화롭고 번영하는 미래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중 일부는 이미 달성되었다. 다른 것들은 진행 중이다. 따라서 중국 혁명은 지속적인 과정이며, 그 기본 정치적 방향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봉건제는 1930년대 초반부터 중국 공산당이 통제하는 영토에서 해체되었고, 1949년 인민공화국 건국 직후 전국적으로 해체되었다. 마찬가지로 군벌 통치가 종식되고 1949년에 본질적으로 통일 중국이 수립되었다. 홍콩은 1997년에, 마카오는 1999년에 중국 통치에 반환되었다. 오직 대만만이 계속해서 개별적으로 통치되고 외국의 이익에 봉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패권에 의해 주로 정의되는 세계 체제에서는 제국주의 위협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중국에 대한 미국 주도의 하이브리드 전쟁이 전개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의 주권을 수호하고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회주의로 가는 길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광대한 반식민지, 반봉건 국가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하려는 과정에서 틀림없이 실수가 있었다. 맑스와 레닌의 전집에는 심오한 사상이 넘쳐나지만 도식이나 공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중국 맑스주의자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질적 현실에 사회주의 이론을 적용하고 발전시키며 지속적으로 “구체적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1 을 해야 했다 . 아그네스(Agnes Smedley)의 주더(朱德) 전기 위대한 길(The Great Road)의 서문에서 리오 휴버먼(Leo Huberman)과 폴 스위지(Paul Sweezy)는 중국 공산주의자들이 “생존을 위한 투쟁의 와중에… 중국 현장의 완고한 현실을 반영하고 흡수한다.” 2라고 했다.
문화대혁명 때 비난을 받기 전까지 저명한 중국 공산당 지도자였던 류샤오치는 이렇게 설명했다.
“중국의 사회적, 역사적 발전의 독특한 특성과 과학의 낙후성 때문에 유럽식 형태에서 중국식 형태로 맑스주의를 중국에 체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독특하고 어려운 과제이다.
이러한 문제 중 많은 부분은 세계의 맑스주의자에 의해 해결되거나 제기된 적이 없다. 왜냐하면 이곳 중국 인민의 주요 부분은 노동자가 아니라 농민이고 투쟁은 외국에 맞서 싸우는 제국주의적 억압과 중세의 생존이지 국내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3
이 글은 중국 혁명이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매시기마다 다른 전략을 채택했지만, 사회주의, 발전, 독립을 실현하고 중국인민의 운명을 개선하며 인류의 평화롭고 번영하는 미래에 기여하는 중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덩샤오핑은 정부가 인민 생활 수준을 크게 향상시키지 않으면 전체 사회주의 사업이 정당성을 잃고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는 중국이 과학기술 선진국에 비해 약 20년 뒤쳐져 있다고 평가하면서 “후진국이 사회주의를 건설하려 할 때 초기 장기간 동안 그 생산력이 중국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빈곤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주의 건설에서 우리는 생산력을 발전시키고 빈곤을 점차적으로 해소하며 인민들의 생활수준을 끊임없이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생산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경제를 확장할 수 있겠는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우월성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가? 우리는 수십년 동안 혁명을 해왔고 3년 넘게 사회주의를 건설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78년까지 우리 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은 여전히 45위안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농촌 지역은 여전히 빈곤의 수렁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것이 사회주의의 우월성이라고 할 수 있는가?” 59
흥미롭게도 이 정서에는 1949년 마오쩌둥이 했던 말의 메아리가 담겨 있다.
“만약 우리가 생산에 무지하면 생산 작업을 빨리 파악할 수 없다. … 먼저 노동자의 생활을 개선하고 그 다음에는 다른 일반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권력을 유지할 수 없고 우리의 정치적 힘과 우리는 지위를 잃고 실패할 것이다.” 60
맑스는 『자본』 3권에서 “사회적 노동의 생산력 발전은 자본의 역사적 사명이자 정당성이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그것은 자신도 모르게 더 높은 형태의 생산을 위한 물질적 조건을 만들어낸다.” 61 고 했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의 구상은 “무의식적으로”를 “의식적으로”로 바꾸는 것이었다. 즉, 엄격한 제한과 엄격한 규제 하에서 자본을 사용하여 중국을 현대 세계로 이끄는 것이었다.
개혁개방은 자본주의에 매진하기보다는 신민주주의 시대 정책으로의 복귀로 이해하는 것이 더 좋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이 건설하고 있는 것은 자본주의가 아니라 사회주의라고 항상 단호하게 주장해 왔다.
“우리가 오랜 세월 동안 투쟁해 온 것은 공산주의 실현을 위한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62
시진핑은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요약했다.
“역사와 현실은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만이 중국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63
1978년 이후의 경제적 도약은 고 이집트 마르크스주의자 사미르 아민의 말을 빌리자면 “이전 시기에 구축된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기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78
문화대혁명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도 초기 사회주의 건설은 “구 중국이 수백 년, 심지어 수천 년 안에 이룰 수 없는 규모의 진보”를 이룩했다. 79
이는 중국 내에서 널리 인식되는 사실이다. 저명한 경제학자 후안강(Hu Angang)은 1978년까지 모든 어린이가 교육을 받았으며 성인 문맹률이 80%에서 33%로 감소했으며 모든 사람이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고 썼다. 산업은 거의 빈터에서 건설되었다. 한편, “중국은 세계 경작지의 7%, 물의 6.5%만으로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먹여살리는 데 성공했다.
1978년 이전 중국의 사회 경제적 발전은 과소평가될 수 없다.” 80
…
시진핑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의 두 가지 주요 국면이 여러 면에서 다르지만 “두 국면은 결코 서로 분리되거나 대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혁 후 단계와 비교하여 개혁 전 단계를 부정해서는 안 되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82
두 가지 주요 단계는 모두 중국공산당의 지도 철학 및 존재 이유와 일치한다. 둘 다 중국이 분열되고, 전쟁으로 피폐해지고, “대략 3명 중 1명이 태어난 지 1년 이내에 사망하는” 후진적이고 극도로 가난한 국가에서 통일되고, 평화롭고, 진보되고, 점점 더 발전하는 국가로 계속 변모하는 데 귀중한 역할을 했다 . 중국은 더욱 발전된 사회주의를 향한 길을 개척하고 있는 번영하는 나라이다.
중국공산당은 각 단계에서 지배적인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맑주의를 창조적으로 적용하고 발전시키려고 노력해 왔다. 시종일관 중국의 주권을 수호하고 평화를 수호하며 인민대중의 번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이것이 중국 혁명 백년의 상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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