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을 피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제국주의자가 되어야만 할 걸세” [맑스주의 고전읽기] 레닌 《제국주의론》
2025년 2월 11일 화요일 밤8시
범위
제 6장 열강 간의 세계분할
제 7장 자본주의의 특수한 단계로서의 제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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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로즈는 1865년에 자신의 제국주의적 견해를 그에게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어제 나는 런던의 이스트엔드[노동계급의 거주지역]에서 어떤 실업자집회를 구경했다네. 거기에서 몇 차례 격앙된 연설을 듣고 -연설이라고 해야 실은 “빵을 달라, 빵을!”하는 외침뿐이었지만-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광경을 곰곰히 숙고해 본 후, 나는 제국주의의 중요성을 어느 때보다 더욱 확신하게 되었네. …. 내가 가슴에 품고 있는 이상은 사회문제의 해결이라네. 즉, 이 대영제국의 4,000만 국민을 유혈의 내전에서 구해내려면, 우리 식민지정치가들은 하루빨리 새로운 영토를 손에 넣어 과잉인구를 이주시키고, 공장과 광산에서 생산된 물건들을 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네. 내가 항상 말해 왔지만 제국은 결국 빵과 버터의 문제라네. 내전을 피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제국주의자가 되어야만 할 걸세
레닌은 《제국주의론》에서 세실 로즈가 식민지배의 필요성을 말하는 부분을 인용하고 있다.
세실 로즈(Cecil Rhodes, 1853년-1902년)는 대영제국의 남아프리카 식민지 총독을 지낸 악명 높은 학살자이다.
세실 로즈는 “앵글로색슨이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며 “영국인이 지구에 더 많이 지배할수록 인류가 더 잘 살게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던 원조 히틀러였고 실제 히틀러는 세실 로즈를 동경하였다.
세실 로즈는 젊은 시절 당시 유럽 최고의 금융자본가였던 로스차일드 자금으로 광산을 운영하며 남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를 약탈하고 전 세계 다이아몬드 사업의 90프로를 독점하기도 했다.
1890년에는 마침내 케이프 식민지 총리에 올랐다. 그는 자신이 번 돈, 동료 광업자의 지원금, 영국 본토에서 투자받은 돈 등을 합쳐 남아프리카회사(BSAC: British South Africa Company)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영국 동인도회사처럼 경찰도 보유했다. 경찰은 사실상 군인이었고, 그의 제국주의 이념을 수행하는 침략군 조직이었다. 세실은 BSAC를 개인 조직처럼 부렸다.
식민지 총리가 된 세실 로즈는 금과 다이아몬드를 찾아 북쪽으로 눈을 돌렸다. 지금의 짐바브웨, 잠비아, 말라위 지역이다…
1894년 세실 로즈는 BSAC을 앞세워 원정군을 북쪽 내륙으로 파견해 영국 본토의 4.5배에 해당하는 광대한 토지를 빼앗았다. 군대는 로디지아를 점령하기 위해 은데벨레족과 두차례의 전쟁(1893~1894, 1896~1897)을 벌였다.
이때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맥심 기관총(Maxim gun)이 사용되었다…
세실 로즈의 군대는 마타벨레족에게 야만적인 공격을 퍼부어 흑인 전사들을 살해하고 여자와 아이들까지 대량학살하고 마을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세실 로즈의 다음 목표는 네덜란드 후손들인 보어(Boer)인의 땅을 뺏는 일이었다…
보어인들은 게릴라 전술을 취하며 끝까지 저항했다. 영국군은 보어인 인종청소에 나섰다. 보어인의 농토와 가옥을 불사르고, 비전투원을 강제적으로 집단수용소에 집어 넣었다. 그래도 보어인들은 저항했다. 영국인들은 보어인들 시체를 구덩이에 묻고 표시도 하지 않았다. 얼마나 죽은지 구체적인 통계가 없다. 영국의 여성반전단체 에밀리 홉하우스(Emily Hobhouse)가 1902년 남아프리카 현지를 조사한 결과에서 2만6천명의 보어인 여성과 어린이들이 수용소에서 사망했다는 보고서를 냈다. 최후까지 저항하다 잡힌 포로 5천명은 세인트 헬레나, 버뮤다, 실론 등 섬으로 추방했다.
1902년 마침내 보어인은 영국에 굴복했다. 영국은 이 전쟁으로 인해 세계 여론의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남아프리카는 세실 로즈의 백인 우월주의를 이어받아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라는 인종차별정책을 유지했다.
(김현민 기자, “영국의 인종 우월주의가 빚어낸 참혹한 보어전쟁”, 아틀라스 뉴스, 2020. 01. 14.)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주의 처럼 여전히 아프리카 대륙의 주민들은 식민지배의 역사적 흔적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제국주의가 부추기는 내전으로 고통받고 있다.
오늘날 이스라엘 시오니스트들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무자비한 학살과 추방정책도 영국의 식민지배로부터 시작되었고 이를 미국이 계승하여 학살, 점령을 지원하고 있다.
아프리카인들의 역사는 이러한 식민지배와 이에 맞서는 항전의 역사다.
세실로즈(사진 위)와 남아공에서 목이 잘린 세실 로즈 흉상(사진 아래)
세실 로즈의 잔혹한 식민지 약탈과 살육 전쟁은 오늘날 식민지배의 방식은 바뀌었지만 현대 제국주의 수괴인 미국이 전 세계에서 자행하고 있고 아프리카에서는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제국주의자들은 군대를 주둔하거나 약탈과 내정간섭을 하며 여전히 아프리카의 (신)식민 지배를 지속하고자 하고 있다.
제국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잔학했던 식민지 주민 대량학살과 착취, 약탈범죄를 은폐, 전가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중국이 일대일로로 신제국주의자가 되었다고 선전하고 있다.
레닌이 인용한 부분은 세실 로즈의 《유언집》에도 실려 있다. 제국주의 식민지배가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내전, 즉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체제에 대한 저항과 투쟁을 막고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부분에 레닌은 주목하였다. 이는 식민지 초과이윤을 가지고 자국민들에게 식민지배의 부스러기를 줌으로써 불만을 달래고 체제에 순치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세실로즈가 과잉인구의 이주 운운했는데, 이스라엘 시오니스트들이 가자지구 점령촌에 여전히 자행하는 범죄들이다.
그러나 뒤에서 레닌도 주장하는 것처럼, 제국주의 지배는 제국주의 내부 주민들에게 식민지배의 이점을 향유하게 하는 점도 있지만 제국주의간 첨예한 경쟁과 대립으로 인해 자국민들에게 안정적인 빵부스러기를 주지 못하게 됨으로써 제국주의 안정을 위협하기도 한다.
일제의 식민지배가 아시아 인민들에게 참혹한 고통을 가져다 주었지만 제국주의 국가 일본 인민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도 참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내전을 피하기 위한 제국주의 침략과 전쟁이 도리어 러시아에서 혁명을 불러오고 식민지 민족해방을 낳아 제국주의 지배를 위기에 빠트렸다.
오늘날 식민총독을 두고 직접 영토병합을 하는 고전적인 식민지 지배방식은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한 줌도 안 되는 제국주의가 자신의 패권을 영속화 하고 제국주의의 쇠퇴를 막기 위해 다른 나라를 침략, 지배, 약탈하고 내정에 간섭하고 심지어 정권교체(레짐 체인지)를 기도하고 제재하고 금융적으로 수탈하는 강도와 같은 본질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세실 로즈는 친구에게 “세계는 거의 모두 분배되었고, 그 중에 남아 있는 것은 분할되고, 정복되고, 식민지화하고 있네. 자네가 밤에 머리 위로 바라보는 저 별들, 우리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저 광대한 세계를 생각하면, 나는 참을 수가 없다네. 내가 만약 혹성을 합병할 수만 있다면, 나는 그렇게 할 텐데. 나는 자주 그런 생각을 한다네. 그토록 또렷한데도 그토록 멀리 떨어져 있는 그 별들을 바라 볼 때면, 나는 슬픔에 잠긴다네”라며 식민지를 확장하고 나눠진 식민지를 다시 차지하기 위한 주체할 수 없는 제국주의 욕망을 토로하였다.(이 이야기는 레오 휴버먼의 《인간의 세속의 부-국부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으로 국내에서는 《경제사관의 발전구조》, 《자본주의 역사바로 알기》로 출간되었다. 참고로 장상환은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에서 소비에트의 계획경제와 소련사회주의에 찬사를 보내는 21장을 누락하고 출간하였다.)
세실 로즈는 할 수만 있다면 혹성까지 합병하고 싶어 했는데, 오늘날 세실 로즈의 끝없는 욕망은 쇠퇴하는 미제국주의를 위기에서 구출하기 위한 트럼프주의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제국주의자들의 눈은 여전히 이 좁은 지구에 머물러 있겠지만, 폭주하는 트럼프정권의 실세인 일론 머스크는 “일벌레 머스크, 화성 식민지 꿈꾼다”(김위영 고전연구가, 아틀라스 뉴스, 2025.02.11)는 기사 제목처럼 세실로즈가 상상한 혹성합병 식민지 개척을 꿈꾸고 있다.
그런데 휴버먼은 이 책에서 동인도 제도에서 원숭이 사냥법에 대한 아아더 모르간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원숭이는 코코야자 열매에 손을 밀어 넣고 설탕을 잡고는 주먹을 빼내려고 하는데 주먹을 쥔 채로는 작은 구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사냥꾼에게 잡힌다는 이야기다.
목표물을 결코 단념하지 않아 결국 잡히게 되는 탐욕에 빠진 원숭이의 운명처럼, 파탄에 이르게 될 미제국주의의 운명도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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