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추상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현존하는 심각한 대립으로부터 다른 데로 돌리려는 반동적 목적에 이바지” 해선 안 된다
《제국주의론》 세미나를 하며 떠오르는 두서 없는 단상
어제 제국주의론 6장 <열강 간의 세계분할> 도표에 나왔듯, 식민지배의 상징인 철도 총연장에서 미국은 이미 1890년에 욱일승천 후발 제국주의 국가로 막강하게 부상하기 시작하여 1913년 1차 대전 직전에는 영국제국주의에 갑절로 우위를 보이게 됩니다.
영제에서 미제로의 패권교체는 식민지배에서 그 본질은 같지만 보다 고도화된 신식민지배로의 변화입니다.
레닌은 식민지 영토병합에서 가장 많은 초과이윤을 뽑아낼 수 있다 했지만, 제국주의 모국의 총독 식민통치는 식민지 저항을 낳고 도리어 통치비용을 증가시킵니다.
그리고 내란을 막기 위해 제국주의를 했는데 도리어 제국주의 전쟁으로 러시아혁명이 발발하고 레닌의 진짜 민족자결론에 따라 식민지ㆍ반식민지 민족과 민중이 민족해방투쟁에 거세게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신흥제국주의 미국의 패권 교체로부터 영국ㆍ프랑스ㆍ일본ㆍ독일 등 기존 식민지 지배국가들의 식민권을 빼앗아 미국의 것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생깁니다.
이로써 미국패권의 시대는 영토병합을 배제하지 않고 미국이 군사기지를 주둔시키지만 제국주의 모국 총독이 아닌 현지 권력이 자주적으로 선출되는 외양을 취하게 하고 누가 되든 미국신민이 되는 보다 교활한, 그러나 침략성ㆍ강도성을 배제하지 않는 (신)식민 지배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 미국의 패권교체와 다극화를 비교하며 미국에서 중ㆍ러 신흥제국주의로 패권교체기라는데 이는 가상의 종파주의 논리적 구상물에 불과합니다.
다극화는 고상한 국제주의 이상체가 아닙니다. 미국패권에 맞서 자국이익을 지키려 합니다. 국내적으로는 반동적인 권력도 있습니다. 하지만 브릭스에서 보듯 이들 다극화는 미국제재에 반대합니다. 중ㆍ러는 미국제재에 반해 베네수엘라와 교류합니다.
러시아는 조선과 전략적 동맹을 맺습니다. 쿠바가 브릭스 협력국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제국주의 강권에 억눌려온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남미 등 남반구의 이른바 제3세계 나라들이 지지합니다.
그러자 중국 신식민지배론이 미국 프로파간다로부터 나오게 됩니다.
‘진보진영’에서도 중ㆍ러 신흥제국주의론이 제기하며 다극화도 제국주의 신흥 질서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중국이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존중한다면서도 뒤로는 이스라엘과 교역하고 중국 내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막았다며 중국의 신흥 제국주의론 근거를 들어 규탄하는데 팔레스타인 주권을 유엔에서 옹호하고 팔레스타인 민족통합을 중재한 중국과 시오니스트 학살자를 도운 미제와 비교하여 신흥 제국주의 운운하는 것은 과학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분별력도 없는 것입니다.
이들은 중ㆍ러 신흥 제국주의론에 의거하여 반미만 오로지 한다며 중ㆍ러 신흥 제국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미일한 동맹이나 조중러 동맹이나 제국주의 연합체에 불과하다는 양비론으로 첨예한 당면과제를 회피, 교란시키는 것이 이들의 정치적 역할입니다.
한국에서 반미투쟁은 주한미군, 미군범죄, 불평등한 군사협정, 군사동맹, 전쟁책동, 분단강요와 민족분열 조장ㆍ판문점 선언 파탄, 미국식 이기주의 문화, 내정간섭, 미일한 동맹의 걸림돌 제거 차원에서 일제의 식민지배 역사 왜곡, 트럼프 시대에 와서 더욱 부각되는 관세폭탄, 주둔비 폭등 등 사회 전반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중ㆍ러 제국주의론은 이미 수차례 비판했듯 논리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있지만 실천적으로는 더욱 심각합니다.
중ㆍ러 제국주의론으로 반미라는 시대적 과제를 회피하게 됩니다. 오로지 반미만 해서가 문제가 아니라 친미숭배 사회에서 진보진영 내에서조차도 반미를 회피해서 문제입니다.
레닌은 카우츠키의 초제국주의론(독점이 계속 진행되면 초독점이 생겨나 제국주의 간 투쟁이 아닌 연합이 오고 자본주의 하에서 전쟁이 종식된다는 이론)을 죽은 추상으로 “오로지 사람들의 주의를 현존하는 심각한 대립으로부터 다른데로 돌리려는 반동적 목적에 이바지”한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는데 중ㆍ러 제국주의론도 이 땅에서 미제국주의와의 결전을 회피하게 만드는 죽은 추상에 불과합니다.
신식민 지배는 일제 식민통치 시대에 비해 점령군으로 들어온 미국지배는 사람들의 눈에 잘 안 보이고 일제 근대화론처럼 미국이 자유와 풍요를 가져다주고 미국식 민주주의가 다당제 진정한 민주주의라며 미국숭배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대량학살로 진보역량이 절멸된 것으로 알았는데 4월혁명은 공산주의 색채는 약화됐으나 학살 진상규명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라는 해방 이후 단정ㆍ단선에 맞서는 자주통일의 요구로 되살아 나게 됩니다.
미국은 이에 화들짝 놀라 박정희를 주조하여 이승만에 이어 백색테러 반공체제를 완성하게 합니다.
반공백색 테러 체제에서 당시 야당 조차도 반공 메카니즘 광풍에 사로잡혀 있을 정도였습니다.
1963년 쿠데타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야당 후보 윤보선이 박정희의 공산주의 전력을 문제삼자 호남과 영남, 제주도 같은 피학살지역에서 박정희 지지가 늘어났다는 건 이후 박정희의 반공테러에 비춰 주목할 일입니다.
“나는 이전에 공산주의자였음을 공언하고 있는데 박정희 후보는 그걸 숨기니 의심스럽다(일제강점기에 사회주의 활동을 했던 야당 정치인 김준연).” “공화당은 공산당 자금으로 조직됐다.” “박정희의 형 중 한 사람이 북한에서 정보계통 일을 하고 있다(윤보선).” 점잖은 척 야비한 공격부터 터무니없는 거짓까지 색깔론 공격은 집요했어. 박정희가 “낡은 매카시즘의 찌꺼기”라고 흥분하는 것이 정당해 보일 정도로 말이다…
결과적으로 색깔론은 윤보선이 석패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박정희는 거의 모든 도시에서 윤보선에게 뒤졌지만 영·호남의 농촌에서 승리해 대통령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 특히 제주도에서 8만 표를 얻어 2만6000여 표의 윤보선을 압도적으로 이겼다.(김형민 PD의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박정희 정권 연장시킨 윤보선의 ‘빨갱이 사냥’”, 시사인, 2022.02.20.)
오늘날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개신교 집단과 윤석열까지 이어지는 친미반공의 토대는 살육의 역사를 거치면서 만들어 집니다.
윤석열 내란에 미국이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는 그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윤석열이 내란을 하게 되기까지 반북 이념전쟁, 대북적대와 규칙 기반 질서, 아시아판 나토를 기치로 뉴라시아, 중동에 이은 동북아, 한반도에서 전쟁책동과 국지전 유도, 역사왜곡과 친일, 뉴라이트 등용, 우크라이나 군사ㆍ및 재정지원, “북한 파병설” 조작 등을 배후조종한 것은 미국입니다. 윤석열은 내란으로 그것을 완수하려 했습니다.
미국을 민주주의 파수꾼으로 경배하는 친미 노예들이 설쳐 대고 있는데 미국은 한미동맹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며 지속적으로 한국의 주권에 간섭을 했습니다.
반제국주의의 요체는 반미입니다.
만국의 노동자ㆍ인민들, 피억압 민족들 단결하라!
이 땅에 발을 딛고 세계를 보는 자주적 맑스레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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