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즘이 우리 머리 위에 있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는 끝났다든가, 국회해산을 시도하지 않기에 윤석열은 파시즘은 아니다라든가, 민주주의를 넘어 정권퇴진을 넘어 라며 당면한 정치적 과제를 회피하고 안이함에 빠져 있을 때, 정권퇴진 시켜봐야 민주당 좋은 일 시킨다며 사활을 걸고 정권퇴진 투쟁에 나서지 않을 때, 21세기에 계엄이라는 것이 가당키나 하냐며 계엄예고를 비웃을 때 윤석열은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은 일체의 정치활동이 금지되며, 파업과 집회가 금지되며 언론이 계엄사의 통제 하에 들어가며 계엄 포고령을 위반할 시에 “영장 없이 체포·구금·처단한다”는 계엄사령관(박안수)의 협박으로 끝을 맺고 있었다.

포고령은 맥아대가 이 땅을 강제 점령할 때 역사책으로나 접하고 계엄령은 박정희가 5.16군사쿠데타로 사월혁명을 짓밟고, 전두환이 서울의봄을 짓밟고 군사쿠데타를 일으킬 때 영화에서나 볼법한 일들이 하룻밤 사이에 고스란히 재현됐다.

국회정문이 경찰에 의해 즉각 봉쇄돼고 국회의원들이 포위망을 뚫고 담장을 넘어 국회로 진입하고 계엄군이 창문을 깨고 국회에 무단진입하고 군인들이 제1야당 대표실에 난입하여 체포시도를 하고 쌍용차 파업 공장 위를 날았던 헬기가 국회 위를 굉음을 내고 날라다니며, 장갑차가 서울시내에 나타나고 군대가 동원되는 2024년의 일들이 하룻밤 사이에 고스란히 재현됐다.

윤석열이 국회에서의 계엄 해제 결의안을 수용해 2시간 반만에 계엄을 해제했지만 파쇼 통치자의 선포 하나에 무장병력이 총칼을 들고 국회에 난입하고 검ㆍ경ㆍ군 파쇼기구가 동원되는 초현실적인 상황이 우리 눈앞에서 펼쳐졌다.

광주에서 학살을 자행하던 살벌한 공수부대 계엄군과 광주를 고립무원의 도시로 에워싸던 1980년에 비해 계엄군의 국회 난입이 생방송으로 실시간으로 전국에 방송되고 2시간 반만에 계엄해제가 되어 한바탕 미친 소동으로 끝난 것처럼 보이며 초현실적 상황으로 비춰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오월광주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월광주의 역사적 경험이 있었기에 국민들이 계엄령에 절대 굴하지 않고 포고령을 내린 권력에 맞서 전국적인 민중항쟁을 즉각 전개하여 권력을 끌어내릴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윤석열은 한 밤의 내란조치를 거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기습 발표됐던 비상계엄이 2시간 반만에 해제되고 국회에 난입했던 군이 국회를 제 발로 떠나는 상황이 초현실적인 상황으로 비춰졌던 것은 역설적으로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의 소산이었다.

국회의 힘이 아니라 국회 밖의 잠재된 힘들이 계엄을 한밤의 소동으로 끝나게 만들었다.

촛불투쟁과 다르게 계엄으로 나타날 대대적인 정권퇴진 투쟁은 민중항쟁과 권력의 타도와 급격한 재편, 재구성으로 나타날 것이기에 맥아더 포고령으로 이 땅을 강점하고 박정희 군사쿠데타를 지원하고 전두환의 학살과 신군부를 지원하고 배후조종했던 미국조차도 이 사태에 어디까지 개입하고 군사이동을 승인했는지 지금으로서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지만 비상계엄 해제 조치에 명목적으로는 “안도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한미동맹 근간”이라는 미국의 발표는 그 ‘동맹’이 미군의 강점을 바탕으로 반공백색 테러 체제를 유지하고 전쟁을 획책하고 윤석열이 계엄의 근거로 삼았던 반국가세력 종북몰이의 원천이라는 점을 봤을 때 현실을 은폐하고 전도시키는 수단이었을 뿐이다.

지극히 현실적이었던 초현실적 상황은 계엄해제로 종료된 것이 아니다.

계엄발표에 국회 앞으로 달려가 밤새 항의하고 즉각 전면투쟁을 발표했던 것처럼, 노동자들이 아직 권력에 있는 윤석열 반란 수괴 주범과 이 반란에 앞장서고 동조했던 세력들을 일망타진하는 투쟁에 앞장서야 한다.

한 밤의 내란적 친위 군사 쿠데타의 수괴인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구속시켜야 한다. 이 쿠데타에 앞장섰던 반란군인, 반란경찰 책임자를 즉각 끌어내리고 구속시켜야 한다.

반란에 동조한 검ㆍ경 등 파쇼기구를 전면 해체해야 한다.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헌정질서를 지키겠다”는 윤석열의 계엄령 발표문에도 나온 것처럼, 계엄의 가당찮은 근거가 됐던 종북몰이를 박살내고 종북몰이의 온상인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 한다.

윤석열 반란자를 끌어내리고 민주주의를 사수하며 총파업으로 파업권의 존엄함으로 당면 파쇼권력을 분쇄하고 노동기본권을 대폭 신장해야 한다.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파쇼권력은 여전히 권좌에 있고 파쇼기구 역시 언제 총칼을 들이댈지 모른다.

노동자와 기층 민중이 주도하는 거리의 투쟁으로, 총파업으로 이 역사적 당면 과제를 집행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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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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