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복잡하지 않다! 다만 그 길을 헤쳐나가는 바탕이 되는 인식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다극화 관련 토론 자료를 보고)

미제와 브릭스를 동일선상에서 비판하는 양비론을 펼칠 생각이 없고 국제공산주의 운동의 주적이 미국이 틀림없다고 하고 달러지배체제를 타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거듭 강조하고 브릭스의 진보성은 인정된다고 하는 신재길이 그 자체로라는 수식어를 붙여 다극화가 “그 자체로” 진보적이거나 민주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앞의 전제와 다르고 자가당착인 논리를 펼치고 있다.
정치라는 세상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 자체로 두고 보는 게 있을 수 있는가?

현학적이고 비실천적인 지식인들이 아니라면 미제의 패권을 약화시키는 다극화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 자체로 자동 진보적이거나 민주적일 수 있다고 보겠는가?

그리고 실제 다극화 그 자체로도 미제를 위시로 서방제국주의의 패권과 침략상에 맞서는 사회주의 나라들과 제국주의 질서에 압살당해 왔던 남반구 수억 인민들의 격렬한 투쟁의 산물이라는 것을 모르는가?

신재길은 이 논쟁에서 전혀 불필요한 그 자체로란 수식어를 붙여 미제의 쇠퇴와 그러한 국제관계의 도도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반미반제라는 정치적 과제를 회피한다.

하물며 신재길도 그러할진데 정호영은 반미해봐야 국내 부르주아지 도와주는 격밖에 안된다며 이 땅에서 반미와 미군철수 미일한 전쟁동맹과의 전투를 회피한다. 아니 회피를 넘어서 정호영에게는 이른바 중국이 타도해야 할 주적이다.
모든 정치적 관심이 오직 중국의 제국주의성을 입증하고 반미를 회피하는 것에 집중한다.

이 미제의 제재에 동참함으로써 조선에 고통을 주었다며 다극화의 진보성과 이 국면에서 실천과제를 거부한다. 그런데 그렇게 조선의 입장을 두둔하는 체하며 현 시점에서 중국을 비난하는 근거로 삼는다면 솔까말 북이 미제의 패권을 반대하고 러우전에서 양비론을 격렬 비난하고 러시아의 승리를 염원하고 지난 해말 당전원회의에서 현 국제정세에서 중국을 포함한 사회주의권의 단결을 중심에 두면서 다극화국면에서 반서방 진영의 단결을 호소한 점에 대해서는 왜 외면하는가?

선택적 정의인가?

정호영은 차베스주의 마두로정권의 베네수엘라에 대해서 중국특색사회주의의 부채에 명줄이 달려 있다고 여기서도 베네수엘라 정권을 비난한다. 그런데 중국이 베네수엘라를 마치 경제적 종속이라도 시키는 것처럼 비난근거로 사용하는데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와 우익 쿠데타 레짐체인지(정권교체)로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와 베네수엘라 인민대중의 명줄을 끊어 놓으려는 미제와 미제의 교살 시도에 반해 정호영의 표현대로라면 명줄을 쥐고 있는 중국이야말로 베네수엘라 정부와 인민들에게 구세주까지는 몰라도 든든한 동지이자 지원군이 아니겠는가?

정호영은 일대일로를 근거로 중국의 제국주의성을 집요하게 증명하려 하는데 중국이 미제와 이스라엘 시오니스트의 야만적 학살과 침략만행에 비해 팔레스타인의 자주적 권리를 인정하고 심지어는 팔레스타인 제 정파들의 단결을 직접 중재한 사례는 보이지 않는가?

미국이 사사건건 분열전략 침략전쟁으로 분열된 이란과 이라크의 오랜 갈등을 화해시키는데 한 몫하지 않았나?
미제와 서방제국주의의 침략상과 내정간섭에 비해 국제분쟁을 중재하고 대체로 평화애호적이지 않았나?

이들이 현학적이거나 때로는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것은 다극화를 말하면서도 미제 패권의 약화와 함께 조러정상회담이 미일한 전쟁동맹에 대해 전쟁억지력을 가지는 국제적 의의와 이를 통한 조선의 자주적 사회주의 발전의 가능성 증대,
이곳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진보세력들이 전쟁을 막고 미제와 일제, 그 주구인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고 이 사회의 진보와 변혁의 전기를 마련하는 실천과제에 대해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길은 복잡하지 않다.
단지 그 길을 헤쳐나가는 바탕이 되는 인식이 혼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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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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