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공산당의 정치적 입장 … 공산주의적 입장? 1부: 그리스공산당 입장에 대한 비판적 접근
칠레공산당(프롤레타리아 행동)
2023년 7월
내용
1부: 그리스공산당 입장에 대한 비판적 접근
– 그리스 공산당에 대한 대응 이유
– 그리스는 NATO를 떠나야 한다! 아니면 떠나지 않으려 하는가?
– 논쟁을 피하기 위한 그리스공산당의 속임수
– 자본주의에 대한 어떠한 지지도 안 되는가?
– 반동적인 베네수엘라?
– 반제세계플랫폼 구성 조직은 현재 세계의 생산 방식이 자본주의적이라는 사실을 “무시하거나 거부한다.”
그리스공산당에 대한 대응 이유
그리스공산당(CPG) 국제관계부는 2023년 4월 1일 당 웹사이트에 세계반제국주의플랫폼(WAP)에 대한 “굉장한”(열독했다.) 비판을 실었다.
우리는 부적절한 어조에도 불구하고, 그 글을 주의 깊게 읽었으며, 비록 본질적인 문제에서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국내 및 국제 정치에 대한 전 세계 공산주의자들 사이의 정직하고 우애 있는 논쟁을 근본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답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현실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독단주의나 환상과는 거리가 먼 논쟁의 종합으로서, 가장 올바른 사상이 널리 퍼져 국가들 내에서 노동자 계급의 투쟁을 조정하고 제국주의 패배와 노동자계급과 그 동맹자들의 정치권력 장악,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제적 차원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방향을 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특히 오늘날 인류사회의 매우 특수한 상황(금융자본은 역사상 유례없는 전쟁으로 전 인류를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을 고려할 때 정확하고 명확하며 활동적이고 진정으로 혁명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다음에서 우리는 그리스공산당이 표명한 세계반제플랫폼 비판에 대한 대응을 할 것이며, 앞서 언급한 내용과 유사하게 경멸적이고 공격적이며 때로는 오만한 어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공산주의자들 사이의 논쟁이 우애, 겸손, 존중, 충실함과 같은 윤리적 원칙에 기초해야 하며, 항상 국내 및 국제 노동계급과 같은 운명을 가지고 있는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수많은 대중과 그들의 동맹자들(민주적 소자산가들, 농민, 원주민, 지식인)의 근본이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성이나 오만함이 아니라 오직 주장의 질과 명확성만이 공산주의자들의 의견을 결정해야 한다, 올바른 사상이 보급되어야 하고, 잘못된 사상은 무조건 폐기해야 한다. 잘못된 생각을 버리는 것을 방해하는 독단적인 장벽, 망상, 개인적인 자존심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모든 공산주의자의 지도원칙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그리스공산당의 입장과 피라미드 이론을 분석하는 것은 바로 이 기준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스는 NATO를 떠나야 한다! 아니면 떠나지 않으려 하는가?
우리는 제안을 담은 질문으로 그리스공산당 입장에 대한 답변을 시작한다.
누구나 큰 수고 없이도 확인할 수 있듯이, 칠레공산당(프롤레타리아 행동)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반제국주의플랫폼(WAP)의 정치적 중심 중 하나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이를 구성하는 기구에 대한 투쟁이다. 나토 회원국들에 기반을 둔 공산주의자들은 이 범죄적이고 전쟁 조장 기구에서 자국의 탈퇴를 위해 싸우고 있다. 그리스공산당과 같은 길, 즉 자신의 원칙을 공유하지 않는 조직과의 직접적인 대결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현재 공산주의자들이 국제적으로 시급히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공통 기반을 찾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요구를 세웠기 때문에 나토에 대한 반대가 통일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노동자들을 계급 착취, 사회적 불의, 제국주의 전쟁으로 몰아넣는 자본주의 야만주의를 타도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수년에 걸쳐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기” 위해 사력을 다해온 그리스공산당은 나토와 유럽연합(EU) 같은 제국주의 구상과 동맹에서 이탈하기 위해 미국-나토 군사 기지에 대항하는 반제국주의 반전 운동 전개의 최전선에 있다.
오늘날, 제국주의 간 모순이 날카로워지는 상황에서 이 대중운동이 더욱 확산되어 더 많은 노동자 인민 세력을 포함하고 반제국주의 투쟁의 현대적 내용으로 가득 차야 한다. 그리스의 경우, 모든 노력은 이 목표를 향해 집중되어야 한다!
– 미국-나토 기지 즉각 폐쇄!
– 그리스 국경 밖에는 어떠한 그리스 군인과 군 장교도 없어야 한다. 해외에서 제국주의 임무에 참가하는 모든 그리스 군대는 본국으로 귀환!
– 제국주의 구상에 그리스의 불참!
– 우리 인민이 자기 땅의 주인이기 때문에 제국주의 나토-유럽연합 연합으로부터의 이탈!(Disengagement)”[1]
우리는 이것이 올바른 생각이라고 믿는다. 나토에 대한 유사한 비판은 그리스공산당 웹사이트의 다른 많은 기사에서도 찾을 수 있으며, 그 내용과 해당 요구 사항은 우리가 보기에 대체로 옳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의 나토 탈퇴(exit)를 요구하는 그리스공산당의 단 하나의 성명, 선언 또는 요구도 없는 것에 매우 놀랐다. 그리스공산당이 나토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면서도 그리스의 탈퇴(withdrawal)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으로 보인다. 그리스공산당 웹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는 나토 탈퇴(withdrawal)에 가장 가까운 요구는 다음과 같다.
그리스공산당은 모든 제국주의 동맹으로부터 나라를 해방하고 인민을 위해 필수적인 노동자 권력을 달성하기 위해 자본 권력을 전복하려는 투쟁의 요소로, 나토와 유럽연합과의 투쟁과 단절을 목표로 삼는다. 더욱이, 그리스공산당은 국경 변경 시도를 막기 위해 그리스에서 나토 기지를 제거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으며 출발점으로 그리스군의 외국 배치나 외국 군대의 그리스 배치를 비난한다. 그리스공산당은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 원칙에 기초하여 국제 연대와 인민들 간의 우호를 위해 투쟁한다.[2]
나토 군사 기지, 특히 미국 기반 기지는 그리스, 유럽 및 세계를 떠나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기본 요구에 대해 그리스공산당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나토와의 투쟁과 단절(rupture)을 요구하는 것은 그리스의 나토 탈퇴 요구와는 다르다. 그리스공산당의 “나토와의 투쟁과 단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스의 공식적이고 공인된 나토 탈퇴, 나토를 떠나지 않은 채 나토 군사 구조에서 철수[3], 이에 대한 불일치 또는 분쟁? 군사적 대결? 그리스가 나토를 탈퇴 (leave)해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스가 나토를 탈퇴한다면 그리스의 군사 기지도 그리스 영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나토와의 모든 협정은 국가가 회원국 자격을 중단하자마자 종료되기 때문이다.
나토에 대한 그리스의 투쟁은 그리스가 나토에서 탈퇴(out of)한다는 단 하나의 문구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그리스의 나토 탈퇴(withdrawal)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은 간단하다. 나토 조약 제13조는 다음과 같다.
조약이 발효된 지 20년이 지나면 어떤 당사국이라도 미국 정부에 폐기 통지를 한 후 1년이 지나면 당사국 자격을 상실한다. 그 조약 폐기통고는 다른 나라 정부에 알려주게 된다.[4]
그리스는 1952년 나토에 가입하면서 탈퇴에 필요한 20년을 넘겼다. 따라서 그리스공산당이 나토에 대해 일관되고 진지하게 비판한다면 우리는 정치적, 이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리스공산당에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 싶다. 전쟁 도발 범죄 기구에서 그리스를 완전히 철수시키기 위해 그리스 노동계급과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는 대중 내부의 투쟁을 촉진하는 것, 그리스의 나토 탈퇴를 촉구하는 선언의 공동 작성과, (예를 들어) 아테네에서 이 목적을 위한 공동 행동이다. 우리는 이 활동에 협력하고 이를 전파하고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또한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그리스공산당 및 솔리드넷(SolidNet) 참여 조직들을 초대하고 싶다.
이러한 방향으로의 공산주의 세력의 단결은 유럽과 세계의 공산주의 운동 발전을 강력하게 지원할 것이다.
우리의 제안은 공개되어 있다.
논쟁을 회피하기 위한 그리스공산당의 구실
우리가 방금 지적한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의 주장과 그리스공산당 및 솔리드넷(SolidNet)이 전파하는 주장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논거에 기초한 논쟁을 추구하는 대신 그리스공산당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회피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제국주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수년간 국제 공산주의 운동 내부를 괴롭혀온 심각한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문제를 둘러싼 모순이 날카로워졌고 그 대열 내에서 기회주의적 영향력이 나타나게 하였다. 예상대로 그 초점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의 미국-나토-유럽연합과 자본주의 러시아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제국주의적 성격, 부르주아지와 사회민주주의와 같은 그들의 정치적 대표자들에 대한 태도, 제국주의 체제와 중국과 러시아의 지위에 대한 문제가 있는 분석, 그리고 다른 문제들은 사회주의를 향한 단계, 부르주아 정부에 대한 지지와 참여 같은 잘못된 전략 문제와 더 깊이 연결되어 있는 입장에 맞춰졌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인용문의 정치적 주장에 동의한다. 이는 일반적인 주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사용된 미묘한 논쟁의 속임수를 강조하고 싶다.
겉으로 보기에 계몽적인 문구, “그리고 그 대열 내에서 기회주의 영향력이 나타나게 한다.”는 실제로 그리스공산당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는 어떠한 입장도 기회주의 대변인으로 만든다고 가정하는 한정어이다. 그리스공산당은 공통분모를 찾는 대신 모세가 홍해를 가르듯 공산주의자들 사이의 바다를 가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가차 없이 분열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 측은 이념적으로 서로 반대하며 “다른” 측이 “기회주의자”로 구성되기 때문에 단결할 수 없고 설령 우리가 그리스공산당에 동의하는 점이 있더라도 기회주의와는 어떠한 대화 가능성도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정치적, 이념적으로 많은 측면에서 그리스공산당의 입장과 다르지만 “기회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단호하고 절대적으로 거부한다는 점을 밝힌다.
그리스공산당의 “비판”에는 주관적인 표현, 즉 논증을 대신하는 규정이 많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유감스럽게도 이를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방적인 규정으로 가득 차 있고 정치적 또는 이데올로기적 논증은 없는 다음 긴 인용문을 살펴보겠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아바나에서 열린 제22차 공산당·노동당 국제대회(IMCWP)를 앞두고 파리에서 ‘세계반제국주의플랫폼’(WAP)이라는 새로운 국제기구가 등장했다. 그 기구는 이미 집권 베네수엘라 통일사회당(PSUV)이 주최하는 베오그라드, 아테네, 최근 카라카스에서 일련의 회합을 개최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세계반제플랫폼 행사는 사회민주주의 베네수엘라 사회주의통일당 정부가 극우 야당과 미국과 협정을 맺고 베네수엘라 노동계급과 인민대중에게 반인민적 공격을 가하는 시점에 열렸다.
세계 반제 플랫폼의 핵심 문제적 입장뿐만 아니라 어떤 세력이 이를 구성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세력의 독특한 연합
세계반제플랫폼의 활동에는 정치세력의 연합체가 관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헝가리 노동자당, 공산당(이탈리아), 유고슬라비아 신공산당, 러시아공산주의노동자당(RCWP), 레바논 공산당, 마오주의자들인 영국 공산당(맑스레닌주의), 프랑스 공산주의 부흥의극 등과 함께 앞서 언급한 베네수엘라 통합사회당과 난데없이 등장한 한국의 조직(민중민주당)과 같은 사회민주주의세력이 주요 역할을 한다.
더욱이 멕시코 공산당1이 비난한 바와 같이 민족주의, 인종차별주의, 반동적인 정치세력조차 카라카스 회합에 참여했다. 예를 들어, 1950년대 파시스트 독재자 프랑코의 지지자이자 적극적인 팔랑주의 전사였던 민족주의 철학자 구스타보 부에노(Gustavo Bueno)에게 뿌리를 둔 스페인 민족주의 조직인 “선봉 스페인(Vanguardia Española)”이 그러한 단체이다. “선봉 베네수엘라(Vanguardia Venezolana)”도 비슷한 종류이다.
대중 행동과 사회적 기반이 부족한 그리스의 알려지지 않은 두 조직이 세계반제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인류의 혁명적 통일을 위한 투쟁 집단(D. Patelis)”과 “독립을 위한 플랫폼(V. Gonatas)”은 반 그리스공산당 정서의 강화로 자주 인터넷을 통해 도발적으로 공격하며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글은 길지만 내용은 적다. 적어도 인용문의 첫 부분에서 말한 내용은 사실이다. 이 글이 집필되기 직전에 또 다른 플랫폼 회합이 한국에서 열렸다.
그렇지만 우리가 보기에 거듭 부적절한 내용이 정치적, 이념적 논증을 대신하고 오만하고 상대를 멸시하는 것으로 논증을 대신할 뿐 아니라 그 “권한”으로 거론하는 세계반제플랫폼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플랫폼의 내부 조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우리의 의도가 아니다. 그러나 플랫폼이 주최하는 국제회합 참여는 회원자격이 없어도 참여가 가능하다. 그리스공산당은 참가당이 아니더라도 참석하여 입장을 제시할 수도 있다.
우리는 또한 “소규모 조직”이라는 용어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고자 한다. 플랫폼 참여 조직에 대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공산당의 사상을 공유하지 않는 조직의 규모를 문제 삼아 결격자로 만드는 것은 베네수엘라공산당(PCV) [5] 및 멕시코공산당(PCM)(실질적으로 이름일 뿐임)과 같은 조직 역시 소규모인 점에서 비춰볼 때 모순으로 보인다.
우리는 조직의 규모 때문에 결격자로 만들어서는 안 되며, 다른 정치 조직과 마찬가지로 주장의 정확성에 따라 평가되어야 한다고 본다.
“세계반제플랫폼의 기본 입장에 대한 간략한 비판” 부분에서, 그리스공산당은 제국주의가 무엇인지 묻고는 부르주아 계급의 대표자들이 제국주의 개념을 기회주의적으로 오용하는 것을 비난한다. 우리는 이러한 관점과 그리스공산당이 첫 구절에서 도출한 관점과 생각에 동의한다.
이어서 그리스공산당은 레닌 동지의 주장을 인용했다.
레닌은 다음과 같이 제국주의의 기본 특징을 입증했다. (1) 생산과 자본의 집중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여 경제생활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독점을 창출 (2)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합병, 그리고 이러한 “금융자본”을 기초로 금융과두정치의 창출 (3) 상품수출과 구별되는 자본수출이 특별한 중요성 (4) 자기들 사이에 세계를 나눠 갖는 국제 독점자본 연합의 형성 (5) 가장 큰 자본주의 열강 사이에서 전 세계의 영토 분할 완료
그리고 그리스공산당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보다시피, 제국주의에 대한 레닌주의의 과학적 접근은 무엇보다도 반제세계플랫폼이 주장하듯 제국주의를 공격적인 외교 정책으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가장 강력한 국가라 할지라도 단일 국가로 간주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리스공산당이 사용하는 “논쟁적 속임수”의 또 다른 개정판을 볼 수 있다. 그리스공산당은 세계반제플랫폼의 구성원들, 누구도 언급하지 않고, 어떤 글에서도 암묵적으로 추론하지 않은 관념을 멋대로 해석하고 그러한 가정을 레닌 동지의 진술과 “과학적 비교”로 제시한다.
세계반제플랫폼에서 우리는 “제국주의를 공격적인 외교 정책”으로 이해하지는 않지만, 그 반대 방식으로 국가(또는 나토와 같은 기구)의 제국주의적 성격에 따라 공격적인 외교 정책이 나타났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상대방을 인용하지 않고 상대방의 주장을 뒤집으면 어떤 논쟁에서도 쉽게 “승리”할 수 있다.
우리도 똑같이 한다면 어떨까? 가령 그리스공산당이 미국, 나토, 유럽연합이 러시아와 중국보다 덜 “사악”하고 덜 공격적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이 당에 따르면 후자가 주적이 될 것이라고 교묘하게 가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공산당은 자신들의 실제 입장을 가지고 반박하는 대신, 우리가 날조한 이야기를 반박해야 한다.
– 왜곡에 기초한 주장을 반박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그리스공산당이 자신의 주장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주장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는지, 아니면 독해력 부족으로 인해 그런 것인지, 혹은 둘 다인지는 알 수 없다. “국가 주권, 지역 연합, 새로운 국제 금융구조 또는 사회주의?”라는 제목의 전 부분은 세계반제플랫폼으로서, 우리가 옹호할 것이라고 가정된 주장을 믿을 수 없을 만큼 모아놓고 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가정 중 단 하나도 사실이 아니며, 그것은 부정확하거나 과장된 것이다.
– 세계반제플랫폼이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을 포기했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공산당으로서 우리는 사회주의를 위해 충실하게 투쟁할 뿐만 아니라 계급 모순이 확실히 극복되어 국가가 사라진, 매우 높은 과학 기술 발전을 통해 자유 사회인 공산주의를 위해 부단히 투쟁할 것이다.
– 세계반제플랫폼 구성원들이 “모든 문제는 모든 나라에서 외국의 간섭, 주로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세력의 의지 강요로 인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핵심 문제(제국주의 헤게모니 하에 있는 국가의 경제적, 정치적 종속, 원자재 공급처의 약탈, 종속국에서 생산된 부가가치 일부를 제국주의 중심지로 전환, 전쟁, 쿠데타 및 불안정화 등)가 제국주의 패권의 결과라고 간주한다. 제국주의 패권에 굴복하기를 원치 않는 나라들에서 벌어지는 쿠데타와 정치적 불안정, 부채, 군국주의, 빈곤과 비참함, 강제 이민, 생태계와 사회의 파괴 등은 바로 명확하게 국제 패권을 행사할 수 있고 실제 패권을 행사하는 제국주의의 결과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는 국내 계급투쟁에서 생기는 내부 모순이 추가되어야 한다.
– 그리고 세계반제플랫폼이 “실천적으로” “소위 민족 부르주아 계급의 품안에서 동맹을 맺는 것”을 추구한다는 그리스공산당의 주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민족적 소부르주아지와의 동맹인가 대부르주아지와의 동맹인가? 노동계급과 민족적 소부르주아지와의 동맹인가? 민족적 대부르주아지와의 동맹인가? 한 나라의 민족 부르주아지와 다른 나라의 민족 부르주아지 사이의 동맹인가? 그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 그리하여 그리스공산당은 거대한 혼란에 빠져 플랫폼이 “자본과 노동 간 기본모순의 첨예화와 노동자계급의 절대적·상대적 처지의 악화 경향의 강화가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반영되는 제국주의에 대한 혼란과 독점 자본주의 시대의 국제적 성격을 과소평가”한다고 추정한다.
그리스공산당은 여기서 세계반제플랫폼의 가정을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가정을 반박한다.
자본주의에 대한 어떠한 지지도 안 되는가?
그리스공산당의 인용문에는 “자본주의 러시아”라고 적혀 있는데, 다음과 같은 반문을 하게 한다. 누가 러시아가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하는가? 왜 미국, 나토, 유럽연합이 자본주의라고 언급하지는 않는가? 왜 러시아가 자본주의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미국, 나토, 유럽 연합 역시도 자본주의라는 사실은 강조하지 않는가?
우리는 위의 질문에 다음 두 가지(아마도 세 가지) 대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그리스공산당이 보기에 “감히” 러시아를 지지하는 공산주의 조직이 1991년 7월 1일 바르샤바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의 최종 해체로 전체 사회주의 진영 일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그 해체로 탄생한 러시아연방은 더 이상 사회주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둘째, 그리스공산당은 공산주의자들이 러시아를 지지할 생각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러시아의 자본주의 성격을 강조해야만 한다. 다시 말하면, 그리스공산당은 공산주의자들이 자본주의 생산 방식이 지배하는 국가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따라서 “자본주의 러시아” 또는 “자본주의 이란”과 같은 진술은 “진짜” 공산주의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경고 신호가 된다. “그 나라들은 자본주의이다. 그런 나라들을 지지할 생각조차 하지 마라.” 한 나라의 정치가 아무리 반파시즘적이거나 반제국주의적이거나 대중민주주의적일지라도, 그리스공산당이 제안하는 정치적 순수주의는 순수하고 진정한 사회주의 국가만이 “진정한” 공산주의자들의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요구한다.
(셋째, 그리스공산당은 러시아만 자본주의 국가로 간주하고 미국, 나토, 유럽연합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것이 무엇일지는 명확하지 않다.)
우리가 보기에, 그리스공산당이 러시아를 자본주의로 명시적으로 분류하게 된 것은 처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세계반제 플랫폼의 구성원들인 우리 공산당(PA)은 레닌[6]과 스탈린, 그리고 일반적으로 쏘련의 전체 지도부가 평생 동안 그랬던 것처럼, 공산주의자들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적인 나라들이 반제국주의, 반파시즘과 사회주의 투쟁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한 이들 나라들을 지원하는 것이 정당할 뿐만 아니라 정말로 필요하다고 간주한다. 비록 러시아는 오늘날 자본주의 국가이지만, 우리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제국주의, 반파시스트 투쟁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그 투쟁의 승리를 기원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핵심 문제를 다룰 때 이 문서 후반부에서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반동적인 베네수엘라?
위 인용문 중 한 부분은 더 주목할 가치가 있는데,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세계반제플랫폼 행사는 사회민주주의 베네수엘라 사회주의통일당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노동계급과 인민대중에게 반인민적 공격을 가하는 시점에 열렸다”는 카라카스에서 열린 플랫폼 회합에 대한 것이다.
베네수엘라 관련한 그리스공산당의 성명을 읽어보면, 그 내용은 실제 하나의 출처, 즉 베네수엘라공산당으로부터 근거한 것인데, 이 당의 평당원들은 당 지도부와 심각한 모순에 빠지게 되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공산주의적 의미에서 혁명적이거나 사회주의적인 과정, 즉 확고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기반으로 사회주의 체제의 물질적, 문화적 생산을 수립하는 과정이 아니다. 그러나 이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과 직접 대결하고 있는 반제국주의 정부이며, 베네수엘라 주권을 위해 커다란 발걸음을 내딛고 남미지역의 경제적, 정치적 통합을 강화하고 있는 정부이다. 쿠바에 대한 강력한 경제적 지원은 미국과 유럽연합의 패권을 약화시키는 국제세력의 근간이다. 오늘날 그리스공산당은 이들 가운데 어떤 측면을 내세우고 있는가? 사회주의 건설 관점에서 볼 때 이들 가운데 어떤 측면이 비난받아야 하는 것인가?
합법적인 베네수엘라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노동계급과 인민대중”을 향해 반인민적 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러한 공격을 감행한 자들은 베네수엘라 본토에서 수백만 달러와 금을 훔쳤고(그리고 계속해서 훔치고 있는), 제재로 수천 명의 베네수엘라인들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경제봉쇄로 베네수엘라의 생산력을 파괴하고, 미국 돈과 성조기를 움켜쥐고 있는 베네수엘라 반동세력들[7]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무장시키고 정치적으로 지원했으며 베네수엘라 합법정부를 전복시키려 했던 제국주의자들이었다!
그리스공산당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복시키기 위해 제국주의가 기획한 연이은 쿠데타 시도를 비난하고 베네수엘라 인민과의 추상적인 연대를 선언하지만, 과연 그리스공산당은 그러한 범죄에 맞서 베네수엘라 국가, 볼리바리안 프로세스*, 베네수엘라 조국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정부를 지지하고 있는가? 그리스공산당의 성명에는 쿠데타 시도에 맞서 베네수엘라 정부의 조치를 지지하는 내용이 전혀 없다. “인민”과의 연대를 선언하면서 그 인민이 선출하고 그 쿠데타 시도가 겨누고 있는 정부와 인민을 분리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 볼리바리안 프로세스(Bolivarian process)는 볼리바리안 혁명(Bolivarian Revolution)으로 19세기 초 베네수엘라 혁명 지도자 시몬 볼리바르(Simón Bolívar)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베네수엘라 사회주의통일당당(PSUV)의 창시자인 휴고 차베스가 1998년 집권 이후 시행한 진보적 조치로 핵심 산업 국유화, 대중참여 민주주의, 빈곤척결과 식량, 주택, 의료 및 교육 혜택을 강화하는 사회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다. 2013년 3월 5일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 이후 마두로(Nicolás Maduro Moros)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베네수엘라 프로세스를 계속하고 있다. 이 베네수엘라 혁명은 사회주의 혁명과 프롤레타리아독재를 시행하는 기존 20세기 혁명과 구별하여 ‘21세기 사회주의’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민은 그리스공산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인민은 사회 계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일부는 베네수엘라에서 쿠데타 시도와 미국 개입을 지지한다. 그리스공산당은 쿠데타 시도에 가담한 “인민”과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를 옹호하는 “인민” 중 어디를 지지하는가?
그리스공산당은 불행하게도 베네수엘라의 친파시스트 쿠데타 단체의 비평화적 시위에 대한 경찰 대응을 “반인민적 공격”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칠레 공산주의자로서 우리는, 반동 세력들의 악랄한 행위와 이를 저지하기에는 너무나 관대한 대응의 결과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부가 시행한 조치가 합법적이고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관대한 것이 오히려 더 문제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더 많은 독재가 그 과정에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볼리바리안 프로세스의 결점을 비판하는 것은 우리의 임무가 아니다. 그러나 모든 혁명 조직, 특히 공산주의자들의 임무는 각자의 나라들에서 국가 간 정치적, 경제적 우호관계를 형성하도록 함으로써 민주적이고 대중적이며 주권적인 볼리바리안 프로세스를 강화하도록 돕는 것이다.
게다가 그리스공산당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우익 야당 및 미국과 협약을 체결했다고 분개하며 지적한다.
그리스공산당과 달리 우리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우익 야당과의 합의는 전 세계 공산주의자들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적어도 야당 측에서는 패배를 선언하는 것인 동시에 볼리바르 정부가 강화되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면 베네수엘라 정부가 국내 반동세력의 파괴 행위와 국가발전과 볼리바리안 프로세스 발전을 극렬 방해하는 지속적인 사회적 불안 요인을 줄이려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하는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협약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것이다. 미국이 제재 일부라도 해제할 의향이 있더라도 베네수엘라는 무역과 석유 생산에 관한 협약을 거부해야 하는가? 베네수엘라가 정치적 순수주의의 명목으로 경제적 “자기 봉쇄”를 단행하고 자국 경제를 목 졸라야 하는가? 공산주의자들은 미국이 적어도 일시적으로라도 제재 정책 일부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기뻐해야 한다. 이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현재 국내로 유입되는 경제 자원은 의료, 주택, 국내 산업 발전을 통해 국가 산업화 과정의 기반을 마련하고 심지어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가혹한 제재 조치의 일부 완화로 베네수엘라 경제 회복을 환영하지 않는 것은 실제로는 미국과 유럽연합과 마찬가지로 볼리바리안 프로세스가 경제적으로, 따라서 정치적으로 붕괴되기를 바라는 것이 될 것이다.
볼리바리안 프로세스에는 단점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산주의자는 베네수엘라에서 제국주의의 직접 통치보다 눈에 띄는 장단점을 모두 갖췄더라도 볼리바리안 과정을 항상 선호해야 한다. 우리 공산주의자들이 적어도 칠레에서 베네수엘라와 유사한 정치적 과정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는 한, 볼리바리안 과정에 최대한의 존경과 찬사를 표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기회를 빌어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 정부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베네수엘라의 경제 회복을 매우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마두로 정부와 베네수엘라의 전투적인 인민이 모든 면에서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앞으로의 노력. 우리는 그들이 제국주의와 전국적 반동세력에 의해 강요되는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그들의 투쟁에 동참할 것을 약속하며, 무엇보다도 볼리바르 베네수엘라의 벗이 되는 칠레의 조국을 위해 싸울 것을 약속한다!
반제세계플랫폼 구성 조직은 현재 세계의 생산 방식이 자본주의적이라는 사실을 “무시하거나 거부”한다…
적어도 이것은 그리스공산당이 “…교정될 수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으로서의 제국주의”라는 제목의 부분에서 플랫폼을 비판하는 방식이다.
세계반제플랫폼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국제 현실에 대해 극히 전도된 상을 제시한다. 그 분석을 보면 모든 관련 성명(예를 들어 파리 창립선언문, 최근 카라카스 회의 자료)에서 자본주의 개념을 추방했기 때문에 우리가 자본주의 체제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없다.
그리스공산당은 희한하게도 그리스어 번역본에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자본주의라는 단어가 선언문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기에(그들은 “추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세계 반제국주의 플랫폼의 구성원들이 국제적으로 지배적인 생산 방식이 자본주의라는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믿는다.
“플랫폼 비판” 편집자들의 독해력 부족은 실로 놀랍다. 평균적인 인간의 독해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의 진술에서 다음과 같은 표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오늘날의 러시아는 자본주의 국가이지만, 제국주의 통제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이 남아 있는 사회주의 과거를 가진 나라이다.” 혹은 “이 노선은 잘못된 이론적 전제(자본주의 세계의 모든 대규모 경제는 자동적으로 제국주의 경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8]
그 글은 계속해서 우리 쪽에서 다음과 같이 “제국주의라는 용어를 잘못 사용” 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세계반제플랫폼 자료에는 ‘제국주의’, ‘제국주의자들‘, ‘반제국주의‘라는 단어가 잘못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레닌에 따르면 독점 자본주의인 제국주의는 그 경제적 기반(독점과 자본주의 시장 경제)과 부르주아지 권력이라는 계급적 본질로부터 분리된 단순히 공격적인 외교 정책으로만 왜곡되어 취급된다.
그들은 우리가 위에서 이미 알게 되었듯, 우리(여기서는 플랫폼의 구성원을 의미)가 제국주의를 “단순히 경제적 기반에서 분리된 공격적인 외교 정책”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믿는다.
재미있는 이야기다. 그리스공산당은 어디서 그런 유치한 사고를 얻었는가?
그러한 주장에는 대응할 가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공산당은 모든 사람이 접할 수 있는 “비판”에서 이를 근본적 주장으로 제시하므로 이를 반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 당과 플랫폼의 모든 구성원들은 임금 노예제, 즉 자본주의 착취 체제의 극복을 열망하고 있으며 우리 모두는 예외 없이 오늘날 지배적인 생산 방식이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이라는 그리스공산당의 의견에 대한 동의가 “아주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글 모든 문장에서 언급될 가치가 없는 자명한 사실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 우리는 레닌 동지가 그 특징을 기술했고 가장 유명한 저작 중 하나에서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라고 제목을 붙인 것처럼, 우리가 제국주의에 대해 말할 때에는 자본주의의 가장 높은 단계라고 말한다.
플랫폼에 대한 “비판” 작성자는 레닌의 특징화와 그들이 언급하는 저작의 제목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분명히 그들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리스공산당은 자본주의 발전의 현 단계에 대한 레닌의 기본적 특징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에 제국주의를 말하는 것이 자본주의를 말하는 것임을 이해할 수 없다. 공산주의라고 주장하는 당에 대해 과학적 사회주의를 알면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를 동시에 말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해야 한다는 것은 믿기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이고,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리스공산당은 플랫폼에서 가정한 개념에 대한 하나의 억지 해석으로부터 다음 해석으로 건너 띤다. 이제 플랫폼은 다음과 같이 미국이라는 단일 국가에 의해 독점적으로 구현된 제국주의를 상상할 것이라고 밝혀졌다.
플랫폼의 모든 주장에서는 제국주의 개념을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국제 제국주의 체제, 즉 미국과 동일시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유럽연합, 나토,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과 같은 다른 제국주의 연합을 언급할 때에도 우리는 “미제국의 이해”를 다루고 있다고 가정한다. 이런 식으로, 마치 마술처럼, 이러한 동맹에 참여하는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자본주의 국가의 부르주아 계급의 책임과 이기심이 은폐된다. 따라서 미국은 모든 동맹 국가를 종속국으로 하는 현대 식민 체제의 제국으로 왜곡되어 제시된다.
우리가 미국을 제국주의 중심지, 최고의 패권 국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사실을 확인하려면 전 세계 미군기지(공식적으로 인정된 800개 이상의 군사 기지) 분포를 보여주는 지도만 보면 된다. 세계 어느 나라도 절대 이 숫자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보다시피 그리스공산당은 미국이 세계에서 유일한 제국주의 국가라고 주장하는 터무니없이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리스공산당이 그리는 “모든 동맹 국가가 미국에 종속되는 현대 식민 체제의 제국”이라는 그림은 단순하다. 플랫폼의 카라카스 선언은 이를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세계 시장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세계 자본주의 위기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구유럽 열강이 약화된 후 ‘현대(자본주의) 세계의 구원자’로 자칭하며 제국주의 세계의 정점에 오른 미국의 쇠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9]
미국이 제국주의 중심에 있다.(미국 수중에 정치권력이 지속적으로 집중되는 과정을 고려하고, 특히 미국이 가장 큰 희생과 에너지를 소모한 나라가 아님에도 제2차 세계 대전의 주요한 승리자였기 때문에 그렇다. 가장 많은 희생과 에너지를 소비한 나라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다음과 같은 국가를 제국주의 국가로 간주한다.
– 56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대다수는 옛 대영제국의 영토에 속해 있었던 제국주의 연방인 영국
– 프랑스와 프랑스의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패권
– 독일과 독일의 유로존 지배
–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본
우리는 미국과 더불어 제국주의의 정치적, 경제적 진원지인 이들 국가들을 현재 제국주의 국가들로 인식한다. 이들 국가가 다른 국가에 대해 행사하는 지배와 착취는 국제 착취체제로서의 제국주의에 해당된다.
이제 후자 국가들(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이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실, 특히 독일과 일본은 하수인으로서 미국이 세계에서 제국주의적 이익을 강요하고 방어할 수 있도록 주권 일부를 미국에 양도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추축국이 패배한 결과이다. 오늘날까지 미국은 대외(그리고 점점 더 국내)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 기지를 이들 국가에 유지하고 있다. 이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리스공산당이 암시하는 것처럼, 플랫폼 당들이 이들 국가를 (미 제국주의에 대한 의존성 때문에) “다른 자본주의 국가의 부르주아지의 책임과 이익”에서 면제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그리스공산당이 어떻게 그러한 결론에 도달했는지는 정말 미스터리다.
아마도 그 답은 다음과 같은 것에 있다.
그와 반대로 “러시아와 중국은 공격적인 제국주의 세력이 아니다”라고 간주하고 북한, 이란 등 다른 국가들과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라틴 아메리카의 소위 진보 정부와 함께 “반제국주의”로 묘사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는 “아메리카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및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 공동체(CELAC)과 같이”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국가를 포함하지만 세계반제플랫폼이 다양한 지역 연합으로서 “라틴 아메리카의 억압받는 국가들을 하나로 결집”시키게 될 것이라며 찬사를 보내며 어떠한 계급 기반의 접근도 포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우크라이나에서의 제국주의 전쟁과 관련하여, 세계반제플랫폼은 이를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반제국주의” 러시아와 중국을 공격하는 침략 행위로 간주한다.
그리스공산당이 “다른 자본주의 국가 부르주아지의 책임과 이기심을”을 면피했다고 주장하며 분노하는 것은 러시아연방, 중화인민공화국, 이란이슬람공화국, 심지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차 제국주의 국가 목록에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그리스공산당의 분노는 플랫폼이 “기본적으로 자본주의를 포함하는” “아메리카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과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 공동체(CELAC) 같은 지역주의 협정을 지원함으로써 더욱 깊어진다. 그러한 기구들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국가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 공산주의자들은 그리스공산당이 러시아나 이란에게 적용하는 것과 같은 논리에 따라, 모든 자본주의 국가나 조직이 다른 어떤 것들만큼 나쁜 것처럼, 적어도 국가들 내부뿐만 아니라 국제 정치와 경제 내에도 또한 모순이나 최소한 미묘한 차이가 있기에 주저 없이 그것들을 거부해야 할 의무가 있다.
공산주의자로서 우리는 이들 국가와 조직(ALBA 및 CELAC) 중 어느 것도 자본주의이기는 하지만 제국주의라고 간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언급된 두 국가인 중국과 조선은 사회주의이며 현재 쿠바, 베트남, 라오스(니카라과, 베네수엘라와 같은 민주적이고 주권적인 프로세스가 추가된다.)와 함께 사회주의 진영에 속한다.
그리스공산당이 사용하는 분석 방법은 공산주의 분석 방법, 즉 현실 전체, 즉 물질적, 사회적 현실을 그 자체로 모순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유물변증법과 완전히 모순된다. 그리스공산당은자본주의 국가와 국제기구 사이의 국제정치 내에 존재하는 모순과 노동계급과 그 동맹국의 이익을 위해 그 모순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스공산당에게 있어 이 모순은 아주 단순한 보편 등식으로 요약된다. 즉, 자본가=악이다!
심지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도 이 등식을 부러워할 것이다.
따라서 사소한 미묘한 차이를 찾을 수 없는 그리스공산당의 도식적인 보편 등식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아메리카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과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 공동체(CELAC)이다.
또는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미국=베네수엘라다.
또는 미국–유럽연합–나토=러시아다.
두 말 할 것 없이 그리스공산당이 적용하는 분석 방법은 유물변증법이 아니라 정지된 관념론이다.
여기서 우리는 마침내 중요한 이념적 지점에 들어섰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그리스공산당의 피라미드 형태의 제국주의 사상과 그 사상에서 나오는 잘못된 결론에 대한 비판이 이어질 것이다.
[1]Communist Party of Greece (CPG), “Organized popular struggle against the involvement in imperialist plans, for disengagement from NATO and the EU”, in: https://inter.kke.gr/en/articles/Organized-popular-struggle-against-the-involvement-in-imperialist-plans-for-disengagement-from-NATO-and-the-EU/
[2]Communist Party of Greece (CPG), “Declaration of the Central Committee on the 100th anniversary of the KKE”, in :https://inter.kke.gr/en/articles/DECLARATION-OF-THE-CENTRAL-COMMITTEE-ON-THE-100TH-ANNIVERSARY-OF-THE-KKE/
[3]1949년 4월 4일 NATO가 창설된 이후, 어떤 국가도 나토에서 탈퇴한 적이 없다. 그러나 나토 군사구조에서 탈퇴한 국가는 1966년 샤를 드골 치하의 프랑스, 1986년부터 1999년까지 스페인, 1974년부터 1981년까지 그리스 등 세 차례나 있었다.
[4]The North Atlantic Treaty (NATO), “The North Atlantic Treaty Washington D.C. – 4 April 1949”, in: https://www.nato.int/cps/en/natohq/official_texts_17120.htm?selectedLocale=en
[5]베네수엘라공산당(CPV)에서 평당원은 공개적으로 지도부에 반대한다.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베네수엘라공산당의 잘못된 입장으로 인해 적지 않은 수의 당원을 잃었다. 베네수엘라공산당을 탈퇴한 당원들은 베네수엘라통일사회주의당이나 볼리바르 정부를 지원하는 다른 기구에 합류했다.
[6]1919년 3월 27일 쏘비에트 정부는 당시 군주제였던 아프가니스탄의 독립과 주권을 세계 최초로 인정한 정부가 되었고, 제3차 영국-아프가니스탄 전쟁(5월 3일~ 1919년 6월 3일) 동안에 아프가니스탄을 지원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전쟁이 끝나자 영국은 아프가니스탄과 평화 조약을 체결하여 처음으로 아프가니스탄의 독립을 인정했다.
오늘날 그리스공산당은 “어떻게 레닌 동지가 ‘군주제 아프가니스탄’을 인정하고 심지어 지원할 생각을 할 수 있는가!”라고 분노했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우리에게 준 것과 매우 유사한 정치적 순수주의에 대한 “교훈”을 레닌에게 주었을 것이다.
[7]이와 관련해서 다음 문서를 참조할 수 있다(스페인어 글).
– “Informe del Experto Independiente sobre la promoción de un orden internacional democrático y equitativo acerca de su misión a la República Bolivariana de Venezuela y al Ecuador” in: https://digitallibrary.un.org/nanna/record/1640958/files/A_HRC_39_47_Add-1-ES.pdf?withWatermark=0&withMetadata=0&version=1®isterDownload=1
– “La Relatora Especial de la ONU sobre el impacto negativo de las medidas coercitivas unilaterales en el disfrute de los derechos humanos, Sra. Alena Douhan,concluye su visita a la República Bolivariana de Venezuela” in: https://observatorio.gob.ve/wp-content/uploads/2021/08/Informe-de-Relatora-Especial-de-la-ONU-Alena-Douhan-1.pdf
– “Sanciones económicas como castigo colectivo: El caso de Venezuela” in: https://cepr.net/images/stories/reports/venezuela-sanctions-2019-05-spn.pdf
[8]The World Anti-imperialist Platform (WAP), “The rising tide of global war and the tasks of anti-imperialists (Full text)”, en: https://wap21.org/?p=334
[9]World Anti-Imperialist Platform (WAP), “Caracas declaration: Latin America has a vital role to play in the world anti-imperialist struggle”, https://wap21.org/?p=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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