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모순과 자가당착으로 가득찬 헌법(개정)과 국가보안법
여야 6당이 개헌안을 공동 발의하여 6.3지방선거에서 동시 개헌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개헌안에 5.18과 부마 항쟁 정신, 계엄 요건 강화, 지역균형발전의 내용을 담은 것은 기존 헌법보다 진일보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 개정안에는 노동권과 사회권의 진전된 내용이 담겨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헌법 제3조 같은 독소조항 폐지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이 개헌안 대로 해도 여전히 헌법 조항 자체 내에 자기모순적이고 자가당착적인 내용이 여기저기 포함돼 있습니다. 더 나아가 헌법 내에는 국가보안법과 상충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국가보안법 내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개헌안이 4.3과 여순항쟁 같은 현대사의 비극이자 가장 빛나는 항쟁이 담기지 않았다는 근본제한이 있습니다. 개정안에 담는다고 하는 5.18정신과 부마항쟁 정신과 국가보안법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주지하듯 5.18과 부마항쟁은 독재권력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중항쟁입니다. 최고의 상위법인 헌법 전문에 5.18과 부마항쟁 정신계승을 담으면서 독재정권의 인권말살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악법인 국가보안법을 하위에 둔다는 것은 심각한 자기부정이자 어불성설입니다.
게다가 박정희 정권은 1979년 10월 발생한 부마민주항쟁 가담자들은 계엄법 위반 및 군사재판을 통해 처벌하고 일부는 조작된 간첩 혐의나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하기도 했습니다.
전두환 신군부 역시 시민군을 ‘폭도’로 규정하고는 내란죄, 반란죄, 국가보안법 위반(반국가단체 찬양·고무 등) 등의 죄목을 적용하여 시민군, 학생, 민주화 운동가들을 대거 검거하고 처벌했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두고 볼 때도 부마항쟁과 518광주항쟁을 헌법 개정안에 담는다면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합니다.
게다가 이번 헌법 개정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조 폐기가 담겨 있지 않습니다. 이 조항은 엄연히 국체를 형성하고 있는 북(조선)의 영토를 미수복 지역으로 간주하고 있고 북의 정권을 대한민국의 영토를 불법 점령하고 있는 반국가적 불법단체, 즉 괴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여 국가보안법의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이 영토조항으로 인해 분단과 흡수통일이 정당화되고 남북 간 적대와 대립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남북 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평화공존, 민족공존을 복원하고자 하는 이재명 정권의 평화통일 정책과도 모순됩니다.
또한 헌법 제 3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로 되어 있는 헌법 4조와도 상충됩니다.
헌법 4조 내부에도 불일치가 발생하는데,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다는 조항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조항도 충돌합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자본주의로의 흡수통일을 의미하는 바, 이 방식의 통일은 북의 체제를 전쟁이나 다른 방식으로 붕괴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체제가 서로 다른 남북이 통일하는 유일한 방안은 민족적 단일성에 근거해 통일을 가로막는 외세의 개입 없이 민족관계ㆍ동족관계를 복원해 자주적으로 통일하는 것입니다. 이 자주적 통일은 해방 이후 분단을 막고 자주통일을 이루려는 민중의 열망과도 일치합니다.
현행 헌법 전문에도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4월혁명에서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라는 구호로 분출되었던 민중의 열망과 요구는
외세를 배격하고 자주통일을 이루는 것입니다. 헌법 전문은 “헌법 제정의 역사적 과정, 목적, 헌법 제정권자, 헌법의 지도 이념이나 원리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헌법의 핵심 정신과 원리ㆍ원칙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4조의 조항은 심각하게 불일치합니다.
남과 북이 흡수통일이 아닌 평화적 방식의 통일은 연방제나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언급된 통일 방안인 낮은 단계의 연방제인 연방연합제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현실적이고 역사적 의미에 합당한 연방제 통일방안은 북의 통일방안이라 해서 국가보안법으로 탄압을 받았습니다. 이를 두고 볼 때도 국가보안법은 같은 민족을 적으로 규정하는 반민족법이자 자유로운 통일논의를 가로막는 반통일법, 반민주법인 것입니다.
이밖에 헌법 제66조 3항은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로 되어 있고 헌법 제69조는 대통령이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 또한 헌법 제3조와 헌법 제4조 일부와 불일치 합니다. 국가보안법은 “국민의 자유와 복리증진 및 민족문화 창달”이라는 대통령의 임무에도 배치됩니다.
헌법 제3조 영토조항은 악법 조항이면서도 북의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하는데 이는 북의 주민 전체를 반국가 단체 성원으로 간주해 이들과 접촉하면 불법으로 간주하는 국가보안법하고도 상충합니다.
또한 국가보안법 제6조는 “잠입·탈출”에 관한 처벌 규정이 있는데 이는 다른 영토로의 잠입ㆍ탈출을 의미하는 바, 자기 영토조항과도 상충합니다. 또한 국가보안법의 “잠입·탈출”과 회합이 실효적으로 자체 헌법과 제도를 가지고 자신들의 영토를 지배하며 공민을 구성하며 대한민국이 아무런 법적, 제도적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다른 나라를 의미한다면 영토조항과 상충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대한민국과 조선은 1991년 9월 17일 제46차 유엔 총회에서 각자 국가 자격을 가진 채 가입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헌법상의 영토조항이든 국가보안법의 잠입ㆍ탈출이든 회합 조항은 국제법 위반입니다.
헌법재판소도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한 헌법소원사건(헌법재판소 1990. 4. 2.자 89헌가113 결정)에서 “북한집단과 접촉ㆍ대화 및 타협하는 과정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때로는 그들의 주장을 일부 수용하여야 할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는데, 현재 국가보안법으로 적용을 받고 있는 이들이 그 행위의 범죄적, 반사회적 내용이 아니라 “북한집단과 접촉ㆍ대화 및 타협하는” 행위 그 자체로 탄압받고 있기에 이는 헌법재판소 판결조차도 위반하는 것입니다.
국가보안법 탄압을 받는 이들 그 누구도 국가보안법에 명시된 형법 조항 중 살인, 테러, 방화, 납치 등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가하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이들의 행위가 북의 주장과 일부 일치하거나 유사하다 치더라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라면 하등 범죄시할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노동자들의 권리와 국민복리, 평화통일을 위해 싸워왔다는 점에서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라면 이들의 행위를 범죄시할 것이 아니라 적극 고무해야 하는 것입니다.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도 남북관계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영토조항이나 국가보안법은 통일방안 합의나 남북교류의 역사 같은 통일지향적인 남북 간 특수관계의 현실과 역사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이번 헌법 개정에는 “계엄 요건 강화”가 있는데, 윤석열의 내란ㆍ외환은 종북몰이와 반국가세력 척결과 북을 주적으로 규정하여 적대하는 가운데 벌어졌습니다. 계엄의 근본 토대는 국가보안법과 이 법에 따르는 대북 적대였습니다. 국가보안법이 사라질 때에만 계엄의 토대도 근본적으로 허물어집니다.
국가보안법은 “인간 존엄과 가치, 행복 추구 권리”를 난폭하게 짓밟는다
헌법 제 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헌법에 규정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인권의 권리, 생존의 권리를 송두리째 파괴하는 악법입니다. 인류가 봉건착취자들에 맞서 인권선언을 만들고 인간의 권리를 확장시킨 역사전반을 수백년 전으로 퇴행시키는 악법입니다.
국가보안법으로 수감된 수감자들과 수사를 받고 있는 이들과 가족들이 당하는 인권 존엄의 말살은 어디서 보상받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2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고 있습니다. 제21조 2항은 “언론·출판·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헌법 제19조, 제21조 1항, 2항을 정면 위반하는 악법입니다.
국가보안법은 행동의 범죄성이 아니라 생각 자체를 처벌하는 법입니다. 고무ㆍ찬양죄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일방적인 공안당국의 잣대로 인간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처벌합니다. 국가보안법은 언론·출판과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억압하는 악법입니다. 국가보안법은 공안당국의 잣대와 폭력으로 개인의 공적ㆍ사적 생활 전반을 검열, 감시하는 악법입니다.
국가보안법은 자기 내부에도 모순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제1조 1항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은 북을 적대시 하는 악법으로 국가의 안녕과 국민의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을 말살함으로써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국가보안법이 사라져야만 국가보안법의 목적 자체가 실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국가보안법은 “이 법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는 제1항의 목적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이를 확대해석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1조 2항은 국가보안법이 1항을 폭력적이고 자의적으로 남발함으로써 자기 목적 자체를 위반해 왔다는 자기반증입니다. 이조차도 국가보안법 폐지 요구가 들끓자 마지못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1조 2항의 제한을 실질적으로 막는 제동장치로 작동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2조 1항은 도리어 국가보안법 폐지 요구를 잠재워 영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뿐입니다. 이로써 1조 1항 내부의 자기모순, 1조 1항과 2항의 모순은 더욱 커졌습니다.
헌법 내부, 헌법과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 내부는 자기모순과 자가당착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는 법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현실의 자기모순과 자가당착의 결과입니다.
변죽을 울리는 헌법 개정이 아니라 이 사회가 진정으로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헌법 개정을 해야 합니다.
국가보안법의 숨통을 끊어놓을 때에만 이 사회 구성원들은 비로소 자유로운 공기를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국가보안법과 자유와 민주주의와 진리와 양심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반통일적 영토조항 폐기하라!
헌법 개정 제대로 실시하라!
국가보안법 양심수를 즉각 석방하고 국가배상 실시하라!
국가보안법 조사와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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