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노동절 특집2] “우리의 강철 같은 동맹을 위하여” 미제는 경제적으로도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하고 있다
미제는 경제적으로도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하고 있다
미제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정치, 군사적으로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가해지고 있다. 한미관계는 경제적으로는 약탈‘동맹’이기도 하다. 이 동맹은 ‘동맹국’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뜯어먹는 괴수에 의한 약탈 동맹이다. 미제국주의는 냉전 시기에 서유럽에서 마셜플랜(유럽부흥계획)으로, 미국의 관리 하에 전후 일본을 부흥시켜 미국 대리인으로 삼아 한국을 하위에 편입시키는 지역경제체제 구상으로, 반공주의 성전을 치르기 위해 이 미국 주도 정치경제패권질서에 이남을 철저하게 종속시키면서 이들 동맹국의 외형적인 경제성장을 지원한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욱일승천하는 미국과 달리 오늘날 쇠퇴하는 미국의 처지에서 미국은 ‘동맹국’을 철저하게 살가죽까지 벗겨서 뜯어 먹어야 한다. 미국의 쇠퇴를 필사 저지해야 한다.
특히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를 대상으로 그러듯, 정치, 군사적으로 중국을 주적으로 간주, ‘가치동맹’으로 대만에서 분쟁을 조장하여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중국을 고립, 억제, 포위시키려 하고 있다.
윤석열이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목 놓아 불렀지만 이 미국 식 파이는 파이를 키워서 사이좋게 나눠 먹는 것이 아니라 ‘동맹국’이 가진 한 줌의 파이 조각조차 강탈해 미국이 탐욕스럽게 움켜쥐는 것이다.
2022년 8월 발표된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이 바로 그것이다. 친미 숭배로 가득한 한국의 부르주아 신문조차도 ‘반도체 패권법’이라고 규정하며, ‘고립무원’, ‘사면초가’ 비명을 지르며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거친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각) 발표한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의 세부 지원 조건을 보면 당혹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나서며 막대한 보조금을 내건 미국이 지원 조건을 갈수록 까다롭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차라리 「반도체 지원법」이 아니라 오히려 「반도체 패권법」이라고 할 만큼 무리한 독소 조항투성이여서 한국 반도체 업계에 빨간불이 켜지며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조항이 너무 많아 기업들이 전전긍긍(戰戰兢兢)하며 고심이 깊어지고 긴 한숨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만 커가고 있다…
당연히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크게 당황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 뒤에 숨은 함정과 복병이 해도 해도 너무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동차 산업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의 자국 중심 산업 생태계 조성에 막대한 로비 자금을 쏟아부으며 적극적으로 대응했지만, 미국은 ‘자국 이익 중심’ 기조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반도체 기업에서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 혜택이 아니라 오히려 족쇄가 될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보조금 규정에는 향후 10년간 중국 등에 신규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가드레일(Guardrail │ 안전장치)’ 조항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40%, SK하이닉스는 D램의 절반 가까이 각각 중국에서 생산하는 만큼 그 파장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중국 사업을 접을 수도, 그렇다고 미국이 구축하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이탈할 수도 없는 K-반도체는 그야말로 고립무원(孤立無援)에 빠진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최악상황(最惡狀況)에 내몰렸다.
더구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만들겠다는 ‘조 바이든(Joe Biden)’ 정부의 자국 이기주의는 극에 달하고 있다.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서울시자치구공단이사장), [칼럼]해도 너무한 ‘미국 반도체 지원법’ 뒤에 숨은 함정과 복병, 중앙뉴스, 2023.03.07.)
이처럼 반도체지원법은 쇠퇴하는 미국의 처지를 모면, 극복하여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상승하는 중국을 견제, 억제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런데 반도체지원법은 미국 처지가 워낙 다급하다 보니 ‘동맹국’의 목을 조르면서 미국 기업이 살아나려고 발버둥치는 것이다.
이로써 한국의 지배계급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서 미국 보다 거래가 두 배나 되는 중국과 척을 지거나 한미‘식민’동맹을 준수해야 하는가 하는 갈림길 앞에서 양자택일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문재인 정권은 의지로는 안미경중을 유지하나 사드 추가 도입 조치로 중국 제재를 받으면서 실제로는 중국과의 마찰을 감수해야 했다. 반면 윤석열 정권은 중국 눈치를 보면서도 미국 숭배 외에 다른 살 길은 없다면서 불나방처럼 불에 타 죽을 줄도 모르고 오로지 안미경미(안보도 미국 경제도 미국)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역시 미국 경제위기와 쇠퇴를 막기 위한 제2의 반도체패권법이다. 이 법의 모태가 바이든의 대선공약 이행을 위하여 추진 중이던 ‘더 나은 미국 재건법(Build Back Better Act, BBB)’이라는 점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주지하듯 인플레이션은 국가독점자본주의 부르주아 경제의 필연적 법칙이다. 인플레이션은 금태환 시대가 아닌 불환지폐 시대, 즉 금의 준비와 상관없이 상품 유통에 필요한 화폐량을 고려하지 않고 국가가 무가치한 국정화폐를 무한정 찍어댐으로써 화폐가치가 명목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시대는 보통 물가가 대폭 인상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실질임금이 대폭 삭감되고 지급되는 연금액이 정해져 있는 연금생활자들의 실질 연금이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긴축조치를 취하면서 복지를 대폭 삭감하려는 공세를 한다. 이처럼 자본주의가 초래한 인플레이션에, 서방 제국주의가 일으킨 러-우 전쟁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으로 인한 밀과 석유, 천연가스 등 공급망의 위기로 물가가 급등하여 인민 대중의 삶을 격심한 고통 속으로 내몬다.
레닌은 “지폐남발은 가장 혹독한 강제 공채이며 노동자와 빈민의 생활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킨다.”(임박한 파국, 그것과 어떻게 싸우는가?)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임금의 급격한 인하와 복지 후퇴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이 물가인상의 주범이라고 악선전하며 자본주의의 필연적 법칙이며 민중 압살 수단인 인플레이션을 이윤을 증대시키려는 기회로 삼는다.
현대자본주의에서 국가는 자본주의 경제위기, 과잉생산 공황을 막고 그 폐해를 줄이기 위해, 파산하는 거대기업과 은행을 지원하기 위해, 군국주의 전쟁 기도를 위해, 국채 발행 이자를 지급하고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 재정지원을 위해 양적완화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양의 화폐를 헬기로 뿌리듯이 무한 살포해왔다. 달러패권경제는 미국의 기축통화 지위로 인해 미국의 패권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1971년 닉슨 정부 하에서 금태환 정지라는 조치에서 보듯, 그 불안정성과 동요에도 불구하고 타국이 벌어들인 달러로 미국 국채를 사며 환류 되는 것으로 미국 적자를 보전해 왔지만 최근에는 미국 국채마저 파산위기에 빠지면서 급속도로 불안정해지고 있다. 실리콘밸리 은행이 가장 안전하다는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채권을 보유했다가 파산위협에 빠진 것도 이례적이다.
게다가 쏘비에트권 해체 이후 가속화된 미국패권이 약화되면서 다극체제로 전환은 달러 대신 위안화와 루블화로 결제하고 브릭스에서는 새로운 글로벌 기축 통화를 만들고 실물거래로 다변화됨으로써 미국의 패권약화를 지속시키고 있다. 물론 여전히 달러 결제 비율이 83.71%인데 반해 중국은 4.5%에 머물고 있으나 이는 엔화 보다 높고 유로화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달러 보다 위안화 결제비율을 더 높이고 있고, 러시아 역시도 최근 달러화 결제 비중 보다 위안화 결제 비중을 더 높이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은 자신들이 보유한 미국채권을 계속 내다팔고 실질가치를 가진 금으로 바꾸고 있다.
미국의 쇠퇴는 주기적, 구조적 위기이면서 여기에 달러의 위기이다. 달러위기는 미국 정치가 조지 워싱턴이 새겨진 무가치한 종이쪼가리 화폐의 위기가 아니라 미국이 가진 힘의 쇠퇴의 표현이다.
더욱이 현대자본주의는 침체인플레이션(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 있다. 자본주의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법칙을 인위적 법이나 정책으로 막아보겠다는 시도는 일시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미봉책으로 나타나면서 더 큰 위기를 부른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자본주의에서 필연적인 독점을 법으로 막겠다는 독점금지법처럼 황당하다. 저들은 가능하다면 공황단속법도 만들 태세다. 인플레이션감축법은 인플레이션 감축이라는 의도와는 다르게 실제로는 “총 7,730억 달러 규모의 정부 예산을 기후변화 대응, 보건 분야 복지 개선, 기업 과세 개편 등에 투입하여 미국의 재정적자 해소 및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감축하는 효과를 도모”한다는 취지에 비춰 볼 때, 인플레이션 감축이 아니라 유발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본가들이 공황이나 경기침체를 노동자 인민대중에게 전가하듯이, 미제는 자국 노동자와 인민대중뿐만 아니라 해외의 노동자 인민, 더 나아가 해외의 자본가들한테까지 전가함으로써 자신들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한다. 반도체법에 이어 자본가들도 언론을 통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논란이다. 문제는 이 조건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를 사실상 배제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은 이번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이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 하지만, 그동안 현지 투자 등을 통해 미국의 전기차 및 배터리 등 산업 정책 발전은 물론 일자리 장출에 기여해온 현대차 등을 제외한 것의 저의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번 미국의 조치가 중국 견제를 넘어, 승승장구하는 현대차 등 한국 기업 견제용으로도 얼마든지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WTO 협정에도 저촉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외교 및 통상 관례에도 거리가 있다. 특히, 전 세계 자동차 및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최대 격전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대차, 기아,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우리 기업들이 졸지에 ‘제2의 화웨이’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안 될 말이다…
이번 바이든 결정은 이율배반적이다. 아니, 배신적 행태나 다름없다. 우리 외교 및 통상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박종준 기자, ‘인플레이션 감축법’ 미국, 한국 기업이 봉인가, G글로벌경제신문, 2022.08.22.)
그러나 이번 방미에서 윤석열의 “강철같은 동맹”은 이러한 약탈동맹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현대자본주의는 주기적인 경제공황뿐만 아니라 공황 이후에 호황으로 나아가는 경기순환을 밟았던 것과 다르게, 10년 순환 주기 사이에 소공황까지 오며 공황주기가 짧아지고 있으며 저성장 장기침체까지 겹쳐 있다. 인플레이션은 경기침체와 맞물리고 있다. 이 스태그플레이션(침체 인플레이션)은 1960년대 후반에 나타나기 시작해서 1970년대부터 본격화 되었다. 미국은 저성장과 인플레이션이 겹치고 있으며, 한국도 이와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금리인상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던 기업 지원 적자재정, 군국주의가 계속됨으로써 인플레이션은 그대로 인데 반해, 금리인하로 경기침체는 계속되고 공황을 맞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게다가 이 근원에 있는 과잉생산에 비해 긴축조치로 인민대중들의 임금삭감과 복지 축소 공격으로 소비가 감소됨으로써 과잉생산 공황 위기는 더 심화시키고 있다. 은행은 신용의 지렛대에서 파산을 부름으로써 이 위기를 더 재촉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은 이를 잘 보여준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반도체법에 이은 동맹약탈법으로 약탈동맹의 파괴적 실체, 반민중적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과연 누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하고 있는가? 쇠퇴하는 패권을 보전, 유지하고자 발악하는 미제국주의가 아니면 그 누구란 말인가? 또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물가고의 시대에 미제와 일제를 숭배하는 대신 인민대중을 적대하며, 노조말살과 인민대중약탈을 일삼는 윤석열 파쇼 정권이 아니라면 또 누구란 말인가?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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