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이백윤 후보의 핵과 평화협정 관련 공약은 공문구로 가득차 있다
핵과 평화협정 관련해 노동당 이백윤 후보가 민주노총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밝힌 입장은 대략 다음과 같다.
핵은 위험하기 때문에 모든 핵과 핵발전소를 폐기하여 동북아 전체의 비핵지대화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국가들이 유엔의 핵무기 금지조약에 가입해야 한다.
평화협정은 행정협정이기 때문에 구속력이 없고 미국이 언제든지 폐기할 수 있기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백윤 후보의 핵과 평화조약 관련 입장은 정치적으로 공허하고 현실성이 없다. 중립주의적 모든 핵폐기로 반미반제가 빠져 있다.
핵은 위험하기에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모든 전쟁을 반대한다는 중립주의적 주장과 마찬가지로 동의할 수 없다.
모든 전쟁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 제국주의 전쟁을 결사 반대하지만 피착취 계급과 피억압 민족의 해방을 위한 전쟁 같은 정의의 전쟁은 확고하게 지지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핵의 가공할만한 위험성을 내세워 모든 핵을 반대하는 것은 공평무사한 주장같지만, 제국주의가 핵독점, 핵패권 정책을 내세워 북핵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애초 의도와는 달리 제국주의의 일방적, 패권적 ‘비핵화’ 강박에 결과적으로 동조하게 될 수도 있는 주장이다.
미제의 핵무기와 미제의 핵위협에 맞서 만들었던 쏘련과 중국의 핵무기와 대북말살 정책에 맞서는 자위권의 일환인 북핵을 똑같이 취급할 수는 없다. 후자의 핵은 오히려 미제가 일으키는 전쟁을 막는 역할을 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지구상에서 제국주의의 핵위협과 말살정책이 사라져야 모든 핵이 사라질 수 있다. 핵무기는 제국주의 체제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핵 폐기가 아니라 미제의 핵독점, 핵위협 정책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모든 국가들이 유엔의 핵무기 금지조약에 가입해야 지구상의 핵을 없앨 수 있다는 주장은 유엔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으며 가당치도 않다.
2021년 1월 22일 핵무기를 전면 금지하는 유엔의 ‘핵무기 금지조약(TPNW)’이 발효됐다. 그러나 주요 핵무기 보유 국가들은 이 조약에 비준하지 않았다. 유엔의 핵무기금지조약에 각국이 가입할 것을 촉구할 수 있지만, 유엔의 핵금지조약으로 핵무기가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면 순진무구한 것이다.
유엔은 대외적인 명분과 달리 실제는 미제를 비롯 제국주의의 이해를 주로 대변하는 기구이다.
제국주의의 침략성, 패권성이 핵개발과 핵경쟁, 핵위협의 진짜 원인인데 유엔에서 조약으로 제국주의자들이 스스로 무장해제할리는 만무하다.
평화협정은 당연 종이 위의 협정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 이는 행정협정이라는 체결 방식의 한계 때문만도 아니다. 국가 간 조약이나 법적명분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한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평화협정이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고 실효성이 있기 위해서는 그를 위한 조건들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 우선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폐기되어야 한다.
대북제재 중단, 한미 군사훈련 영구 중단, 한미군사동맹 해체, 한일 군사정보협정 폐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서는 정전협정에도 불구하고 이 땅을 강점하고 있는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 전쟁을 부르는 사드를 전격 철거해야 한다. 미국의 핵우산 정책도 폐기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주일미군도 철수해야 한다. 이러한 정치, 군사적 여건이 마련돼야지만 실질적인 동북아 비핵지대화의 조건도 마련되는 것이다. 이러한 평화와 평화협정 체결의 조건마련없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평화협정 운운하는 것은 순전히 공문구다.
결국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투쟁도 모든 핵반대, 모든 국가의 유엔핵무기 금지조약, 법적 구속력 운운할 것이 아니라 반미반제 투쟁과 제국주의 지배에 복무하고 있는 현지 통치 세력과 투쟁할 때 이뤄질 수 있다.
https://youtu.be/YPVn2hhC-1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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