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과 탈식민지화

맑스레닌주의영국공산당(CPGB-ML)
원 출처: 인도 맑스주의 저널〈인민민주주의(People’s Democracy)〉
프라바트 파트나이크(Prabhat Patnaik, 저자는 인도의 맑스주의 경제학자이자 정치평론가이다.)
2022년 6월 16일
번역: 이한결(학생)

왜 태반의 아프리카, 아시아인들은 굶주리게 되었는가?

식량주권은 한때 전 세계 해방운동의 핵심 요구였다. 현재 아프리카와 아시아 많은 나라가 수입 곡물에 의존하는 것은 자유와 독립을 추구하는 반(反)식민지 투쟁이 국제무역기구(WTO)와 국제통화기금(IMF)을 현대판 노예화의 주된 도구로 삼는 신식민지 신국제질서에 의해 얼마나 후퇴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기사는 인도 맑스주의 저널 〈인민민주주의(People’s Democracy)〉로부터 옮긴 것이다. 감사드린다.(맑스레닌주의영국공산당 편집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수출의 30%를 차지한다. 특히 여러 아프리카 국가는 식량 공급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이것이 전쟁 때문에 중단되고 있다. 그리고 전쟁이 그곳의 식량 곡물 재배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이러한 혼란은 계속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만 해도 세계 옥수수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이 수출품들은 다시 위협을 받고 있으며, 몇몇 취약한 국가들의 식량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는 많은 나라의 비료 공급원이며, 러시아로부터의 비료 수입 중단은 세계 식량 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식량 구입을 감소시킬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2월에 비해, 주요 식량 곡물 가격은 4월 8일까지 17% 상승하여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기근에 취약해졌다. 가장 취약한 국가는 서아시아와 아프리카, 특히 예멘,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수단, 남수단,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나라들이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이 가능성에 대해 경고해 왔다. 그러나 실제 전장에서는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들의 식량공급 감소로 인해 야기되는 극심한 인명 손실은 더욱 더 서방 세계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논의에서 핵심 질문은 제기되지도 않았다. 왜 세계의 일부 국가들은 식량 공급이 차질을 빚자마자 기근에 매우 취약해지면서 엄청난 인명 손실을 겪게 되는가? 간단히 말해 왜 ‘기근에 취약한 나라들’이 생기게 됐는가?
이 질문에 대한 즉각적인 대답은 그 나라들이 전쟁으로 고통 받았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이든, 수단이든, 소말리아 반도든, 전쟁을 겪었거나 지금도 겪고 있는 나라들이 기근에 취약하게 된 것은 전쟁으로 인한 혼란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은 분명히 내부 반란이나 흔히 ‘테러리즘’도 있기 때문에 이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첫째, 반란 자체가 빈곤과 식량 부족 현상과 깊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이와 무관한 현상이라고 가정할 수 없다. 그것은 이 점에 대한 독자적인 설명을 제공할 수 없다.
그리고 두 번째로, 반란과 깊게 연관되어 있는 이러한 보다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전쟁은 사실상 제3세계 전반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왜 일부 국가만 기근에 취약하고,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은가?
이들 나라들이 제국주의의 강권에 의해 ‘식량 주권’을 희생했다는 사실에 진짜 이유가 있다.
식민지 기간 (식민지 시대에 기근이 반복되는 현상) 동안 1인당 식량 생산량과 식량 보급이 급격하게 감소했던 제3세계 국가 대부분은 탈식민지화 이후 식량 생산을 증가시키고자 했다. 그것은 탈식민지화의 필수적인 대응으로 여겨졌고, 당연히 국내 곡물 생산과 보급을 증가시켰다.
그러나 이는 제국주의에 의해 금지되었다. ‘비교우위’에 기반을 둔 새빨간 거짓말로 제3세계 국가들이 식량 자급자족 추구를 포기하도록 ‘권고’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요구를 WTO 의제(토지 이용은 식량 자급자족 달성의 목표보다 시장 신호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에 포함시켰다.
현재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은 신선한 야채, 과일, 섬유, 설탕 작물, 석유 작물, 음료, 향신료 등 모든 영역의 열대 또는 아열대 작물을 재배할 수 없는(혹은 적당한 양을 재배하거나 1년 내내 재배하거나) 반면, 특정 곡물의 영구적인 잉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세계의 열대 및 아열대 지역과 그 경계에 있는 제3세계의 토지 이용 패턴을 바꾸는 것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 두 배로 유리하다. 첫째, 제3세계가 식량 곡물을 수입하도록 강요함으로써 생산 중심지가 잉여 식량곡물을 폐기하도록 한다. 둘째, 이전에 곡물 생산에 사용되었던 제3세계 토지는 이제 다른 작물들(이제 바이오 연료 생산용으로 지정된 작물도 포함됨)을 생산하기 위해 개방된다.
아프리카는 제3세계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 더 재빠르게 이 제국주의 요구에 응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취약국’의 목록은 아프리카의 사례들로 가득 차 있다. 위에 언급된 목록에서 두 가지 예를 들어보자.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인구 2억 명 이상)인 나이지리아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자유화”의 “성공 사례”라고 일컫던 케냐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1인당 곡물 총생산 지수(2014~16 = 100)는 1990년에 129.37이었다. 2019년에는 이것이 101.09로 떨어졌는데, 불과 30여 년 만에 20% 넘게 떨어진 것이다. 케냐의 1인당 곡물 총생산지수(2014~16 = 100)는 같은 기간 동안 1990년 132.82에서 2019년 107.97로 20% 가까운 하락률을 보였다. 1980년 케냐의 경우를 보면, 155.96에서 107.97로 하락폭이 훨씬 가파른데, 이는 불과 40여 년 동안 30% 넘게 감소한 수치다!
상당한 양을 수입에 의존하게 하는 자국 식량곡물 생산의 경이적인 감소가 이들 나라들을 기근에 취약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이 모든 ‘비교우위’를 지껄이는 것이 왜 철저히 허구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물론 ‘비교우위’ 개념은 개념적으로도 결함이 있다. 한 나라가 상품 중 하나를 전혀 생산할 수 없을 때(예전 식민지 무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비교우위는 결코 정의될 수 없다. 다르게 말하면, ‘비교우위’에 따른 무역은―즉, 한 나라가 생산한 것을 비교적 저렴하게 수출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수입해야 한다는 개념에 따라―모든 국가가 무역 이전에 모든 상품을 생산한다고 가정한다.
더욱이 ‘비교우위’가 (예를 들어 자본축적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상대적 ‘요소부존factor endowments’(역자: 특정 산업의 기술발전, 숙련된 노동력 등에서 차지하는 한 나라의 위치)에서 비롯되면, ‘비교우위’에 따른 무역은 그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를 막고 결국 생산 형태를 고정시켜 ‘자본이 빈곤’하고 노동이 풍부한 나라가 손해를 입게 한다. [즉, 가난한 나라는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나 산업화조차 금지된다.(영국맑스레닌주의공산당 편집자]
그러나 우리가 ‘비교우위’에 대한 이러한 기본적 반대를 차치하고 이 이론의 옹호자들의 가정을 인정한다 해도 ‘비교우위’를 추구하고 식량 곡물과 같은 중요한 상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자살 행위다. 한 국가가 전혀 통제할 수 없는 세계에서 각종 돌발 사태가 일어나면 인민들이 기근에 처해질 수밖에 없다.
이 단순한 진리는 전 세계 반(反)식민지 투쟁을 통해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들 나라들은 지극히 당연하게도 독립이 식량 자급자족이라는 것을 올바르게 인식했다. 또한 독립은 각 나라 내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제3세계의 ‘식량 공동체’를 구성하는 나라들 사이에서 일정한 최소한의 소비를 의미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향해 노력했다. 그러나 제국주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이 목표를 포기하도록 강요했고, 오늘날 기근의 위협과 함께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인도는 국내 식량증산이라는 초기 탈식민지 계획(‘식량을 더 키우자’ 캠페인으로 표현됨)에도 불구하고, PL-480 계획 하에 미국 식품을 구매하는 데 갇혔다. 1960년대 중반 극심한 가뭄이 있고 난 뒤에야 비로소 자신들의 집권 정부에 식량 주권의 중요성이 인식되었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녹색 혁명이 시작되었다.

“농민들의 식량을 보호하는 것은 당신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인도 농민들이 시위하고 있다.

그 이후 인도의 식량 주권을 무효로 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노력은 거침없이 계속됐다. 제국주의는 인도의 식량 주권 배후의 핵심을 구성하는 최저 지지가격 제도를 철회하는 농지 법안을 통과시킨 모디 정부를 ‘호구’로 삼았다.
그러나 영웅적인 인도 농부의 격렬한 반대가 이를 막았고, 모디 정부는 세 가지 농장법을 철회해야만 했다. 식량 주권은 당분간 유지되게 되었지만, 이를 사수하려면 인민들이 부단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노/정/협

《민족과 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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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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