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아현2지구 철거현장, 마포구청 앞 고 박준경 열사 분향소2(2018.12.15.)

소화기 10개, 쇠뭉치들. 재건축 아현2지구 철거투쟁위 위원장이 용역 깡패가 들이닥친 그 날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만약 나였으면…. 가족 얼굴들이 스치더니 분노와 공포가 교차한다.
서른일곱의 고 박준경 열사는 철거를 당하고 다시 빈 집에 들어가기를 세 번이나 반복한다. 어떤 보호막도 없는 그에겐 이 세상이 바로 지옥이다. 이 끔찍한 땅에서 그가 자신의 목숨값으로 원한 건 고작 예순 노모가 살 수 있는 작은 임대 아파트다.
흉흉한 겨울이다. 여기저기 분향소 천막을 세우고 사람들은 고공에 오르고 단식마저 이어간다. 이 끔찍한 땅에서 제도가 체제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없다면 이 세상을 부정할 수밖에 없다. 척박한 땅을 갈아엎는 것 말곤 길이 안 보인다.

글, 사진: 점좀빼(사진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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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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