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합의11(2018.09.13.-14.)
쌍용자동차 사측이 9년이나 지나서야 첫 조문을 했다. 쌍용차지부 총회 토론 중 한 조합원은 이건 복직하는 게 아니라 경력사원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말을 이어간다. 반드시 금속노조 깃발 세우자고 한다. 가슴 속 금속노조 깃발은 10년 차 해고자의 마지막 자존심인지도 모르겠다. 한 명 한 명 동지들 떠나보내는 반복된 고통, 이를 물고 견디고 견뎌 만든 복직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자본, 자본가는 노동자들의 투쟁보다 더 선명하고 명확하다. 냉철하게 사람의 목숨마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그 순수성은 살이 있고 피가 도는 사람에게는 괴롭고 속절없는 일이기도 하다.
안희정, 노회찬, 이재명… 정치권에서 연이어 터진 사건들로 뉴스가 도배될 때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본 자는 승자는 권자를 노리는 사람이 아닌 바로 자본, 이재용이다. 감옥에 있어야 할 자가 오히려 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뉴스에서조차 사라지는 건 통탄할 일이다.
쌍용차는 어떠한가. 조인식에서 사측 대표이사가 한 발언의 대부분은 바로 ‘돈’이다. ‘시체팔이’, ‘쌍용상조’, 조합원과 연대동지들이 대한문 분향소를 만들며 극우분자들에게 들었던 모욕은 사측, 대주주 마힌드라에게나 합당한 표현이 아닐까. 이들이 잃은 것이 무엇이고 또 얻은 것은 무엇인가. 서른 명의 목숨과 해고자를 담보로 정권에게 당당히 돈을 요구했단 말이다. 그리고 정권은 이를 상생과 사회적 대타협으로 포장하고 있다. 사측의 조문 소식이 전해진 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이틀을 보낸 이들 앞에선 꺼낼 수 없는 말들이었다. 해고자들 또한 모르는 바가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야만 하는 절박한 현실이다. 10년이란 세월, 지난한 투쟁 속에서 견디며 만들어 낸 복직이 맞다. 이젠 몸과 마음을 살피고 빼앗긴 일상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싶다.
글, 사진: 점좀빼(사진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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