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리자 캐나다 자본의 한국 상동강산 강탈 사건
안토니 정(폴란드 거주ㆍ전국노동자정치협회 회원)
일부 진보를 참칭하는 자들 중 유독 유럽과 캐나다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는 이들이 있다. 특히 캐나다에 대해서는 마치 미국의 개짓거리에 가려진 복지 좋은 북아메리카의 민주주의 «선진국» 정도로 알고 있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현실의 캐나다는 미제국주의와 뿌리부터 한통속이며, 미국의 냄새나는 세계질서 구축에 적극 가담해온 파이브아이즈의 핵심 하수인 국가다.
우리 남쪽 조국 땅에 묻혀 있는 텅스텐 광물은 세계적으로 보아도 손꼽히는 양이다. 단지 텅스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몰리브덴까지 함께 묻혀있는 그야말로 «노다지»급 광산이다. 금속산업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텅스텐의 가치가 얼마나 막대하고, 그 용도가 얼마나 다양하며, 특히 무기산업에서 얼마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광물인지 잘 안다. 단가도 어지간한 귀금속에 비견될 만큼 비싸다.
그런데 이 계란노른자 같은 광산이 10여 년 전 쥐도 새도 모르게 캐나다 자본에 헐값으로 넘어갔다. 원래는 한국 공기업 소유였으나 폐광 후 민영화되었고, 그 민영화된 회사를 헐값으로 인수한 것이 바로 캐나다 광물기업 알몬티(Almonty)다. 이 알몬티라는 업체는 한국 내 정제시설은 전혀 만들 생각도 없고, 한국에서 채굴한 텅스텐을 전량 미국으로 수출하여 미국산으로 둔갑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그럼 왜 하필 2015년에 갑자기 카나다가 등장해서 한국의 폐광 광산을 인수했겠는가? 그 시기는 공교롭게도 미국이 중국을 향한 신냉전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하던 시점과 정확히 겹친다. 중국이 세계 텅스텐 생산량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입장에서는 대체 공급원이 절실했다. 그런 와중에 마침 중국 못지않은 매장량을 가진 한국 광산이 부도 상태로 방치되고 있었으니, 이것이 미국과 그 하수인들의 표적이 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미국이 직접 들어와서 인수했다면 어땠을까? 당시 국내에도 어느정도 대중적인 반미정서가 남아있었고, 반미정서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었다. 국제적으로도 주변국들의 비난의 소지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캐나다라는 ‘온건한 이미지’를 가진 영미권 국가를 앞세워 조용히 집어삼킨 것이다. 캐나다는 미제국주의가 가장 신뢰하는 «파이브아이즈»의 일원이자 조용한 강탈의 전문가 역할을 맡고 있다.
캐나다가 어떤 나라였는지는 역사만 봐도 분명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부역자들, 특히 우크라이나 출신 반데라주의자들을 대거 수용하여 보호했던 나라가 바로 캐나다다. 얼마 전에도 2차대전 참전용사랍시고 국회에 나치 부역자였던 우크라이나 갈리치야 사단 출신 패잔병을 초청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사실을 기억하자.
결국, 한국 상동광산의 강탈 사건은 단순한 해외자본의 투자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명백히 제국주의가 주도하는 신식민지적 자원 수탈이며, 반중 전략의 일환으로 남한 영토와 자원을 사실상 «미국의 군수산업 밑천»으로 강제로 편입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남쪽 조국의 자원 주권은 사실상 서방 제국주의에 의해 박탈당했다.
캐나다는 절대로 중립적이고 착한 나라가 아니다. 그것은 그냥 미국 대신 칼잡이 노릇을 조용히 맡아주는 제국주의 돌격대에 불과하다.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너절한 껍데기 속에 감춰진 본질은 미제국주의의 분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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