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원인이 복원성 불량 사고로 밝혀졌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하여 진실을 왜곡하는 흐름을 탄핵하라!

 

이병무(4.16연대 운영위원, 전주세월호분향소 활동)

 

세월호 사참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종료되고 보고서가 나온 뒤 일부 언론과 인사들이 심각하게 진실을 왜곡하는 언행들을 하고 있다. 그 본격적인 시작은 사참위 종료에 맞춰 지난 9월 2일 국회토론회에서였다. 그들은 사실상 “진상규명이 끝났고 이제는 참사의 교훈으로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들의 주장은 구체적으로 구조문제는 무지, 무능, 무책임의 결과로서 구조실패라는 것이고, 사고원인은 결정적으로 복원성이 나빠서 생긴 해양안전사고라는 것이다.

이들은 이번 10주기에도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활동을 집중했다. 성역없는 추가규명을 요구하며 전국을 도보행진하는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등에 칼을 꽂고 있었다. 이들은 심지어 객관적 정밀조사를 통해 탄핵된 사항들을 아무렇지 않게 복원함으로써 그동안 10년의 조사성과를 무위로 돌리는 짓도 버젓이 했다. 대표적으로 외력에 우호적이지 않은 사참위의 위원들마저 기각한 조타장치 고장, 즉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을 사실로 전제하고, “기기결함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배의 복원성이 나빴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들에 따르면 추가적 진상규명은 불필요하며, 그것을 요구하는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단지 음모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선체조사위에서 공식적으로 외력를 배제하는 내인설과 외력 가능성을 포함하는 열린안을 두고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며, 이번 사참위에서는 마찬가지로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이었거나 열린안의 확인이었지, 결코 외력 가능성을 배제하는 내인설을 말로든 내용으로든 채택한 것이 아니었다. 외력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위원회였음은 객관적이었다. 그러나 실제 전체 위원회 회의를 볼 때, 외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 조사관들의 조사결과를 그대로 결론으로 정리하지 않고, 이를 대폭 삭감하는 선에서 조사관들과 위원들 사이에서 타협이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객관적이다.

그 속에서도 기성의 사고원인설인 내인설이 주장한 구체적인 사항들(조타수의 실수에 의한 전타나 조타장치 고장에 의한 전타, 8:49:27경 꽝 소리가 D데크의 세대의 드라이어 차량이 연달아 넘어지며 난 소리였다는 주장, 복원성이 GoM 0.3으로 매우 낮았다는 주장 등)이 객관적으로 반증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대안으로서 외력에 대해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지 못했다고 하였는데, 이를 여전히 모든 것에 열려있다(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열린안 수준으로 이해할 수는 있다. 논리상 내인설 측에서도 기존의 주장들 외의 다른 요인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열려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추가규명이 필요없게 사실상 내인설로 정리됐다는 주장은 왜곡이고 철저한 억지다. 이는 그것을 누가한들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진보언론이든, 소위 전문가든, 심지어 가족이나 운동의 주요 활동가라 해도다.

따라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도 나가야하는 모두는 사참위의 조사결과를 왜곡하면서 진상규명 운동과 그 요구를 부정하는 일부의 흐름을 탄핵하는 것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은 허용가능하지 않은 이견이다. 이들과 단결은 불가능하다. 그들의 탄핵은 진상규명을 바라는 모두의 최소한의 요구일 수밖에 없다. 특히나 운동 내에서 이들에 대한 탄핵이 없이 운동의 진상규명 노력은 어불성설이고, 불가능하다. 자기기만일 뿐이다.

지난 10주기에 집중된 진상규명 끝났다는 진실왜곡에 맞서 비판하고 진상규명의 요구와 과제를 알려야한다는 목소리들이 줄곧 이어졌지만, 아직까지 4.16연대는 하기로 한 비판을 하지 않고 있다. 운동의 침묵은 일부 진보 언론과 가족의 일원의 왜곡을 운동의 입장으로 오해하게 하는 것임은 물론이다. 이는 진상규명을 스스로 끝났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4.16연대에서 진실을 왜곡하고 진상규명요구를 부정하는 이들과 포럼을 구성하고 진상규명 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우호적 비판을 넘어 그들의 언행에 의해 탄핵하지 않을 수 없게된 대상과 함께 하는 포럼은 4.16연대가 하겠다는 비판도, 포럼을 통해 하겠다는 논의도 한마디로 아무런 기대도 할 수 없게 만든다. 그들과의 논의는 성사도 의문이지만(필자는 차라리 성사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각자가 진지하다면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다), 성사가 된들 차이점을 확인하는 것 외에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의 발목만 잡게될 것이다(그렇게 하기 위해 함께하려 할 수도 있다). 그 시간만큼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2024년은 그렇게 시간을 떼우는게 되고, 허송세월하는 게 될 것이다. 그것을 바라는 것이라면 모를까, 말로라도 진상규명을 바란다면 그들과 포럼을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탄핵해야 한다. 

단결은 방향을 통일 시키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들이 진상규명 요구를 부정하는데 논의가 가능하겠는가? 서로 다른 의견은 항상 가능하지만, 무한정 이견이 허용되어선 안된다. 진상규명을 부정하는 이들과는 진상규명 요구를 제외하고 나서야 함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진상규명은 사실상 끝난게 되는 것이다. 그런 조건에서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제도개선 노력만 하자는 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4.16연대에서 마치 다양성에 기반하고 민주적인 것인 것처럼 제기되고 거부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혼란이다.)

후자는 진상규명과 무관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상규명을 빼고는 4.16운동과 조직은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운동으로 존재하려면 우리는 이를 거부해야한다.  그들과 포럼을 함께해야하는 게 아니라 탄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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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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