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도 베이징도 아니다?3(끝) 다극화는 사회주의 전진에 불리한가?

저자: 카를로스 마르테니즈(Carlos Martinez)
2021년 2월 21일
출처:
https://invent-the-future.org/2021/02/neither-washington-nor-beijing/#more-815
남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 팽창주의”는 자주 인용되는 중국 제국주의의 또 다른 예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최근 몇 년 동안 이 지역에 해군 작전과 인공섬 건설을 강화했다.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여러 곳에서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의 영유권 주장과 겹쳐진다.
아미타이 에치오니(Amitai Etzioni)는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주장이 광범위하고 야심차지만 특별히 예외적인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캐나다, 러시아, 덴마크, 노르웨이는 북극과 북극해에 대해 중복 영유권을 주장하고, 그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탐사 원정과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89) 남중국해 자체에서도 다른 나라들이 야심찬 주장을 내세우고 군사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쥬드 우드워드(Jude Woodward)는 중국의 섬 건설이 주로 이 지역의 다른 국가들이 취한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수행되었다고 관찰했다. 대만이 타이핑, 말레이시아 제비 암초, 베트남 스프래틀리 섬, 필리핀 티투에 오랫동안 활주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90)
남중국해 섬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종종 주장되는 것처럼 해당 섬에서 천연 자원을 발견한 것과도 관련이 없다.91) 이곳들은 최소 2,000년 동안 중국 선박의 중요한 정박지로 사람이 살 수 없는 섬이다. 중국은 한(漢)나라 때부터 이들을 자국 섬으로 여겼다.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는 목적은 “확장주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경제 및 군사적 안보를 보장하는 것과 전적으로 관련이 있다. 로버트 카플란(Robert Kaplan)은 남중국해가 중국 이익을 위해 “특별히 중요”하다고 썼다. “지중해가 유럽의 중심인 것처럼” 남중국해는 아시아의 중심이다.92) 바다에 있는 기지는 해상 운송이나 일반적인 평화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전략적 취약성을 줄이고 적대 세력의 봉쇄 기도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지역에서 지속적인 미국의 군사화를 감안할 때,93) 그리고 중국에 대항하여 태평양 동맹을 맺으려는 공개 시도를 고려할 때 이것은 단순한 가상의 문제 이상이다. 예를 들어, 남중국해에서 인도양으로 가는 유일한 주요 해운 경로는 말라카 해협을 통하는 것이다. 미국이 추구하는 바다에 대한 완전한 통제가 허용된다면 중국의 에너지 공급을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될 것이다.
피터 프랭코판(Peter Frankopan)은 다음과 같이 썼다.

“중국의 현재와 미래는 안전하고 확실하게 외부 간섭 없이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달려 있다. 그리고 경제 성장을 이룩하거나 단축하려는 이들은 세계 어디서든 시장 교역로가 위협받지 않도록 한다.”94)

태평양에서 중국의 팽창주의에 대한 우려는 미국, 영국, 프랑스 및 이 지역의 다른 국가들이 주장하는 권리를 고려할 때 잘못 되었고 위선적이다. 1992년에 통과되었지만 특히 미국이 서명을 거부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각 국가는 자국 영토 주변 200해리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부여받는다.
배타적 경제수역은 물과 바람을 통한 에너지 생산을 포함하여 해양 자원의 탐사 및 사용에 관한 특별한 권리를 부여한다. 피터 놀란(Peter Nolan)은 이 체계 하에서 중국의 확실한 배타적경제수역이 100만 평방킬로미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관찰했다.95) 한편 프랑스는 1000만, 미국은 1000만, 영국은 600만 평방킬로미터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식민지 전초 기지를 계속 유지한 결과이다. 영국의 해외 영토에는 영국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포클랜드(말비나스), 샌드위치 제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케이맨 제도, 몬세라트, 영국령 인도양 영토 및 핏케언스(Pitcairns)가 포함된다. 남태평양에 있는 4개의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그룹인 핏케언 제도(Pitcairn Islands)는 총 인구가 70명이며 인구 14억 명의 중국과 유사한 배타적 경제구역을 영국에 제공한다. 이것이야말로 분명히 우리가 견지해야 할 해양 식민주의의 당면 문제이다.
남중국해에는 해결하는 데 시간과 친선이 필요한 몇 가지 심각한 영토 문제가 있다. 그것들은 주로 지역 내 국가들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미국 주도의 이 지역 군사화의 강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분쟁의 고의 개입, 미 해군의 ‘항행의 자유’ 순찰은 “매년 100,000척 이상의 선박이 남중국해를 통과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적으로 불필요하다. 항행의 자유가 영향을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96)
이는 긴장을 고조시키고 중국이 감지할 수 있는 위협 수준을 높이며 해결을 지연시킬 뿐이다. 실제 미국의 행동(말할 필요도 없이, 영국의 전폭적인 지지97)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깨지기 쉬운 인화점 중 하나를 만들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팽창주의에 대한 불만은 바로 미국 패권주의 편을 드는 위험한 수역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이다. 평화운동과 반제국주의자들의 주요 요구는 미국이 주도하는 이 지역 군사화를 종식시키고, 경쟁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국가들 사이의 평화적 대화를 지원하는 것이다.(이에 대한 예는 2017년 중국과 아세안이 합의한 남중국해 행동강령이다.)98)

 

다극화는 사회주의 전진의 전제조건이다

 

“워싱턴도 베이징도 아닌 오직 국제사회주의” 슬로건은 둘 사이의 경쟁이 제국주의적이고 양국은 자국 헤게모니 이익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국제관계 모델을 촉진하기에 세계 노동계급이 미국이나 중국과 협력함으로써 사회주의로 나아갈 수는 없다는 강경한 주장이다.
그러나 면밀한 분석을 통해 중국이 제국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으므로 맑스주의자들은 중국 전략을 분석하고 국제 사회주의 전진을 위한 기회를 얼마나 제공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올바른 슬로건은 “워싱턴이 아니라 베이징”이 국제 사회주의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급진 좌파의 단순한 호기심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인류가 자본주의의 틀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련의 난제에 직면해 있다는 데 동의한다. 사회적 생산과 사적 전유 사이의 근본 모순을 제거하는 것이 인류의 미래를 확보하기 위한 조건. 중국의 전략이 사회주의의 길을 건설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연구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혁명적인 중국은 명백히 혁명적인 반제국주의 외교 정책을 추구하여 베트남, 알제리, 모잠비크, 짐바브웨 등지에서 해방 운동을 결정적으로 지원했다.99) 중화인민공화국이 선포된 지 불과 1년 만에 중국인민지원군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시작한 대량학살 전쟁에 맞서 항미원조를 위해 압록강을 건넜다.100) 300만 명의 중국인이 그 전쟁에서 싸웠고 약 180,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국과 소련 사이의 격렬한 이데올로기 분쟁이 일부 객관적으로 반동적인 입장(예: 앙골라와 아프가니스탄)으로 이어졌지만 중국 외교 정책의 지도 원칙은 전투적인 반제국주의였다.
1970년대 초, 20년이 넘는 극심한 적대감 끝에 중미 관계 개선을 위한 기회의 창이 열렸다. 이는 중국이 1971년 유엔에서 다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70년대 말에는 미국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1978년 경제개혁이 시작되면서 중국은 급히 동남아시아, 일본, 미국으로부터의 외국인 투자와 무역을 모색했다. 우호적인 사업 환경 조성의 필요성은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에서 좌파 무장 투쟁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선린외교 정책”을 채택하도록 했다. 덩샤오핑이 “능력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라”고 권고한 것은 본질적으로 중국이 자국 사업에 신경을 쓰고 내부 발전에 집중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지난 20년 이상 동안, 특히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다극화에 중점을 두고 다음과 같은 외교 정책에 더욱 적극적이 되었다.

“세계정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정한 능력을 가진 모든 다극 권력 중심의 방향으로 협력질서를 형성한다.”101)

그러한 세계 질서는 특히 비패권주의적이다. 그것은 미국이 지배하는 단극 세계질서로부터 강대국과 지역 블록이 협력하고 경쟁하는 보다 평등한 국제관계 체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한다. 서로 다른 강대국 간, 상호의존과 비슷한 수준의 힘을 가진 나라들 사이의 상호의존은 갈등이 벌어질 때 비용과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평화를 촉진하게 한다.
다극화 의제가 반제국주의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다극 세계가 지구의 군사적, 경제적 통제를 위한 미국 패권주의 사업의 부정을 암시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그것의 기본 성격은 반제국주의이며, 이것이 미국 정책그룹에서 그토록 경멸당하는 이유이다. 다극화는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102) 과는 매우 다른 세계를 나타낸다. 다극 세계는 미국이 더 이상 “전 세계에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에 있어서 대등한 국가가 없는” 것이 아니다.103)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중국이 투자 및 금융 원천으로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개발도상국(그리고 실제로 유럽 일부) 국가에 큰 도움이 되며, 긴급 융자 조건으로 긴축과 사유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게 만든다. 제니 클레그(Jenny Clegg)는 “전체적으로 개발도상국은 중국 부상으로 조성된 기회에서 자기들 국가와 시장의 조합을 탄력적으로 따를 수 있는 더 큰 여지를 가질 수 있다. 심지어 1980년대에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해 포기하도록 강요된 사회주의 실험을 추구할 수도 있다.”104)
이것은 중요한 지점이다. 다극화는 개발도상국에 더 큰 주권을 위한 길을 열어준다. 그것은 주변부에 대한 제국주의 핵심(미국, 유럽, 일본)의 억압을 깨고 그를 통해 사미르 아민의 기억에 남는 말처럼 “자본주의 극복이 가능하고 필수적인 틀을 제공”한다.105)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주요 신흥 경제국의 국제동맹),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중국·라틴 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 공동체 포럼(China-CELAC) 등을 통해 중국은 남남 협력을 강력하게 촉진하고 개발도상국 전반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클레그(Clegg)는 “중국의 부상과 관련된 문제는 … 국제 질서의 미래 모델이 기존의 착취 유형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단극 세계의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선택할지 아니면 공평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위한 다극적이고 민주적인 세계의 전략적 목표를 선택할지 걸려 있다.”라고 말했다.106) 좌파가 이 두 집안에 역병이 번지기를 기원*하는 것은 우스꽝스럽다.

* 두 가문에 역병이 대대손손 퍼져 나가길!(A Plague On Both Your Houses)은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문장을 따와서 여기서는 a plague on both these houses로 빗댔다.(역주)

 

“워싱턴도 베이징도 아니다”는 사실상 ‘워싱턴 지지’를 의미

 

이 글에서 나는 현 시대 세계정치의 기본 성격이 미중 간의 제국주의적 경쟁이 아니라 미국 주도의 계속적인 패권추진과 중국 주도의 다극 세계질서 추구 사이의 투쟁이라는 점을 증명하고자 했다. 나는 더 나아가 다극화가 평화와 발전을 위한 더 큰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주의를 향한 인류의 진보에 더 유리한 배경을 제공한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다. 맑스주의자들이 진정으로 “모든 국적과 상관없이 전체 프롤레타리아트의 공동 이익을 밝히고 전면에 내세운다”107)면 다극화를 향한 운동을 지지해야 한다. 중국이 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고, 미국이 반대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진보적인 세계 전략을 계속 추구하면서도 마오쩌둥 이후의 시장 개혁과 (예를 들어) (국유기업의: 역주) 노동자 경영 협동조합 체계로의 전환을 반대하는 중국 공산당 좌파에 번성하는 정치 운동이 있었다면 서방 좌파는 중국 공산당 정부에 대항하는 투쟁에서 그러한 운동을 지원하는 것의 상대적 장점을 평가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환상이다. 중국 공산당 정부에 대한 반대는 주로 사회주의를 훼손하고 다극화 과제를 후퇴시키려는 친서방 친신자유주의적 요소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중국 노동자와 농민들은 전체적으로 정부를 지지하는데 왜 그럴 수밖에 없는가? 1981년부터 40년 동안 국제적으로 정의된 절대 빈곤에 처한 중국인의 수는 8억 5천만 명에서 0명으로 줄었다.108) 생활수준은 사회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향상되었다. 봉급이 오르고 사회복지가 개선되고 있다. 하버드대 케네디 공공정책대학원(Kennedy School of Government)에서 실시한 광범위한 연구에 따르면 중국인의 93%가 중앙정부에 만족하고 있다.109) 심지어 전 영국 비밀정보부(MI6) 작전정보책임자인 나이젤 잉스터(Nigel Inkster)도 마지못해 “객관적인 증거가 있다면 중국 정부의 성과에 대한 대중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지적한다.”고 인정한다.110) 중국 인민들이 자국 정부에 대항하여 봉기하도록 고무하는 기본 조건이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어떻게 생각하든 좌파는 누구나 미국 주도의 제국주의 공격과 신냉전에 맞서 중국을 지지해야 한다. 저명한 벨기에 트로츠키주의 경제학자 에르네스트 만델(Ernest Mandel)은 결코 소비에트 사회주의의 지지자는 아니었지만, 소련이 제국주의로부터 방어되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주장했다. “워싱턴도 모스크바도 아니다”라는 토니 클리프(Tony Cliff)의 슬로건에 반대하면서 그는 이렇게 썼다.

“칼 리프크네히트와 로자 룩셈부르크를 살해한 노스케(Noskes)가 이끄는 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파시즘에 맞서 독일사회민주당을 방어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제국주의에 맞서 소련을 방어하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없는 일’인가?” 111)

중국과 관련 후기 제3진영주의자들은 이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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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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