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새는 날개가 없다

“미국 주도의 세계화가 끝나면 민중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는 진보 좌파 일각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하지만 나는 오늘날의 세계화 위기는 진보의 기회보단 문명적 퇴보의 위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세계화의 최대 수혜자인 중국은 시진핑 집권 이후 세계가 수용하기 힘든 행보를 이어 가는 중이다. 기존 패권국인 미국과 신흥 패권국으로 성장하는 중국이 충돌하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의 도전이 세계화의 결함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되레 세계를 이전보다 퇴보시킨다는 점이다. 독재·인권탄압·언론통제, 중국이 곧 천하라는 식의 중화민족주의 등은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현대의 지향을 역행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 속도가 더 빨라졌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경제적 블록을 형성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세계 수출의 15~20%를 차지하는 중국의 이와 같은 행보는 세계화의 근간을 무너뜨린다…

한국의 좌파는 전통적으로 반세계화에 친화적이었다. 노동자·민중의 이해란 측면에서 일견 타당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세계화의 결함을 해결하는 대안적 세계화 프로그램이 전제될 때만 타당하다. 세계화 자체를 ‘적’으로 삼는 반세계화 편향은 결과적으로 중국·러시아·선진국의 우파 포퓰리즘이 보여주듯, 세계화가 만들어 놓은 작은 진보마저 해체한다. 문명적 퇴보다.”(한지원, “야만이 세계화를 대체할 순 없다”, 매일노동뉴스, 2022.04.28.)

한지원의 극우적 행보는 우연이 아니다. 사회진보연대의 반북 반중 반러 노선의 필연적인, 극단적인 논리적, 실천적 결론이다.
반북은 반중으로 반중은 반러로, 반북반중반러는 그 반대극에 있는 친미, 친일, 친미일한 동맹으로 화한다.
제국주의를 반미반제가 아니라 중국 러시아를 제국주의로 보는 관점은 잠재적으로 한지원이고 사회진보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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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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