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물고기(박금란 시인)
박금란
도시를 자유롭게
빛보다 빠르게 유영하며
세월을 거머쥐는
은빛 물고기 한 마리
그가 쏘아올린 부호가
하늘에 박혀
섬광으로 수놓아져
절망 덩어리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젖히니
새 세상 기적처럼
현실이 되고
공장의 땀내 나는 작업복이
은빛 물고기 섬광으로
말끔해지고
농민의 손바닥에 박힌 옹이가
절로 절로 풀어지고
인류가 열망하는 혁명을
빛보다 빠른 속도로 구석구석
전파하는 은빛 물고기 한 마리
반짝 반짝 은빛 비늘에 쟁여진
희망의 향기
절망에 쓰러진 그대 코끝 스치니
인간이 인간답다 낭만의 향기로
온 세상 빛 초롱 드니
혁명이 따로 없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신비의 은빛 물고기
국가보안법이 막아도
바로 곁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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