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공장에서의 한 정년 퇴직 노동자의 참혹한 분신 사망사태에 대해

기아차 공장에서 임단협 잠정합의 이후 조인식을 앞둔 지난 19일 아침 6시 5분 경 한 정년 퇴직 노동자가 분신 사망을 했다.
아직 사태 전모를 다 파악할 수는 없지만 분신 사유는 유서에도 있는 것처럼 정년퇴직자에 대한 차별과 권리의 후퇴에 있는 것 같다.
이 분신사망을 알리는 신문 기사 댓글 대부분은 고작 그 정도일로 극단적인 분신을 하냐, 극단적 행태가 무섭다 등 고인과 노동조합 일반에 대해 조롱하고 적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고인의 유서에는 “퇴사 이후 사회적 복지를 특정 집단의 복지로 보고 억지로 폄하 행위하지 마라. 일평생 회사와 가정을 위해 살아온 정년자들에게 돌을 던지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년 퇴직자의 권리 축소와 차별에는 차량구매 할인률 인하, 구매기한 축소, 구매 연령축소 등 내용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년퇴직자의 분노에는 눈 앞의 차량 구매 권리뿐만 아니라 수십년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무시, 고립화 등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다. 인간 존엄성과 자존감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린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자본과 언론이 조장한 것으로 여기에 노동조합 내부에서도 일부 동조하는 흐름이 존재하면서 한 평생 노동에 시달렸던 노동자를 비애와 분노에 빠져들게 하고 급기야 분신사망으로 몰아 넣은 것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MJ세대 운운하며 청년과 중장년으로 대립 분열시키며 노동자 내부를 갈라치기 해왔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이러한 차별전략이 청년 정규직 대 콜센터 비정규직과의 대립으로 나타나면서 비정규직 투쟁을 고립시키고 파괴하는 행위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자본이 단 한 번만이라도 청년과 청년 노동자들의 빈곤과 삶을 책임지고, 노동과 권리를 보장해 준 적이 있었는가?
청년(청소년) 노동자들은 지금도 만연한 청년실업과 부채, 주택문제, 참혹한 중대재해 사망, 소외 등 무권리 무복지 상태에 내몰려 있다.
자본의 언론들조차도 삼포 사포 칠포 등 조어로써 청년들의 비참한 삶에 대해 운운하지 않는가.
그러나 저들은 이 책임을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가 아니라 중장년 노동자들, 조직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며 노동자 분열, 노조고립과 파괴 공세를 일삼아 왔다.
이러한 자본의 분열 및 통제 지배책, 이해에 놀아나면서 ‘진보진영’ 일각에서도 정규직 임금을 깍아 비정규직 임금과 처우를 올려준다와 임금체계를 연공급에서 직무급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자본의 분열전략, 여기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한 평생 이 사회의 생산과 발전에 성실하게 복무해 왔던 노동자를 극단적인 분신사망으로 내몰았다.
자본의 세대 분열, 남녀 분열, 경쟁조장, 노조 적대시, 고립과 멸시에 맞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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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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