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후 최초·최다 공공부분 비정규직 48명 집단해고 사태

중부지역일반노동조합 춘천지부 정책부장 이영박

2018년 4월 15일

새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은 국정 운영의 중심을 질 높은 일자리 창출에 두고 이 문제의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수차례에 걸쳐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나 공공부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하여서는 이미 가이드라인까지 발표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민주노총 중부일반노동조합 춘천지부 소속의 노동자들로 춘천시 공공사업장인 ‘춘천시 환경공원 내 도시형폐기물 종합처리시설’에서 근무하던 중 2017년 12월 15일 소각동 노동자 18명이 집단해고 되었고, 다음해 1월 1일 재활용선별장 노동자 30명이 추가 해고 되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초·최다의 공공부분 집단·부당해고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저희 노동자는 2012년부터 이곳 춘천시 소각사업소·재활용선별장에서 6년 동안 춘천시민이 버린 쓰레기를 소각하고 유가품을 선별하는 일을 묵묵히 해왔습니다. 2012년 약 700억 원의 시민혈세를 투입하여 준공된 본 시설은 시공사인 동부건설이 의무운전으로 3년 동안 위탁운영을 해왔으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을 통해 또 다시 3년의 연장 계약을 춘천시와 하게 됩니다.

지난 6년 동안 춘천시의 공공시설이 민간위탁이라는 형태로 운영되면서 이곳 춘천시 신동면 혈동리 소재의 소각사업소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불법 운영이 춘천시 청소행정과의 공모 또는 적극적 방조에 힘을 얻어 공공연히 자행되어 왔습니다.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불법·탈법 처리가 당연한 일로 취급되어 일상화되었고, 민간위탁 재벌기업에 과도하게 주어진 권한으로 인해 불법운영, 인권침해, 임금착취, 성희롱(추행) 등 수많은 부조리와 비상식적 운영으로 얼룩져 왔습니다.

이를 관리감독 해야 할 춘천시의 담당 공무원은 동일 시설 내에 상주하여 근무하지만 어찌된 이유에서인지 단 한 번도 이러한 불법운영과 인권침해, 춘천시민의 예산으로 집행되는 운영비 낭비 등에 관하여 자의적 무관심과 방관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춘천시는 민간위탁업체에 운영권과 더불어 공무원 본연의 책임과 의무도 함께 위탁해 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민간위탁의 수많은 폐해를 바로잡고, 건강하고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어보고자 2016년 10월 10일 저희는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조합 결성 후 성공적 임단협으로 마쳤으나 춘천시는 또 다시 민간위탁 강행을 공식화하였습니다.

중앙정부의 민간위탁 공공사업장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춘천시는 기존의 운영업체와 한시적 연장 계약을 하고 직접고용 전환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춘천시는 이러한 정부방침에 역행하여 또 다시 2017년 11월 7일 3년짜리 민간위탁입찰공고를 발표하고 한라산업개발이라는 악덕자본을 단독투찰로 낙찰시킵니다.

춘천시는 입찰공고문 및 과업지시서상에 고용승계를 입찰조건으로 명기하였고 시의회 보고에서도 고용승계는 당연하고 확실한 것으로 보고하였습니다. 하지만 춘천시는 한라산업개발과의 본계약에서는 고용승계에 대한 부분을 악의적으로 제외시켜 버립니다. 위탁조건에 고용승계 내용을 넣어 보고하고 실제 계약에서는 의도적으로 해당 내용을 삭제한 것입니다.

한라산업개발은 춘천시장, 복지환경국장, 청소행정과 환경사업소장 등과 사전에 공동 모의하여 상식적인 고용승계가 아닌 신규채용공고를 워크넷, 사람인 등 취업포털에 올려 전국적인 공개모집을 강행합니다. 이는 선별적 채용으로 조합원을 흔들고 조합을 와해시키려는 악의적 의도가 명백한 것입니다. 이러한 비상식적 작태에 춘천시장과 담당 공무원은 한라산업개발의 대변인이 되어 신규채용에 응하라는 협박성 공문을 남발합니다. 28만 춘천시민을 대표하는 춘천시장 최동용은 시장이란 탈을 쓰고 민간업체에 사장으로 일을 하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시정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춘천시와 한라산업개발의 입찰 및 계약처리 과정의 정황을 유심히 보면 춘천시는 한라산업개발을 방패막이로 삼아 애초 계약 당시 노동조합 파괴를 목적으로 두고 본계약을 작성했다는 합리적이고도 상당한 의구심을 가지게 됩니다.

담당 공무원과의 유착관계 및 운영사고에 대한 공무원의 면피 수단, 복지부동에서 빚어지는 불법운영관리, 인권 유린, 임금 착취, 반복적 고용불안, 노동조합 탄압, 기업이윤 책정으로 인한 불필요한 혈세 낭비, 일반적 상식을 뛰어넘는 공무원의 갑질 횡포 등 공공시설의 민간위탁은 태생적으로 수많은 병폐를 안고 있습니다.

저희 노동조합 조합원 48명은 민간위탁을 철폐해 달라고 춘천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시청 앞 집회를 시작한지 오늘로 187일이 되었으며, 직접고용을 위한 노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원직복직 외침으로 천막농성을 시작한지 121일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노동조합의 간절한 외침과 절규가 도화선이 되어 춘천시에 뜻있는 시민단체와 많은 시민연대, 종교계, 언론, 정당, 그리고 시민들이 춘천시의 적폐행정을 직시하게 되었고 함께 외치며 행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춘천시장과 담당 공무원들은 지금도 이장폐천(以掌蔽天)의 우둔함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민간자본에 결탁하여 그들의 등 뒤에 자신들의 부도덕함과 교만함을 숨기고 있습니다.

저희 춘천시 소각사업소 해고 노동자 48명은 민간위탁철폐와 직접고용쟁취라는 우리의 목소리가 관철되는 그 날까지 끝까지 투쟁하여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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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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