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도 사월혁명도 현재다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남고!

자연으로서 4월이고 역사적으로 4월이다. 4월과 4월혁명은 현재다. 특히 4월 4일 선고 결과를 낙관만 해서도 안 될 것이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하겠지만, 윤석열 탄핵 선고가 된다면 우리 앞에 유사하게 재현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과도정부 대통령 권한 직무대행에 수석 국무위원인 허정 외무장관이 취임했다. 허정은 4월 28일 가장 먼저 미국 대사 매카나기를 만나, 눈도장을 찍고 미국의 지지를 약속받는다.

그리고 5월 3일 허정은 시정방침을 발표한다.

첫 번째가 확고한 ‘반공 정책’으로 이승만의 ‘반공 정책’을 계승한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부정선거 처벌은 부정을 강요한 고위책임자와 국민에게 잔혹 행위를 한 자에 국한한다고 하고, 그 범위를 축소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럴 경우 3·15부정선거 규탄 마산 데모대에 진압 발포를 명령한 원흉 처단과 이승만 정부 국무위원 그리고 자유당 핵심 고위직의 불법행위는 자칫 적당히 넘어갈 수도 있었다.

“피를 흘린 혁명답게 그들도 참여하는 모두가 원하는 혁명적 정치개혁이 이루어져야 했다. 그러나 ‘나라다운 나라’를 세워야 하는데 투쟁한 세력은 있지만, 혁명을 완성할 주체가 없었다.

신동엽의 시구 ‘껍데기는 가라’처럼 불행하게도, 6월 15일 보수 냉전의 기득권 껍데기 정당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국회가, 내각책임제와 양원제를 골간으로 하는 제3차 헌법 개정을 단행한다.

혁명은 학생들과 사회 밑바닥의 소년·소녀들이 했는데, 과실은 기득권 정당 ‘민주당’이 먹어 치웠다.(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지춘란 (38)ㅡ 이 땅이 뉘 땅인데 오도 가도 못 하느냐! : 사람을 찾아서,  노동자독립언론 울산함성, 2025.04.02)

다행히도 우리는 아직까지 이번 퇴진투쟁에서 피를 흘리지는 않았고, 사월혁명의 요구까지 요구가 올라간 것도 아니지만 윤탄핵 선고가 이뤄지고 펼쳐지는 조기대선과 향후 정치질서에서는 아주 유사한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민주당 현 주류는 지금으로서는 내각제 개헌 방향으로 나간다는 공언은 없었으나 과거 문재인이 촛불투쟁으로 그러했듯, “보수 냉전의 기득권 껍데기 정당 ‘민주당’”이 퇴진 투쟁의 과실을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탄핵선고가 이뤄진다면, 과도내각 보다는 조기대선 방향으로 가고 한덕수 권한대행이 그 관리자가 될 공산이 크지만 확언할 수 있는 건 친미 반노동ㆍ비노동 인사 이재명은 허정 과도내각과 장면 정부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재명은 대중의 폭발적 사회개혁, 사회대개조 요구를 가라앉히고 반미요구의 고조를 가로막는 순치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당선자 신분이었던 김대중이 국민통합ㆍ화해를 명목으로 전두환ㆍ노태우를 석방했듯이, 이재명은 같은 이유를 내세워 내란세력 완전청산 요구를 외면하고 구속될 윤석열을 집권 기간 동안 조기석방할 가능성이 높고 국정공조ㆍ화해를 부르짖을 것이다.

그리고 삼성 이재용과의 만남에서 보듯, 장기불황과 미구에 닥칠 공황에 대비해 경제살리기를 명목으로 기업살리기에 올인할 것이며 이것이 노동자의 희생전담 요구로 나타날 것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공동으로 낸 결의안이었다. 조선일보는 이 결의안의 선도성, 과감성에 국민의힘도 허를 찔릴 정도였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미동맹이 한반도 평화를 파괴하고 심지어 내란ㆍ외환을 촉발시키고 내정간섭의 진짜 원흉인데 이 무슨 언어도단이자 인식파탄의 황당한 결의안인가?

일각에서는 이 결의안에 불참한 조국혁신당 의원들 일부와 극소수 민주당 의원들을 칭찬하지만 이 결의안이 민주당ㆍ조국혁신당 양당의 이름으로 제출됐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조국은 이를 옥중에서 재가했거나 사전 명 했을 것이다.

의원 개인의 진보적 신념이 당과 불일치하고 그럼에도 당론을 수용하며 친미정당에 진보적 색채를 덧씌우는 가리개 악쎄사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친미 보수정당 민주당ㆍ친미 자산가정당 조국혁신당의 이러한 본질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행보를 할 것임은 필연적이다.

운명은 억세게 개척해가는 것이다

그러나 필연을 운명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역사는 운명적인 것이 아니라 자각한 주체들이 집단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사회대중당은 “이것저것 다 썩었다. 혁신밖에 살길 없다”, “보수하다 이 꼴 됐다. 혁신해서 바로 잡자” 등의 선거 구호로 과반수 의석을 목표했다. 특히 “미군정 당시의 한국민주당 시대부터 4·19혁명 직전까지의 광범위한 구악을 들추어내겠다”라고 한국민주당의 후신인 민주당에 전면 선전포고까지 하였다.

두 번째는 혁신계 정당이 단일화되지 못하고 분열되어 반(反)자유당 그리고 민주당 견제 연합선거 전선 형성도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反)혁명세력에 대한 특기할만한 투쟁이 있었다.

바로 ‘반혁명분자 출마저지투쟁’이다. 자유당 부정선거 원흉으로 지목된 입후보자와 부정 축재자 인사들이 입후보한 해당 선거구를 중심으로 사퇴 투쟁이 전개됐다. 3·15부정선거 규탄의 중심지였던 마산에는 ‘3·15청년동지회’를 중심으로 출마 규탄 성토대회까지 개최되었다.(같은 기사)

내란옹호 세력들 대선 출마 저지 투쟁, 내란정당 해산과 내란세력 완전척결 투쟁은 2025년 우리에게도 절실한 당면 과제다.

분열된 혁신계의 한계가 있지만 사월혁명에서 나타난 혁신계의 진보적인 요구와 투쟁을 우리의 정치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제2공화국의 여당인 민주당은 4·19혁명의 혁명 요구에 소극적이고 부정적이었다. 또한 민생보다 파벌 싸움으로 급기야 신·구파로 나뉘면서 정국을 원활하게 이끌지 못했다.

특히 장면 정권의 외세 의존적 반민주·반민족적 본질이 드러나자 민(民)과 학생들은 자주적인 민족 통일 운동을 주장했다.

다행히 1960년 9월 3일에, 진보적 정당과 사회단체들이 ‘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민자통)’를 발기, ‘자주·민주·통일’의 3대 원칙에 입각한 통일 방안을 발표하면서 통일 운동이 크게 활성화된다. 

4월혁명 공간에서 학생운동의 주력은, 대부분 대학 2, 3학년으로 일제 강점하에 신음하던 식민지 조국에서 태어나 민족·민중해방의 숙명을 지게 된 세대였다. 

학생들은 일제 패망 후의 해방공간과 6·25전쟁을 전후하여, 우리 앞세대가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죽어 가는가를 보며 10대 소년·소녀시기를 보내면서 성장했다. 

당연히 부정과 불의에 단호한 20대 젊은 혈기의 학생들은 3·15부정선거와 부정부패의 배후인 이승만정권을 타도하자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이것은 겉으로 드러난 것일 뿐이었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해방공간과 6·25전쟁을 전후하여 앞세대가 흘린 피의 본질을 알고 있었기에, 4월혁명 공간 통일운동에 앞장서는 것은 필연이었다. 

아니 당연히 통일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조직이 필요하였고, 이것이 바로 ‘민족통일학생연맹(민통련)’이었다.

오늘날 사월혁명의 정신이 관제화되기도 하면서 사월혁명을 이승만의 부정선거와 부정부패에 맞서는 투쟁만으로 축소시키는 경우가 태반이다.

사월혁명에 분출됐던 민중의 열망은 미국식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 반대였다. 사월혁명은 빈곤척결과 함께 분단과 분단의 원흉인 외세축출과 자주통일의 기치를 내걸었다. 사월혁명은 “앞세대가 흘린 피의 본질을 알고 있었기에” 이승만 학살 도당의 진짜 배후인 ‘점령자’ 미제를 축출하고 자주적 통일로 나아가려 했다.

진보적인 학생운동이 수행했던 역할을 이제는 대규모로 성장하고 운동을 주도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수행해야 한다.

여기에 전농 중심의 진보적 농민들, 노점단체 등 기층 민중과 진보단체, 진보적 지식인ㆍ진보적 종교인, 이번에 두각을 나타낸 청년들, 민주동문회 등이 사월혁명 민통련이 수행한 진보적ㆍ혁신적 역할을 해야 한다.

사월혁명에서 빈곤척결 생존권 요구가 부각되었는데, 이제는 보다 분명하게 노동착취 반대 실질임금 보장과 만연한 실업에 맞서고 노동악법 철폐, 노동3권 보장 및 쟁취 투쟁, 사유화 반대와 국유화, 빈곤척결, 파산한 소상공인 생존권, 부채탕감과 의료ㆍ 주거ㆍ보육ㆍ교육 무상화를 중심으로 하는 민중복지 보장 문제도 전면적으로 부각되어야 한다.

당시 궐기대회의 핵심 구호는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를 뛰어넘어 “이 땅이 뉘 땅인데 오도 가도 못하느냐!”라는 것이었다. 단일 민족을 오도 가도 못하도록 훼방을 놓는 미국을 몰아내, 주요 모순인 민족 모순을 해결하려는 민중의 열망이 표출된 반미 자주통일 구호였다.

미국은 대북적대ㆍ대북침략 전쟁책동을 위해 윤석열을 돌격대로 삼았다. 이것이 윤석열의 내란ㆍ외환의 배경에 미국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확신하게 한다.

심지어 미국은 ‘보이지 않는 손’이기를 넘어 탄핵과정에서도 노골적으로 내정간섭의 몸체를 드러냈다.

미국의 내정간섭 중단과 깡패 통상압박ㆍ주둔비 인상에 반대하여 한미전쟁 동맹 척결과 평화협정 체결ㆍ미군철수 요구를 전면에 내걸어야 한다.

트럼프가 미군주둔비 인상을 강요하면 “미군은 너희들의 패권적 필요에 의해 주둔하는 것이니 주둔비 인상 필요 없다. 당장 물러가라”는 요구로 싸워야 한다.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 선언 등 민족자결, 민족자주를 파탄내고 민족관계ㆍ동족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만든 것은 미국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자주통일의 전망을 포기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도리어 우리는 내란ㆍ외환의 재발을 막고 극우파쇼 완전 척결을 위해 반북적대 대북전쟁 책동을 분쇄하여 적대화된 남북관계를 평화와 협력의 관계로 민족ㆍ동족관계로 복원시키고 분단을 척결하고 통일을 향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미국의 간섭 없는 확고부동의 제2의 판문점 선언으로 나아가야 한다.

종북몰이 반국가세력 운운 윤석열 내란의 법적 토대, 탄핵반대 극우 파쇼 세력들의 반공의 토대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 한다.

반중혐오, 반러 혐오, 친미숭배 대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대담하고 자주적 대외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요구, 사상으로 분열된 진보진영을 단결시켜야 한다. 진보진영의 단결을 노동자 민중의 단결로 확장시켜야 한다.

사월혁명의 ‘혁신계’를 21세기에 맞게 부활시켜야 한다.

만약 윤석열 탄핵이 기각된다면 급격한 전민항쟁의 시간이다. 그 격동의 순간에 역사적 사월의 요구와 열망을 더 확고하게 부활시켜야 한다.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 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프로필
만국의 노동자ㆍ인민들, 피억압 민족들 단결하라! 이 땅에 발을 딛고 세계를 보는 자주적 맑스레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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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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