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파쇼권력에 의해 합법성이 원천봉쇄 됐다! 제도정치권 재진입이 아닌, 파쇼권력을 끌어내리는 것을 당면 목표로 삼아 투쟁해 나가자!

박정희가 유신헌’법’의 이름으로 영구파쇼통치 체제를 획책했던 것처럼, 제2의 유신 독재 체제로 회귀하려는 박근혜 파쇼 도당은 법의 이름으로 합법적 활동의 여지를 완전 차단하고자 통합진보당 해산을 자행했다. 저들이 말하는 <민주적 기본질서>는 표현의 자유, 사상과 양심, 결사의 자유라는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내용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파쇼 폭력 지배질서>에 불과하다는 것을 저들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파쇼 통치 체제 하에서의 <민주적 기본질서>는 테러 독재 기구인 국정원과 파쇼법인 국가보안법에 의해 유지, 강화되고 있다.
파쇼통치를 전파, 정당화하는 정치적 나팔수는 조중동 및 종편, 권력에 의해 장악당한 방송3사이다. 특히 종편으로 대변되는 파쇼 언론은 식당에서, 법원에서, 경찰서, 터미널, 관공서 등 연일, 어디에서나 개나발 ‘전문가’들을 내세워 파쇼 통치를 선전선동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파쇼 통치 체제를 법적으로 정당화하는 기구이고, 그 재판관들은 거기에 동원된 주구에 불과하다. 헌법재판소를 87년 체제의 산물이라고 하는데, 사실 성문화된 법은 적대하는 세력들 상호 간의 투쟁의 결과로 만들어진 세력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자유주의자들이 반독재 민주주의 투쟁을 제도권 내로 흡수하여 찬탈한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 헌법재판소다. 그런데 지금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현저하게 약화되고 파쇼 반동화가 강화된 결과, 즉 정치적 세력관계가 극우파쇼에 현저하게 유리하게 재편된(일시적이고 불안정하지만) 지금의 불리한 정치적 세력관계를 반영하여 파쇼권력의 반동적 법적기구인 헌법재판소가 8대 1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합진보당 해체를 선고한 것이다.

그 1의 소수의견 조차도 “대한민국 헌정질서에 대한 의연한 신뢰를 천명하기 위한 것이며, 헌법정신의 본질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김이수 재판관)라고 하여 자본주의 ‘민주공화제’의 폭력적 본질을 가리고, 자본주의 독재의 배타적 착취질서를 ‘다원성’, ‘관용’으로 위장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통합진보당 소송대리인단 이재화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통합진보당이 ‘위헌’이라는 결론을 먼저 내려놓은 상황에서 사실을 짜깁기하고 억지논리로 포장한 ‘기획된 결정’이자 ‘의도된 오판’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헌법재판소 선고에 앞서 신은미·황선 씨에 대한 대대적인 종북몰이가 가해졌고, 이러한 광기의 매카시즘 분위기 속에 폭발물 테러 사건이 벌어졌다. 박근혜는 폭발물 테러 직후인 지난 12월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종북 콘서트’ 운운하며 헌법재판소 선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를 예고했다.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청와대 주인의 요구에 충직한 개처럼, 조기에 통합진보당 해산선고를 했던 것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해산 선고 직후 검찰은 한 극우 단체의 고발을 이유로 통합진보당 당원 전체를 국가보안법으로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12월 22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수사관 100여명을 파견하여 코리아연대 등 단체 8곳을 동시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을 파헤친 장경욱 변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신청했다가 기각당하기도 했다.

노동자 투쟁도 예외가 아니다. 같은 날 밤 경찰은 씨앤앰 고공 농성장을 지키는 노숙단식 농성장을 침탈했다.

 

숨 돌릴 틈 없이 몰아치는 공세에 맞서 어떻게 투쟁해야 하는가?

 

통합진보당 오병윤 의원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다른 의원은 이렇게 말한다.

“진보정치를 이어가기 위해, 당장 정당을 만들 수는 없지만 유사정당이 되지 않고, 합법적으로 진보적 정당활동이 가능한 범위를 검토해 다시 당을 세워야 한다.”([스팟인터뷰]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 “사법살인 받았다, 합법 진보정당 다시 세울 것”, 오마이뉴스 14.12.19 )

제도권 틀에서 합법정당을 복원하는 것 자체가 주된 목표가 되어 전면 투쟁을 회피하는 것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당 전체가 해산당하고 새누리당에서는 통합진보당이 신생 정당을 만드는 것과 ‘진보당 보선 출마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으로 합법적 틀로의 복귀를 전면 봉쇄하려는 상황에서 다시 2015년 보궐선거를 쳐다보는 의회주의의 흔적을 과감하게 떨쳐버려야 한다. 이른바 ‘국민여론’의 눈치를 보며 정권과의 전면 투쟁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 권력이 통합진보당 해산 명분으로 내거는 ‘국민여론’은 바로 ‘종북주의’ 격멸 이데올로기에 의해 주조된 지배계급의 반공사상이기 때문이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위급한 상황에서 그러한 안이하고 수세적인 기조로는 합법성의 한 자락도 되찾을 수 없다.

저들이 합법성의 여지를 원천차단하고 있다면 우리는 거기에 부합하여 전면적 반격 투쟁을 조직하여 되돌려 주어야 한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는 지금 정세에 가장 필요한 투쟁 기조가 되어야 한다. 파쇼권력이 가하는 공세에 대해 일말의 환상과 기대를 가지지 말고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서야 한다.

<반파쇼 민주주의 투쟁>이라는 단일 기치 하에 투쟁해야 한다.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댓글 부정선거, 국정원 시국회의,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통합진보당 해산에 맞서 만들어질 범국민기구는 개별적이고 분리된 사안에 대응하는 기구가 아니다. 총체적 부정선거로 등장한 찬탈 정권을 막지 못한 결과 세월호 참사, 통합진보당 해산, 노동자 민중에 대한 전면 공세가 숨 가쁘게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파쇼 정권의 첨병인 국정원을 해체 또는 제어하지 못한 결과, 댓글 부정선거에 대한 규탄 투쟁이 거세질 때 국정원은 셀프 ‘개혁’ 운운했지만, 이제는 더 몸집을 불리며 공작정치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통합진보당 해산과 파쇼 정권에 맞서는 투쟁 기구는 <국정원정치공작대선개입시국회의>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의 재판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민주주의 투쟁 전선은 파쇼 독재에 반대하는 모든 개인과 세력들을 포괄하는 가장 넓고 큰 틀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소부르주아 세력들이 이 투쟁을 주도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시국회의, 국민대책기구 주도세력들이 박근혜 퇴진으로 나아가려는 대중 투쟁을 가둬두고 압살하여 박근혜 정권을 위기에서 탈출하도록 하지 않았는가?

소부르주아 진영이 이 투쟁을 주도하여 투쟁의 불꽃을 약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민주주의 투쟁에 기권하지 말고 중심으로 나서야 한다. 운동 진영 전체가 나서서 생존권과 민주주의를 빼앗긴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농민, 실업자, 청년 등 노동자 민중 전체를 파쇼 정권에 맞서는 투쟁으로 결집시켜야 한다.

민주노총 직선제 선거에서 제기된, 민주주의 투쟁과 분리된 노동자 현안만으로 2015년 총파업을 하겠다는 <전투적 경제주의>는 총전선을 구축하는데 한계가 있다. 2015년 격전을 회피하고 2016년 준비된 총파업을 하겠다는 대기주의는 더더욱 분명한 한계가 있다. 새로운 민주노총 지도부는 2015년 정권과의 격전을 치르는 전투 사령부가 되어야 한다. 현장조직들은 <반파쇼 민주주의> 전선 아래 현장과 거리에서 노동자들을 결집하는 공동 투쟁 전선을 시급하게 구축해야 한다.

파쇼 통치는 신 나찌즘처럼, 전 세계적 현상이다. 자본주의 과잉생산 공황을 통해 나타나는 자본주의 체제의 전반적 위기를 돌파하고 자본 특히 독점자본에게 최대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권력이 노동자 민중에 대한 총공세를 가하는 폭력 체제, 이것이 바로 파쇼 체제이다. 따라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파쇼의 공세는 노동자 민중 전체에 대한 공세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종북주의’ 척결이라는 퇴행적이고 반동적 기치와 폭력적이고 야만적 조치를  취하는 것 말고는 권력에 대한 지지 세력을 튼튼히 하고 지속적으로 묶어세울 아무런 방책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노동자 민중을 회유할 아무런 개량의 여지가 없이 철권통치를 휘둘러대면 댈수록 정권에 저항하는 세력들은 점점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정권은 ‘종북주의’ 공세와 통합진보당 해체 공세를 통해 권력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분열상을 봉합하려 한다. 그러나 노동자 민중이 지리멸렬하지 않고 조직적으로 투쟁한다면 권력 내부 분열상은 한층 더 심화될 것이고, 마침내 우리는 4.19 이후 최초로 권력을 끌어내리는 승리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를 내걸고 실질적인 <자유와 민주주의>를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는 파쇼 지배 체제를 분쇄해야 한다. 다가오는 2015년, 물러서지 말고 대담하게 건곤일척의 승부를 내야 한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반드시!!

 


2014년 12월 23일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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