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지경에 이른 정치적 오류를 교정할 수 있는 건 결국 자기자신뿐

노사과연 [정세와 노동] 2월호에서 김해인 편집위원장은 “편집자 글”로 이렇게 주장합니다.

“‘반제국주의’라는 미명하에, 중국, 러시아, 이란 등에 대해 일각에서 취하고 있는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미를 담아, 전 세계 60여 개 공산당ㆍ노동자당이 연명한, “공산당노동자당이란 인민의 투쟁에 연대하는 공동 선언”을 번역ㆍ게재하였습니다.”

그런데 노사과연이 번역, 소개한 “공산당ㆍ노동자당: 이란 인민의 투쟁에 연대하는 공동 선언”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평화, 인권 및 민주적 권리, 주권, 그리고 사회 정의를 위한, 이란 인민의 정당한 투쟁을 지지한다. 그들 나라의 미래―어떤 위협, 억압, 또는 폭력으로부터 해방된―를 결정할 그들의 투쟁은, 그들의 정당한 권리이다.”

“우리는 또한, 제국주의와 중동의 반동 정권들에 의한, 이란 내정에 대한 어떤 간섭도 강력히 거부한다. 이란에서의 정치적 상황들의 향후 방향은, 오로지 이란 인민 자신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이처럼 공동선언 글은 이란 내부 민중의 투쟁을 지지하면서도, 제국주의와 중동 반동 정권들의 이란 내정간섭도 강력 반대하고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글입니다.
그런데 “그들 나라의 미래―어떤 위협, 억압, 또는 폭력으로부터 해방된―를 결정할 그들의 투쟁은, 그들의 정당한 권리”인데, 서방제국주의자들은 내정 개입으로 그 자주권을 짓밟고 있습니다.

서방 제국주의자들의 이란 자주권 침해는 비단 이란 정부, 국가에 대한 침해뿐만 아니라 이란 민중의 투쟁까지 간섭하며 침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성명은 일반적으로는 이란 내정에 대한 서방 제국주의자들의 개입을 반대하면서도 그 개입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이란 내부 민중의 투쟁을 제국주의자들이 조장하고 이를 통해 이란내정에 실제 개입하고 있는 측면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란에 대한 제국주의 포위공세가 이란 내부 민주주의와 인권을 도리어 악화시키고 있는 측면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짧은 성명이라 모든 내용을 다 담을 수 없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제기하는 핵심 문제는 이 공동성명을 내세워 어물쩡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뒤섞어 자신들의 종파주의, 기회주의적 인식을 정당화 하려는 그릇된 태도에 있습니다.

노사과연은 러시아와 심지어 중국을 제국주의로 간주합니다.
러우 전쟁에 대해서도 양비론적 태도로 이 전쟁의 역사적 배경을 간과하고 나토와 미제, 러시아 간의 영토, 원료 상품 시장을 둘러싼 제국주의 전쟁이라고 간주합니다.
러시아 철군과 서방의 개입 반대라는 초현실적 요구를 합니다.
미제와 나토 제국주의의 침략성, 이중잣대를 폭로하고 전쟁을 도발한 우크라이나 신나찌를 폭로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기 보다는 러시아의 제국주의성을 드러내는데 힘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서방 제국주의의 아프리카 침략 학살 약탈을 은폐, 전가하기 위해 중국 일대일로 신제국주의론이 유포되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중국을 강도와 같은 제국주의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공산당 노동자당 성명이 이란 내정에 제국주의가 개입하지 말라는 요구를 하면서 그 제국주의에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시키고 있습니까?
여기에서 제국주의와 중동 반동국가 내정간섭자들은 이란을 제재하고 고립말살시키고자 하는 미국과 서방 제국주의, 이스라엘 시오니스트들, 여기에 동조하는 친미 서방 국가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많은 공산당.노동자당들이 성명에 공감을 했던 것입니다.

“‘반제국주의’라는 미명하에, 중국, 러시아, 이란 등에 대해 일각에서 취하고 있는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미를 담아, 공동선언을 번역.게재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부정직한 태도입니다.
국제적 차원서 미제와 서방 제국주의자들의 개입을 반대하면서 이란 민중의 투쟁을 지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란 민중이 이 투쟁을 온전하게 하려면 서방의 인권공세의 이중잣대와 이란에 대한 제재와 서방의 개입을 제대로 반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아니면 이란 민중의 자주적 투쟁이 자칫 서방의 이란 레짐체인지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사과연은 이란 내부의 모순만 분리해서 계급투쟁만 강조할 뿐 국제적 주요모순과 통일적으로 사고하지 않습니다. 자주성의 의미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미제축출에 대해 탈레반의 반동성 운운하며 그 축출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전혀 인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노사과연은 이란 문제에 대한 공동선언을 내세워 자신들의 오류를 은폐하고 중국, 러시아 제국주의론, 러우전쟁에서 자신들이 취하는 기회주의적 입장을 정당화하지 말기 바랍니다.
이란 내정의 문제로 변죽을 울리지 말고 반미반제 투쟁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동참하기 바랍니다.
미일한 동맹과 조중러 동맹 사이에서 양비론적 태도를 취하지 말기 바랍니다.
민족문제에서 범한 오류를 국제문제에서도 추가로 범하지 말길 기대합니다.
정치적 파산을 구제하는 건 바로 오류를 용감하게 신속하게 교정할 수 있는 자기자신들 외에 누구도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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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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