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 박물관에서 _ 참혹한 학살의 흔적들

오늘 베트남 전쟁 박물관에서 내가 본 사진들은 두 눈을 뜨고 보기 힘들정도로 참혹한 것들이었다. 누군가의 상상으로 인해서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그림이 아닌, 사실상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사진 자료들이 대다수였다.

1968년 3월 16일 30명의 미군은 4시간 동안 꽝응아이성에 손미와 미케에서 504명의 민간인을 M-16 소총과 M-60 기관총으로 무차별 학살했다. 이런 끔찍한 학살은 사실 베트남 전쟁 당시 남베트남 전역에서 미군이 자행하던 짓이다. 심지어 미라이 학살을 은폐했던 미군의 한 인사는 대부분의 미군이 “크고 작은 미라이를 숨겨놓고 있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따라서 미라이 학살은 단순히 미군의 유일한 학살이라고 볼 수 없다. 소위 자유사격지대에서는 이러한 학살들이 빈번히 일어났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죄다 베트콩으로 간주하고 학살했을 정도다. 이러한 학살은 한국군이나 남베트남군 또한 적잖게 자행했으며, 미국을 위시한 연합국 세력들은 민간인에게 테러를 가해놓고도 전부다 북베트남과 베트콩 탓으로 돌리기 바빴다.

고엽제로 인한 피해와 폭격으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베트남 전쟁으로 300~500만 명이 죽었는데, 이들 중 200~400만 명은 민간인이고 100~150만 명은 군인이다. 거기다 민간인과 베트콩의 구분같은 건 전혀 없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미군은 베트콩으로 의심되는 민간인이 보이면 헬기와 전투기로 기총소사를 해도 됐고, 미사일이나 폭탄을 민간인에게 사용해도 문제가 되질 않았다.

글, 사진(김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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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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