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불매, 친재벌·친정권 애국주의를 넘어 반일본제국주의, 반한미일동맹, 프롤레타리아 국제연대로 나아가자!

1. 작금의 한일 간 ‘무역전쟁’ 관련하여 운동진영 내에서 주로 두 가지 편향이 있다. 하나는 결국은 정권과 재벌의 이익에 봉사하는 애국주의이다. 이 흐름은 국내 계급모순을 직시하지 못하고 한국에서 독점자본주의의 고도의 발전을 부정하면서 한국 재벌의 이해를 대변하는 선전대로 나서고 있으며 문재인 정권의 비호자가 되고 있다. 반대로 한국 내 재벌과 문재인 정권과의 투쟁을 주장하되,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자행되었고 아직도 남아 있는 역사적 문제에 대해 기권하고 있는 흐름이 있다.

2. 한일 간의 ‘무역전쟁’은 극우 군국주의 정권인 일본 아베 정권이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 역사에 대한 전면 부정으로부터 비롯됐다. 이 ‘무역전쟁’은 한국법원이 일제의 조선에 대한 식민지 지배 시절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 전범기업이 배상하라는 조치에 대해 아베 정권이 핸드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3. 아베 정권은 밖으로는 전쟁포기가 명시된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변모시키려 한다. 아베 정권은 수억, 수천만 아시아인들과 일본 인민들의 피가 서려 있는 평화헌법을 개정하려고 하고 있다. 아베와 일본 제국주의의 진정한 정치적 의도는 무엇인가?

아베가 의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전쟁 책임을 결국 무시하겠다는 것이고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집단자위권 행사를 배경으로 일본제국주의의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주도권을 아시아에서 부활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일본제국주의의 꿈을 부활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제국주의가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혼자 힘으로 그것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아시아 태평양에서의 세력 재조정을 위한 미제국주의의 군사적 재편성에 호응하면서,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지렛대로 하여 일본제국주의의 특별한 이익을 추구하려 노력했다. 나는 이것이 전쟁 법안을 강제로 제정하려 했던 아베의 진정한 의도였다고 생각한다.(야마시타 이사오(山下勇男), <활동가집단 사상운동> 전국운영위원회 책임자, “일본 인민의 역사인식을 확립하자 – 일본 제국주의 패배 이후 70년의 오늘날 의미 전쟁법안 성립은 우리들에게 무엇을 묻고 있는가”, 계간 “사회평론(社会評論”), 2016년 1월, 183호, 노동자정치신문, 2016년 6월 15일)

아베 정권은 2014년 7월 1일 임시각의(한국의 국무회의에 해당)에서 집단 자위권 행사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아베는 이러한 ‘해석개헌’을 통해 평화헌법 개정의 토대를 마련하고 평화헌법 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헌법 9조 2장 2항에는 “전황(戰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 그 외의 전력은 이를 보유하지 아니한다. 또한 국가의 교전권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일본 내 상당수 헌법학자들은 현행 자위대가 위헌적 요소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자위대의 목적이 전수(全守)방위에 국한돼 있었지만 헌법 개정으로 ‘자위군’ ‘일본군’으로 바뀌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송창섭 기자, “아베의 자위대 위상 강화를 가장 바라는 쪽은 미국”, 시사저널, 2019.07.14.)

이번 21일 참의원 선거는 아베로서는 헌법 개정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아베 총리가 총재를 맡고 있는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 그리고 일본유신회 등 개헌에 찬성하는 극우세력은 현재 중의원에서 모두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중의원에서 이미 개헌 발의선을 확보해 둔 아베 총리는 참의원 절반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85석을 더하면 개헌 발의선을 넘는다고 한다.)

4. 아베는 밖으로는 군국주의적 책동을 일삼고 안으로는 공모죄 등으로 일본판 국가보안법을 제정하여 정치활동과 자주적인 노동운동을 탄압하고 있으며 소비세 인상과 연금 개악으로 반인민적 조치를 강화했다. 게다가 아베는 부인과 함께 ‘사학스캔들’(사학 스캔들은 일본 한 사학재단이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를 명예교장으로 위촉한 뒤, 재무성이 보유한 국유지를 시가 8분의 1의 헐값에 사들인 사건)로 부패한 아베에 대한 인민적 원성이 고조되어 있었는데 그때마다 아베는 조선의 핵시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핑계로 애국주의를 조장하여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여 왔다. 그런데 이제 아베는 수출규제로 한국을 타깃으로 하여 일본 내 반한감정과 우익적 배외주의를 조장하여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악천후로 인한 낮은 투표율과 소선거구 제도의 결함 등의 영향도 있지만, 요컨대 결과적으로 다수의 일본 국민이 그것을 선택한 것이다. ‘모리·가케 의혹’(학교법인 모리토모학원 부지 취득 경위 및 학교법인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에 아베 신조 총리가 관여했다는 의혹 사건)이나 ‘아베노믹스 비판’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북조선 위협’을 계속 외쳐온 아베 정권의 전략이 주효했다. 그 결과 일본 정계에 ‘리버럴 세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됐다. 즉 ‘전체주의’ 상태다. ‘리버럴파의 퇴락’이 마침내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일본 사회는 여기서 다시 일어나 민주주의를 재구축할 수 있을까? 전쟁과 파시즘의 위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맨 먼저 희생당하는 건 재일 조선인 등 소수자(‘내부의 타자’)다. 하지만 결국 ‘국민’ 다수도 희생을 면치 못할 것이다 … 향후 몇 년간 일본 정치는 ‘북조선의 위협’ ‘도쿄올림픽’ ‘천황의 양위’라는 토픽들을 중심으로 움직여 갈 것이다. 이들 ‘정치적 자원’을 여당과 지배층이 자기 권익 확장을 위해 철저히 이용해 먹을 것이다. 이의를 제기하면 ‘비국민’ 취급을 당하고 ‘배제’당하게 될 것이다. 필요할 경우 ‘공모죄’ 등을 활용해 탄압도 하겠지만, 폭력적으로 배제하기 이전에 국민 다수는 (리버럴파를 포함해서) ‘자숙’하고 ‘미루어 헤아려’서 자발적 예속을 점점 더 심화시켜 갈 것이다. 전체주의의 완성 형태로 가는 것이다([서경식 칼럼] ‘민주주의’의 폐허, 그 대량소비의 끝, 한겨레신문, 2017-11-02).

일본 인민들은 한때는 10만 이상이 결집하는 아베 정권 퇴진 투쟁을 힘차게 벌였으면서도 일본 공산당조차 천황제를 찬성할 정도로 극우적인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정치적 전망을 상실하면서 다시 고조되는 애국적 열풍에 사로잡혀 아베를 지지하고 있다.

정치적 전망의 부재 속에 저항성을 상실하고 철저하게 노예화된 정치의식이 극우 군국주의아베 정권의 정치적 숙주이다.

5. 일본 우익들의 역사왜곡은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연례적으로 벌이는 제국주의 책동의 일환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본 극우세력들에게 있어서 과거 식민지 시절에 대한 사죄는 평화헌법 개정과 군국주의 책동의 길에 장애가 조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 역사에 대한 왜곡으로 이 장애를 돌파하려 시도하는 것이다.

6. 아베의 수출규제에 대해 한국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여행 자제 분위기 속에 일본 규탄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일본의 ‘무역전쟁’에 대해 조국 등의 개인발언 형식으로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본경제보복대책특위를 꾸려 “일본의 보복은 단순한 경제전쟁이 아니라 사실상의 경제침략”이라고 규정하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7.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전 국민적 단합을 주장하면서 이참에 재벌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친재벌 조치를 강화하는 계기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회재정부 장관은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대응책의 일환으로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해 유연근로제 확대로 주52시간 근무제 특례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제의 인민에 대한 극도의 수탈과 착취가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대한 분노의 원천일 텐데, 문재인 정권은 파렴치하게도 반일 애국주의를 조장하면서 일본 제국주의자들처럼 노동자 인민을 공격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4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며 총파업 자제를 당부하며 “노조활동이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불법 행위에 대한 의법조치 방침도 밝혔다.

노동부 장관 역시 일본의 수출규제를 틈타 한국재벌을 비호하면서 노동자들의 지극히 정당한 노동3권을 부정하고 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예고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실업자본부’ 답게 실업문제를 악화시키면서도 국민들의 순수한 반일 감정을 악용해서 재벌 착취 강화에 복무하고 있는 것이다.

8.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제3정조위원장인 최운열 의원은 지난 18일 “국민적 분위기를 외면한 채 불만을 총파업이라는 극단적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 아니다”, “많은 국민이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대응해 국력 집중을 주장하며 총력적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을 규탄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3년 내)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달성하지 못한 것을 진솔하게 사과했다. 그런데도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를 노동 탄압 정부로 규정하고 총파업을 예고했다”며 “노조에 가입하지 못한 절대 다수 노동자와 국민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행태가 구시대적 경영 틀을 벗어나야 하듯 노조 역시 20세기 산업화시대에서 낡은 틀을 벗어던져야 한다”며 “민주노총에 파업 철회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사람 죽여 놓고도 사과하면 다라는 식이다.

문재인 정권이 소득주도 성장(임금주도 성장), 노동존중을 외치면서도 취임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공약을 폐기하고 최저임금의 실질적 동결로 가난한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사과 한 마디로 반노동자적 공격을 정당화 하고 있다. 저들은 최저임금의 사실상 동결로 노동자들을 빈곤으로 몰아넣고 파업권을 무시하면서 “노조에 가입하지 못한 절대 다수 노동자와 국민지지” 운운하며 민주노총을 노동자 대중과 철저하게 분리시키는 이간책을 구사하고 있다.

9. 정부와 민주당, 여야5당들이 청와대에 모여 국민적 단결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일본의 행태에 분개하며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경제침략’에 맞서 “독립운동은 못해도 불매운동은 한다!”며 반일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

이러한 국민적 분노는 식민지 시대 경험에 대한 역사적 분노의 표현이다. 제국주의 침략을 자행했던 일본 내에서 일고 있는 반한적 배외주의적 감정은 식민지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한국 내에서 일고 있는 반일적 감정 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현재 독점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했다. 따라서 이러한 반일적 감정은 정권과 자본의 의해 애국주의, 국가주의로 활용되면서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 ‘좌(左)냐 우(右)냐’가 아닌 ‘애국이냐 이적(利敵)이냐’이다”라며 “대한민국의 의사와 무관하게 경제 전쟁이 발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전쟁의 ‘최고 통수권자’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며 “전쟁 속에서도 협상은 진행되기 마련이고 가능하면 빠른 시간 종전을 해야 한다. 그러나 전쟁은 전쟁이다.(조국, 페이스북)

조국 민정수석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일본의 수출 규제 관련 의견차, 입장차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서로 비난하거나 갑론을박을 할 시기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 대통령을 도와야 할 때”라는 발언을 소개하며 “존경한다”고 했다. 조국에게 있어서 문재인은 일본과의 경제전쟁을 이끄는 최고사령관이고 재벌집단들은 그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참모부로 “존경”의 대상이다.

10. 도쿄 경제대 서경식 교수는 아베 정권과 극우적 분위기와 일본 사회의 전체주의적 기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판한 적이 있었다.

반일이란 말 하나로 비판자들을 입 닫게 만들고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려 내부 단합을 꾀한다. 온건한 비판조차 ‘나는 반일주의자가 아닙니다’라는 말을 전제로 깔아야 할 만큼 전체주의적 기운이 만연했다. 세계가 전체주의·파시즘과 맞서 싸워 이겨낸 지 70여년 만에 그 사상적 유산은 어디로 사라져버렸단 말인가?(서경식 도쿄경제대 교수, “‘12·28 합의’ 그대로 두면 한·일 모두에 역효과 낼 것”, 한겨레신문 [토요판] 인터뷰, 2017-05-28)

그런데 조선의 핵위협을 핑계로, 최근에는 반한감정을 조장, 일본의 국가주의를 고취해 권력을 강화하고 일본 제국주의의 군국주의적 팽창 야욕을 충족시키는 아베의 “전체주의”로부터 문재인 정권은 일본의 ‘수출규제’를 기회로 노동자와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국민적 단합을 고취시키는 책략을 답습하고 있다. 문재인이 아베를 흉내 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베는 제국주의 지배의 경험을 토대로, 문재인은 식민지 피지배의 경험을 토대로, 그 역사적 기반은 다르지만 그 정치적 음험한 책략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11. 이러한 상황에서 운동 진영 내에서도 애국주의 열풍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문재인 정권을 옹호하고 있다.

일본 군국주의 부활은 당면해서는 구체적으로 자유한국당의 정권재창출과 결부돼 있다. 아베의 경제공격이 문재인 경제를 타격해 자유한국당의 재집권에 도움을 주려는 기획으로 읽히는 배경이다…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의 극우세력들은 한국이 ‘에칭 가스’를 북에 밀수출했다는 말을 만들어 돌리는 등 ‘가짜뉴스’를 유포해 대응을 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의 정당하고 건강한 반일자주의식을 왜곡하고 폄하하는 데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다들, 국민과 문재인 정부를 이간질하겠다는 속셈에서 나온 행보들이다 … 국민들이 제시해주는 대로 애국주의와 민족자주의 원칙을 튼튼히 틀어쥐면 된다.(“군국주의 왕초 아베의 경제공격, 어떻게 막을 것인가?”, 자주통일연구소)

이번 아베의 수출규제가 “문재인 경제를 타격해 자유한국당의 재집권에 도움을 주려는 기획”이라면 ‘문재인 경제’를 사수해야 한다. 그런데 정권의 ‘경제’는 바로 재벌의 경제에 다름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이미 재벌의 경제를 사수하기 위해 노동자에 대한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자주파 일각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를 ‘개혁파’문재인 정권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면서 정권을 옹호하며 애국주의 열풍에 편승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재벌들과 문재인 정권이 반일 감정과 애국주의를 유포하면서 총선 승리와 정권재창출 기도를 하고 이참에 재벌들을 위한 특혜로 노동자 계급에 대한 공세를 취하고 있는 점을 망각하고 있다. 한국 독점자본주의의 발전을 간과하고 몰계급적이기 때문이다.

12. 이번 한일 ‘경제전쟁’ 문제는 한일 간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미일, 한미일 간의 문제이기도 하다. 앞서 아베의 해석개헌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해석개헌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과 일본은 2015년 4월 27일 군사동맹의 지리적 범위를 전세계로 확대하는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11개 안보법안의 통과를 전제로 한 것이다.

최근 미하원 외교위원회에서는 지난 17일(미 현지시간) ‘공동의 이익 추구를 위한 한미·미일 간, 그리고 3국 간 협력의 중요성과 활력에 관한 하원의 인식’이라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에서는 “미일, 한미 동맹은 ‘평양 정권’의 위협에 대한 대응을 포함해 아시아 역내 안정에 필요한 토대”라며 “미국과 일본, 한국은 글로벌 도전을 해결해나가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들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등을 막기 위한 노력을 확약했다”고 설명했다. 이 결의안에서는 또한 북한의 지속적인 국제법 위반과 인권 침해를 지목하며 “3국 간 외교안보 공조 강화를 위한 전략 마련과 실행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13. 미제국주의가 주도하는 한미일 동맹은 반도 이남을 반소비에트, 반중국인민공화국, 반조선의 반공주의를 위한 제국주의 침략 전초기지로 활용했다. 이를 위해 미제의 관할 하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부활시키는 전략적 목표를 구사했다. 이른바 제2의 카스라-테프트 밀약이라는 ‘캐넌설계도’(한반도에서 만주에 이르는 일본의 구식민지는 다시 한 번 일본에 통치를 맡기는 것이 미국에는 이득이라는 미국의 외교 정책상의 전략)를 계획했다.

미국이 약화된 자신의 힘을 보충하고 제국주의 진영의 공동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일본의 재무장을 독촉하고, 나아가 동북아시아에서의 제국주의 첨병의 역할을 떠맡도록 부추긴 일련의 장기적 계획은 한국전쟁을 전후해서 이미 그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새삼 반복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1953년 11월 15일 일본을 방문한 당시 미국 부통령 닉슨은 미일협회 환영석상에서 “일본에 전쟁 포기의 헌법을 강요한 것은 미국의 오류였다”라고 단언하였다. 이는 일본 군국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을 저지시키고자 하는 전 세계 민중의 열망을 뒤엎어버리고 군국주의의 재개를 희망한다는 미국의 속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은 사건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1953년 7월 15일부터 교섭이 시작되어 1954년 3월 8일에 조인된 미일상호방위원조협정이 체결됨으로써 일본 재군비의 본격적 단계를 열었고 방위청이 설치됨과 동시에 자위대가 발족되었다. … 이는 미국의 아시아 전략, 즉 반제국주의 세력의 진압을 위해 일본의 군사력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공식화하고 명분화한 것이다.(박세길, ‘되살아나는 전쟁음모’,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2”, 138쪽)

14. 논란이 많지만 한국전쟁의 발발도 미국의 이러한 전략적 목적이 담겨 있고, 이후 한미군사동맹, 한미일 동맹은 이러한 정치적 구상에 의해 만들어진 측면이 크다. 따라서 미제국주의로서는 일본 제국주의의 편을 들어 한일 간의 역사왜곡을 둘러싼 논란을 항상 잠재우려 했으며 이번 수출규제에 문제에서도 하원 외교위원회의 결의안에 나와 있는 것처럼, 미제국주의 주도 하의 반북 한미일 전쟁동맹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 차원에서 미제국주의는 일본을 유엔사에 포함시키려 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때에 자위대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아베의 헌법 개정 뒤에는 미국의 암묵적 동의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일본 단독으로 이런 일을 펼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최종호 조이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015년과 2016년 《참모본부와 육군대학교》, 《일본군의 패인》을 번역 출간한 일본군 전문가다 … 최 변호사는 “자위대 위상 강화를 가장 바라는 쪽은 미국”이라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에 따르면, 미소 냉전시대 미국은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동아시아와 유럽으로 미군 전력을 양분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군사대국화가 강해지면서 자위대를 동아시아 방위의 보조수단으로 삼으려하는 움직임이다. 현재 자위대는 22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 변호사는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 정부는 일본군의 재무장부터 요구했다”면서 “미국 주류가 방위비 절감과 미국산 무기 판매에 적극 나설 경우 일본 자위대의 위상강화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송창섭 기자, “아베의 자위대 위상 강화를 가장 바라는 쪽은 미국”, 시사저널, 2019.07.14.)

최근 미국무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공동 노력에서 중요한 수단”이라며 “연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15. 결국 문재인 정권은 반일 감정을 부추기면서 국민적 단합을 호소하고 애국주의를 유포하고 있지만, 그 뒤로는 한미일 전쟁동맹을 철저하게 신봉하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정권이 반일감정을 유포하면서도 한미일 동맹을 숭상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하나도 다르지 않다.

16. 1997년 경제공황 당시 자본과 권력은 위기에 빠진 국가를 구하기 위해 국민들의 순수한 애국심을 이용해 금모으기 운동으로 애국주의 열풍을 조장했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의 무정부적 생산 속에 만들어지는 과잉생산 공황의 본질은 은폐되고 자본은 노동자 인민에게 위기를 전가하여 공황을 탈출할 수 있었다. 진보진영 내에서도 이 공황을 자본주의의 내적모순의 발현으로 보지 않고 ‘신탁통치’ 운운하는 세력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과학을 포기하고 애국주의 열풍에 편승했다. 자본과 권력은 다시 민중의 일본 식민지 경험에 대한 순수한 분노를 악용하여 경제위기와 일본이 선전포고한 ‘경제전쟁’을 부각시키며 21세기판 물산장려 운동인 불매운동으로 한국 자본의 생산품(국산품) 이용을 고무하고 있다.

17. 노동자 계급은 문재인 정권이 한일 무역전쟁을 이유로 노동자 계급에 대한 공세를 취하는 것에 맞서 단호하게 투쟁해야 한다.

1) 노동자 계급은 반일 애국주의 감정에 맹목적으로 휩쓸릴 것이 아니라 자주적인 역사의식을 가지고 일본 제국주의의 군국주의 책동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일본 제국주의의 징용 배상 거부와 성노예 문제 등 역사왜곡에 대해 싸워야 한다.

2) “주일미군의 각종 무기는 일본 자위대가 수송한다”는 미·일 안보조약의 조항에 의거하고, “미·일은 공동연합작전을 수행”한다는 집단적 자위권의 지침과 한일군사정부 협정에 따라, 정보활동을 이유로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 해역에 진출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반일 감정을 유포하면서도 한미일 전쟁 동맹을 숭상하는 문재인 정권의 이중성을 폭로해야 한다. 말로는 한일군사정보협정을 폐기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미국의 눈치를 보며 이 협정 연장에 동조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규탄해야 한다.

3) 북핵, 중국 방어용을 명목으로 설치되어 동북아에서 전쟁을 부르는 사드 철거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4) 애국주의 조장으로 재벌의 탐욕스러운 이해를 관철시키려는 자본과 문재인 정권의 사악한 의도에 속아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 정권의 최저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을 규탄하고 공세적인 생활임금 쟁취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재벌 규제완화와 파견근로제 개악 기도에 맞서 싸워야 한다.

5) 노동자 계급은 맹목적인 반일 애국주의가 아니라 반일본제국주의, 한미일 전쟁동맹에 맞서 싸워야 한다. 노동자 계급은 아베의 평화헌법 개정과 전쟁국가로의 변모에 맞서 투쟁하며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는 일본의 반전평화세력과 국제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한일 노동자 인민은 오키나와와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투쟁해야 한다.

6) 마지막으로 노동자 계급은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 수출품 소재 수출규제에 대해서는 분노하면서도 미제가 중심이 되는 전 세계 제국주의 체제가 쿠바와 조선에 대한 수십 년 동안의 물샐틈없는 봉쇄에 동참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이중적 모습을 규탄하며 쿠바와 조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며 싸워야 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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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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