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구속자 사면 및 수사 중지ㆍ 공소 취소 촉구 기자회견문>
지난 5월 27일 열린 <검찰의 무리한 국가보안법 기소 규탄과 석권호·김영수 등 국가보안법 구속자 석방 촉구> 기자회견에는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을 전개해 온 시민사회단체들이 집결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이른바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은 피고인 6명 가운데 4명이 무죄 판결을 받은 실체 없는 사건이자, 내란을 정당화하기 위해 조작된 ‘민주노총 간첩 만들기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국가보안법 구속자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2025년 8월 7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소속 의원들은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 시기 노동 탄압으로 사법처리된 노동자와 노점상에 대한 사면·복권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이에 이재명 정부는 전국건설노동조합과 화물연대 조합원, 농민, 노점상 등 184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습니다.
우리는 이 사면이 국민주권 정부가 과거 정권에서 저질렀던 반노동자ㆍ반민중적 행위를 바로잡는 출발이라고 보고 이러한 조치를 적극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윤석열 정권이 ‘반국가세력 척결’을 내세우며 종북몰이로 내란·외환을 정당화하려는 과정에서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이들이 단 한 명도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윤석열 정권하에서는 가히 ‘간첩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국가보안법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피의자 수는 총 151명에 달합니다. 이는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삶을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윤석열 정권의 12·3내란은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한다”는 명분 하에 자행되었습니다. 윤석열은 지난 2월 25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도 ‘간첩’이라는 표현을 무려 25번 언급했습니다.
윤석열은 “북한을 비롯한 외부 주권 침탈 세력과 우리 사회 내부 반국가 세력이 연계해 국가안보와 계속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간첩들이 가짜뉴스, 여론조작, 선전·선동으로 우리 사회를 갈등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내란을 정당화 했습니다.
이처럼 윤석열 정권하에서 진행된 일련의 간첩사건들은 모두 12·3 내란을 준비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결국 간첩은 암약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간첩 전성시대’는 실제 간첩이 득시글하는 국가가 위기에 처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횡행했던 억압적 통치가 되살아났음을 의미했습니다.
간첩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간첩단의 구성원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최근 재판 결과 전국적으로 제기된 이른바 간첩단 사건들이 조작됐거나 부풀린 사건으로 드러난 만큼, 여전히 간첩단의 수괴로 내몰려 구속돼 있는 국가보안법 사건의 양심수들도 모두 석방돼야 합니다.
헌법상 북을 괴뢰국가로 규정하는 영토조항은 그 대상의 괴뢰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사회가 반북 적대감에 사로잡힌 이상(異常)사회임을 자각하게 합니다. 이러한 영토조항과 이에 근거한 국가보안법이 아니라면 회합·통신 자체는 범죄가 될 수 없습니다. 범죄는 회합·통신 자체가 아니라, 이를 통해 테러, 암살, 방화, 납치 등 반사회적 범죄를 모의하거나 실행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이들은 범죄자라기보다 이 사회의 자주와 평화, 통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온 사람들이며, 이 사회의 빛과 소금 같은 존재들입니다.
내란 청산과 사회 대개혁은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양심수를 감옥에 가둔 채 이 사회의 민주주의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지금 내란 청산을 바라는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고, ‘주적’ 논란을 앞세워 재결집을 시도하는 국민의힘과 극우 반공세력의 정치적 기반을 약화시키는 한편, 적대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2025년 노동자·농민·노점상에 대한 대대적인 특별사면의 취지를 이어받아, 현재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이들을 전원 사면하고,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수사를 중단하고 공소를 취소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사회 각계각층의 단체들과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 사면투쟁에 앞장서며, 구속자 석방뿐만 아니라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올해 8·15 광복절을 맞아 <국가보안법 구속자 사면 및 수사 중단·공소 취소>를 위한 전국적인 서명운동에 광범위하게 돌입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이 사회의 자주와 민주, 진보를 염원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반민주 악법, 국민 통제 악법 국가보안법을 즉각 폐지하라!
2. 이재명 정권은 국가보안법 구속자들을 전원 사면 석방하라!
3. 국가보안법 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공소를 즉각 취소하라!
2026년 7월 7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민주노총/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양심수후원회/이정훈무죄석방대책위/국가보안법구속자석권호석방대책위원회/통일시대연구원/자주연합/사월혁명회/전국노동자정치협회/윤석열내란청산국가보안법피해자공동대책위원회/국가보안법7조부터폐지시민연대/김련희송환추진위원회/국가보안법-국가정보원 불법사찰 피해자대책위/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민족작가연합/반파쇼민중행동]
국가보안법 사건별 검토[첨부자료]
1. 2022년 11월 9일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제주, 전북, 경남 창원·진주 등에서 ‘자주통일민중전위 사건’을 명목으로 진보 인사 8명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당시는 10월 29일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윤석열 정권이 심각한 국정 운영 위기를 겪으며 정치적 비판에 직면해 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국가정보원과 검찰·경찰의 대대적인 국가보안법 사건 수사는 이태원 참사 이후 심화된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위기를 공안탄압으로 전환하고,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유지와 국가보안법 제2조 및 제7조에 대한 헌법재판소 위헌법률심판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2. 윤석열 정권이 취임한 지 8개월여 만인 2023년 1월 18일, 국가정보원과 경찰 800여 명은 민주노총 사무실을 포함해 보건의료노조사무실, 기아자동차노조 광주공장 사무실, 제주 세월호 기억관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습니다.
3. 민주노총 간첩단 조작사건에 이어 2023년 3월에는 이른바 ‘자주통일민중전위 사건’을 ‘창원 간첩단 사건’으로 확대·조작해 4명을 국가보안법 위반과 범죄단체활동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2023년 4월 5일에는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이른바 ‘제주지역 간첩단 사건’을 터뜨리며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습니다.
그러나 대표적인 사건인 이른바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 항소심에서는 조직사건의 실체가 인정되지 않아 피고인 6명 가운데 4명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또한 이 사건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장이 사건 관련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면서 검찰의 기소가 무리했다는 점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4. 이른바 ‘창원 간첩단 사건’에서도 검찰은 동영상 원본 대신 일부 장면을 캡처한 정지화면만을 증거로 제출하고, 원본 동영상은 변호인단과 재판부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증거의 신빙성과 절차의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며, 무리한 기소와 조작 의혹이라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결국 이 사건의 피고인들 역시 2023년 12월 7일 전원 보석으로 석방돼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5. 소위 ‘제주 간첩단 사건’ 역시 관련자 전원이 보석으로 석방되면서 검찰의 기소가 무리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6.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대표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2025년 12월 24일 항소심 재판부는 “대한민국에 실질적인 해악을 미칠 위험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재판부의 판단과 양형 사이에 균형을 잃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7. 2021년 5월 27일 문재인 정권 당시의 이른바 충북 간첩단 사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징역 12년 등의 중형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이적단체 구성 및 범죄단체 조직 혐의 등에 대해 일부 무죄가 인정되면서 징역 2년~5년으로 감형되었습니다.
특히 국가정보원과 검찰·경찰은 피고인들이 북측의 지령을 받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했다고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공소사실의 주요 내용은 청주지역에서 F-35A 전투기 도입 반대 운동과 북측에 묘목 보내기 운동 등을 벌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국가정보원과 검찰·경찰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한 내용이 실제로는 지역사회의 평화운동과 통일운동에 관한 활동이었음을 보여주며, 이는 공안기구의 기소 내용이 터무니없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8. 이정훈 연구위원은 2021년 5월 14일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 소지와 회합·통신 등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후 구속기간 만료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중,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사건 발생 후 4년 6개월이 지난 2025년 11월 12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그러나 2026년 4월 14일 항소심 재판 도중 보석이 허가돼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북측 공작원으로 지목된 ‘고니시’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국제사실조회를 실시하고, 이정훈 연구위원의 보석을 허가한 것은 사건 조작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역시 북측 공작원으로 지목된 고니시의 사망설까지 제기되는 등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령 공작원’을 근거로 한 조작 사건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남은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저술해 시중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87, 6월 세대를 위한 주체사상 에세이』와 『북 바로알기 100문 100답』이 관련 사상과 정책을 분석한 학술연구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적표현물로 판단됐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이 사건은 조작 사건인 동시에 국가보안법이 인간의 양심과 사상, 나아가 생각까지 얼마나 억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며, 국가보안법의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낸 사건입니다.
9. 2024년 8월부터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아온 민중민주당 한명희 대표와 한준혜 사무총장에 대해 검찰은 최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창당 10주년을 맞은 합법 등록정당을 이적단체로 몰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의 공안수사는 정권이 바뀌어도 검찰의 반민중적 본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0. 평양시민 김련희 씨는 남측에 입국한 뒤 합법적으로 귀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가족과 고향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간첩이 되어서라도 돌아가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스스로 간첩 행세를 하며 귀향할 길을 찾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그는 실제 간첩 활동을 하려 한 것이 아니라 오직 가족과 재회하기 위한 절박한 마음과 잘못된 믿음 속에서 허위 자백과 행동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를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죄와 찬양·고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국가보안법이 실제 15년째 한국에 억류되어 귀향하고자 하는 인도적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반인도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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