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운동은 자주적, 계급적, 변혁적이어야 한다 –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의 방북단 참여와 관련하여
사진은 지난 1월 19일 청와대 면담 뒤 장면
제목 그대로 통일운동은 자주적이고, 계급적이고 변혁적이어야 한다. 노동운동은 노동자의 문제만을 협소하게 다루는 것을 넘어서 분단과 통일, 반제, 반전투쟁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통일운동이 자주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주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계급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노동자 계급이 중심이 되어 통일운동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며, 변혁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노동자 계급과 더 나아가 전체 민중의 해방을 목표로 하면서 이 사회의 진보적 발전에 복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주적, 계급적, 변혁적 과제는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현재 통일운동 관련하여 양편향이 있다. 하나는 우경적이고 몰계급적인 흐름이며, 다른 하나는 계급문제를 내세우며 통일운동에 기권하고 무관심하며 심지어 조롱하고 반대하는 흐름이다.
전자는 민주노총 김명환 집행부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이번 9월 18일-20일 남북 정상회담 관련해서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과 함께 노동계 대표 자격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서 총연맹 중집/상집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민주노총 중집/상집 내에서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참여를 결정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9월 16일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공약들은 후퇴하고 있고, 최저임금법 개악으로 사회양극화는 더욱 극대화되고 있습니다. 사회대개혁의 첫 출발점이 되어야 할 재벌개혁과 비정규직 철폐는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한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민주노총은 ‘노동존중사회’, ‘사회양극화 해소’, ‘재벌해체’를 가로막는 적폐세력과, 정부의 반노동정책에 맞서 총파업-총력투쟁의 가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일분일초가, 투쟁을 조직하고 준비하기에도 모자란 시간들입니다.”(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9월18-20일 남북정상회담’ 방북 관련한 입장)
이러한 입장은 민주노총 내부에 이번 민주노총 위원장의 방북단 참여에 대해 우려하거나 반대하는 흐름을 의식하고 쓴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김명환 위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논리를 들어 방북단 참여를 강행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참가하겠다는 결단을 한 것은 ‘평화와 통일’은 남북정상들만의 과제가 아닌 민족구성원 모두의 과제이며, 누구보다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개입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민주노총 위원장의 방북단 참여와 관련하여 제기된 여러 가지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 큰 “역사적 소명”이 있기 때문에 참석을 강행한다는 것을 완곡하게 표현하는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의 방북단 참여에 대해 반대한다. 물론 이러한 반대가 방북단 참여가 이미 결정됐기 때문에 때늦은 반대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이유는 노동운동의 통일운동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누구를 “선별”, “배제”하고 누구를 “포섭”, “통합”하는가?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입장 뒷부분에서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항의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남북정상회담 참가단 구성을 결정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전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 인사들로 구성한다는 명분 속에서도, 여전히 평화와 통일의 길에서 누구보다 노력하고 탄압받아 왔던 인사들이 선별적으로 배제 당하고, 한국사회를 떠 바치고 있는 농민, 빈민, 청년학생, 여성 등의 대표자들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한국사회의 오랜 적폐였던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재벌총수들과 기득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된 것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전합니다.”
민주노총 위원장의 항의, 즉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 인사들로 구성한다는 명분 속에서도, 여전히 평화와 통일의 길에서 누구보다 노력하고 탄압받아 왔던 인사들이 선별적으로 배제 당하고, 한국사회를 떠 바치고(떠받치고) 있는 농민, 빈민, 청년학생, 여성 등의 대표자들이 포함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노총 위원장과 민주노총 위원장이 포함된 이유는 무엇 때문이겠는가?
정부가 이번 방북단을 “선별”하고 “배제”하는 것은 단순하게 방북단 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통일, 평화의 문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 전반을 상징적으로,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문재인 정부는 “선별”과 “배제”를 통해 포섭할 대상을 먼저 고르고 배양시키는 한편, 기층 노동자와 민중, 자주적인 통일 세력들, 인사들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다.
“통일”, “평화”는 민족 전체의 과제이기도 하지만, 민족 구성원 내부의 계급적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과 과제, 입장을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계급적 처지, 목표, 구성원들에 따라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다른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계급착취사회에서 “계급을 초월한” 민족 구성원 전체가 이해관계의 충돌 없이 공유하는 진공 속의 이해관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북으로서는 크게 보아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70년 이상 지속돼 왔던 미제국주의를 포함한 자본주의 전체 진영의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포위 말살책을 뚫고 자주적인 사회주의를 건설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남북 분열과 대립을 종식시키고 평화와 통일의 조건을 만들려고 할 것이다. 연내 종전선언 요구는 그 출발점이다.
문재인 정권은 ‘햇볕정책’으로 표현되는 ‘점진적’, ‘단계적’ 방식으로 통일을 향해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한국 자본주의가 중심이 되어 자본의 이해를 극대화 시키는 부르주아적 흡수통일 방식이다.
문재인 정권은 단기적으로는 남북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를 통해서 국민적 지지를 받아 2020년 총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기반이 되는 압도적인 국회 제1당이 되려는 목표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본 일각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데, 물론 이는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추구했던 극단적 대결과 대립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의 ‘통일’ 추구는 극히 제약적이다. “운전자론”에도 불구하고 미제국주의의 이해에 의해 제약되어 있다.
미일한 제국주의 전쟁 동맹을 추구하고, 그것을 최고의 가치로 두면서 ‘통일’을 추구하기 때문에 제약적일뿐더러 반동적이기 조차 하다. 문재인 정권은 사드 배치 유지는 물론이고 국가보안법과 국가정보원을 유지하는 속에서 북의 “비핵화”를 추구하고 있다. 물론 북의 “비핵화”를 위해 “종전선언”과 더 나아가 “평화협정” 체결은 불가피하다는 입장 정도는 가지고 있다. 그러나 평화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미군철수는 한사코 반대하고 있다.
통일운동, 특히 자주적인 통일운동의 “선별”과 “배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어용 한국노총 위원장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배제” 대상이 아니라 “포섭”과 “통합” 대상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은 “선별”하여 이번 방북단에 적극 포함시켰던 것이다. 이를 통해 민주노총, 더 나아가 노동자 계급의 자주적이고 계급적이고 변혁적인 통일운동을 체제 내적으로, 우경적으로 관리하려 하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청와대 브리핑을 그것을 증언하고 있다.
“노사정 타협 모델들을 활발하게 모색하는 데 역할을 하시는 양대 노총 위원장이 함께 갔으면 했다”
이 말은 직접적으로는 한국노총 위원장은 물론이고 민주노총 위원장을 방북단에 포함시켜 당면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실은 이름만 바뀐 노사정위원회)에 민주노총을 복귀시키려 하는 것이다. 현재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근로기준법 개악과 최저임금법 개악에도 불구하고 이미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했으며 10월 민주노총 정책대의원대회에서는 민주노총을 노사정위원회에 공식 복귀시켜서 “노사정 타협 모델”을 전면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노사 상생, 노사 타협, 노사정 대타협은 민주노총 김명환 집행부의 핵심 공약이었다. 문재인 정권은 정부가 “노사정 타협 모델들을 활발하게 모색하는 데”, 김명환 집행부가 “역할을 하시는” 적극적인 하위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번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국민연금을 개악하는데 있어 민주노총을 들러리로 세우고 저항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재판은 재판대로 엄격하게 진행될 것이고 일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방북단에 포함되어 있는 재벌 총수 중 이재용의 참석에 대해 묻자 임종석이 한 답변이다. 임종석은 간교한 말로 민중을 기만하고 있다. 어떻게 “일은 일이”고 “재판은 재판대로 엄격하게 진행될” 수 있는 것인가?
이미 2심 재판부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은 물론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재용 범죄사건 대부분에 대해 무죄로 판결을 내리고 집행유예로 석방했다. 인도 방문 중 문재인은 이재용과 공식 석상에서 만나고, 김동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재용과의 회동으로 사실상 정권 차원에서 이재용의 범죄를 변호, 사면해 버렸다. 이번 방북단 포함은 재차 그것을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범죄자 이재용에 대한 “재판은 재판대로” 형식적으로 진행될 것이나 그것은 범죄자 이재용을 복권시키기 위한 요식적 절차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이 점에서 “반면 한국사회의 오랜 적폐였던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재벌총수들과 기득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된 것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전합니다.”는 김명환 위원장의 유감은 아무런 현실적인 무게가 실리지 않고 실질적인 의미를 담지 못한 공허한 말의 향연에 불과하다. 이는 또한 삼성의 노동착취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이나 이재용을 변호하는 정권의 모습에 분노하는 노동자, 민중을 능멸하는 짓이다.
“노사정 타협 모델”은 노동 내부의 노사정위원회를 넘어서 상생과 타협이라는 계급타협 체제 구축 일반을 모색하는 자본과 권력의 의도인 만큼, 이번 민주노총 위원장의 방북단 참여는 민주노총 김명환 집행부가 정권의 적극적인 포섭과 통합의 대상으로 전락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민주노총 김명환 집행부가 문재인 정권 식의 통일추구에 저해가 되지 않음을, 즉 자주적, 계급적, 변혁적 통일운동을 온전하게 추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의 방북단 참여 문제는 그 자체로서는 본질적 문제도, 원칙적 문제도 아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이 노사 상생, 노사정 대타협 노선을 바탕으로 노사정위원회 참가를 하는 대신에 문재인 정권에 맞서 대정부 투쟁을 적극적으로 펼쳐 오고, 노동자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자주적, 계급적, 변혁적 통일운동에 복무해 왔다면 지금처럼 심각하게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이다.
문재인 정권 하에서 단 한 명의 양심수도 석방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대북 사업가인 김호 씨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었다. 이적단체의 수장과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4.27판문점 선언으로 남북 화해와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양심수들이 아직도 감옥 안에 있고, 그리고 새로운 국가보안법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김명환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방북단 참여를 단호하게 거절했어야 한다.
한국 노동자 계급의 역사적 분열과 강령적, 당적 통일의 계기
그런데 김명환 위원장이 몰계급적 관점으로 문재인 정권과 통일운동의 동반자가 되는 우편향적인데 반해, “노동문제”, “계급문제”를 내세우면서 남북, 북미 정상 회담 국면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남북 관계의 진전에 대해 조롱하며 반북주의를 선전하고 있는 세력들이 있다. 이들은 지난 남북한 노동자 통일축구 대회 공동 합의문 일부 문구를 침소봉대하여 남북 노동자들의 자주적 교류 의미를 훼손하고 심지어는 이를 근거로 반북모략에 앞장서는 행태를 취하기도 했다.(이러한 정치적 흐름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은 “남북, 조미 관계의 급변속에 드러나는 트로츠키주의자들의 “좌익”적 빈말과 우익적 일탈“, 노동자정치신문, 2018년 7월 1일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노동문제”와 “계급문제”는 노동자의 직접적인 문제만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통일, 분단, 제국주의 문제에 자주적, 계급적, 변혁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같은 역사적 국면 앞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적극 투쟁에 나서는 것이다. 북의 “비핵화”만 강변하면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문제를 회피하는 미제국주의의 파렴치한 작태를 규탄하고 싸우는 것이다. 더군다나 국가보안법, 국정원, 안보지원사령부로 이름만 바꾼 기무사 등 반민주 파쇼악법과 파쇼기구 철폐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북핵을 빌미로 설치한 사드 철수를 위해 투쟁하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국면에서 미제국주의 군대의 영구적 철수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노동자 계급은 민주주의 투쟁의 전위여야 하며 전쟁을 막고 평화와 통일을 위해 싸우는 중심 주체여야 한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급변하는 정세는 한국 노동자들의 분열, 즉 계급문제와 민족문제를 분리해서 사고하고, 이것이 정파로 굳어진 역사적 분열상을 극복하고, 노동자 계급이 평화와 민주주의, 해방을 위해 싸울 수 있는 적극적인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계급적 관점을 확고하게 견지하면서 분단문제에 변혁적인 관점에서 개입하고, 통일되고 일관된 정치적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 원대하고 전투적인 강령을 마련하고 실질적인 혁명정당이 건설되어야 한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시작되고,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2차 조미 정상회담과 정전협정 체결로 나아가면서 정세는 점점 더 빠르게 변하게 될 것이다. 급변하는 정세를 방관하지 말고 혁명적으로 개입하자.
보론
남북 정상회담 방북단에 포함된 백낙청의 “국가연합”에 대한 단상
이번에 방북단에 포함된 “시민사회계”는 “이기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회장,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인데 이들은 온건하거나 보수적인 통일추구 단체 관계자들이다. 이 중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오랫동안 “분단체제”의 문제를 제기해 왔는데, “시민참여형 통일운동”을 바탕으로 남북 “국가연합” 주장을 하고 있다. 국가연합 주장의 모호함은 차치하더라도 “시민참여형 통일운동”이라는 것은 지극히 몰계급적인 입장이다.
백낙청은 최근 “분단체제” 극복의 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나 자신이 이미 1997년 <분단체제극복운동의 일상화>란 글을 통해 ‘분단 이전 상태의 복원’이 아닌 남북 국가연합 구상을 밝힌 바 있고, 그에 앞서 “외세(주로 미국)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한민족이 1945년에 달성했을 법한 국민국가”에 초점을 맞추는 통일 구상을 비판했다는(1996년 <독일과 한반도 통일에 관한 하버마스의 견해>)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백낙청-최장집 한반도 평화체제 논쟁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양립 가능한가?, 박인규 편집인, 이재호 기자, 프레시안, 2018.07.16.)
백낙청은 이렇게 “남북 국가연합 구상”을 제출하면서 “분단 이전 상태의 복원”을 반대하고, 자신은 “‘외세(주로 미국)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한민족이 1945년에 달성했을 법한 국민국가’에 초점을 맞추는 통일 구상을 비판”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며 최장집의 비판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이 점에서 국가연합 구상은 궁극적으로는 백낙청의 의도와 달리 분단을 영구화 하는 구상이 될 수도 있고, 단기적으로는 통일에 있어서 가중 중요한 “분단의 원흉”인 미제국주의와 그 주둔군인 미군철수와 같은 정치적 문제를 철저하게 회피하는 기회주의적인 통일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그가 그토록 현실적인 통일방안을 강조하더라도 비현실적인 통일방안이 될 수밖에 없다.
백낙청은 노동자 민중의 자주적인 통일방안 대신에 몰계급적인 “시민참여형 통일운동”을 부르짖고 있기 때문에 이번 방북단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이번 방북단에는 재벌들뿐만 아니라,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점에서 보더라도, 문재인 정권의 방북단의 성격이 철저하게 자본친화적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홍석현은 “우리가 절대로 긴장을 늦추지 말고 한ㆍ미 동맹에 기반해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를 할 때까지 감시해야 한다.”(전수진 기자,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절반의 성공”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특강, 중앙일보, 2018.06.20.)라면서 한미 동맹을 물신숭배하는 반동적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전시 작통권 문제는 미군철수나 한미동맹 약화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미국대사와 국방장관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그것을 더 이상 말하는 것은 우습다”(<통일초대석> 백낙청 6.15남측委 상임대표, 연합뉴스, 2006.08.20.)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가 미군철수와 한미동맹 약화로 이어질 것을 한사코 부인하며 한미동맹을 우상숭배하는 백낙청이나 한미동맹 물신숭배자 삼성일가 홍석현이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있는가?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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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현 상황을 극복할 ML(M) 주의자들의 세력을 요하는 국면인데 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시절에 너무나 좋은 문서입니다!!! 노동내의 소시민주의의 극복을 위하여!!!
좋은데요? 올드하지만 원칙있는 입장을 보기가 힘든 상황에서 아주 시의적이고 고무적인 논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