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혁명 100주년 특별호 2 [노동자의 사상] 8호를 발행하며 – 피로 쓴 역사는 잉크로 지울 수 없다!

우리는 지난 [노동자의 사상] 7호(2017년 11월)에서 1917년 러시아 혁명 특별호 1을 발행했다. 그 글에서 우리는 2017년 내에 러시아 혁명 특별호 2를 발행하기로 했으나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러시아 혁명 101주년이 되는 2018년 3월에 와서야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미흡한 점이 있겠으나 번역을 좀 더 충실하게 하느라 시간이 걸린 점도 늦어진 이유 중의 하나다. 약속한 시간 보다 발행이 늦은 점에 대해 독자 여러분들께 사과를 드린다.

러시아 혁명 101주년을 기념하는 2018년에야 이 글을 발행하게 되었으나, 2018년이 맑스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고, 맑스주의 혁명적 사상의 현실태가 러시아 혁명이니만큼 해를 넘겨도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의는 전혀 의미를 잃지 않는다고 본다.

러시아 혁명 100주년 특별호 2호는 [그리스공산당(KKE) 산하 그리스청년공산주의자(KNE) 중앙위원회(CC)] 명의로 발행된 논문(영어판)을 번역한 글이다. 그리스공산당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8년 11월 4일 그리스사회주의노동자당(Socialist Labour Party of Greece)이라는 이름으로 창설됐다.

이 점에서 국제공산주의 운동을 혁명적으로 이끌고 있는 21세기 볼셰비키당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공산당 청년조직의 글을 소개하는 것도 정치적 의미가 있을 것이라 본다. 이들이 그리스공산당의 미래이자 혁명을 실제로 현실로 이끌어갈 과업을 지니고 있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사회주의에 대한 진실과 거짓(Truths and Lies about Socialism)》은 다음 세 개의 소책자로 구성되어 있다.

  1. 사회주의 경제에 대하여(On the socialist economy)
  2. 사회주의 권력에 관하여(On the socialist power)
  3. 역사 왜곡에 대하여(On the falsification of history)

우리는 이 세 개의 소책자를 하나로 묶어서 발행한다. 《사회주의에 대한 진실과 거짓》에 대한 대 주제 아래서 각각의 주제가 자본주의에 대비되는 사회주의의 경제, 정치, 역사의 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원 글에 있는 박스 글 대부분은 편집상 이유로 제외시켰다. 그 중 대다수는 맑스, 엥겔스, 레닌의 글로부터 인용문이나 추가 설명 글이었다.

“1. 사회주의 경제에 대하여”는 제목 그대로 사회주의의 경제적 측면에서 그 진실과 왜곡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누구도 나를 쫓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정체와 관성, 부패를 조장한다. 그러나 너무도 드라마틱하고 비인간적이고 현실적이게도 모든 사람에게 일자리가 보장된다는 축복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결국 저주가 된다(투 비마(To Vima) 그리스 일간신문), 2011년 4월 20일).

잔존하는 자본가들과의 투쟁이라는 명분으로 소 생산을 뛰어 넘는 돌진은 농업의 강제 집단화와 2, 3차 분야의 중소기업들을 급격하게 제거하는 특징적인 사례들이 있는데, 이는 결국 소생산의 이점을 상실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쏘련 경제성장의 둔화를 초래 했던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 중 하나는 사회주의 기업의 활동에 유연성과 주도권을 허용하지 않았던 계획의 과도한 중앙집중화, 관료주의적 과정 및 복잡한 통제 지시였으며, 소생산을 배제시킴으로써 소생산의 기반위에 대규모 생산이 상호 보완하여 이루어지는 생산 가능성을 없애버렸다(시리자(SYRIZA-급진좌판연합)의 좌파 경향의 사이트, 현재는 민중통합당(LAE, Popular Unity).

첫 번째 인용 글은 그리스 자본진영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대변하는 부르주아 일간신문의 주장이고, 두 번째 인용 글은 집권당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의 반노동자적 긴축조치에 반발해 탈당한 이른바 ‘좌파’ 정치세력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이 둘 다 사회주의의 일반 경제 원리와 그 구체적 사례인 쏘련 사회주의 중앙집중계획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전자는 사회주의가 이상주의적 주장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정체와 관성, 부패를 조장”하는 반이성적, 반합리적 체제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후자는 쏘련 사회주의의 “과도한 중앙집중화” 계획과 “관료주의적 과정 및 복잡한 통제 지시”가 실패 원인이라면서 “소생산의 기반 위에 대규모 생산이 상호 보완하여 이루어지는 생산”을 주장한다.

이 글은 이러한 주장이 사회주의에 대한 거짓이라는 것을 입증하면서 경제적 측면에서 자본주의 생산의 비효율성과 비합리성, 기생성, 무정부성을 폭로하고 사회주의의 진실을 추구한다. 또한 ‘시장’ 사회주의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쏘련과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의 역사적 경험뿐만 아니라 상품관계의 존속과 관련하여 오늘날의 중국과 이른바 “시장 사회주의”의 경험도 존재한다. 과거 시기 내내 그러한 방향의 이행은 사회주의적 관계를 약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정치체제에서의 중대한 변화 없이 자본주의 관계들이 완전히 우세하도록 만들었다.

“2. 사회주의 권력에 관하여”는 사회주의 정치의 문제이다. “날조의 딜레마: ‘민주주의’인가 ‘전체주의’인가?”라는 글에서 보듯 여기서도 자본주의의 날조 이데올로기가 있고, 이를 폭로하는 진실의 추구가 있다. 지배계급은 제도권 교육을 통해 진실을 날조하는 부르주아 사상을 유포한다.

“민주주의의 반대편에 있는 한 가지”가 “전체주의”이다. 이 사회경제 체제에는 유일한 한 명의 지도자가 절대적 권력을 가지며 사회를 통제하는 힘을 가진다. 독재는 전체주의 형식의 하나인데, 독재는 폭력에 기초한 통치의 권위주의 체제를 설립시킨다. 전체주의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특정한 이데올로기의 강요, 일당 체제, 시민들을 협박하는 조직된 계획의 존재, 군대의 절대적인 통제, 언론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 국가에 의해 통제되는 계획 경제(고등학교 3학년, “사회학” 교과서).

그러나 “민주주의”는 그리스 자본주의가 위협에 처할 때는 노동자 민중에 대한 백색테러와 살해로 그 야만적 실체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리스공산당은 27년 동안(1947년-1974년) 불법으로 남아있었는데, 그 기간 중 20년은 파시스트나 군사독재 기간이 아니라 “부르주아 민주주의” 정부의 기간이었으며, 그 시절 테러, 고문, 추방, 처형 등이 자행됐다.

대한민국만 민중의 피를 먹고 자라난 것이 아니라, 고대 아테네의 직접 민주주의, 아고라(광장)로 유명한 그리스에서도 “테러, 고문, 추방, 처형” 같은 야만행위가 자행됐다. 그런데 그 백색테러는 파시스트나 군사독재 기간만이 아니라 “부르주아 민주주의” 정부 기간에도 자행됐다. 1999년에 자행됐던 학생과 농민에 대한 야만적 탄압을 보라!

그리스에서는 “수백 명 학생들이 ‘국내 평화의 파괴’, ‘공공지역의 점령’ 등과 같은 죄목으로 구속되었다. 부르주아 정부는 농민들이 거대한 시위를 하는 동안 ‘교통방해’죄로 그리스 전역에서 1만이상의 농부들을 구속”하기도 했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인 법원은 자본가들의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1999년-2008년 사이에 있었던 아테네 1심 법원(the First Instance Court of Athens) 자료를 근거로 보면, 자본가들은 파업에 대한 항소 248건 중 215건을 승소했다. 다시 말해서 10건 중 9건은 불법으로 간주되었다. 자본가 정부는 선원들의 대규모 시위를 공격했다. 부르주아 법정과 자신들의 법정 지배를 그들의 무기로 활용하였으며 동시에 노동자들의 “시민 동원”을 제한하기 위해 잔혹한 억압을 자행하고 폭력적인 억압수단을 사용했다.

시리자(급진좌파연합)가 집권한 지금도 반노동자적이고 반민중적인 그리스 자본가 국가의 본질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반면 “전체주의” 국가로 비방을 받고 혐오의 대상인 쏘련은 어떠했는가? 쏘련은 노동자, 농민의 국가였다. 노동자 민중이 생산의 주인이고 정치의 주인인 “프롤레타리아 독재 국가”였다.

1977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국가권력의 지역기관(예를 들어, 대표자 쏘비에트)은 국가 전역에 5만개 이상이 존재했다. 이러한 쏘비에트에는 2백2십만 이상의 선출된 대표자들, 즉 쏘련 전체 주민의 대략 1%가 있었다.

또한 1936년 헌법부터 41년 만에 2,500만 명 이상의 인민들이 쏘비에트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생산단위들, 서비스와 콜호즈(집단농장)에 있는 인민의 통제기관 안에서는 노동자 회합에서 2년마다 대표자를 뽑는 선거가 있었고 대략 920만 명의 노동자들이 이러한 기관들에 참여했다. 이에 비해,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마치 장난 같아 보인다.

쏘비에트 헌법에서, 설령 어떠한 비판이 제기된다고 하더라도, 기관들의 본질은 지켜졌다. 예를 들어, 1977년 헌법에서조차(그 시기에 쏘련 공산당의 기회주의적 전환은 이미 기정사실이었고 당의 전략과 사회주의 건설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104개의 기사가 선출된 대표자들에 대한 비전문적인 특성을 평가하고는 다음과 같이 그들에 대한 특권의 배제를 주장했다.

“3. 역사 왜곡에 대하여”는 세 주제 중에서 백미이다. “1. 사회주의 경제에 대하여”와 “2. 사회주의 권력에 관하여”가 상대적으로 이론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반면에 “3. 역사 왜곡에 대하여”는 흥미진진한 역사적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이 글에서는 공산주의 운동과 쏘련 및 동유럽 사회주의에 대한 제국주의와 부르주아의 역사 왜곡을 생생하고 힘차게 서술하고 있다.

독-쏘 불가침 조약으로 쏘련과 히틀러가 내통했다.

폴란드 카틴 숲에서 스탈린 쏘련군들이 폴란드 장교들을 포함해서 폴란드인 수천 명을 살해했다.

얄타회담으로 스탈린과 처칠이 종잇조각 위에 발칸반도 국가들을 분할해서 지배했다.

쏘련과 동독은 동독인들, 특히 청년들이 서베를린으로 탈출을 막기 위해 서베를린 주변에 악명 높은 장벽을 세우고 자유의 탈출자들을 무참히 살해했다.

쏘련 군대는 헝가리를 침략하여 봉기를 진압하고 체코봉기를 진압함으로써 자유를 향한 동유럽 민중의 열망을 짓밟았다.

이 정도면 조금이라도 인간애나 의기가 있는 사람 누구라도 분노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회주의를 자처하는 쏘련에서 이런 야만적인 일들을 자행하다니! 그런데 잠깐! 이 선한 의도, 감정이 제국주의의 역사왜곡에서 비롯됐다면 어찌할 것인가?

이 글은 “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독-쏘 불가침 조약)”, 폴란드 “카틴숲(KATYN FOREST)에서의 나찌의 잔학행위”, “얄타 협정”, “베를린 장벽에 관한 진실”, “동유럽 국가들에서의 반혁명 사건들” 등 격동의 시기 유럽 역사를 넘나들며 제국주의가 왜곡하고 있는 역사적 진실들을 밝히고 있다. 노동자 인민의 피로 쓴 역사는 잉크 따위로 지울 수 없는 것이다.

부르주아가 얼마나 많은 글을 쓰든, 얼마나 많은 책과 신문을 발행하든 간에, 역사는 지워질 수 없고 거짓말은 피로 써졌던 어느 것도 감출 수 없다. 역사적 진실은 저항할 것이고 인민들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

20세기 인류의 1/6을 “포함했던” 사회주의 건설은 노동계급, 지금까지 인류의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남아있다. 인류의 전 지역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공헌은 20세기 전체에 지워지지 않고 기록되어왔다. 사회주의 건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의 야만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우리가 이 책의 내용에 단 주석 중 하나를 소개하면서 마치겠다.

쏘련의 출발점은 황제체제로부터 물려받은 후진적인 러시아였다. 그러나 우리의 입지점은 고도로 발전한 한국자본주의다. 착취가 없는 사회주의 생산관계를 만들어내고 효율적으로 생산을 조직한다면 생산물이 과잉으로 넘쳐날 정도이기 때문에 현재 법정 노동시간의 절반 정도인 4시간이면 충분하게 생산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해 추가 생산이 필요하다면 그 자리를 실업자들로 채워 넣으면 된다. 이는 몽상이 아니다. 정몽구, 이재용 같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생적이고 탐욕적인 자본가들이 전체 생산의 성과물을 움켜쥐는 착취사회가 없어진다면 가능한 일이다. 인공지능까지 만들어내는 4차 산업의 시대에 인간 노동력은 점점 더 폐기되고 이 사회는 실업자로 넘쳐나고 있다. 제국주의 체제는 전쟁으로 인류를 참상으로 몰아넣고 있고 심지어 인류를 절멸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21세기 혁명은 필연적이다.

2018년 3월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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