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속의 이상한 나라에 15년째 살고 있는 김련희
영국의 작가 루이스캐럴이 1865년에 발표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라는 판타지 동화가 있습니다.
주인공 엘리스가 땅속 나라에서 겪는 기묘하고 황당무계한 체험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상한 나라에서 엘리스는 꿈에서 깨면서 이 나라가 현실의 나라가 아니라 동화의 나라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엘리스가 겪은 이상한 나라가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국가보안법이 이 나라 사람들의 정신과 삶을 송두리째 지배하는 이 나라는 온통 이상하고 기묘한 일로 가득차 있습니다.
2018년 남북정상 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USB를 전달한 것을 가지고 “간첩 행위, 이적 행위, 국가 반역 행위를 했다”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피소되기도 하는 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관위 선거 부실을 규탄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개입을 성토하고 미국 성조기를 흔들어대며 미국의 개입을 요청하는 이상한 일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도대체 선관위 선거관리 부실과 중국 공산당은 무슨 관련이 있고 미국 성조기는 왜 거기서 나오는 것입니까?
어제는 대구에서 열렸던 김련희 씨 국가보안법 재판에 다녀왔습니다. 이 날 재판은 위의 사례들보다 훨씬 더 이상하고 황당한 재판이었습니다.
김련희 씨는 2011년 자신의 간 치료를 위해 중국의 친척집에 갔다가 브로커에 속아 2011년 9월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게 됐습니다. 김련희 씨는 입국 당시부터 자신은 브로커에게 속아 입국했으니 자신의 조국인 조선으로 돌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간단하게 서류 절차를 밟아 귀환 형식이든 추방 형식이든 출국 조치를 했으면 김련희 씨 문제는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향으로 돌아가 딸과 가족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간절한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련희 씨는 15년 째 한국에 억류당해 있습니다. 오죽하면 보수 신문인 중앙일보조차도 “남한에 갇힌 평양시민”이라고 기사제목을 쓰기도 했겠습니까? 심지어 CNN‧BBC·가디언 등 외국 언론에서도 김련희 씨의 기구한 사연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김련희 씨의 사연은 기구하지만 그 비극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기묘하고 이상한 일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김련희 씨는 자신의 귀국 요청이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로 인해
중증 우울병, 적응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자살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김련희 씨는 탈북민 출신 원정화 씨가 간첩죄로 구속됐다가 석방되어 추방됐다는 인터넷 글을 보고 자신도 같은 방식으로 간첩이 되어 형을 살고 추방되어 고국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위장간첩이 되기 위해 지인들에게 자신이 북의 공작금을 받았고 탈북자들을 재입국시키려 한다는 말을 하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경찰한테 협조와 자문을 받아 간첩요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까지 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을 체포하지 않자 김련희 씨는 왜 아직도 자신을 체포하지 않느냐고 경찰한테 항의해서 결국 2015년 간첩혐의로 구속되게 됩니다. 그러나 김련희 씨는 불구속으로 석방된 뒤에도 추방되지 않자 절망하게 됩니다. 김련희 씨는 경찰의 출세욕과 “간첩이 돼서라도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는 “귀향에 대한 절박한 욕망이 뒤엉켜 만들어진 저와 경찰의 합작품”이라고 이 사건을 규정했습니다.
이후에도 김련희 씨는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편지를 보낸 행위도 국가보안법 회합통신죄가 되고 베트남 대사관에 들어가 북으로 가겠다고 한 일은 잠입탈출이 되고 유트뷰에 나와 북이 무상의료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발언은 고무찬양이 되어 국가보안법 범죄자가 되었습니다.
이날 김련희 씨를 고무찬양죄로 고발한 <북한인민해방전선>의 사령관을 자처하는 탈북자 단체 대표는 증인으로 나와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에 살며 적국을 고무찬양한 것이다”며 국가보안법 위반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탈북자 증인은 자신은 지금와 돌아보니 북에서 태어날 때부터 대한민국 국적이었다는 황당한 망발도 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에서 <어린이해방군 총사령관>은 들어봤지만 <북한인민해방전선>이라니 참 기묘하고 이상한 일입니다.
이러한 황당하고 기묘한 일들이 재판이라는 이름으로 엄숙하게 진행되고 검찰은 김련희 씨의 위법을 입증하기 위해 황당무계한 증인들을 내세우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련희 씨는 이상한 나라에 15년 째 살고 있는 K엘리스입니다. 김련희 씨는 꿈이 아니라 현실에서 이상한 나라에 강제로 살고 있습니다.
이상한 국가보안법이 이 나라를 이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기묘하고 이상한 일들을 정상적이고 당연한 일들로 여기며 수많은 환각에 취한 사람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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