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탄압이야말로 국가가 착취계급의 폭력 지배기구임을 입증한다 – ‘불온서적’으로 분류된 레닌의 <국가와 혁명>을 읽고
– 감옥인권운동 ≪해방세상≫ 발행자 변순영
나는 <노동자의 책>회원이 아니면서 이진영 동지께 여러 차례 전자서적을 받았는데 하나를 말하면 이진영 동지는 관련자료 열을 보냈다. 그때마다 고마움에 “독후감 한 번 쓸게요”라는 빈 말 또한 여러 차례 했다. 언젠가 동지는 스캔한 전자서적을 종이 값만 받을 테니 구속동지들께 보내줄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그러다 동지는 1월 5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이 되어버렸다. 구속된 이진영 동지께 진 마음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고 싶다.
그러나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과도한 노동으로 집에 들어오면 온몸이 쑤시고 피곤에 지쳐 자거나 간신히 눈을 떠도 깃털보다 더 가벼운 읽을거리를 찾게 된다. 맑스는 <임노동과 자본>에서 임노동자는 노동활동이 멈추는 곳에서 자신의 삶이 발현된다고 했는데 ……. 나의 임노동 때문에 생명력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레닌의 <국가와 혁명>을 읽고 서평을 쓴다. 이진영 동지를 국가보안법으로 감옥에 가둔 130건의 이적표현물 중 36번째 표현물인 레닌의 <국가와 혁명>에 대해서 저들이 적시한 일부를 살펴보자.
(도 서) | |||
– 국가는 사회발전의 일정 단계인 계급사회의 산물로서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부르조아 국가기구를 타도하고 자신의 독재를 수립해야 한다.
노동자계급의 정치권력과 국가형태가 곧 프롤레타리아 독재의구현이며 소비에트 권력임을 입증하고 있다. 등의 내용으로 ▶ 공산주의 혁명에 의해 자본주의 국가를 타도하고 노동자 계급의 정권을 수립할 것을 주장하고 레닌의 공산주의 혁명의 논리 전개, 국가는 계급대립의 산물로서 착취의도구라고 주장하는 내용 |
대전90고합209
(별책Ⅰ-32번) (별책Ⅱ-가 56번) |
공안검찰이 제시한 청구서에서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다. 그것은 노동자계급이 현 국가의 본질을 깨우쳐 일어나 스스로 힘을 키워 낡아빠진 국가를 폐지하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1917년 8월 러시아 혁명 당시 레닌의 <국가와 혁명>은 혁명에서 프롤레타리아트의 임무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명확히 제시했다. 그리고 러시아 혁명은 성공했다. 지금의 정세는 그 당시 짜르 러시아 못지않게 민중들은 고통에 처해 있고, 특정인에 의한 국정농단 또한 비슷하다. 레닌의 <국가와 혁명>을 온전히 다 이해 할 수는 없지만 국가는 무엇이고 혁명은 무엇인지를 알아보자.
레닌의 글 스타일을 보면 책 서문과 제목에서 핵심이 담겨져 있다. 제1판 서문에 레닌은 “제국주의 전쟁은 독점자본주의에서 국가독점자본주의로의 이행을 엄청나게 촉진하고 강화하였다.”고 한다. 레닌은 또한 사회주의자인 척 하면서 제국주의 전쟁 놀음에 순응하는 사회국수주의자 칼 카우츠키를 무섭게 비판한다.
국가는 화해 불가능한 계급적대관계의 산물이다
레닌은 노동운동 내에 기회주의자들이 맑스 이론의 혁명성을 망각하거나 왜곡하면서 맑스를 성인군자로 치켜세우는 것에 비판의 날을 세운다. 레닌은 엥겔스의 <가족, 사유재산 및 국가의 기원>에서 “국가는…….. 겉으로 보기에 사회 위에 군림하면서 갈등을 완화하고 그것을 ‘질서’의 테두리 안에 가둘 권력이 필요하게 된다.”는 문장을 인용하며 국가는 계급 적대관계의 화해 불가능성의 산물임을 주장한다. 그러나 쁘띠부르주아 정객들은 국가가 계급들의 화해를 위한 기관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한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적폐청산 30대 우선개혁과제에서 공안통치기구인 ‘국정원 폐지’가 아니라 ‘국정원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국정원은 국내 정치 개입을 금지시키고 해외정보업무만 남겨야 한다고 말한 문재인과 일치하는 말이다. 질서의 선을 넘지 않으려는 <퇴진행동>은 질서의 테두리 안에 촛불민심을 가두려는 자들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들은 쁘띠부르주아 정객들이 아닐까? 그에 반해 박사모 집단은 짱돌을 던지는 등 온갖 불법뿐만 아니라 계엄령 발포를 명령하라며 질서의 선을 넘나들고 있다.
국가는 피억압계급을 착취하기 위한 도구이다
공안검찰은 레닌의 <국가와 혁명>에서 ‘국가는 계급대립의 산물로서 착취의 도구이다’는 문구를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고 적시했다. 그렇다면 <국가와 혁명>에서 이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국가는 고대와 중세의 국가는 노예와 농노를 착취하기 위하여……. 현대의 대의제 국가는 자본에 의한 임노동 착취의 도구이다…….민주공화정에서는 ‘부(富)가 자신의 권력을 간접적으로, 하지만 더욱더 확실하게 행사한다.” 그것은 첫째로, ‘관리들의 직접적인 부패’를 통해서(미국), 그리고 둘째로, ‘정부와 증권거래소와 동맹’에 의해서(프랑스와 미국) 이루어진다.
인류는 평등한 원시공산제에 살다 잉여생산물에 의해 계급이 출현한다. 노예제 고대국가에서 현재의 독점자본주의 국가는 계급모순이 더욱더 첨예하고, 지배계급이 착취질서를 지키기 위한 폭력 또한 심화되고 있음이 <<국가와 혁명>>의 핵심이다.
대한민국 사법부는 대표적 불온서적인 <국가와 혁명>이 이적서적이라고 국가보안법으로 <노동자의 책> 이진영 동지를 구속시켰다. 그런 국가보안법 탄압이야말로 국가는 착취국가 지배질서를 폭력적으로 지키기 위한 고도로 조직된 기구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이승만은 4.3제주 항쟁, 한국전쟁, 보도연맹 사건 등에서 130만 명에 가까운 자국민을 학살했다. 이는 일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40만 명의 독일 자국민을 학살(암호명‘행동T-4′)한 히틀러보다 많은 수다. 이승만은 자국민을 적으로 간주하고 반인륜 범죄와 학살을 자행한 것이다. 이승만 이후 정권에서도 학살, 고문, 간첩조작 구속, 인권유린 감시사찰을 하고 있다. 국가기구는 반민중적 폭력기구일 뿐이다.
기회주의자들에 의한 국가의 환상
<국가와 혁명>이 출간된 1917년 러시아 혁명 당시에도 멘셰비키 플레하노프는 부르주아와 연정을 하려하고, 카우츠키는 제국주의에 대해 불철저하고 애매한 태도를 취하면서 결국은 제국주의 전쟁 놀음에 부역하게 된다. 그들은 국가가 폭력기구라는 본질을 회피하고, 국가기구를 파괴하지 않고서도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봤다.
촛불광장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가 많이 불렸고, 태극기 깃발에 세월호 노란 리본이 달려있는 광경을 많이 봤다. 박사모 집단이 태극기를 걸치고 나오니 촛불시민 또한 애국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 같다.
세월호는 국가가 구조하지 않아 죽었는데, 구조하지 않은 국가 상징물 태극기에다 세월호 죽음 진실규명 상징물 노란 리본을 다는 건 모순이다. 촛불을 든 일부 시민과 진보인사들은 국가는 원래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며 화해·조정하는 성격이 있는데, 무식하고 폭압적인 박근혜정권이 국가를 농락했다고 하며 국가에 대한 환상을 유포하고 있다. 김대중 때 대우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 시 부평은 계엄령을 방불케 했고, 노무현 때 대추리 농민 타살이 있었으며, 이명박 때는 용산 학살, 쌍용차 살인적 진압이 있었다.
감옥인권운동을 하는 터라 나는 레닌이 <국가와 혁명>에서 엥겔스의 <가족, 사유재산 및 국가의 기원>을 통해 어떻게 감옥을 묘사하는지 관심 있게 살펴보았다.
국가의 두 번째 특징은 공권력의 수립이다. 공권력은 스스로를 무장력으로서 조직하는 인민과 더 이상 직접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 이러한 특별한 공권력이 필요하게 된 것은 (사회가) 계급들로 분열됨으로써 독자적으로 행동하는(self-acting) 인민의 무장조직이 불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 이런 공권력은 모든 국가에 존재한다. 그것은 단순히 군대뿐만 아니라 물질적 부속물들, 즉 종족(씨족) 사회에서는 전혀 들어 볼 수도 없었던 감옥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강제기관들로 구성된다.
혹자는 사회생활이 복잡해져서 감옥 같은 특수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이 말은 적대적인 계급들로 분열되어 있다는 것을 은폐하는 것이다. 쌍용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으로 3년형을 살고 나와 다시 민중 권리를 외쳤다고 3년 형을 받고 복역 중인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으로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당하고 조작된 내란사건으로 9년형을 받은 이석기 의원, 20대 초반 인도유학 때 두 번의 방북으로 2009년 8년형을 받고 지금까지 복역 중인 이병진 정치학자가 감옥에 있다. 그 외에 많은 양심수들이 탄압을 받고 있다.
혁명은 무엇일까
백남기 농민을 물대포로 무자비하게 살인했던 것처럼 경찰을 포함한 모든 국가 권력이 노동자 민중한테 가혹하게 몽둥이를 휘두르지만 박사모집단한테는 고양이 앞의 쥐였다. 지배계급의 기득권을 모두 박탈한다면 지배계급이 조용히 퇴장할까? 절대 아닐 것이다. 레닌은 자본주의 국가는 기생적인 국가고, 기생적인 국가는 폐지되어야 하며, 국가의 폐지는 노동자계급이 자본가로부터 생산수단을 박탈하여 근로하는 인민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혁명이라 주장한다.
한겨레, 경향신문, 프레시안, 연합 뉴스 등 언론에서는 촛불집회를 촛불‘혁명’이라며 호들갑을 떤다. 쏘련에서 귀화한 오슬로 국립대학교의 박노자 교수는 촛불의 저항을 촛불‘혁명’이라 남용하는 것에 러시아 혁명 사례를 들며 일침을 가했다.
러시아 같으면 1917년 10월 이후에는 옛 귀족들과 부르주아 (원칙상 고용 노동을 이용하는 모든 사업자들), 성직자, 경찰관 등은, 토지와 공업 시설 등 자산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1930년대 말까지 아예 신분적 제한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선거권 박탈됐으며, 그 자녀들은 공장 노동자나 병사로 인민에 복무하지 않은 이상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도 못했습니다. 반대로 노농계급의 출신들은 “노동자예비학부”(rabfak)을 통해서 일종의 특혜 대입의 혜택을 볼 수 있었고, 승진심사 시에 늘 우선시돼야 했습니다. 공산당 입당도 거의 노농계급에 한해서 가능했고요.(한겨레 블로그 <박노자 글방>, 2017.03.19 “‘혁명’의 의미?”중 일부) .
<노동자의 책> 이진영 동지의 죄는 국가의 은폐된 장막을 걷어내고 진실을 유포한 죄이다. 공안검찰이 이진영 동지한테 가한 형벌은 불을 훔친 죄로 형벌을 받는 현대판 프로메테우스의 형벌과 같은 것이다. 우리 모두 불온서적 <<국가와 혁명>>을 읽고 국가의 본질을 깨우쳐 낡아 빠진 국가를 폐지하자! 우리가 잃을 건 족쇄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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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도서는 지난 만 3년 반 쯤 전인 2013년 10월 초순엔가 아고라인가에서 양장 재간한 후 만 2년 쯤 전엔 지류표지(페이퍼백)으로 동일 출판사에서 재간했고 만 1년 4개월 전 2015년 11월엔 돌배게에서 복간 발행해 벌써 3번째나 발행한 도서인데… 이 외에도 많은 도서들이 재간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