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5일)

오늘은 민주노총 2차 총파업의 날이다.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권의 파쇼 공세를 막고 정권을 퇴진시킬 수 있는 노동자 계급의 최대 투쟁 중심이다. 박근혜 파쇼 정권을 퇴진시키는 이 역사적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선을 집중(심화)시키는 동시에 확장시켜야 한다. 노동자의 투쟁 요구를 전면에 내거는 동시에 민주주의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들어야 한다.

민주노총은 2차 총파업의 5대 요구를 다음과 같이 내걸었다.

<분쇄! 더 낮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 규탄! 최저임금 일방 결정. 노동자-서민 살리기 총파업 대회>로 정하고, △노동자에 대한 전쟁 선포 노동시장 구조개악 분쇄! △최저임금 1만원 쟁취 △공무원-전교조 법외 노조화와 민주노총 지도부 구속 노동탄압 분쇄 △공적연금 강화 및 국민연금 보장성 강화 △4.16연대 탄압 및 국회 입법권 부정 박근혜 정권 퇴진을 5대 요구로 내걸었다.([보도자료]민주노총 2차 총파업 대회 개최, 구조개악 일방강행 일정 미뤄져 “끝까지 막는다”, 정부 도발 시 즉각 총파업 태세 유지, 하반기 민중총궐기로 몰아친다, 2015.07.15)

<박근혜정권퇴진 노동자민중 살리기 총파업 대구지역투쟁본부>를 공식적인 투쟁 명칭으로 내걸고 대정부 투쟁을 강화했던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지도부에 대한 구속 같은 정권의 집중적인 탄압은 역설적으로 저들이 감추려는 최대 약점인 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한다.

민주노총이 이제라도 박근혜 정권의 개별 정책을 분쇄하는 “멈춰! 박근혜”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직접적인 요구로 내걸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늦기는 했지만 이는 박근혜 파쇼 정권의 폭압성이 날로 가중되는 현실에서의 정세변화와 노동자 민중의 열망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다.

물론 이 중에서 ‘국회 입법권 부정’같은 표현처럼, 세월호 가짜 특별법 합의 자체 보다는 그 가짜 특별법의 필연적 부수물인 대통령 시행령 철회로 한정하는 한계를 가지는 것도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최근 ‘행정독재’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국회(입법부)와 법률(사법부)의 계급적 본질을 왜곡하고, 이에 대한 기대와 환상에 기초해 있기 때문에 문제다.

새누리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가지고 있어서 국회가 정부(행정부)의 하수인 노릇을 하기도 하지만, 자본주의 3권 분립자체가 ‘행정부를 중심으로 하는 부르주아 독재 체제’를 위장하고 은폐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은 총체적 부정선거와 무단적 탄압에서 보듯, “헌법과 법률을 무시한 행정독재”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그 헌법과 법률, 자본주의 의회제도 자체가 사적소유 체제를 수호하고 자본가 계급 지배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최근 유승민 축출 사태를 접하면서 한겨레신문같은 이른바 ‘진보언론’과 ‘진보진영’에서 박근혜 정권과 유승민을 중심으로 하는 국회의 대립 구도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2012년 철도 파업을 파괴하는 철도발전소위원회 구성 여야 합의, 세월호 가짜 특별법 합의, 공무원연금 개악 합의 등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분쇄하고,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중심에 국회가 있었다.

최근 박근혜 정권이 공무원연금 개악 국회 합의를 반대한 것에 대해서도 마치 정부와 국회와의 대립으로 간주하며, 국회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진보언론’ 등에서 떠들어 댔다. 그러나 저들 간의 대립과 갈등은 분열적 측면이 일부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누가 어떻게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합의를 관철시킬 것인가를 둘러싼 거짓 소동에 불과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알량하게 합의하는 것으로, 공무원연금 개악이 마치 국민적 이해를 가지고 추진한다는 것으로 포장하여 공무원연금 개악의 반민중성을 숨기고 공무원 노동자들의 반발을 무마하려 했다. 반면 박근혜 정권은 공무원노조(이충재 집행부)가 사회적 태타협 기구에 들어와서 투쟁을 회피하는 상황에서 굳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이상 같은 알량한 조치 자체도 타협이라고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4.16연대에 대한 폭압적 탄압에 맞서 싸우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기에 ‘국회 입법권 부정’같은 몰계급적 표현을 내거는 것은 명백히 잘못됐다.

더욱이 간과해서 안 될 것은, 박근혜 정권 퇴진은 다른 4대 요구와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요구가 아니라, 다른 요구들의 집중적 표현이자 투쟁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노동자 민중에 대한 학살을 자행하고 파쇼 폭력을 휘두르는 원흉이 바로 박근혜 정권이기 때문이다. 자본(특히 재벌 같은 독점자본)의 이해를 위해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공세를 가하는 국가 폭력기구의 중심에 박근혜가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 민중을 감시, 통제, 억압하는 중심에 박근혜 정권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노동시장 구조 개악과 공공기관 황폐화 저지, 최저임금 인상 요구를 박근혜 정권 퇴진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최대한 집중시켜야 한다. 박근혜 정권 퇴진은 의례적으로 거는 구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노동자 민중의 사활이 걸린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당면 요구이자 목표가 되어야 한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객관 정세는 무르익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점점 더 추락하고 있고, 정권은 점점 더 고립되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배계급 내부의 자중지란도 거듭되고 있다.

이제는 정세에 대한 과학적 인식과 구체적인 세력 관계, 전술과 전략, 투쟁의 정치적 목표와 근본 지향점 등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하고 박근혜 정권을 실질적으로 퇴진시키기 위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


반독재 민주주의 투쟁으로 총반격에 나서자!

 

노동자의 요구만으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킬 수 없다. 민주노총은 전체 노동자 계급을 집결시키는 투쟁전선의 집중과 함께 민주주의 투쟁에 적극 개입해서 민중과 함께 전선을 최대한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 박근혜 파쇼 정권을 포위하고 고립시켜야 한다. 노동자 계급이 주도하는 민중항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민주주의 투쟁은 전선을 확장시키는 투쟁인 동시에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을 높이는 투쟁이기도 하다. 노동자 계급이 자신의 요구에만 충실할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진보적 발전을 위한 투쟁에 나설 때, 진정한 역사의 기관차가 될 것이며 민중의 전위가 될 수 있다.

노동자 계급이 민주주의 투쟁에 적극 떨쳐 일어날 때, 노동운동 내에 팽배한 협소한 조합주의와 경제주의 그리고 사회적 합의주의같은 노사 타협주의를 분쇄할 수 있다. 관료주의는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1차 총파업에서 나타난 현대차 노조(이경훈 집행부)의 노사협조주의와 반노동자적 태도는 비단 현대차에서만 나타난 특별한 현상이 아니었다. 기아차 지부(김종석 지부장) 역시 현대차 집행부의 8.18합의와 마찬가지로 불법파견에 면죄부를 주는 5.12합의를 체결했다. 공무원노조 이충재는 공무원노동자들을 배신하고 연금 개악에 동조한 것도 모자라 정권의 충견이 되어 공무원 노조분열에 앞장서고 있다. 철도노조 위원장 김영훈은 총연맹을 책임졌던 경력이 무색하게도, 대의원대회에서의 투쟁 기조와 방침, 전국지부장회의의 결정을 부정하고 밀실교섭으로 철도 최대 현안인 근속승진제를 합의하는 폭거를 저질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1차 총파업도 그렇고 오늘의 2차 총파업도 당장 파괴력 있게 전개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노동운동 내에 팽배한 이러한 노사협조주의와 조합주의, 관료주의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운동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노동자들이 민주주의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선전, 교육, 학습하고 실질적인 전투를 조직할 때, 노동운동은 당면 전투에서 승리하게 될 뿐만 아니라 노동해방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확고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이명박 정권 하의 파쇼 억압기구인 국정원 5163부대가 대선 직전에 무차별적으로 도감청을 할 수 있는 해킹 장치를 사들여 운영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2012년 부정선거의 몸통 국정원에 맞서는 투쟁이 대대적으로 벌어졌을 때, 이를 무마하기 위해 정권과 국회는 국정원 셀프개혁 운운했다. 국정원은 자기 자신에 의해서도, 타인에 의해서도 개혁될 수 없다. 국정원은 총체적 부정선거를 자행한 몸통으로 오로지 정권과 함께 날려버려야 할 파쇼의 전초부대다. 5163이라는 부대 명칭이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이는 가까이는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수치인 51.63%로 당선된 박근혜의 부정선거 득표율이기도 하며, 멀리는 박정희 5.16쿠데타가 벌어졌던 5월 16일 새벽 3시를 의미하기도 한다.

국정원의 대국민 감시, 통제 암호명이라 할 수 있는 5163이라는 숫자는 박근혜 파쇼 정권을 세우기 위해 국정원이 벌였던 흉악한 정치공작 음모와 저들이 만들어가려고 하는 신유신 독재 체제의 실상을 섬뜩하게 보여준다.

국정원은 세월호의 실소유주로 드러나고 있으며, 정보기구를 총동원해 세월호 학살 은폐, 조작에 앞장섰다. 세월호 가족에 대한 감시와 통제, 세월호 투쟁에 나섰던 국민들에 대한 감시와 사찰에도 앞장섰다. 국정원은 일베의 산파이기도 하다.

국정원이 내세우는 ‘대북 심리전’은 대남 파쇼 이데올로기를 유포하고, 파쇼 지배 통치 체제를 영구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명분이자 외피에 불과하다. 국정원은 파쇼 정권과 체제를 보위하는 최전선의 기구이자, 최후의 보루이다. 국정원이 노동자 민중에 대한 총감시 체제에 앞장서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일본 아베 파쇼 정권의 등장과 침략 전쟁국가로 변모시키기 위한 평화헌법 개정 시도, 인도의 광주라고 할 수 있는 구자라트(Gujarat)에서 대학살이 자행될 때, 주 수상으로서 대학살 주범이었던 모디(Modi)의 인도에서의 권력 장악, 우크라이나에서 미제국주의와 나토 제국주의에 의한 우크라이나 정변과 파쇼 정권의 성립, 그리스와 유럽전역에서 신파쇼 세력들의 준동과 부상, 미국 정부의 천인공노할 포로 고문과 오바마 정권의 제국주의 공세와 흑인 등 소수인종에 대한 억압과 차별과 학살 등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파시즘을 강화시키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반노동자적, 반민중적 공세에 이어서 가장 반동적인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이 등장하여 신유신 파쇼독재 체제를 획책하며 극악한 반동성을 강화하는 것은 다 이러한 세계적 현상의 일부인 것이다.

노동3권 무력화와 노조파괴, 단협개악, 복지에 대한 공세,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대한 탄압, 노동시장 구조개악과 공공부문에 대한 정권의 공세는 자본에게 최대의 이윤을 보장해주려는 목표 하에 자행되고 있다. 위기에 빠진 자본을 구출하기 위해서 노동자 민중에 대한 폭압적 공세는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정권은 유신정권으로의 회귀라는 목표 하에, 유신시대와 전두환 정권 시절의 인물과 정책으로 무장하여 반동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김기춘과 역대 총리 인사들의 면면이 그렇고, 최근에만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 축소하는데 앞장섰던 검사출신 박상옥의 대법관 임명과 새누리당 내의 대표적인 극우파쇼 인물인 김진태의 인권위원장 임명을 보라!

유신독재가 유신‘헌법’의 이름으로 파쇼 지배 통치를 영구히 하고, 전두환 정권이 4.13호헌 조치로 법의 수호를 명분으로 파쇼 통치 체제를 연장하려 했던 것처럼, 박근혜 정권 역시 법의 이름으로 파쇼 지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해체 역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라는 법기구를 통해 자행됐다.

민주노총은 노동시장 구조 개악 조치, 공공기관 정상화(황폐화) 공세 저지 투쟁을 박근혜 퇴진 투쟁과 긴밀하게 연결시켜야 한다. 더불어 ‘귀태’ 박근혜 파쇼 정권을 탄생시킨 총체적 부정선거와 그 부정선거의 몸통인 국정원 해체와 국가보안법 철폐 요구를 전면에 내걸어야 한다.

또한 세월호 학살 진상규명 투쟁에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 세월호 시행령 철회를 넘어 이미 진상규명 방해 기구가 되고, 저들에 의해 무력화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박차고 나와 세월호 학살 진상규명, 학살자 처벌을 내걸고 대정부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 세월호 1년 3개월의 피맺힌 교훈은 세월호 진상이 백일하에 드러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저들은 구조하지 않았고, 심지어 구조를 가로막은 학살이라는 것, 저들은 이를 감추고 은폐하기 위해 국정원과 경찰, 검찰, 언론, 댓글부대 등을 총동원해 언론을 조작, 통제하고 있고, 4.16연대에 대한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청구, 출석요구 남발로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현장 정치와 가두 정치는 시기와 정세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질 수 있지만 양자는 대립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 관계다! 총파업을 실질적으로 조직하기 위한 현장 투쟁과 가두투쟁은 씨줄과 날줄과 같은 것이다. 현장을 멈추고 가두로 쏟아져 나와야 한다. 그러나 지금 시기는 현장에서 자본의 힘이 월등하고, 노사협조주의 세력의 준동 때문에 현장을 멈추지 못하는 한계가 있고, 가두에서 민중의 요구와 열망을 조직하기 위해서라도 의식적으로 가두투쟁을 강화해야 한다.

삼포세대, 오포세대, 칠포세대로 삶 전체를 포기할 지경에 처한, 절망에 빠져 있는 수백만의 미조직 청년 실업자들과 가두에서 함께 싸워야 한다. 궁핍에 빠진 민중과 함께 가두에서 싸워야 한다. 재벌 지배 체제 하에서 파산하고 있는 소상공인들과 가두에서 함께 싸워야 한다. 가두투쟁의 강화로 전국정세의 판을 뒤집어 역으로 현장을 조직해나가야 한다. 가두로, 가두로 쏟아져 나와 민중과 함께하는 정권 퇴진 항쟁을 조직해야 한다.

민주노총 2차 총파업을 사수하고, 2차 총파업 뒤에 곧바로 자행될 노동시장 구조 개악과 공공기관 황폐화 공세에 맞서 즉각적으로 싸워 나가자! 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민중항쟁으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고 근본변혁으로 나아가자! <노/정/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