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의 보유는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하는 약소국의 가장 효율적이며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문재인 정부 통일외교안보특보까지 역임했던 문정인연세대 교수는 “트럼프의 다음 표적은 김정은”, “이란 멸망 다음은 북한”이라는 일부 서방 언론의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박하고 있습니다.

“첫째, 북한은 이란이 아니다. 북에는 핵무기가 있고 이란에는 없다. 북한은 최소 50개에서 많게는 100여개의 핵탄두를 이미 확보했고 한국, 일본, 괌, 심지어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핵탄두는 물론이고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운반 수단도 아직은 갖추고 있지 않다.”( [문정인 칼럼] “북한이 다음 표적이 될 수 없는 네가지 이유”, 한겨레신문, 2026-03-23)

문정인 교수는 이밖에 미국이 이란에서 정변을 일으켜 이란 전복 시도를 했는데, “북한 김정은 리더십은 강력하고 북한의 내적 응집력은 견고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가 절대 통하지 않을 것이며, 지정학적으로 고립된 이란과 달리 러시아와 중국이 군사행동을 반대하고 있으며 미국이 “걸프 지역과 한반도에서 두개의 대규모 전쟁을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치를 능력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이란에 이어 전쟁을 개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정인교수가 여기서 말하지 않은 점은 이란에 이은 북에 대한 전쟁이 미국이 이란에 승리를 거둔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바, 이란침략전에서 미국이 패배할 가능성에 높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이란 침략전쟁은 북핵 “자위권” 주장이 진실임을 입증하고 있다

문정인 교수의 주장 중에 주목할 점은 미국이 섣불리 북을 침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북에 핵무기가 있고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문정인 교수가 에둘러 주장하는 요지는 북의 핵이 미국의 침략 기도에 맞서 자위권의 일환이고 북이 핵무력을 완성하여 자위권을 발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북핵위기”란 말을 들어왔고 미국은 북의 핵무기 보유 시도를 중단시키기 위해 적대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북의 핵무력 완성이 이란에서 침략전쟁을 벌이는 미국이 북과의 전쟁을 섣불리 감행하지 못하게 했다면 북의 핵무력은 자위권의 일환이며 평화의 수단이라는 점이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지하듯, 조미 정상회담도 행동 대 행동으로 단계적 주고 받기가 아니라 리비아처럼 북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라는 겁박으로 인해 파탄되었습니다. 조미 정상회담의 파탄은 남북 간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 선언도 파탄하게 만들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의 자주적 권리를 명시한 선언의 정신과 반대로 한미 워킹그룹을 통한 미국의 강박과 제재 동참 요구에 굴종하여 남북 간 선언을 하나도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윤석열이 “북한 주적론”, “선제타격론” 등을 외치고 접경지대에서 대북선전물 배포를 부추기고 대북확성기 방송과 급기야 무인기를 평양상공에 침투시키는 도발로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만드는데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지만, 남북적대관계는 문재인 정부때 잉태되었습니다.

2020년 북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파괴하기 직전에 당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폭파를 공개 경고한데 이어 조선중앙통신이 “쓰레기들과 이를 묵인한 자들의 죄값을 받아내야 한다는 격노한 민심에 부응해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차단해버린 데 이어 개성공업지구에 있던 북남 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 파괴시키는 조치를 실행했다.”고 밝힌 것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지난 2023년 2월 7일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도 “최근 북한 정권의 핵무장 확대와 정치적 목적의 실험과 발사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집권세력이 이에 대응한답시고 핵무장을 공공연히 떠드는 상황에서 핵무장에 대한 원칙적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야 한다.”며 일부 세력이 ‘핵무력 반대 수정동의안’이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수정동의안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전쟁위기의 근본원인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패권정책으로 핵독점ㆍ핵패권을 유지하려는 것에 있다는 역사적 원인을 은폐하고 “모든 핵 반대”라는 명목 하에 실제로는 북핵 폐기를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진보진영의 입장이 아니라 조선일보식의 반북적인 대북관이자 국가보안법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반노동자적 입장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국가보안법을 바탕으로 서울고등법원은 2008년 12월 30일 북한이 주장하는 “주한미군이 남한 내에 핵무기와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옹호·지지하며, 북한의 핵 자위권 논리를 유포한 행위로 유죄를 선고한바 있습니다.

또한 2025년 9월에는 인터넷 매체 ‘자주시보’의 전·현직 기자와 관계자 4명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합법적인 자위권 행사’로 미화하거나, 주한미군 철수 등 북한의 주장을 담은 기사를 작성·보도한 혐의가 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적이 있습니다.

진보진영 안에 국가보안법 논리가 침투하여 이러한 반노동자적 행위가 버젓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국가보안법도 법이니 준수해야 한다(주대환), 헌법 내 진보(심상정)라며 국가보안법을 내면화 하여 진보진열 분열과 종파투쟁에 골몰하고 “종북”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것이 한때 진보진영에 몸담았던 인사들이고 ‘진보’정치세력이었다는 점은 분단체제와 이 체제를 떠받치는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가증스러운 법인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실천은 진리의 시금석이다

이제는 고인이 된 대중가수 신해철 씨는 2009년 4월 다음과 같이 주장하여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을 당하고 수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 합당한 주권에 의거하여, 또한 적법한 국제 절차에 따라 로켓(굳이 icbm이라고 하진 않겠다)의 발사에 성공하였음을 민족의 일원으로서 경축한다.”

“핵의 보유는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하는 약소국의 가장 효율적이며 거의 유일한 방법임을 인지 할 때, 우리 배달족이 4300년 만에 외세에 대항하는 자주적 태세를 갖추었음을 또한 기뻐하며, 대한민국의 핵주권에 따른 핵보유와 장거리 미사일의 보유를 염원한다.”

실천은 진리의 판단기준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눈앞에서 벌어졌던 리비아 침공과 카다피 살해, 이란침략전쟁은 미국이 전 세계의 침략 제국주의 세력이고 “북에는 핵무기가 있고 이란에는 없”는 것이 이란침략을 낳았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북핵은 주권국가로서의 자위권의 일환이며 한반도에서 전쟁위기를 막는 평화의 수단이라는 주장이 진리임을 다시금 확인시키고 있습니다.

적대화된 남북관계의 평화관계로의 개선과 미국의 대북적대의 근거가 된 “북한 비핵화” 노선을 폐기하지 않는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한반도 평화는 계속 위협받고 전쟁위기는 고조되게 될 것입니다. 대북적대는 남북 양쪽의 군수산업에 대한 천문학적 투자로 남북 민중의 복지가 제약되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국가보안법은 이 자명한 진리를 가두고 반북 적대감과 침략자 미국에 대한 숭배감을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분단의 장벽을 높이 쌓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자와 진보적 지식인들, 민주인사들을 탄압하여 노동자 권리와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질식시키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노동자들이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기 위해 앞장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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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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