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자행하는 야수성으로부터 끌어낸 사악한 결론
미국은 그 동안 민주주의와 자유의 나라를 자처했습니다. 미국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의 수립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스스로 민주주의와 자유의 탈을 쓴 야수의 나라임을 만천하에 과시했습니다.
미국은 3일 새벽 2시에 베네수엘라를 기습 공격해 주권을 송두리째 강탈하고 그것도 모자라 그 나라 민중이 뽑은 대통령과 부인을 납치하는 천인공노할 강도짓을 자행했습니다. 강도 수괴 트럼프는 이제는 베네수엘라의 국부인 석유를 자신들이 독점 관리하는 약탈자가 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국제연합헌장 “제1장 목적과 원칙”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1조
국제연합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고, 이를 위하여 평화에 대한 위협을 예방하고 제거하며 침략행위 또는 그 밖의 평화의 파괴를 진압하기 위한 효과적인 집단조치를 취하고, 평화의 파괴에 이를 수 있는 국제 분쟁이나 사태를 평화적 수단으로 그리고 정의와 국제법 원칙에 합치되도록 조정 또는 해결한다.
2. 사람들의 평등권 및 자결의 원칙에 대한 존중에 기초하여 국가 간의 우호관계를 발전시키며, 세계 평화를 강화하기 위한 그 밖의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3.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또는 인도적 성격의 국제 문제를 해결하고 또한 인종, 성별, 언어 또는 종교에 따른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의 인권 및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촉진하고 장려함에 있어서 국제 협력을 달성한다.
4. 이러한 공동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서 각국의 행동을 조화시키는 중심이 된다.
그러나 미국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 “평등권 및 자결의 원칙에 대한 존중”, “국가 간의 우호관계를 발전시키며, 세계 평화를 강화하기 위한 그 밖의 적절한 조치”, “국제 분쟁을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 “무력의 위협이나 사용을 삼가”, “주권적 평등의 원칙”, “모든 사람의 인권 및 자유에 대한 존중” 같은 국제법의 모든 원칙을 깡그리 무시했습니다.
미국이 수립한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세우고 오로지 미국의 폭력적인 이익에 기반하여 집행돼 왔습니다.
조선, 쿠바, 이란, 베네수엘라, 러시아, 중국에 대한 제재 소동과 침략 위협의 근거로 사용하는 “인권과 인도주의”의 기치는 미국이 침략적ㆍ패권적 이해에 복무하는 수단임이 분명해졌습니다.
유럽연합(EU)은 이 사태에 대해 “베네수엘라의 주권과 해당국 국민의 뜻이 우선적으로 존중돼야 한다”,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준수해야 한다”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습니다. 그러나 채택된 공동성명은 국제법을 정면 부정한 미국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는 말의 향연에 불과했습니다.
이스라엘 침략자들을 지원하여 팔레스타인을 고립시키고 침략ㆍ학살하고 어린이, 여성, 노인 할 것 없이 수만 명을 학살하고 수백만을 굶주림에 몰아넣었던 미국은 베네수엘라 침략과 지도자 납치로 막가파적 힘과 패권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 밤의 도둑과 같은 기습적 군사작전을 성공시킨 후 한층 더 기고만장하여 “올바른 일을 하지 않으면 마두로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처신을 똑바로하지 않을 경우 2차 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한데 이어 쿠바와 콜롬비아를 침략할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미국은 인류 전체의 보편적인 인권과 인도주의의 파괴자들이자 폭정의 전초기지이며 국가테러 납치 범죄국가임이 다시금 분명해졌습니다.
레닌은 《제국주의론》에서 “극소수 선진제국에 의한 지구상 압도적 다수의 식민지적 억압과 금융적 교살의 세계체제”가 제국주의라고 규정했습니다.
레닌은 제국주의 체제가 “어디에서나 자유가 아닌 지배에 대한 열망을 가져온다. 정치체제가 어떠하든간에 이들 경향의 결과는 어디에서나 반동이며, 정치영역에서의 대립을 극도로 심화시키는 것이다. 특히 민족적 억압과 병합의 열망, 즉 민족자주의 침해는 더욱 심화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레닌은 전쟁을 통해 나타난 제국주의 성격을 “침략적·강도적·약탈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세상은 많이 발전하고 급속도로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수다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는 두 가지 본질적인 모습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본주의는 착취체제라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권리와 처지가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착취는 여전히 계속되고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비정규직은 자본의 보편적인 착취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노동은 자본의 직접적인 지배형태는 사라지고 노동자들을 개인 사업자로 둔갑시켜 자본의 착취를 은폐하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막고 있습니다. 저임금 자본주의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등 기계화의 급속한 발전은 인간을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업자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정권을 누가 잡든 이 자본의 착취제제는 계속되고 노동존중을 외치는 정권이라 할지라도 노동자라는 실존을 인정하지 않고 반증할 수 있는 다툼의 영역으로 돌려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제국주의 지배라는 현실 역시 변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 제국주의는 미국을 위시로 한 나토, 일본, 그리고 그 동맹국들이 다수 나라를 식민지적 억압하고 제재로 교살하는 세계체제입니다.
미제국주의는 바이든 정권이든 트럼프 정권이든 할 것없이 “침략적·강도적·약탈적” 성격을 보여줍니다.
민중친화성이 포퓰리즘인가?
미국 제국주의의 이러한 성격이 제어되지 않는다면 미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계속할 것입니다. 인류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미제국주의에 맞서 투쟁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는 사태는 나라의 자주권이 없다면 언제든지 미국의 침략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트럼프의 관세협박을 내세운 경제패권으로 민중이 피땀으로 쌓아 올린 나라의 부가 강탈당하는 현실을 목격해야 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략을 보면서 우리가 뼈아프게 교훈으로 삼아야 할 일들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략을 규탄하고 제국주의 패권과 야만을 폭로하고 싸우는 대신 미제국주의를 옹호하고 숭배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좌파 포퓰리즘 30년에… 파탄 난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는 어떻게 망가졌나”(2026.01.05.) 기사에서 차베스에서 마두로 정부까지 이어져온 베네수엘라의 민중 복지 정책이 오늘날 베네수엘라를 망쳤다고 주장합니다.
군인 출신으로 1992년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다 실패한 뒤 옥고를 치른 그는 1999년 대통령직에 오른 뒤 ‘21세기 사회주의’를 내세워 석유 산업 국유화 등을 추진했다. 석유로 쌓은 부(富)를 퍼부어 무상 교육·의료, 저가 주택 공급 등 대규모 복지 정책을 펼쳤다. 한때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빈곤율을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시장·구조 개혁 없는 분배 중심 정책은 유가 하락과 함께 한계를 드러냈고, 국가 경제는 급속히 취약해졌다.
국민의힘 역시 조선일보의 논조를 앵무새처럼 따라하며 “베네수엘라의 포퓰리즘이 오늘의 사태로 이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베네수엘라의 몰락은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과도한 돈 풀기와 권력의 독주, 야권 탄압과 언론 압박이 일상화된다면 대한민국 역시 같은 길로 접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미국을 위시한 외국 자본이 석유와 천연가스를 강탈해온 역사를 은폐하고 트럼프의 야욕처럼 다시 베네수엘라의 국부를 미국 거대자본의 손에 넘기고 베네수엘라 민중의 빈곤을 가중시키자는 주장에 다름 아닙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석유 산업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한 것은 1976년이다. 이때 미국 거대 기업 엑손모빌이 운영하던 프로젝트를 포함해 수백개의 민간 기업과 외국 소유 자산을 국유화했다. 30여년 뒤 베네수엘라 최대 석유 매장지인 오리노코 벨트에서 마지막으로 민간이 운영하던 석유 시추 사업을 우고 차베스 사회주의 정권이 장악하면서 국유화를 완성했다.
문제의 역사는 1908년부터 1935년 사망 때까지 베네수엘라를 통치했던 우익 군부독재자 후안 비센테 고메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2년 라로사에 있는 ‘로열 더치 쉘’의 지질학자들이 베네수엘라 북서부 마라카이보 분지에서 석유를 발견한 베네수엘라는 1929년에 미국에 이어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으로 올랐다. 순식간에 백여개가 넘는 기업들이 달려들었는데 고메스는 숨지기 전 걸프, 로열 더치 셸, 스탠더드 오일 3개의 외국 석유 회사가 베네수엘라 석유 시장의 98%를 장악하도록 특혜를 부여했다. 당시 석유는 베네수엘라 전체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했다.(김지은 기자, “베네수엘라가 미국 석유 훔쳐”…트럼프의 말 진실은, 한겨레신문, 2025-12-22)
석유와 천연가스의 부를 빈곤퇴치와 민중복지에 사용하는 것을 마치 자기들 산업을 유용하는 것으로 배 아파한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압살하기 위해 물샐틈없이 제재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봉쇄했습니다.
조선일보도 인정하는 바처럼, 차베스부터 마두로 정부까지 베네수엘라는 석유와 천연가스 국유화로부터 나온 국가의 부를 “무상교육·의료, 저가 주택 공급 등 대규모 복지 정책”과 빈곤 퇴치 정책에 사용했습니다. 이것을 좌파 포퓰리즘이라며 비난하는 것입니다.
미국과 서방 언론이 주장하는 베네수엘라의 경제파탄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제재때문입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달러 수입의 대략 98%에 해당하는 수입원인 원유수출길을 봉쇄했습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 2019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자산 70억 달러(한화 약 7조 8,000억원)를 동결하고 석유 대금 송금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영국에도 압박을 가해 영란은행이 보유한 금 31톤(한화 약 1조 3,915억원)을 돌려달라는 베네수엘라의 요구도 거부하도록 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는 금을 인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 기기와 의약품, 식량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미국은 심지어 베네수엘라와 거래하고 있는 기업이나 국가들 역시 미국의 제재선 상에 올려 러시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Rosneft)이 베네수엘라 원유 수송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 기업 목록에 포함시켰다.미국은 또한 베네수엘라와 거래한 이란 유조선 50여 척에 대한 제재도 가했습니다.([월간정세변화] 미국-베네수엘라 경제 제재 이슈 추이 베네수엘라 EMERiCs 2020/07/31)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이러한 제재는 한층 더 심해졌는데, 베네수엘라 침략 직전에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대형 유조선을 나포하고 작년 12월말에는 베네수엘라 항만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좌파 표퓰리즘 운운하는 자들은 미국의 이러한 폭거를 은폐하고 한국에서 실현되지도 못했던 친노동 정책과 무상복지 체제를 공격함으로써 반노동과 반복지 체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아주 사악한 자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국민의힘 전 대표였던 한동훈은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가 전두환 정권의 독재와 인권침해에 개입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이유로 미국을 ‘제국주의 세력’으로 규정했던 이들이 이번 사태에서는 ‘미국의 무도함’만을 외치며 격앙되는 모습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무도한 침략과 국가수반 납치를 보면서도 미국을 규탄하지 말고 숭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동훈이 에둘러 말하는 “전두환 정권의 독재와 인권침해”는 바로 광주학살을 말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전두환 신군부의 광주학살 배후조종자라는 이유로 1980년대 내내 반미 반독재 투쟁이 일어났습니다. 광주학살 배후 미국을 규탄하고 2026년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략과 납치극을 규탄하는 건 모순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일관되고 타당한 것입니다.
저들은 미국의 야수성으로부터 숭배적 감정을 조장하는 미제의 영원한 주구들입니다.
차베스는 2006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 조지 부시 연설 다음날 연단에 올라 “어제 이곳에 악마가 왔다 갔는데 연단에서 아직도 유황 냄새가 난다”며 미국의 침략 전쟁을 신랄하게 규탄했습니다.
차베스주의를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자들은 민중복지를 물어 뜯고 전쟁광 미국이 내뿜는 유황 냄새를 꽃향기라며 코를 처박고 칭송할 자들입니다.
이 기사를 총 22번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