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번 윤석열의 내란 시도가 문명화 된 미국의 개입으로 무산 됐는가?

유시민은 매불쇼에 나와 미국 하원 의원 브레드 셔먼의 한국언론 인터뷰를 인용하며 “미국CIA의 공작이 이제는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문명화 됐다”라고 주장했다.

유시민은 브레드 셔먼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이번 윤석열의 비상계엄 발표와 내란행위에 대해 분석하면서 미국의 개입에 대해 설명했다.

유시민은 미국이 사전에 윤석열의 비상계엄 시도를 여러가지 경로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유시민은 윤석열이 미국 의사에 반해 비상계엄을 발동하고 심지어는 한국 내 특정 장소를 북이 공격한 것처럼 조작해서 국지전을 유도하려 했다는 말을 인용했다. 

유시민은 그리하여 CIA가 직접 개입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골드버그 미국대사 등을 통해 이를 경고하려 했으나 외교장관과 안보실 차장이 전화를 받지 않아 비상계엄을 막지 못하고 국회에서 야당과 한국인들이 용감하게 윤석열의 쿠데타에 맞서 싸워서 물리치는 것을 보고 셔먼 의원이 감동하여 미국의회에서 최초로 비상계엄을 규탄하는 연설을 했다고 소개했다.

더욱이 윤석열이 거듭 내란 시도를 멈추지 않자 미국은 주한미군 유투 정찰기를 통해 군사적 압박으로 내란시도를 중단할 것을 경고했다는 것을 인용했다.

유시민은 한동훈 사살 계획과 일부 인사 체포 기도 등 김어준의 국회 폭로를 인용하며 이를 우방국에서 정보를 줬다고 하는데 이는 미국대사관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내란시도를 두고 미국의 개입에 대한 여러가지 입장들이 있다. 미국이 사전에 윤석열 정권의 비상계엄 시도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미국의 용산 도청사례나 미군의 전시작전통제권, 미국에 정보를 제공하는 한국 내 각계 고위 친미인사들, 정보기관의 정보 제공, 그리고 박근혜 탄핵 당시 계엄령 발동 준비 문건이 폭로된 바 있고, 민주당조차도 비상계엄령 발동에 대해 사전에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경고해 왔던 점을 볼 때도 확실하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유시민의 해석에 따르면 윤석열은 미국의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친위 쿠데타를 실행하고 미국은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를 분명하게 반대했다는 것이 된다.

유시민은 미국이 이제는 민주적으로 한국 내정에 개입하고 민주적이고 합법적 절차를 중시하기 때문에 한국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윤석열의 내란 시도를 결연하게 반대하고 막아냈다는 것이 된다.

이런 유시민 식의 해석에 의하면 미국은 미국 식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이번 한국 내란 사건을 막은 민주주의의 파수꾼이다.

유시민은 미국의 내정간섭이 신사적이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정당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살인파괴 폭동을 사주하고, 이스라엘 시오니스트를 지원하여 가자지구에 대한 야만적 집단살상을 자행하고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내란을 배후조종하는 몇 가지 대표적 사례만 봐도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시민은 미국이 내세우는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에 경도되고 뼛속 깊이 미국 숭배에 빠져든 결과 미국이 윤석열 내란기도를 막는 민주주의 수호자가 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몇가지 의문점으로 반박할 수 있다.

미국은 사전에 비상계엄을 알고 있었는데 계엄시도를 왜 사전에 봉쇄하지 않았는가?

미국의 사전 승인과 동의 없는 비상계엄 시도에 대해 주한 미대사 전화로 항의하려 했고 윤석열 측이 전화를 받지 않아서 즉각 이를 중단시키지 못했다는 얘기야말로 소설같은 얘기다.

미국을 철저하게 숭배하고 임기 전부터 임기 내내 미국을 꼭두각시처럼 추종하고 미국의사에 맹종했던 윤석열 집단들이 과연 미국 승인 없이 내란시도가 성공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실제 미국이 거부하는데도 친위 쿠데타를 자행했을 것인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얘기다.

그리고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는 정치적 위기에 내몰린 막다른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충동적으로 일어났는가? 이에 대해 윤석열이 정신적 이상설을 흘리는데 정치문제를 이런 식의 우연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가?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는 우발적, 충동적, 즉흥적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필연적인 요인이 더 지배적인 요인이다.

윤석열이 계엄발표문과 포고령에서 주장했던 계엄명분, 계엄을 정당화 하기 위한 북에 대한 도발과 전쟁조장은 임기 전부터 임기 내내 이뤄졌다.

윤석열은 대북 선제타격, 주적론, 원점타격론으로 북에 대한 적대시정책과 군사적 도발을 끊임없이 자행해 왔다.

윤석열의 이러한 도발행위는 미국의 승인없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적대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이 배후에서 부추긴 것이었다.

한미군사훈련과 대북 제재 역시 마찬가지다.

대북 풍선 살포와 무인기 침투 등 전쟁책동은 미국의 대북적대 정책에 따라 윤석열이 자행한 것인데, 비상계엄을 통해 이러한 행위를 더 노골화 한다면 이는 미국의 대북적대 정책에 철저하게 부합하는 행위가 아닌가?

왜 미국은 갑자기 한반도에서 전쟁책동과 유발을 막는 평화의 사도가 되었는가?

미국의 대북적대 정책과 군사도발이 브레이크 없이 계속되었다면 최소 국지전 이상의 남북 군사 충돌이나 전시 상황은 필연적으로 도래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게 된다. 결국 미국의 대북적대가 지속되고 윤석열이 충실하게 이를 수행했다면 필연적으로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고 이에따라 준전시나 전시상황에서 비상계엄 역시 필연적으로 발동되는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비상계엄의 두 가지 형식적 요건, 전쟁과 소요 중 전국적 소요의 가능성이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적대와 군사충돌은 비상계엄을 필연적으로 발동시켰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북 적대와 군사적 충돌로
비상계엄을 발동하는 상황을 일관되게 추구해 왔던 미국이 갑자기 방향을 전환해 비상계엄을 중단시키고 전쟁유발을 막으려 했을까?

여기서 추론할 수 있는 한 가지 미국의 정책변화 가능성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기이다.

미국이 그동안 전쟁책동을 지속해 왔는데 권력 교체기에 미국의 정책이 갑자기 바뀌어서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전쟁야기를 막으려 했다는 추측이다.

또 하나는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를 방조하거나 암묵적으로 승인했으나 그것이 실패하고 민중항쟁으로 미국의 안정적인 지배정책이 흔들릴 수 있어서 윤석열과 손절하고 미국은 내란에 아무런 책임이 없고 도리어 이를 적극 막았다고 선전함으로써 한국사회의 친미숭배를 지속시키고 국민적 지지를 상실한 윤대신에 안정적인 통치가 가능한 친미세력으로 교체를 지지하려 했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추측이 가능하고 그 중 하나, 또는 복합적인 진실이 존재할 수 있으나 그 무엇도 미국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민주적으로 합당하게 한국 내정에 개입하려 했다는 거짓 신화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지난 촛불투쟁과 문재인의 권력 장악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내란 사건을 통해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정치적 교훈은 국회에서 탄핵된 내란 수괴 윤석열과 내란동조당 국민의힘도 한미동맹의 가치를 강조하고 윤석열을 탄핵하는데 앞장선 이재명과 민주당도 한미동맹의 가치를 강조하는 이 미국물신 숭배의 부당한 현실은 반드시 깨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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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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