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싸우면서도 나쁜 짓은 함께 하는가? ㅡ 이재명과 민주당의 범죄적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공모를 보며

이재명과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결국 찬성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2020년 도입 발표 이래 약 4년간 시행을 둘러싸고 첨예한 논란만 벌이다 결국 한 번도 시행하지 못하고 폐지하게 되었다.

이로써 그 동안의 첨예한 논란은 한바탕 사기쇼에 불과한 것이었으며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은 초록은 동색이며 싸우면서 닮아간다는 말을 사실로 입증돼 버렸다.

민주당과 이재명은 윤석열과 한 편으로는 싸우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윤석열의 가장 나쁜 정책에는 동조,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의 나쁜 짓에는 김건희와 같이 선출되지 않은 자와 권력을 사유화 하고 농단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윤석열은 미국을 추종하며 반북대결에 나서고 전쟁을 획책하는 이 땅을 전쟁의 참화 속으로 몰고 가며 가장 나쁜 짓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윤석열이 벌이는 가장 나쁜 짓 중 하나는 자본가들, 부자들을 위한 감세 정책을 벌이는 것이다. 윤석열은 자본가들과 부자들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를 인하하고 각종 세액공제·비과세 혜택 등을 확대하는가하면 종합부동산세를 대거 낮췄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최저임금과 전반적인 실질임금 삭감하고 복지를 공격하여 노동자 서민들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민심이 분노하고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총선의 대파논란은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는 자본가 정권, 부자 정권으로서 윤석열의 가장 나쁜 짓 중 하나다.

노동자 서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기생적인 주식투기로 불로소득을 벌어들이는 자본가들과 부자들에게 세금을 매기는 것은 특별히 진보적이라 할 수도 없는 자본주의 하에서의 기본적인 정책이다. 이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형평성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와 정반대로 주식투기 기생적 불로소득자들에게 금융투자소득세를 매기는 것을 폐기하여 노동자 서민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으니 얼마나 범죄적인 만행인가?

금융과세 합리화 취지로 도입된 금투세는 기본적으로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한 모든 소득에 세금을 매긴다는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에서 금투세를 2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가 결국 2025년 1월로 시행시기를 미뤘다가 결국 민주당의 찬성으로 전면 폐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은 1천5백만 주식투자자들을 핑계로 대지만 “과세 대상인 연 50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리려면 적어도 5억원 이상 굴려야 한다. 5억원 이상 상장 주식을 보유한 개인은 지난해 말 전체의 1%인 14만 명 선”(고현곤 칼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유감, 중앙일보, 2024.09.10.)에 불과하다. 그 동안 이재명이 주장해 왔던 면제 기준을 연 1억원 이상으로 올리면 대상자는 14만 명보다 훨씬 줄어든다. 14만 명은 한 줌도 안 되는 이 사회 최고 자산계급이다.

그런데 금투세 폐지를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던 것은 증권거래세 인하가 그 안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의 요구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먼저 기업들의 대변기구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증권거래세 폐지에 앞장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16년에 “금융산업의 제도 애로와 개선방안 건의”를 통해 증권거래세 폐지를 건의 형식을 빌려 요구했다…
사실 금투세 도입은 정부나 여당보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이 먼저 주장했다. 증권거래세 폐지만을 주장해서는 이를 관철해 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들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큰 것을 얻기 위해서는 작은 것을 내주어야 한다는 지혜를 이들은 모르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증권거래세 폐지, 금투세 도입 패키지는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중심의 외국자본, 국내의 기관투자자들, 그리고 증권업계의 이해에 편향된 성격을 갖는다. 이 패키지로 기관투자자들은 증권거래세 인하 혜택은 고스란히 누리면서도 금투세 적용 대상에서는 아예 제외된다. 외국자본도 증권거래세를 면제받지만 이중과세 협약에 따라 금투세 부과 대상에서도 제외된다.(금융투자소득세 논쟁,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금융투자소득세 논쟁,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임수강의 진보금융 찾기] “증권거래세를 되살리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 시작해야”, 프레시안, 2024-09-24 05)

그런데 금투세는 폐지하기로 했지만 이 폐지조건으로 낮췄던 증권거래세를 되살린다는 계획도 없다. 결국 금융투자소득세 논쟁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논란으로 이 사회 최고 상층 자산계급들은 금투세 제정으로 증권거래서를 낮춘데 이어 금투세마저도 폐지함으로써 일거양득의 이익을 취한 것이다.
금투세 폐지 기득권 동맹을 타파해야 한다
사실 금융거래에 세금을 매기자는 주장은 사회주의적 요구가 아니라 철저하게 자본주의적 요구의 일환이다.

증권거래에 대한 과세를 포함한 금융거래세는 존 메이나드 케인스라는 이름을 떼어 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케인스는 1936년에 출판한 <일반 이론>에서 증권거래세 아이디어를 꺼냈다….
케인스는 금융시장이 발달하면 투기 활동이 기업 활동보다 우세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만약 투기 활동이 기업 활동이라는 꾸준히 흐르는 강물 위에서 벌어진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거꾸로 기업 활동이 투기 활동이라는 소용돌이에 말려든다면 상황이 심각해진다고 케인스는 주장했다. 케인스는 자본의 활동이 카지노의 부산물이라면 일이 제대로 될 리 없다는 말로 상황을 비유했다. 따라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카지노에는 접근이 어려워야 하고 그것은 증권시장에도 마찬가지라고 케인스는 말한다. 케인스는 투기 활동이 기업 활동을 압도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증권거래세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케인스는 과도한 금융거래나 금융의 성장이 실물자본의 축적을 오히려 더디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산업자본이 장기에 걸쳐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금융거래를 억압해야 하고 그래야 더 많은 자본축적,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케인스는 보았다. 케인스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브레턴우즈 체제, 케인스식 복지국가 제도에도 반영되었다.(임수강, 같은 기사)

이처럼 금융거래세는 케인즈주의적 요구다. 레닌은 케인즈를 철저한 반공주의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케인즈는 자본주의를 개혁하고자 하는 수정자본주의자이다. 케인즈는 자본주의를 개혁하며 사회주의 혁명으로부터 자본주의를 보호하여 자본주의를 영속화 하려고 했다. 케인즈는 생산적인 기업활동을 장려하기 위하여 투기를 근절하려고 했다. 금융거래세 도입은 그 일환이다. 금융거래세 도입은 자본주의 사회 전체의 이해 장기적 안정과 질서를 위해, 즉 자본가들의 안정적인 노동자착취를 위해 투기에 제약을 가하려고 한 것이다.

케인즈의 자본주의 수정 시도는 자본주의가 위기에 빠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시 자본주의 위기는 밖으로는 러시아혁명으로부터 왔으며 안으로는 자본주의에 환멸을 품고 저항하는 계급투쟁으로부터 왔다.

그런데 이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결정은 케인즈가 시도했던 자본주의 내의 위로부터 개혁조치를 취해야만 했던 위기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금융투자소득세가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자산소득자들에 대한 과세로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고 이로써 불평등과 빈곤 완화라는 명목을 가지고 제정되었지만, 이번 결정은 그러한 최소한의 형식적으로 위선적인 정책조차 취할 아무런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본가들과 부자들은 최소한의 양보조치를 취할 의도나 위기의식 없이 “소득이 있어도 세금을 내지 않겠다”라며 점점 더 뻔뻔해지고  대담해지고 있다. 전체 자본주의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통해 계급지배 질서를 공고히 하기 보다는, 무절제하고 탐욕에 빠진 개별 자본가들과 부자들의 이익을 공공연하게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정권의 위기가 자본가 계급을 포함한 자산계급의 지배에 전혀 위협이 가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민주당은 윤석열과 김건희의 권력농단 같은 비정상적인 권력형태를 집중 비판하는 것에 머물러 있을 뿐 윤석열의 반노동자적이고 반민중적, 반민족적, 반민주적 행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침묵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민주당은 이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해결할 아무런 청사진도 전망도 없다. 민주당은 윤석열이 미국을 일방 추종하면서 대북 적대정책에 앞장서고 있는 것에 대해서 근본적인 비판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일련의 국가보안법 탄압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이재명과 민주당의 범죄적인 금투세 폐지 동참으로 초록은 동색이고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함게 이 자본주의 착취질서를 떠받치는 대들보라는 점이 다시금 분명해졌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윤석열은 저돌적이고 강도 같은 확신범이고 이재명과 민주당은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눈치를 보면서도 결국은 자본가들과 자산계급의 이해에 복무함으로써 윤석열과 그 모리배들과 범죄적 공모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이 이번 금투세 폐지에 동참하면서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끊임없이 정쟁 수단이 될 것”이며 “증시가 정상을 회복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또 국민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명분을 내걸었다. 이재명의 이 가당찮은 논리는 이들이 말버릇처럼 내세우는 서민의 대변자가 아니라 자본가들을 비롯한 자산계급의 이해에 충실한 대변자라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자 서민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한 투쟁과 요구가 회피해야 할 “정쟁”이라면 앞으로 이재명이 권력을 잡으면 “경제가 너무 어렵다”는 상황논리로 “정쟁”을 회피하고 진보적이고 민중적인 요구는 언제든지 내팽개칠 것이며 그 자리에는 자본가들의 요구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문재인이 자주적 남북관계의 발전을 미국 눈치를 보고 “정쟁”을 회피하기 위하여 내팽개치고 그것이 오늘날 남북 관계의 적대관계로 전환되고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를 낳고 있는데, 이재명과 민주당의 범죄적인 금투세 폐지 찬성은 그 전조를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정권 퇴진 요구에 대해 거국 중립 내각이니 단계적 퇴진이니 하면서 “정쟁”을 기회주의적으로 회피하던 민주당과 문재인에 이어 다시 전국적인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앞두고는 현실론을 들어 임기단축과 중임제 개헌을 들고 나오고 있다. 윤석열 탄핵 추진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역풍과 국정 혼란”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또다시 기회주의적 행보로 민중의 뜻을 거스르고 있다.

윤석열 임기 단축론은 윤석열의 퇴진 조건으로 윤석열과 김건희의 범죄를 사면하여 명예퇴진한다는 사전 전제가 있다. 우리는 임기 단축이 아니라 윤석열의 퇴진을 열망한다. 그러나 본말이 전도된 윤석열 퇴진을 원치 않는다. 윤석열 퇴진은 윤석열과 김건희 일가의 범죄적 행태에 대한 준엄한 법적, 정치적 단죄와 같이 이뤄져야 한다. 그것은 정치적 책임이다.

윤석열 퇴진은 자연인 윤석열이 권력에서 내려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윤석열과 김건희의 권력사유화와 농단은 그것의 형식뿐만 아니라 그를 통해 반노동자적이고 반사회적인 내용이 고스란히 관철되기 때문에 분노하고 반대하는 것이다.

윤석열 퇴진은 윤석열이 취했던 반노동자적이고 반민중적인 정책이 전격 중단되는 것을 의미한다. 윤석열 퇴진은 윤석열이 취했던 대북 적대정책과 외세 추종적인 정책이 중단되고 평화를 되찾고 적대관계로 악화된 남북관계가 다시 동족관계와 민족관계를 회복하여 분단척결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윤석열 퇴진은 국가보안법의 칼날을 휘두르며 민주주의를 파괴했던 윤석열의 반민주적 폭거를 중단시키고 이 사회가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윤석열 퇴진은 정권이 가한 사회 전반의 퇴보와 반동이 아니라 역사적 진보와 발전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윤석열이 퇴진하고 나서도 윤석열의 반동적인 정책과 행보가 얼굴 바꿔 계속되는 것은 정권퇴진이 아니라 전두환에 이어서 노태우로 군사정권이 연장된 것처럼, 기만적인 정권연장이다. 금투세 폐지 공동정범에 의한 정권연장이 아니라 이 사회의 진보적 변화와 발전을 위해 노동자 민중이 중심이 되는 정권퇴진 투쟁을 가속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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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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