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사] 제국주의가 현대 자본주의 산물일진데, 왜 ‘현대’제국주의인가?
[맑스레닌주의 총서3]《민족과 계급》이 전국적(남과 북), 지역적(남)의 민족문제를 다루고 남에서 변혁의 특수한 과제를 다뤘다면, 이어서 이번에 출간되는 [맑스레닌주의 총서4] 《맑스주의와 현대제국주의 – 현대제국주의 성격과 21세기 타도 제국주의》는 대외문제의 총화로서 제국주의 문제를 다뤘다. 그런데 국제문제는 국내문제의 연장이고, 국제문제는 국내문제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둘의 문제는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제국주의 문제는 제국주의가 국내의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이데올로기 전반에 개입하여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사실 제국주의 자체가 ‘현대’의, 최신의 자본주의, 즉 독점자본주의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현대’제국주의라고 굳이 명명하여 둘을 구별한 것은 최신에 벌어지고 있는 제국주의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현상을 통해 다시금 제국주의의 본질을 규명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제국주의 현상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제국주의 본질은 여전히 그대로다. 우리가 총서4에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가 바로 이것이다.
1,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제국주의 현상은 다양하게 변모했고, 제국주의 체제 하에서 새로운 사건들이 무수하게 벌어졌다. 그 변화상은 크게 보아 1차 세계대전 당시의 제국주의는 영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로부터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로,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국이 패권을 차지하는 제국주의, 영토 지배 중심의 식민지배에서, 그것을 배제하지 않지만 현지권력을 통해 간접 지배하는 ‘신식민지배’로 변모했다.
1차 세계대전은 1917년 러시아혁명과 민족해방투쟁의 고양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낳았다. 2차 세계대전은 파시즘의 반공주의 전쟁이었다. 나중에 연합국의 일원이 되는 미, 영, 프는 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1936년 스페인 내전부터 ‘불간섭’이라는 명목으로, 1938년 체결된 뮌헨협정으로, 이후 독일 파시즘의 반쏘 전쟁에 협조함으로써 ‘타도 쏘비에트’ 기치 하에 파시즘과 은밀하게 결탁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은 동시에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모순과 갈등이 깊어져 민주·공산주의 진영의 연합이라는 반파쇼 인민전쟁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파시즘의 패배 이후에 동유럽과 중국과 조선 등 아시아전반과 쿠바 등으로 공산주의 진영이 국제적으로 확장되고 세계 전역의 식민지·반식민지 국가, 민족에서 민족해방투쟁이 고양됐다.
2차 세계대전의 반파시즘 통일전선은 쏘련사회주의와 미국제국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냉전으로 성격이 변모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제국주의 국가 내부의 모순 격화로 잠재된 반공주의 대결이 파시즘의 패배 이후에 전면적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파시즘은 독점자본의 가장 배외주의적이고 가장 폭력적인 테러 독재체제인데, 파시즘의 배후에는 자본주의 위기와 그 위기를 야만적으로 돌파하고자 하는 독점자본이 있기 때문이다.
미제국주의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쏘련과 조선, 중국과 급속하게 확대되는 사회주의와 민족해방투쟁을 진압하고 이와 대결하고자 반공주의 전초기지를 세웠다. 아시아에서 이 전초기지는 무장한 미제가 진주함으로써 지배하는 일본과 한국, 대만이었다. 다만 ‘오야붕’ 미제국주의는 일본 제국주의 국가를 다시 부활, 무장시키고 일제를 앞장세워 한국과 대만을 철저한 ‘꼬붕’으로 삼아 동북아에서 반쏘반북반중 반공주의 교두보로 삼으려 했다.
1945년에서 동유럽과 쏘련사회주의가 해체된 1991년까지를 냉전시기로 부르는데, ‘한국전쟁(민족해방전쟁)’은 “냉전 시기 최초의 열전”이라는 규정이 있을 정도로 냉전을 개시하는 참혹한 대결전이었다.
미제국주의는 이어서 베트남 민족해방을 저지, 진압하기 위해 베트남 전쟁에 개입했다가 패배했다. 미제국주의는 나토 등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의 군사기구를 내세워 반공주의 대결과 함께 남미,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곳곳에 대한 야만적인 침략전을 자행하였고 군사 쿠데타와 내전이라는 명목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자행하고 민주주의를 압살하면서 제국주의 패권을 유지했다. 이러한 미제국주의 패권에 맞서 ‘자주화’를 열망하며, ‘적극적’ 비동맹주의(블럭 불가담) 국가들의 투쟁이 전개됐다.
냉전은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 동유럽과 쏘련의 해체 이후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제국주의의 일방적 승리로 종결됐다. 제국주의는 이 역사적 격변에 환호하여 “이데올로기의 종언”이라면 더 이상 역사는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 발전하지 않고 자본주의가 인류의 최고의, 최후의 생산양식이라는 점을 목소리 높여 강조했다. 이때부터 전 세계는 미국의 단극체제가 지배하는 체제가 되었다. 그러나 미제국주의 단극체제로부터 다극체제로의 변화는 한 편으로는 쏘련 해체로 쏘미간 냉전으로부터의 변화의 산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신냉전’은 과거 냉전 시기의 유산과 대결 구도를 상당 부분 지속시켰다.
역사적 격변으로 쏘련 사회주의는 해체됐지만, 미제국주의와 나토 등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은 반북, 반중, 반쿠바라는 반공주의 대결을 계속하면서 서방 제국주의와 독자적으로 발전하는 러시아를 적대하였다. 이로써 오늘날 ‘가치동맹’이라고 하는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과 그 ‘동맹국’들의 체제와 미제 중심의 서방 제국주의 일극 체제에 맞서는 신세계 질서가 형성됐다. 여기에는 이란과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의 반미국가, 자주국가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물론 이러한 신세계 질서의 역사적 기초에는 앞서 언급한 비동맹(블럭 불가담) 국가들의 ‘자주화’ 투쟁이 있었다.
오늘날 이러한 미국 패권 중심의 일극체제에 맞서는 다극체제는 러우전쟁(특별군사작전)을 계기로 훨씬 더 극명하게 대립, 대결이 고조되고 있다.
동유럽과 쏘련 사회주의 해체 직후인 1990년대 이후 신냉전과 오늘날 신냉전은 1기와 2기를 구별할 정도로 크게 변모하고 있다. 2기 신냉전의 시기에는 단극체제가 다극체제로 신세계 질서가 요동치면서 미제국주의의 패권이 급격하게 약화, 해체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달러 패권은 1945년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미국이 가진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힘으로 유지됐는데, 오늘날 달러 패권의 약화는 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은 기름먹은 종이쪼가리의 약화가 아니라, 미국이 가진 힘의 약화와 쇠퇴를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일찍이 엥겔스는 재정파탄으로 인한 군국주의 패권의 몰락을 예언했는데, 미국의 군국주의 체제는 베트남 전쟁을 비롯해 미제국주의가 벌이는 전쟁비용 조달과 국내 독점자본의 위기를 구출하기 위한 달러 남발과 자본주의의 주기적 공황과 겹쳐 오늘날 침체 인플레이션(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빠져 버렸다.
위기에 빠진 미국의 ‘가치동맹’은 ‘동맹국’을 약탈하는 약탈동맹이자 ‘동맹국’이 의심스러워 도청도 서슴지 않는 ‘불신’동맹이다. 전통적인 미제의 ‘동맹국’ 내에서도 이 패권적, 폭력적 ‘약탈동맹’과 선을 그으려는 나라들이 점점 더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미제국주의의 약화, 해체와 ‘신세계 질서’의 도래를 가지고 미제국주의가 자동 몰락한다거나 자연 쇠퇴한다고 간주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서산에 지는 해가 더 붉게 대지를 물들이듯이, 서산일락의 미제국주의는 자신들의 패권을 영원토록 유지하기 위해 더 악랄하고 강도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로써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어떠한 현상적인 변화가 있든, 통치와 지배가 얼마나 세련되고 고도화 됐는지 상관없이 야수와 같은 제국주의의 본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한 줌의 ‘선진’국이 지구상 인구의 압도적 다수를 식민지적으로 억압하고 금융적으로 교살하는 하나의 세계체제로 성장”했고 “이 ‘전리품’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완전무장한 2∼3명의 강력한 세계적 강도들(미국, 영국, 일본) 사이에서 분배되고 있으며, 이들은 자신들의 전리품의 분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자신들의 전쟁 속으로 전 세계를 끌어들이고 있다.(레닌, 《제국주의론》)
레닌이 말한 제국주의 본질, 성격은 오늘날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현대제국주의는 미제국주의를 중심으로 일본과 나토 소속국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제국주의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스페인,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이스라엘 등이 제국주의 체제를 떠받치고 있다. 이들 한 줌도 안 되는 제국주의 국가들과 동맹국들, 제국주의 나라의 독점체들이 수백 개 나라와 수십억 인류를 침략, 정권교체, 지배하고, 경제적으로 제재, 금융적으로 교살(絞殺)하며 문화, 사상적으로 통제, 정신적으로 노예화 하는 체제가 바로 현대제국주의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초무장한 미제국주의와 미제가 배후에서 이를 조종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군사적 제국주의의 대표적인 사례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은 대표적인 국제적 금융약탈, 금융교살 트로이카다. 이 국제금융 약탈기구는 고금리와 긴축을 내세워 전 세계를 약탈하고 금융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국제부흥개발은행(IBRD)는 금융지원과 개발원조를 명목으로 전 세계를 지배하는 기구다.
그러나 제국주의는 자신들의 반동적인 본질을 은폐, 전가하고자 제국주의 프로파간다를 사용하여 인민대중을 혼란스럽게 하고 제국주의를 변호한다. 제국주의의 사악한 이데올로그들과 제국주의 언론들, 교육기관들, 종교기관들, 다종다양한 문화사회 단체들이 제국주의 파렴치한 변호론자로 나선다. 그리하여 제국주의의 사악한 이데올로기는 진보진영에게까지 파고든다. 심지어 오늘날 혁명을 외치는 공산주의 진영 내에까지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고 있다.
러시아, 심지어 사회주의 중국이 제국주의라는 주장은 미제를 비롯한 서방 제국주의의 침략과 약탈, 범죄상을 은폐하고 전가하려는 신종 제국주의 이데올로기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带一路)로 신제국주의라는 주장은 아프리카에서 서방 제국주의자들의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에서 천연자원 약탈과 노동력 착취, 심지어 대량학살과 내전 야기, 침략, 정권교체 기도 등 천인공노할 반인류 강도범죄를 물타기하려는 주장에 불과하다.
이러한 신종 제국주의 이데올로기는 한국사회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파렴치한 전쟁광, 학살광 미제국주의에 대한 숭배감정은 최고조에 달한 데 반해, 이에 반비례하여 중국에 대한 혐오감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그 역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제와 서방 제국주의가 우크라이나를 내세운 반러 전쟁인 러우전(특별군사작전) 이후에 반중 혐오감은 반러 혐오감, 즉 루소포비아로 절정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제국주의가 조장한 지배계급의 사상은 미제가 중심이 된 미일한 전쟁동맹, 약탈동맹이 추구하는 반북, 반중, 반러 신냉전에 대한 대중들의 저항의식을 무너뜨리고 있다. 대중들의 반미반제 의식의 약화를 조장하는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바로 신냉전의 버팀목이다. 이를 무기로 한반도에서 제국주의가 자행하는 침략책동과 프로파간다는 한층 더 흉포해지고 노골적이며 파렴치해지고 있다.
“반국가 세력들은 (북한의)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습니다.”, “가짜 뉴스와 괴담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라는 윤석열의 자유총연맹 창립식 연설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나왔다.
파시즘의 민주주의의 극단적 부정이고 그 끝에는 전쟁이 있다. 미제가 파시즘을 수출하여 우크라이나 신나치를 민간,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여 젤렌스키를 내세워 반인민, 반러 전쟁을 획책하고 있듯이, 한국에 수입된 제국주의 파시즘은 파시스트 윤석열을 통해 자유총연맹이라는 극우반공 파시스트 단체를 육성하여 이들을 반인민, 반민주, 반북, 반중, 반러 신냉전의 극우파시스트 전사로 삼으려 한다.
신냉전, 가치동맹을 전파하는 제국주의 신종 이데올로기, 제국주의 변호론이 진보진영 상당수, 심지어 공산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세력들까지 파고들었다는 것은 아주 중대한 사태라고 할 수 있다.
《맑스주의와 현대제국주의 – 현대제국주의 성격과 21세기 타도 제국주의》는 이러한 각종 제국주의 프로파간다와 여기에 영향 받은 진보진영 내부와의 사상전이다. 적이 누구인지 모르고 적과 투쟁할 수 없고 적을 물리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군 내에 침투한 오열이나 이 영향을 받고 있는 세력들과의 적대적 혹은 비적대적 사상투쟁은 불가피하다.
“한국 사회의 많은 이들이 대미 동맹을 여전히 냉전 시기의 틀로 바라본다. 마찬가지로 대중 긴장 역시 이 틀로 해석하려 한다.”는 ‘진보인사’들이야말로 가장 이데올로기적이다. ‘거대담론’을 부정한다는 명목으로 실제로는 ‘거대현실’을 부정한다. 이들 ‘진보인사’들은 다원주의,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로 제국주의의 은밀한 변호론자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대제국주의는 미제가 중심이 되는 약탈과 착취, 침략체제이다. 반제의 요체는 지금도, 앞으로도 상당기간 반미일 수밖에 없다.
2023년 러우전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전쟁은 신냉전의 정점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일극 체제의 다극체제로의 전환 속도를 빠르게 하고 제국주의 우두머리 미국의 쇠퇴와 해체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미제의 약화, 쇠퇴는 우리 땅에서 미제 축출의 기운을 고양시킨다. 제국주의 전쟁과 약탈을 막고 미제를 이 땅에서 축출하자. 인류가 진정 평화로운 세상을 영위케 하자. 자유와 해방으로 나아가자.
《맑스주의와 현대제국주의 – 현대제국주의 성격과 21세기 타도 제국주의》가 평화와 해방을 열망하는 진보적 인류의 염원에 조금이나마 복무할 수 있는 저작이 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출간되기 까지 후원, 응원해주신 여러 벗들과 동지들, 추천사를 보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리 사회 진보진영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시는 존경하는 동지들, 선생님들의 날카로운 추천사는 이 책의 부족함을 메우는 방패가 되고 있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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