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정치신문] 노동자의 세상읽기 제3호 민주노총 사회적 총파업은 노동자의 기본권리입니다/진보적 사상의 자유가 ‘오염’이라면 오염되지 않은 ‘순수’는 무엇인가?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
 민주노총 사회적 총파업은 노동자의 기본권리입니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하는 이유

민주노총이 6월말 7월초 사회적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에 민주노총이 내건 요구는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다.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노총은 이 3가지 요구가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할 핵심 해법이고,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 노동조합조차 없는 대다수 노동자의 공통된 사회적 요구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총파업’은 민주노총 역사상 최초로 비정규직노조가 파업을 이끄는 ‘비정규직 총파업’이다. 또한 사회적 총파업에는 70여 개 사회운동단체로 구성된 만원행동(최저임금 만원 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 등 사회운동단체와 청년, 알바노동자들이 함께 참여했다. 민주노총은 6월 28일부터 7월 8일까지를 사회적 총파업 주간으로 선포하고 자본과 적폐에 맞선 투쟁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이번 파업 투쟁에는 학교 비정규직, 지자체 비정규직, 대학·병원 비정규직, 삼성전자서비스, 한국지엠 비정규직, 광주자동차부품사비정규직, 만도헬라비정규직, 엘지유플러스 비정규직, 건설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력부대로 나섰다.

민주노총은 파업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

그런데 이번 총파업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 언론의 반응은 어떠한가?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앞두고 언론의 왜곡이 도를 넘자 <논평>을 내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 잘 하고 있는데 왜 파업하냐? 고 한다. ‘민주노총의 과도한 정부압박 꼴 사납다’고도 한다. ‘민주노총의 요구에 대해 촛불채권 가지고 빚 독촉하는 것’이라고 비아냥댄다.
‘지금은 문 대통령 도울 때다’라고 점잖게 충고하기도 한다. 결론은 ‘민주노총, 아무것도 하지 말라’‘가만히 있으라’‘기다려라’는 것이다. ‘왜 파업을 하는가?’, ‘무엇을 요구하는가?’에 대한 토론과 논쟁은 없거나 부차적이다. 파업 그 자체에 대해 논란을 벌이는, 심지어 파업의 권리 자체를 부정한 역사는 오래되었다. [6월 26일, 민주노총 논평, ‘6.30 사회적 총파업 시비, 도 넘었다. TV토론으로 끝장 보자.’]

그렇다. 지금 여론은 문재인 정부가 되자마자 ‘왜 또 파업이냐?’는 반응이다. 노동자들이 왜 파업을 하는지, 이번 파업에 어떠한 고민이 담겨 있는지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게 “적어도 1년은 지켜봐 달라” 고 말했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지금은 총파업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30일 예고되었던 총파업의 중단을 호소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1년, 아니 단 하루도 기다릴 수 없는 절박한 처지이다. 비정규직으로, 정리해고로 이미 수년 째 생존권을 잃고 거리에 내몰린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삶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보았는가?
청와대 앞에서 농성하고 있는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 노동자들은 그 절박함으로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농성장은 경찰에게 폭력침탈 당하고, 조선일보 등 언론은 천막농성에 대해 이렇게 핏대를 세우고 있다.

청와대 앞 인도 ‘불법 시설물’ 철거 실랑이 <2017.06.23. KBS 뉴스>
청와대 앞길 26일부터 개방 선언한 날… ‘첫 손님’은 민노총 불법천막 <2017.06.23. 조선일보>

민주노총의 천막농성에 대해 매우 악의적으로 ‘불법’으로 낙인찍고, 파업에 대해서는 민주노총을 이기주의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
과연 민주노총의 요구가 이기적인가? 이미 이 사회 노동자들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비정규직 문제, 최저임금의 문제는 바로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청년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다. 노동자들의 생존권 박탈은 사회 양극화, 빈곤, 자살, 범죄로 이어져 절망적인 사회를 만들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를 내건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이러한 ‘노동적폐’를 바꾸기 위한 투쟁이다.

민주정부라면 ‘파업권’을 보장하라!

그런데 ‘민주주의와 인권과 자유의 보장’을 외치는 문재인 정부가 이렇듯 ‘노동기본권’조차 보장하지 않는다면, 비정규직 문제를 운운하면서 정작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노동자들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조차 마음대로 행사할 수 없다면 그 민주주의는 과연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란 말인가? 문재인 정부가 진정한 민주정부라면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의 파업권은 더 보장되고 확장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문재인 정부는 언론·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여야 한다! 노동자들의 파업은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한다! 또한 민주노총은 흔들림 없이 파업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지금의 비정규직 문제, 정리해고 문제, 생활임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총파업에 참가한 청년 노동자의 발언을 듣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우리는 지금 6.30. 총파업을 앞두고 모여 있습니다. 만도헬라는 올해 2월에 설립된, 짧은 역사를 가진 청년으로 이뤄진 노조입니다. 우리는 하루 12시간 노동, 운 좋으면 일요일 쉬는 것에 감사하며 주말 특근을 감내하며 지내왔습니다. 미디어에서 다루는 최저임금에 대한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현실성 없었습니다. 누구도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주는 대로 받는다, 이것이 비정규직의 현실입니다. ‘비’라는 단어가 있고 없고가 청년들에게 가혹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을 제가 너무 싫어합니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데, 청년은 이 정도 받아도 된다는 사회가 싫기 때문입니다. 학자금대출 갚기 위해 알바하고, 휴학하고, 공무원준비하며 청년시절 다 보내는 게 정상적인 사회입니까. 6.30. 사회적총파업을 통해 우리 권리를 찾는 행동이, 최저임금도 못 받고 비정규직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이들의 한맺힌 목소리라는 것이 꼭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 금속노조 인천지부 만도헬라지회 조합원 발언
 (6.27, 청년․대학생 최저임금1만원 선언 기자회견에서) 노/정/협


진보적 사상의 자유가 ‘오염’이라면 오염되지 않은 ‘순수’는 무엇인가?

2017년 1월 5일, 철도노동자이자 <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 동지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다.
이진영 동지는 <노동자의 책> 대표로서 그동안 노동자들의 사상운동 발전에 복무해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과 공안당국은 막심고리끼의 ‘어머니’와 같이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을 보급했다는 이유로 이진영 동지를 구속한 것이다.
지난 3월 이진영 동지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자 이 사건을 맡은 검사는 “피고인이 이 사건을 사회화하여 정치적 선동으로 악용할 것이고 배심원 또한 오염시킬 것”이라고 했다.(강조는 인용자)

“지금도 헌책방에 버젓이 놓인 1980~1990년대 금서들을 모으고 나눈 이진영 씨의 행위가 과연 죄일까. 평소 사회 변혁에 관심이 많았기에 그의 행위는 국가보안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공안당국의 주장은 과연 온당한 것일까. 공안당국이 문제 삼은 그의 사상은 재판정에서 옳고 그름을 다퉈야 할 대상일까. 이 씨는 이 모든 질문을 ‘상식적으로’ 따져보고 싶었다. 지난 3월 열린 재판준비기일에서 이 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담당 검사는 반대했다. “피고인이 이 사건을 사회화하여 정치적 선동으로 악용할 것이고 배심원 또한 오염시킬 것”이라고 했다. 방청석을 메운 이 씨의 ‘동지’들이 배심원들의 판단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인데, 검사는 이를 ‘오염’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이 씨는 이 발언이야말로 검사의 시대착오적 발상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격분했다.” (서어리 기자, [추적] 검사님, 21세기에 ‘사상 오염’이 걱정된다고요? [막걸리법이 살아있다①] ‘노동자의책’ 이진영 대표 구속기소 사건, 프레시안, 2017.06.28.)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사가 말한 ‘오염’은 무엇인가? 반대로 ‘오염’되지 않은 ‘순수’의 상태란 또 무엇인가?

과거에 청계천이나 종로, 신촌, 신림동 등 대학가 주변에는 사회과학 서적을 접할 수 있는 헌책방이 종종 있었다. 노동자들과 많은 학생들은 그 서적을 통해서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관심을 높여갔다. 이러한 노력은 소외된 노동자 민중의 권리 증진과 이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

지금은 그러한 헌책방과 사회과학 학습의 문화가 많이 축소되었다. 이는 사회과학에 관심을 가진 개인들에게도 아쉬운 일이지만 전 사회적으로는 역사의 진보를 더디게 하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진영 동지는 이 사상의 암흑시대에 노동자 민중의 독자적인 사상운동의 발전을 위하여 고군분투해 온 활동가이고, <노동자의 책>은 그 노력의 결정체이다.

저들이 말하는 ‘순수’의 상태란 바로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노예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그저 지배계급이 쏟아내는 온갖 거짓과 위선을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받아들이며 마치 그것이 불변의 진리인양 스스로 순종(順從)하도록 길들여진 상태! 저들에게 ‘순수’란 곧 ‘순종’을 의미하는 것이다.

반대로 저들에게 ‘오염’이란 노동자 민중이 세상의 변화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자신들의 독자적인 정치사상을 갖게 되는 것! 더 나아가 그 사상을 기반으로 세상의 변화를 위하여 자신의 실천을 결행해 나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보안법은 철저한 계급투쟁의 표현이다. 국가보안법 제정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던 것은 1948년 제주 4.3항쟁과 여수·순천 민중봉기이다. 이는 해방정국의 가장 치열했던 계급투쟁의 역사이다. 지배계급들은 당시 민중들의 봉기를 철저히 짓밟기 위해서 개인의 사고와 사상만으로도 무시무시한 범죄자를 만들 수 있는 희대의 악법, 국가보안법을 만들어 낸 것이다.

노동자 민중에게 정치적 노예 상태를 강요하는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독수리가 푸른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듯 노동자 민중은 자유와 해방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우리는 감옥에서 노동자 민중의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이진영 동지의 건승을 바란다. 또한 박근혜 탄핵 이후에도 풀려나지 못하고 있는 모든 양심수들의 석방과 노동자 민중의 정치·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을 다짐한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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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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