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적 단결은 노동자들의 대의이자 공통이해에 기초한다! 왜 소의에 사로잡혀 자본의 대리인 노릇을 자처하며 노동자의 공멸을 부르는가?

대우조선 정규직 지회(정상헌 집행부)가 오늘 노조신문 <새벽함성>에 성명을 발표했다.
대우조선 정상헌 지회 집행부는 그 성명에서 대우조선 전 구성원을 위해 하청 업체 대표와 하청지회는 한 발 물러서서 적극적으로 교섭해야 한다는 중재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먼저 중재기구가 아니다. 전 세계 노동자가 하나로 단결해야 하는 노동자 국제주의의 시대에 하청 노동자와 하청 업체 사이에서 거간꾼 노릇을 하는 것은 계급적 단결을 생명으로 하는 노조가 할 짓이 아니다.
정상헌 지회 집행부의 성명에는 하청업체와 하청지회 간 교섭 요구만 있을 뿐 원청자본이 빠졌다. 원청자본의 배후에 있는 산업은행과 정부가 빠져 있다.

비정규직, 정규직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하청자본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원청자본이 빠지고 하청업체와 하청지회 간 교섭으로 이 사태가 해결될 가능성이 단 1%라도 있는가? 지난 5년 간 지난한 하청업체와의 집단교섭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지 않은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7만 6천여 명의 비정규직 대량 정리해고와 30% 임금삭감 역시 그 교섭의 근원적 한계를 명백하게 보여줄 따름이다. 그 허울 좋은 교섭의 배후에서 원청은 비정규직 대량 해고를 자행한 주범이다.
사태의 진실이 이러한데도 지회집행부는 대우조선 전 구성원에 결사항전하는 하청 노동자들은 소외시키는 반면에 정작 자본가들은 하나로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하기에 하청지회의 극단적 투쟁이 공멸을 부르고 바로 자본의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하는 것이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의 1도크 점거투쟁은 대량 정리해고와 대폭 임금삭감 같은 자본의 극단적 착취와 탄압에 맞서는 정당한 자위권적 투쟁이다.

이 극한의 한 여름 날씨에, 0.3평의 달궈진 케이지 속에 용접으로 자신을 감금하고 싸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극단적이라면 누가 그 극단을 불러왔는가?
원인 없이 결과 없다. 하청노조의 투쟁이 극단적이라면 그것은 자본의 극단적 착취와 탄압의 결과물, 대응물일 따름이다.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결과를 없앨 수 있다고 보는가? 원인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그 대응물을 없애라는 건 그 원인을 더 깊게 함으로써 더 심각한 파국을 초래할 뿐이다.
그런데 정상헌 지회 집행부는 도리어 원청 자본의 대리인이 되어 원청의 극한적 탄압에 맞서는 대우조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파괴하려 획책하고 있다.
원청 자본의 물리력을 동원한 점거 파업 파괴행위를 예고하며 은근 그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하고 있다.
대우조선 정상헌 지회 집행부는 그도 모자라 중재자를 넘어서 비정규직 투쟁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황색 구사노조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또한 상급단체의 역할을 정리하겠다며 금속노조 탈퇴 협박도 하고 있다.
대우조선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지금까지 허울 좋은 공기업과 매각협박 사이에서 정리해고와 임금삭감, 일방적 단협후퇴 등 고초를 겪어 왔다.
조선업종 ‘불황’ 시에는 불황을 이유로, 호황 시에는 앞으로 다가올 공황을 이유로 탄압을 당하고 고초를 겪어 왔다.


그 동안 비록 정규직 노동자들일지라도 대우조선 전 구성원으로서 인간다운 대접을 받고 권리를 누린 적이 있었나?
대우조선 자본과 임원들, 하청업체 같은 자본의 구성원들을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당하고 소외당해온 처지들이었을 뿐이다.
하청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은 비정규직 조합원만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이미 정리해고 되어 다시 복귀하는 노동자들과 대우조선에서 60프로 이상을 차지하는 2만 여 전체 비정규직을 위한 투쟁이다. 더 나아가 이 투쟁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과 권리신장에도 복무한다.
대우조선에서 하청 노동자들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다면, 당연 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도 굳건하게 보장되지 않겠는가? 반대로 이대로 비정규직 투쟁이 무너진다면 자본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공세를 취하지 않겠는가?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은 대의인 동시에 공통이해에 기초하고 있다.
소의에 사로잡혀 비정규직 투쟁을 탄압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노동자 전체의 공멸일 뿐이다.
노동자는 하나다.
대우조선 전 구성원들의 공통이해라는 건 바로 자본의 이해에 다름 아니다.
자본의 이해와 노동자의 이해는 서로 적대적이다.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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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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