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세월호2》 출간에 부쳐 _ 진상규명을 바라는 모두가 이 책을 읽고 새 출발로 삼자

– 이병무(4.16연대 운영위원, 전주세월호분향소 활동)

 

1기 특별조사위원회와 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에서 세월호 유가족 추천 위원으로 활동했던 권영빈 변호사(선체조사위 선체조사 소위원장)과 심인환 연구원(선조위 전문위원)이 최근 세월호 침몰원인에 대해 다룬 책 <머나먼 세월호2>를 출간했다.

진상규명의 역사에서 이 책의 출판이 갖는 의미는 저자와의 대화(북콘서트)에 18개 진상규명 활동모임과 사회운동 단체들이 함께 했다는 점( https://www.youtube.com/watch?v=c4hl1Ia6nro ), 그 중 <세월호참사진상규명을위하여>가 책의 제목으로 만든 사전영상이 조회 수 천을 넘길 만큼 대중적 확산 가능성을 보여준 점( https://www.youtube.com/watch?v=9nQn7zzPnIY )에서 일부 확인되는 듯하다.

책은 출판사차원의 홍보가 없었음에도 꾸준히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8주기를 맞아 목포MBC에서도 이 책을 소개하기로 했다고 한다. 목포MBC는 8주기를 맞아 언론으로서는 최초로 조타수와의 인터뷰를 보도하고 있다.

 

멀어진 진실

 

사전영상은 무엇 때문에 진실이 멀어졌는지를 다루는데, 모든 사고에서 처음 기억이 정확할 수 있다며, 사고초반에 압도적이었던 진술과 증언, 언론보도는 외부충돌이었음을 상기한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국면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후 내인안전사고설이 정설이 된다. 이는 마치 천안함과 흡사하다.

천안함은 사고발생 후 이명박 정권과 미국도 북한 관련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가 사건의 방향을 바꾸는 발언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정리가 되는 분위기로 나갔다. 이와 마찬가지로 세월호의 침몰원인은 초반에 외부충돌이 압도적이었다가 내인안전사고로 바뀐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전방위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졌고 사람들은 그 때문에 진실에서 멀어졌던 것이다.

 

인양이 가져온 결과, 그리고 운동과 변화

 

선체 인양이 또 한 번의 새로운 국면을 가져오는데, 인양이 되기까지 숱한 투쟁과 가족들의 헌신의 결과였다. 박근혜 탄핵촛불이 타오르자 해양수상부가 인양을 서둘렀다는 가족들의 발언은 실제 인양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리고 선체조사는 그 위에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게 된 게 바로 열린안이다. 권영빈 전위원의 말처럼 내인설은 새로운 게 아니었다.

필자는 평소 열린안이 선체조사의 성과와 과제를 그나마 객관적으로 정리하려 한 것이라고 해왔는데, 외관상 논란 사항인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내인설은 과학적으로 반박 당했고, 열린안은 조사기간의 부족 등의 문제로 한계와 모순을 가지고 있지만 합리적 핵심을 가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저자들의 설명을 통해서도 확인되는 데 나중에 소개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보는 것의 의미는 진상규명은 역사적인 운동과 투쟁의 성과를 교두보 삼고 또 다른 새로운 국면을 만들고 전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진상규명을 바라는 모두가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속에서 단결하고 전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운동은 변화자체이고 운동 속에서 각자는 변화할 수 있고 변화해야 한다.

두 저자와의 대화의 시간에서 두 저자도 처음에는 검찰 발표에 대해 그럴싸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론적으로 합리적으로 보인 것이다. 이는 모 인터넷 언론을 비롯해 진보진영의 내인설 옹호론자들이 갖는 태도이기도 하다. 안전이라는 진보적 운동적 가치에서 내인안전사고설을 지지해온 것이다.

내인설은 외관상 논리적이고 일관된 것처럼 보인다. 반면 열린안은 많은 부분 내인설과 겹치고 모순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당시 상황과 함께 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 게 된다. 그리고 바로 오해를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 두 저자가 책을 쓰게 된 이유라 보인다. 그 때문에 다시 쓰는 열린안이라 한듯하다.

두 저자는 모두 선체조사에 참여하면서 생각이 확 바뀌었다고 한다. 바로 인양된 선체에서 수거된 사고 당시 상황을 기록하고 있는 블랙박스와 인양과정에서 제거된 핀안정기의 과회전이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선조위의 조사종료일인 2018. 8. 6일 전 8. 1에서야 처음으로 선체를 조사하고 내부를 볼 수 있었는데, 이때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고도 한다. 핀안정기실 주변의 상태는 처참했고, 그 내부의 변형은 후미에서 선수방향을 밀린 상태였으며, 바닥이 들려 굴곡져 있었다.

필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 책의 출간이 진상규명의 역사에서 갖는 의미다. 그들이 블랙박스를 분석하고 선체를 조사를 통해 진실에 성큼 다가갔고 그것을 출발삼아 나아가려 하는 것처럼 진상규명을 바라는 모두가 두 저자의 이 기록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장담하건데, 진상규명의 새로운 국면은 여기에서 출발할 때 열릴 것이다. 단결과 전진도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러기 위해 특히 좌파가 변화하고 지금까지 오류를 만회해야한다.

 

진상규명의 출발 : ‘다시 쓴 열린안

 

권영빈 전 위원은 북콘서트에서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기다렸고, 사참위 조사기간 3년 기다렸다.” 사참위가 제기한 특검 결과가, 두 저자가 다시 활동하게 된 이유라고도 했다. 그는 “만일 사참위가 성과를 거두었다면 책을 쓸 이유가 없었다”고 분명히 했다. 바로 기대와 기다림이 헛된 시간이었음을 확인하고 책을 쓰게 된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그리고 권영빈 전위원은 저자와의 대화에서 내인설이 만만하게 자신의 정당성을 드러낼 수 있는 소재정도에 불과한 것이 되어버린 듯, 내인설의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굳이 이를 다루려하지 않았다. 아마도 논란이라는 기존의 프레임을 넘어 이제는 확신을 가지고 전진해야 한다는 것으로 읽혔다.

선체인양과 선체조사, 그리고 이를 통한 진실규명 가능성이 열렸지만, 선조위에서 자신들이 결국 완수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내인설에 발목이 잡힐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런데 내인설을 극복하지 못한 것은 작게는 선조위가 갖는 구조와 한계 때문이지만, 크게는 현실의 외력을 금기시 하는 체제와 관계가 있었다. 국가를 대표하는 검경합수부의 결론을 유지하려는 경향과 객관적이고 과학적 조사를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규명하려는 경향이 첨예하게 대립했고, 그 결과 나오게 된 것이 내인설과 열린안이라는 두 개의 보고서였던 것이고, 내인설은 압도적 힘 때문에 과학적으로 반박되었지만 유지되었다.

저자들이 열린안을 다시 씀으로써 선명히 하려한 것은 두 가지로 보인다. 첫째는 선체조사위의 활동에서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자세히 알림으로써 왜 미완에 그칠 수밖에 없었는지(내인설의 억지 포함)를 밝히기 위해서다. 그리고 둘째로는 진상규명의 출발이 되어야 하는 분석들을 과학적으로 내용을 모순되지 않게 선명히 하는 것이다.

그들은 “선체조사위 종합보고서의 열린안은 타협과 절충의 산물”로, 객관적인 외력 가능성을 배제하는 내인설 측을 설득하려 했다고 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 때문에 절충하고 타협하면서 진실이 삭감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무산되자 보고서 제출시한에 쫓겨 내인설 보고서의 일부만 바꿔 열린안 보고서로 제출한 것이다.

그 때문에 같은 열린안 보고서 내에 출항하지 말았어야하는 복원성인 배라는 표현과 운항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 복원성인 배라는 표현이 모순되게 병존하기까지 했다. 열린안으로서는 치명적 약점이고 모순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추가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열린안의 합리적 핵심까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리고 가족들은 이전에 4.16TV 방송에서 선조위에서 추가조사를 요구해야 했다고 했는데, 이는 열린안측을 두고 한 말로 이해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러한 요구가 없이 종료되었고, 열린안의 기대와 달리 보고서는 두 가지로 나뉘었다. 과연 내인설측은 설득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열린안 위원들의 기대일 뿐 현실은 아니었다고 본다. 아마도 이것이 열린안 측의 오류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어쨌든 열린안이 없었다면 사참위라는 조사기구가 출범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번 두 저자의 책이 늦은 감이 있지만, 나오게 된 이유도 사참위가 선조위에서 거둔 성과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지난 3년 반 동안 사기에 지나지 않는 내인설조차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조위에서 거둔 객관적 성과를 선명히 하고 출발점으로 제시하고자 한 것이라 본다.

 

내인설의 문제들

 

내인설은 과학적으로 해서는 안될 사기를 동원하고, 사실상 기존의 검경합수부의 내인안전사고설을 유지하기 위한 억지에 다름 아니었다. 내인설과 열린안의 핵심적 차이, 근본적이고 이론적 차이를 가르는 것이 복원성인데, 김관묵 교수를 통해 수없이 지적되어온 자유유동수효과 사기가 대표적이다. 너무나 노골적이고 어이가 없었기 때문에 본래 내인설에 있었던 장범선 교수가 열린안에 서게 되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쉽게 말해 출항 후 12시간을 운행해온 세월호의 운항상 특별히 문제가 없는 수준의 복원성을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억지스럽게 출항하지 말았어야 하는 수준의 복원성으로 만드는 것에 과학적 양심에서 이를 반대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 내인설 전문가들은 모 진보매체가 줄곧 전문가라고 칭송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미 검경합수부 때부터 이론적 기초를 제공해온 관변 전문가들이었다. 해수부 산하 해양안전심판원과 해양플랜트연구소가 검경합수부의 사고원인 발표 후 유사한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여기에도 참여한 자들이었다. 이것이 목포MBC를 통해 폭로되기도 했는데, 책에서도 이 점을 언급하고 있고, 책이 다루고 있는 쟁점들은 모두 그들의 비과학성을 일일이 열거하고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복원성을 낮추기 위한 꼼수 외에도, 그들은 무엇보다 외력의 결정적 증거인 블랙박스를 외부충격 없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둔갑시켰다. 그러기 위해 시간동기화도 부정하고 멋대로 주장하며 외력 가능성을 부정했다.

블랙박스가 복원된 것은 모두 C데크의 차량에서였는데, 내인설측은 이를 이용해 D데크의 철근이 움직여 기울고 소리가 난 것 이라고 주장했다. 심인환 전문위원은 책의 내용과 동일하게 “내인설은 철근이 먼저 움직여서 주변이 도미노처럼 넘어졌다고 하면서, 18-20도에서 움직였다고 그러지만, 목포신항에서 철근 실험 시 36도까지 안 미끄러졌다.”고 반박했다. 그는 “동역학 분석이 중요하나 (내인설은) 하지 않았다.”며, “각도도 중요하지만 몇 초간 몇 도 얼마나 빨리 기울었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블랙박스 영상에서 확인된 횡경사 후 화물 이동, 화물이동전 쿵소리 등의 일련의 충격음들, 그리고 화물차가 공중부양(4바퀴가 뜸)할 정도의 급속한 변화는 내인설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침수문제도 내인설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아무리 배가 쓰러졌더라도 떠있어야 할 배가 침몰했는데도 이에 대해선 규명조차 하지 않았다. 검경합수부는 침수로를 바꿔가면서 제기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었고, 선조위는 외부 침수와는 상관없는 선저층 (E데크)내부의 격실 간의 수밀문이 개방된 문제만 강조하며 마치 그 때문에 침수가 된 것처럼 호도했다. 두 저자도 열린안이 시간부족으로 조사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심인환 보좌관은 핀안정기실 주변의 균열과 파단으로 해수가 유입돼 침몰했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가능성이 높다고 기존의 통풍구 침수설의 문제를 설명했다. 무게중심 위층(C데크, D데크)으로의 침수는 배를 급격하게 전복시킬 수 있고, 선저 층(E데크)의 침수 때문에 서서히 기울다가 급격하게 전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다 소개하지 못하지만, 《머나먼 세월호2》에서 두 저자는 이러한 많은 쟁점들을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최종적 결론을 원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결론은 조금만 생각해도 어렵지 않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국가의 정보 공개를 위한 요구와 투쟁

 

이는 우리가 조사기구의 결론을 기다리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하려는 국가에 맞서 독립적으로 무엇을 요구하고 투쟁할 지와도 관련이 있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대통령 기록물이나 군과 국정원등이 가지고 있는 세월호관련 자료들을 모두 공개하라고 요구해왔지만, 그것을 철저히 강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진실규명도, 국가의 자료 공개도, 주체적으로 강제해야 한다.

두 저자는 책과 동일하게 저자와의 대화에서도, 열린안은 “고의기획침몰 음모론에도 열려있는 것은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이것이 최종적 진실에서 고의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주관적 해석일 뿐이라고 본다.

필자는 이를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한다. 첫째는 선조위에서 다양한 고의기획침몰 의혹들에 대해 검증이 되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유일하게 남은 외부충격의 고의성 여부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외부충격의 입증이 중요하지 그 이상은 다룰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는 매우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태도다. 그리고 이것은 정권에 대한 기대나 의존이 아닌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태도와 연결된다. 즉 진상규명은 자신의 권한을 가지고 대상을 강제해나가는 것이다. 여기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태도의 다른 표현이고, 주관적인 태도는 기대와 의존의 다른 표현이다. 즉 진상규명은 진상규명의 대상과 주체를 분명히 하는 문제이고, 주체의 전략과 전술의 문제이다.

문재인 정권 때 유독 무능했던 고의기획침몰설 주장자들의 침묵은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이 1기 특조위부터 사참위까지 이어지는 조사기구내에서의 진상규명이라는 이름으로 방해한 것을 우리는 냉정하게 비판하고 반면교사 삼아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의지를 요구하는 일부 긍정적 시민들에 대해도 정작 주체가 되어야 할 피해가족들과 운동을 주체로 보지 않고 상호 설득하려 하지 않는 태도를 비판하고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사참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운동은 현재 사참위에 대해서도 기대고 의존해선 안된다. 진실규명을 위해 비판하고 견인해야할 대상이다. 책의 출간은 이러한 관계를 정립하게 만들고 있다.

사참위를 무시해서도 기대와 의존해서도 안된다. 비판하고 견인 강제해야할 대상이다. 사참위 자신도 이번 책의 출간이 갖는 의미를 무시해선 안 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 태도는 조사기구로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데 사참위는 어떤가. 선조위와 민간의 검증에서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음에도 AIS와 CCTV조작론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가장 중요한 수단 중하나인 특검을 동원해서 날려먹은 것도, 3년 반이나 되었음에도 성과가 저조한 것도, 같은 원인에서 찾을 수 있다. 사참위는 열린안의 두 저자에 비해 주관적이고 혼란된 태도에서 접근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참위는 말로는 증거 조작론의 배경으로 침몰원인 은폐 가능성이라는 이유를 제기하면서, 정작 일반적인 기기 결함으로 설명될 수 있는 사고시간과 무관한 다양한 현상들을 조작의 근거로 제기해왔다. 이는 어떻게든 조작으로 몰고 싶은 심정으로밖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사고원인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규명하는 데 사용해야할 중요한 증거들의 증거력을 비합리적으로 제거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 가히 월권적 범죄행위를 범하고 있다 비판할 수밖에 없다.

본인들이 설명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선 추가규명의 과제로 삼으면 됨에도 그 때문에 AISCCTV를 과학적 분석자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가. 사참위는 비전문가들인 법률가들로 구성되어 있어 문제라고 하지만, 법률가들이면서 이러한 논리와 법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객관적인 증거의 증거력을 제거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는 사참위의 월권이고,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그리고 사참위는 블랙박스의 쇠사슬 기울기와 전화선 기울기를 통해 확인된 횡경사 추이에서 발생한 황경사율(ROH)만으로도 외력을 입증할 수 있다고 하면서, 아무 이유 없이 열린안보다 낮은 복원성(저자와의 대화에서도 확인되지만 세월호의 사고당시 복원성은 열린안의 복원성이 최소한이다)에 기초하고 횡경사추이와 선체거동도 부실하고 모순된 조사결과를 내놓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채널 <세월호참사진상규명을위하여>를 참고하시라. 저자들의 객관적인 과학적 태도가 사참위에는 정말로 아쉬운 상태인 것이다.

운동은 근본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조사기구로서 사참위가 조사성과를 내놓음으로써 진상규명의 중요한 교두보를 제공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번 책의 출간은 운동에게는 민주적 통제의 기준이 되고, 사참위에게는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결론

 

오늘 필자가 있는 지역에서 8주기 집회가 있다. 단순히 1년에 한번 모였다 흩어지는 것이 되어선 안 되기에 할 일이 많다. 발언할 기회가 있다면, 8주기에 두 저자의 책을 읽는 것만큼 가장 중요한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할 것이다.

두 저자의 책은 진상규명이라는 역사적 과제에 비춰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진상규명을 바라는 모두가 이 책을 읽고 진상규명의 출발로 삼을 필요가 있다.

특히 공식 책임을 가진 사참위는 반성하고 남은 기간 동안 이를 기초로 한 발짝이라도 전진하길 바란다. 두 저자를 포함, 전문가와 과학자, 그리고 가족과 시민들의 민주적통제가 절실하다.

누구를 위한 국가이고, 무엇을 위한 정치인가 근본적으로 따져 묻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이다. 오로지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운동과 투쟁만이 진상규명을 할 수 있다. 진상규명을 위해 강제해야할 대상이 문재인에서 윤석열로 바뀌었을 뿐이다. 진실을 강제하자. 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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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협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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