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미제 용병을 자처하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반대한다
‘파견’이라고 사태를 호도한다고 전쟁 용병 파병이라는 진실이 사라지는가?
‘기존 부대의 작전범위를 확대하는 파견’이고,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함대에는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하겠다’며 문재인 정권은 호르무즈 해역 ‘파병’ 결정을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21일 문재인 정부의 ‘파병’ 발표에 대해 이미 국방부 이스트번 대변인은 “국제해양안보구상 IMSC를 지원함으로써”라고 밝힘으로써 문재인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함대연합체를 ‘지원’하는 미제의 용병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이란 정부는 “한국결정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파병 결정에 곧바로 항의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파병 결정을 발표하면서 “우리 정부는 현 중동 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지만 이 또한 사태를 호도하는 것이다. “현 중동 정세”는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무자비하게 테러학살하고 이란이 이라크 미군기지에 미사일 발사를 하고 중동 전체에서 반미감정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섶을 지고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다. 내세우는 명분이 무색하게도 “국민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것이며, 미국이 주도하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위협에 가담함으로써 이란 국민의 안전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다.
왕건함은 출항 전 호르무즈 파병에 대비해 대공·대잠 무장을 크게 강화했다고 군은 밝혔다. 아덴만 해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화력을 지닌 이란군과의 교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군 안팎에선 이란 혁명수비대의 잠수함 전력과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미사일 공격 등이 ‘요주의 대상’으로 지목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 왕건함은 적기를 요격할 수 있는 SM-2 대공미사일과 단·장거리 대잠어뢰(청상어, 홍상어)를 수십 발 더 장착하고, 잠수함 음탐장비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신규진기자, 한국군 스스로 작전 결정-지휘…‘독자 파병’ 어떤 역할 하나, 동아일보, 2020-01-21)
“독자 파병”이라고 정부의 파병 결정에 우호적인 이번 기사에서도 “아덴만 해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화력을 지닌 이란군과의 교전 가능성”까지 언급함으로써 이번 파병 결정이 이란과 교전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넌지시 내비치고 있다.
더욱이 이란이 이번 파병에 반발하거나 국제적인 군사적 적대행위에 반발해 원유 수송을 제한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사태를 초래할 것이 분명할진데, “원활한 원유 수송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명분도 가당치 않은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말로는 평화와 번영을 이야기 했지만 결국 노무현 정부가 했던 것처럼 또 한 번 이 나라 청년들을 미국의 전쟁행위에 용병으로 보내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란은 단 한 번도 대한민국을 상대로 적대행위를 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한국 선박이 이란에게 공격당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으며, 이란 주변의 긴장고조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명백히 미국이다. 미국만 조용하면 평화로울 공간에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보를 돕기 위해 보내는 행위가 어떻게 “자국민 보호를 위한 파병”인가? 문재인 정권은 미제의 용병노릇을 위해 왜 “자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가? 누가 문재인에게 그런 권리를 주었는가?
제국주의 패권을 위한 미제의 침략책동을 반대한다!
여기에 동참하는 문재인 정권의 전쟁책동을 반대한다!
베트남 전쟁부터 호르무즈 파병까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미국의 이해를 위해 복무해왔다. 특히 베트남 같은 경우에는 한국전쟁 이후 재건자금을 모으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피 값을 활용해왔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 분쟁지역에 무기를 수출하는 국가로 성장하였다. 한 편으로는 미국의 군사적 정치적 방향에 종속되어 있으면서도, 또 한 편에서는 비서구 국가에 대한 공격/침략 정책에서 서구의 파트너로서 동참해왔다. 즉 한 편에서는 종속적이면서 다른 한 편에서는 그것을 통해 이익을 얻어 왔다. 이번 파병도 결국 최근 주한미군 주둔비용 협상의 연장선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현재 파병의 문제는 미국의 제국주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베트남 전쟁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청년들이 타국에서 자신의 목숨을 내놓거나 걸어야 했던 상황들은 모두 미국이 특정 국가의 주권을 유린하는 정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부역으로 시작되었다. 특히 현재 이란 문제는 미국 트럼프 정권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부활시키면서 촉발된 문제들이다. 핵합의 파기 이후 미국과 이란의 대립은 2017년부터 지금까지 중동 정세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전쟁은 주로 자본의 시장을 둘러싼 전쟁이다. 독점자본이 주도하는 현대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차지하고 있는 시장의 재분할을 둘러싼 전쟁으로 그 양상이 나타난다. 현재 미국은 석유시장의 패권에 대한 모든 도전들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공격 또한 그러한 것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려는 후발주자 이란을 제거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파병에 대해서 반대해야 한다. 그리고 단순한 파병 반대를 넘어서 미국의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대, 독점자본의 이윤을 위한 전쟁에 대한 반대를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제국주의에 부역하고 있는 한국정부를 더 강하게 규탄해야 한다.
이번 파병도 미국과의 ‘동맹’체제로부터 비롯되었다. 미국과의 동맹은 이처럼 이곳 반도에서든 중동에서든 미제에 부역하는 전쟁동맹이고 침략동맹이다.
문재인 정권은 파견이라고 사태를 호도하여 국회동의라는 절차도 피해가려 하고 있다. 이 또한 규탄할 일이다. 그러나 이번 파병 결정의 본질에 비춰볼 때 절차적 문제는 상대적으로 부차적 문제다. 만약 합헌적으로 파병을 결정했으면 규탄하지 않을 것인가? 절차뿐만 아니라 사태의 본질을 폭로하고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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