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파쇼 정권을 분쇄할 전략, 전술을 수립하자!
[이 글은 2015년 10월 16일 ‘총파업과 반파쇼 투쟁 전략과 전술 – 우리에게는 과연 박근혜 파쇼 정권을 분쇄할 전략, 전술이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노동사회과학연구소> 10월 연구 토론회 발제문으로 제출됐습니다.]
1. 박근혜 파쇼 정권과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파시즘
1) 박근혜 정권은 총체적 부정선거로 권력을 ‘찬탈’한 파쇼 정권이다. 이러한 박근혜 정권의 성격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거 ‘신자유주의 정권의 연장’, ‘신자유주의 정권의 권위주의적 변형’, ‘해체되고 있는 자본주의 아래에서 부르주아 민주주의(자본주의적 민주주의)가 취하는 필연적인 모습’ 등으로 규정하면서 파쇼 정권이 아니라고 했다. 의회해산과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하지 않고 다당제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파시즘으로의 국가 형태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박근혜 정권은 이전 신자유주의 정권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2) 그러나 국제적으로도 히틀러 파쇼 권력은 처음에는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집권했고, 국내적으로 볼 때도 박정희 군사 파쇼 정권 시절에도 다당제는 유지됐으며, 선거라는 수단을 통해 ‘합법성’을 가장하면서 군사 독재 지배 체제를 유지했다. 박정희의 영구 집권을 획책했던 유신 헌법조차도 ‘법’의 이름으로 통치를 했다. 전두환 파쇼 독재의 4.13호헌(護憲) 조치도 헌법 수호라는 명분을 내걸고 파쇼 권력을 연장하려 했다. 박근혜 정권의 성격이 파시즘이 아니라는 태도는 필연적으로 파시즘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민주주의 투쟁을 포함하여 파시즘에 대항하는 투쟁을 투철하게 펼치지 못하게 할 수밖에 없다.(이에 대한 비판은 ‘다시 경제주의에 대하여 ― 노동전선 토론회를 중심으로’, 노동자정치신문[104호(통합 116호), 2014년 4월]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3) 이러한 인식과 이러한 인식을 낳은 정치세력들의 노선은 실제 실천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태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
첫째, 2013년 부정선거와 공안탄압의 주범인 ‘국정원’을 규탄하고, 내란죄 부활과 통합진보당 해체에 맞서는 투쟁에 분파주의적으로 대응하거나 심지어 더 나아가 종북주의 공세에 노골적으로 동조(특히 정의당의 경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노동자 계급이 사회 전체의 문제, 민주주의 투쟁의 전위가 됨으로써 전체 민중의 해방자가 되어야 한다는 원대한 과제를 회피하도록 했다.
셋째, 노동자들이 민주주의 투쟁에 무관심하도록 한 결과, 노동자 투쟁이 사회 전체의 진보적 발전과 무관한 협소한 이기주의로 비춰지도록 하였고, 노동자 투쟁을 사회로부터 고립시키도록 했다. 더욱이 그러한 인식은 노동자 계급의 정치의식의 발전을 가로막았다.
넷째,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안고 박근혜 정권에 반대하고 있으나, 정치적 전망의 부재로 말미암아 새정치민주연합(새민련)이나 그 정치적 인물을 번갈아가며 지지하는 민중을 새민련과 그 인물들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로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다섯째, 파시즘 성격에 대한 부정은 역사적으로 반파시즘 투쟁이 ‘계급협조적’인 인민전선(한국에서는 야권연대)을 낳았다며, 스페인 인민전선 등 인류의 위대한 진보적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하도록 했다.
여섯째, 박근혜 파쇼 정권에 맞서는 투쟁을 민중전선으로 확대, 강화해야 하는데 노동자 내부로 협소화 시켜서 파시즘을 분쇄하는 실천 투쟁을 제대로 전개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4) 파시즘에 대한 일반적이고 고전적 정의는 “금융자본의 가장 반동적이며 가장 배외주의적이며 가장 제국주의적인 분자의 공공연한 테러독재다.”(G.M. 디미트로프, ‘파시즘의 공세와,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의 임무’)
“파시즘 가운데 가장 반동적인 한 종류는 독일형 파시즘이다. … 파시즘은 금융자본 그 자체의 권력이다. 그것은 노동자계급과 농민 및 인텔리겐차의 혁명적 부분에 대한 폭력적인 제재(制裁) 조직이다. 대외 정책에 있어서 파시즘, 그것은 다른 민족에 대한 동물적 증오를 키우는 가장 난폭한 형태의 배외주의다.”(같은 글)
파시즘에 대한 일반적이고 고전적 정의가 금융자본(독점자본)의 가장 극렬하고 극악한 공공연한 테러독재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는 파시즘이 계급 위에 선 초월적인 권력도 아니라 바로 배후에 있는 독점자본의 계급적 이해에 복무하는 권력이라는 것이다.
5) 그러나 파시즘은 각국의 역사적, 정치적 상황, 계급 역관계에 따라 저마다의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 나라들, 특히 파시즘이 광범한 대중적 기반을 갖고 있지 못하고 파시스트적 부르주아지 진영 내에 개개의 그룹간의 투쟁이 상당히 격심한 곳에서는 파시즘은 단번에 의회를 폐지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없고 다른 부르주아 정당이나 또는 사회민주당에도 어느 정도의 합법성을 남겨 주고 있다.”(같은 글)
“파시즘 가운데 가장 반동적인 한 종류는 독일형 파시즘”인데, 여기서 독일에서 파시즘이 승리한 후 나타난 모습만을 보고 그 외의 것은 파시즘이 아니라는 태도는 파시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여 파시즘에 대한 대응을 가로막는다.
“파시즘의 권력 장악은 하나의 부르조아 정부와 다른 부르조아 정부 간의 보통의 교체가 아니라 부르조아지의 계급적 지배의 국가형태 가운데 하나인 부르조아민주주의와 또 하나의 국가형태인 공공연한 테러독재의 교체”(같은 글)인데, 이를 두고 국가형태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파시즘이 아니라는 주장을 한다면, 파시즘의 대두와 파시즘의 강화 그리고 파시즘의 승리를 구별하지 못하고, 파시즘의 최종적인 승리만을 들어서 파시즘의 대두와 강화에 맞서 싸우지 못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게 된다.
“그러나 파시즘이 어떠한 가면을 쓰더라도,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더라도, 어떠한 방법으로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파시즘, 그것은 근로대중에 대한 자본의 잔인무도한 공세다.
파시즘, 그것은 방자한 배외주의와 침략전쟁이다.
파시즘, 그것은 노동자계급과 전 근로자의 가장 흉악한 적이다!”(같은 글)
6) 독점자본주의의 성립 이후 제1차 세계 대전, 러시아 혁명으로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가 격화됐다. 1920년대 중반 경의 미약한 상대적 안정기를 거쳐 1929년 과잉생산 공황으로 재차 폭발한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는 쏘련 사회주의의 발전과 이후 사회주의 체제의 성립으로 인해 시장이 축소되는 외부적 위기로 인해 위기가 더 깊어졌다. 특히 자본주의 체제가 대량실업과 빈곤으로 허덕일 때, 쏘련 사회주의가 실업을 일소하고 무상 복지 체제를 구가하면서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강력하게 부상함으로써 자본주의의 경제적 위기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뒤흔드는 정치적 위기로 발전했다. 이런 자본주의의 전반전 위기와 노동자 계급의 혁명적 진출에 대응하여 자본주의 체제를 구출하기 위해 파쇼 권력이 형성됐다. 따라서 파쇼 권력은 가장 먼저 스페인 인민 전쟁을 파괴하고, 그 이후에는 반쏘비에트 기치를 내걸고 쏘련을 분쇄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7) 2015년은 반파시즘 투쟁과 승리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45년 5월 9일 독일 히틀러 파쇼 권력은 쏘련 공산당과 인민들의 영웅적인 투쟁에 항복하면서 무너졌다. 일본 제국주의 또한 쏘비에트 군대가 만주에서 일본군을 격멸하고 난 뒤 4개월 뒤인 1945년 9월 2일 항복했다. 1936년 11월 25일 반코민테른 협정을 체결했던 추축국(樞軸國)인 독일 파시즘과 일본 파시즘의 패배는 조선을 비롯한 식민지·반식민지 피억압 국가의 해방을 앞당겼다.
8) 2015년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는 2007년 말부터 과잉생산 공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자본주의의 전 세계적 공황에서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사회주의 진영이 붕괴되었기 때문에 1929년 이후의 전반적 위기처럼, 자본주의 시장의 축소로 나타나는 외부적 위기는 줄어들었다. 그러나 생산력의 고도의 발전으로 인한 과잉생산과 대중의 빈곤 심화, 금융기관의 기생성의 확대와 국가재정 적자 등으로 자본주의 생산의 내적 모순이 야기한 위기는 더 극심해지고 있다.
9) 유럽에서는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남유럽을 중심으로 자본주의 공황이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들 나라에서 실업률과 노동자 계급과 대중의 빈곤이 가중되고 노동자 민중의 투쟁도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과 같은 제국주의 중심부에서도 공황과 미약한 회복, 장기불황의 양상을 번갈아 가며 띠면서 전반적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 경제가 더욱 뚜렷하게 과잉생산 공황의 모습을 보이면서 전 세계 자본주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10)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만큼이나 제국주의의 범죄적 침략전쟁은 더 흉폭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제국주의와 나토 제국주의는 리비아에서 내전을 불러일으키고 침략전쟁으로 까다피 정권을 붕괴시키고, 여세를 몰아 우크라이나에서 파쇼 정변을 조장하고 시리아 내전을 격화시키고 있다. 미제국주의를 등에 업고 시오니즘으로 무장한 이스라엘 파쇼 권력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격과 팔레스타인 인민들에 대한 끔찍한 학살만행을 계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2002년 극우힌두주의자들이 조직적으로 폭동을 일으켜 2천명 이상의 무슬림을 학살했던 구자라트 학살 당시 주지사로서 이 학살을 방관하고 심지어 고무한 모디(Modi)가 2014년 5월 인도에서 권력을 장악하였다. 그리스에서는 황금새벽당이 학살 범죄를 저지르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고, 영국에서는 영국 독립당 등이, 프랑스에서는 국민전선 등 신파쇼 세력들이 유럽 전역에서 이민자에 대한 증오감을 부추기며 활개치고 정치적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파시스트 아베는 평화헌법을 개악하여 일본을 다시 침략 전쟁을 벌일 수 있는 전쟁 국가로 변모시키려 하고 있다. 미제국주의는 이를 배후에서 부추기고 있다.
11) 한편 노동자 민중의 저항도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2011년 영국에서는 실업에 분노한 청년들이 격렬한 항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제국주의 중심인 미국에서는 2011년 광범위한 월가 투쟁이 촉발되었고,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에서는 노동자 총파업을 포함한 대규모 가두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대중투쟁을 등에 업고 그리스에서는 긴축에 반대하며 투쟁했던 시리자(급진좌파연합)가 권력을 장악했다. 미국에서는 무소속이었던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경선에서 사회주의 후보를 자처하며 약진하고 있고, 영국에서는 2014년 9월 노동당 내에서 당의 우경화를 비판하는 제러미 코빈이 당대표로 당선되기도 하였다.
12) 이러한 최근의 정치적 양상은 한편으로는 자본주의 위기와 위기 전가에 맞서 노동자 민중들이 상대적으로 급진화 되고 있다는 측면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급진적인 정치적 전망이 없거나 아직 미약하기 때문에,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기존 양당 체제를 강화하거나 양당 체제의 부속물의 테두리 내에 노동자 민중이 갇혀 있는 현상을 반영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스에서 시리자의 집권과 반민중적인 긴축 수용과 급격한 우경화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에는 물론 그리스공산당(KKE)이 강력하게 대중투쟁을 주도하고 있으나 아직 시리자를 대체할 수 있는 정치적 대안세력으로 부상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리자가 인민들의 요구와 열망을 배신했고, 앞으로 그 양상은 더욱 더 반동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그리스공산당과 황금새벽당으로 대표되는 파쇼 세력으로 인민들의 지지가 양극으로 나뉘거나 기존 부르주아 정당이 다시 부상할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나, 최근 시리자의 급격한 우경화 사례로 볼 때,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개혁을 추구하는 정치세력이나 인물들은 필연적으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체제에 투항할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새로운 진보적 대안을 모색했던 대중들이 여기에 환멸을 느끼게 되고 근본적인 정치적 대안이 없다면, 이것이 파시즘을 새롭게 강화하는 토대로 전환될 수 있다.
2. 박근혜 정권의 성격과 임무
– ‘찬탈’ 권력과 영속적 파쇼 지배 체제 구축
1) 한국에서 박근혜 파쇼 정권은 총체적 부정선거로 부르주아 계급독재를 재생산하는 의회주의를 부정하며 등장하였고, 종북주의 척결을 명분으로 통합진보당 해체를 통해 의회 일부 세력들을 폭력적으로 파괴했다. 3권 분립이라는 의회주의 형식마저도 파괴하면서 사법부를 파쇼 통치에 노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 박근혜 정권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한국의 통치 계급은 독점자본의 철저한 대변자인 동시에 자신들이 바로 독점자본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친일 반민족 분자들, 친미 제국주의파, 반공주의를 내세워 군사 파쇼 정권에 복무한 한국 지배 계급의 추악하고 반동적인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3) 새삼 언급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잘 알려졌다시피, 박근혜는 다까끼 마사오라는 이름으로 만주군 장교로 복무하고, 해방 이후에는 당시 시류에 기회주의적으로 영합하여 공산주의자가 되었다가 마침내 변절로 살아남아 권력을 잡고 반공투사로 변모한 박정희 군사 파쇼의 딸이다. 박정희는 18년 동안 독재 권력자로 철권통치를 휘두르면서 재벌과 유착하여 정치자금을 형성하고, 일부 기업을 강탈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박정희 사망 이후에 박근혜는 이른바 ‘3대 장물’이라 불리는 정수장학회, 영남대학교, 부산일보와 더불어 한국문화재단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되었다. 박정희가 암살되고 난 직후인 1979년에 박정희가 직접 관리하거나 비서실 금고에서 나온 돈 6억 원(현재 시가로 300억 원 이상)을 건네준 사람은 박정희가 양아들처럼 키운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었다.
박근혜 동생인 박지만은 박정희 비호 아래 재벌로 성장한 포스코 박태준의 도움으로 포스코 납품사인 (주)이지(EG) 기업을 인수받았는데, 박지만이 대주주로 있는 이 기업은 포스코에 매출액이 1000억 원(2014년에는 1200억 원)이 넘는다. 박근혜의 친가, 외가는 고위 관료와 법조계, 언론계, 경제계 전체에 걸쳐 있다.(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 “정·관·재계 ‘거미줄’ 같은 박근혜 친인척 혼맥 대해부, 미디어 오늘, 2012-12-03 참고)
4) 새누리당 대표로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김무성의 경우에는 4대 재벌가, 법조계, 관계, 언론 소유주들과도 친인척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김무성 아버지 김용주는 친일파로서 이후 적산기업을 불하받아 설립한 전남방직의 소유자였다. 김용주는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 원내 총무를 역임하고 정치적 후견을 통해 김무성을 정치인으로 만들었다. 김무성 형 김창성은 김용주의 가업을 이어 받았고 전 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냈다. 또한 박정희 기념사업회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김무성 누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어머니, 그러니까 김무성은 현정은의 외삼촌이다. 게다가 김무성의 어머니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고모로 김무성 외가가 조선일보 소유주들인 것이다.(‘친박좌장’ 김무성 일가, 4대 재벌가 얽힌 혼맥, 같은 기사, 2012-12-11 참고)
5) 박근혜 정부 하에서 비서실장으로 실세 중의 실세로 군림했던 김기춘은 박정희 유신헌법의 기초자로서 박정희 유신 독재에 이어 1991년 노태우 군사 정권을 수호하기 위해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하고, 권력연장을 위해 “우리가 남이가”라는 ‘초원복집사건’으로 지역감정을 선동한 악마와 같은 인물이다.
국민적 저항을 사서 비록 대다수가 낙마했지만, 김용준, 안대희, 문창극, 정홍원, 이완구, 황교안으로 이어지는 총리 후보자들과 전현직 총리, 1981년 전두환 신군부의 학림사건 조작에 유죄판결을 내리며 판사로 부역했던 교육부 장관 황우여와 1987년 공안검사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 조작했던 주모자였던 대법관 박상옥 판사 등의 면면을 보면, 하나 같이 가장 부패하고 파렴치하고 반동적인 군사 정권의 잔당들이 총집결해서 박근혜 정부를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두환, 노태우 신군부가 조작한 부림사건 당시 담당 검사 중 한명이었던 고영주를 언론장악을 위해 최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으로 임명하고, 고영주가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공산주의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을 보면, 저들 박근혜 파쇼 정권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고 반동적인 세계관으로 무장한 파쇼 세력인지를 잘 알 수 있다.
6) 박근혜와 파쇼 정권의 구성물들은 고문과 학살이 판치던 군사 파쇼 시절에 형성된 반동적인 세계관으로 무장하고 자신들의 출신성분과 현 지위에 따르는 계급적 이해에 충실하고 있다. 저들이 만들려는 세상은 바로 독점자본이 최고로 영구적 착취 체제, 자신들이 영구적으로 대대손손 지배계급으로서 군림하는 것이다.
7) 최근 박근혜 파쇼 정권은 교과서 국정화가 국민적 반발에 직면하자 대신 ‘통합교과서’, ‘올바른 역사 교과서’라고 말만 바꿔서 역사를 왜곡하려 하고 있다. 이는 자신들의 역사적 기원이었던, 친일 반민족 행위와 친미제국주의, 민중학살, 군사 파쇼의 반동적 역사를 합리화, 정당화함으로써 자신들이 획책하려고 하는 제2의 21세기 파쇼 지배 체제를 합리화, 정당화 하려는 것이다. 이 점에서 교과서 국정화 기도는 단지 과거 역사에 대한 왜곡을 넘어 현재 지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역사를 둘러싼 현재의 계급투쟁이다. 청산되지 않은 반동적 역사는 끈덕지게 살아남아 현재로 이어지고 미래까지 집어삼키려 하는 것이다.
8) 이처럼 저들이 궁극적으로 복귀하려는 세상은 신유신의 세상이다. 이 세상은 노동자 학대와 착취, 민중 수탈 체제이다. 박정희 정권은 한국노총 어용들을 내세워서 노동자 단결을 분쇄하고,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산재와 직업병으로 노동자를 타살하는 기업 살인 체제를 구축하였다. 박정희 파쇼 체제에 저항하는 세력을 학살, 고문하는 등 야수적인 폭압을 자행하였다.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철통 같이 봉쇄하고 노조를 파괴하고 노동자를 때려잡았다. 이를 통해 박정희 파쇼 권력은 자본에게 무제한의 착취를 보장하여, 한국에서 독점자본주의 체제를 형성시켰다.
9) 전 세계 공황으로 위기에 처한 독점자본과 독점자본주의 체제를 영구적으로 유지, 강화하기 위해 다시 이러한 야수 체제를 만들려고 하는 지배계급에게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 바로 박정희 파쇼 독재자의 딸인 박근혜였던 것이다.
10) 박근혜는 여기에 부합하여 가장 사악하고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파렴치하게 권력을 휘두르면서 자본의 이해에 봉사하고 있다. 박근혜 파쇼 정권은 가장 폭력적이고 파렴치하면서도 때로는 가장 사악하기 때문에 교묘한 거짓 대중선동(데마고기, Demagogy]을 구사하기도 한다.
“파시즘이 대중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것은 데마고기로써 대중의 특히 절실한 필요와 욕구에 호소했기 때문이다. … 독일에서는 ‘공익은 사익에 우선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라 조합국가다’, 일본에서는 ‘착취 없는 일본을 위하여’, 미국에서는 ‘부를 분배하라’ 등의 슬로건을 내건다.”(디미트로프, 같은 글, 84쪽, 85쪽.)
파시즘은 대중들 특히 청년들과 미조직 노동자들 속으로 파고들어 이들을 파시즘의 대중적 지지기반으로 삼으려 한다. 저들은 절망에 빠진 청년 실업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다가가 ‘청년 실업’ 해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속삭인다.
“청년 실업의 원인은 중장년층이다”
“중장년층의 임금을 삭감해야 청년 고용이 늘어난다”
“비정규직 원인은 노동시장 경직성이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정규직 노동자들과 정규직 노조가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
“정규직 과보호를 해결해야 한다”
박근혜 파쇼 정권과 새누리당은 이 모든 공세가 자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청년들과 비정규직을 위한 것이라고 거짓 대중선동을 전개한다. 저들이 장악한 방송 3사와 조중동 및 종편이 바로 교묘한 대중선동의 강력한 무기이다.
이를 통해 박근혜 정권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된 노동자, 특히 공무원노조, 전교조, 철도노조를 비롯한 거대 기업의 노조를 우선적으로 분쇄하려 한다. 박근혜 정권은 자본주의 생산의 모순으로 인해 점점 더 심각해지는 청년실업을 비롯한 만성적인 대량 실업문제를 은폐하고 있다. 이른바 젊은 세대와 청년 세대의 문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로 돌리는 계급 분열론은 자본주의 실업 문제를 은폐, 호도하고 노동자 내부에 전가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11) 박근혜 정권은 비정규직은 4년 동안 자유롭게 착취하도록 보장함으로써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깨고 비정규직으로의 노동시장 단일구조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본이윤이 확대되면 경제가 살아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기업 고용은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자유, 평등, 박애’라는 프랑스 혁명의 이념은 이제 박근혜 정권에 의해 정리해고의 자유, 비정규직으로의 평등, 저임금의 박애로 전반적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 체제를 보위하고 독점자본에게 최대한의 착취를 보장해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박근혜 파쇼 정권의 본질적인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12) 김무성은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해 ‘망국론’을 유포하고 급기야는 “노조가 쇠파이프 안 휘둘렀으면 국민소득 3만불 달성했을 거다”라거나 “우리 사회 발전에 끼친 패악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저들의 세계관 속에서는 노조는 세상(자본주의)을 망치는 폭력 범죄 집단에 불과하고 자본은 세계를 창조하는 진보적 집단이다. 이는 전도된 의식의 극치다.
13) 2005년 7월 12일 인터뷰에서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김기춘은 자신의 반동적 가치관의 원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초지일관 갖고 있는 원칙이 있어요. 그거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라는 이 헌법적 체제가 인류가 발명한 최선은 아니지만 우리 인류의 자유를 확대하고 또 국민의 복지를 증진시키는데 차선의 제도라고 믿어요. 그거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요. 그런 신념이 남달리 투철하기 때문에 보수다 그렇게 말한다면 난 보수임을 자처할 수 있습니다.”(한겨레TV, [해방 70돌 특집 다큐] 반.역.사(1945-2015) – 2부 중에서)
14) 이러한 세계관은 자본의 자유로운 거래와 시장이 인류에게 부와 복지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사적 소유권과 이를 명시한 법률을 신성시하는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의 논리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이들은 이러한 확고한 인식이 있기 때문에 자본과 자본주의 사적 소유권에 저항하는 노동자나 노조는 나라를 망치고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 ‘패악질’을 하는 반동집단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과 사적소유를 보호하는 국가와 법에 저항하는 불순한 노동자들을 언제든지 때려잡을 수 있고, 국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폭력적이고 잔학한 수단이라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결금지법은 노동자들의 파괴적 강탈-이것은 제한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무역, 공업, 상업, 농업 모두를 파괴시킬 것이다-을 막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 당시 이 같은 잘못된 생각이 그렇게도 환영되었으므로, 임금이나 노동시간을 규제하기 위해 단결했다는 죄목으로 노동자들이 기소될 때마다 그들에게 내려진 형량이 아무리 무거운 것일지라도, 또 아무리 가혹하게 처벌된다 하더라도, 아무도 이 고통 받는 불행한 사람들을 위해 연민의 정을 나타내는 사람은 없었다. 정의라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E.K. 헌트, 경제사상사, 풀빛, 117쪽)
15) 자본의 무자비한 이해 앞에서 “정의라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 지배계급에게는 저항하는 모든 세력들을 고문, 학살하고 잔인하게 짓밟는 한이 있더라도 자유 시장경제를 수호하는 것이 정의이고 대의이다. 또한 빈곤과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복지는 노동자들을 게으르게 하며 국가에 해를 끼치게 된다고 저들은 생각한다.
“지금 하루에 18페니를 버는 사람이 부자들의 기부에 의해서 갑자기 5실링을 얻는다고 하자. 아마 그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으며, 매일 저녁 식사에는 고기 한 덩이를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될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잘못된 결론이다. ……하루에 18페니 대신 5실링을 받으면 모든 사람은 자신이 비교적 부자이며 많은 시간의 여가를 즐길 수 있다고 환상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생산적 산업에 강력하고도 즉각적인 억제가 될 것이며, 얼마 안가서 그 국가가 가난해질 뿐만 아니라 하층 계층 사람들은 하루에 18페니를 받을 때 보다 더욱더 궁핍하게 될 것이다.”(같은 책 127쪽, 멜더스의 <인구론> 초판 중에서 인용)
이처럼 1700년대 말과 1800년대 초 자본주의의 극단적 대변자였던 멜더스 논리는 세이, 바스티아, 시니어 등 속류경제학을 거치면서 오늘날 자본의 자유로운 활동을 가로막는 모든 규제혁파와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 감소를 촉구하는 현대 오스트리아 학파와 시카고 학파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자본의 극단적 경제사상에다가 반북, 반공주의 사상으로 무장하여 저들 파쇼 권력은 노동자 민중에 대한 무자비한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3. <반파쇼 민주주의 총전선>을 구축하자!
1) 2015년 10월 시점은 박근혜 정권 3년차가 다 지나가고 4년차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 상황이다. 이미 몇 차례 터져 나왔던 박근혜 정권 내부의 동요가 점차로 확대되는 것과 함께 파쇼 지배 체제의 안정적 연장 기도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시기다. 박근혜와 김무성은 대립 속에서도 선거부정의 진실을 공유하고 있고, 공무원연금 개악과 교과서 국정화 기도, 노동법 개악에 있어서는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
2) 파쇼 정권은 가장 강력한 계급지배 체제를 구축하려고 시도하지만, 그것이 역설적으로 저들의 가장 취약한 고리로 될 수밖에 없다. 파쇼 지배 체제를 구축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이고 근본적 이유는 자본주의 생산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 강화할 수 없는 자본주의와 이 지배체제를 떠받치는 정치체제의 위기이다.
3) 박정희 파쇼 지배체제로의 복귀가 저들의 궁극적인 열망이지만 전 세계적 공황은 저들을 궁지로 내몰 수밖에 없다. 저들은 노동자 민중을 개량으로 포섭할 경제적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그럴 의사도 전혀 없다. 저들에게는 지배계급의 안정적 헤게모니를 구축할 대중적인 지지 세력이 없다. 박근혜 파쇼 권력은 유럽의 과거 히틀러 파쇼 권력처럼, 소부르주아 전반을 국가주의와 애국주의 하에 집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권력과 국정원이 직간접적으로 후원하거나, 또는 박근혜라는 퇴행적이고 시대착오적이고 반동적 권력의 등장 하에서 활개 치게 된 일베와 서북청년단, 우익 단체들은 퇴행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발언과 행동으로 전체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노동자 민중은 1980년대 민주주의 투쟁의 성과와 노동자 권리의 신장 속에서 그 당시에 비해 지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더 각성되어 있고, 인권적 감수성과 권리의식이 높다.
4) 박근혜 정권이 파쇼 정권이라면 이에 맞서는 우리의 대응도 파시즘의 공세에 맞서고, 파시즘을 분쇄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반파쇼 민주주의 총전선>을 시급하게 구축하는 것이어야 한다. 풍전등화와 같은 위급한 정세 속에서 노동자 민중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활로를 찾아야 한다.
5)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러한 파시즘을 분쇄할 전략, 전술이 있는가? 박근혜 정권이 파쇼 권력이라면 그에 대한 우리의 대응도 파쇼 정권의 공세에 맞서고, 파쇼 정권을 분쇄하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이 파시즘이라고 해서 파시즘이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어떻게 파시즘과의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6) 2014년 12월 직선으로 치러진 민주노총 선거에서 총파업 지도부를 자처한 한상균 후보조는 박근혜 정권 하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한상균 집행부는 박근혜 정권의 공세에 맞서 4월 24일 1차 총파업, 7월 15일 2차 총파업, 9월 23일 3차례의 총파업을 전개했다. 그러나 세 차례의 총파업은 실질적인 ‘총파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본의 공세가 가중되는 것과는 정반대로 총파업 동력은 점점 더 떨어져 갔다.
총파업은 사실상 무산됐지만 그렇다고 싸우려고 하는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와 분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가두에서 결사적으로 투쟁하면서 박근혜 정권을 타격하고 이를 통해 정권의 공세를 막아야 했다. 총파업은 박근혜 정권과 자본의 공세에 맞서 싸울 하나의 유력한 전술인데, 지금까지의 계급역관계상 당장 성사될 수 없었던 총파업만을 염두에 두고 다른 투쟁을 간과한 것이 문제였다.
4월 16일 세월호 1주년을 기념하는 4.18 국민대회에서는 가장 격렬하게 가두투쟁이 벌어졌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노동자 시민들은 겹겹으로 쌓인 차벽을 돌파하며 투쟁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고조되던 투쟁은 4.24 민주노총 1차 총파업과 노동절 수만 명이 결집한 집회에서 격렬한 가두투쟁을 전개하지 않음으로써 4.18일 고조됐던 투쟁 동력이 사그라졌다. 이후 8월 28일 민주노총 지도부는 선봉대 집회와 9월 13일 노사정 야합 직후 열린 9월 19일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서는 맥없이 해산 선언을 하며 가두투쟁을 회피했다. 9월 23일 총파업 집회에서는 1만여 명 이상의 대오가 가두 투쟁을 결의하며 집결했으나 민주노총 지도부는 광화문에서 어이없는 해산선언으로 투쟁 대오를 배신했다. 이날 분노한 대오는 민주노총 지도부에 격렬한 항의를 쏟아 냈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9.23. 총파업 대회 위원장 사과문>에서 이날의 가두 투쟁 회피에 대해 “긴급한 상황에 대한 판단 착오와 이에 따른 미숙한 대오 운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련의 가두 투쟁에 대한 소극적 태도는 우연한 일이거나 단순하게 판단 착오만으로 해명할 수 없다. 이는 투쟁 의지의 부족과 함께 정세인식의 부족으로 인해 일련의 가두 투쟁에 소극적으로 임한 결과로 나타난 오류이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 중집은 지난 7월 23일 앞서 말했던 철도파업과 세월호 특별법, 공무원연금 개악 등 중대한 노동자 민중 투쟁을 파괴하는데 앞장서 왔던 국회에서의 논의 기구 구성과 관련하여 4월 정권의 위기설을 돌파하고 공무원연금 개악 이후에 노동자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더 높이고 있는 정권에게 제2의 사회적 합의 기구를 제안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 그러나 정권은 이러한 제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노총 어용 지도부를 노사정위에 끌어들여 노동개악을 합의하는 폭거를 저질렀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박근혜 파쇼 정권 퇴진 투쟁을 실질적인 목표로 하지 않고 ‘멈춰! 박근혜!’ 구호처럼 박근혜의 개별 정책에 맞서는 것으로 한정해 왔다. 이후 ‘끝내자! 박근혜!’로 구호 수준이 올라갔으나 여전히 이러한 투쟁이 박근혜 정권을 분쇄하는 일관된 목표와 정세인식 속에서 제기된 요구는 아니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동자의 현안 문제에만 협소하게 대응해 왔을 뿐, 지난 7월 전국적 쟁점으로 다시 떠오른 국정원 부정선거와 사찰 문제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경제주의적 인식 때문이다.
결국 박근혜 정권은 4월 위기설을 딛고, 성완종 리스트와 메르스 사태 이어서 터진 국정원 사찰 건으로 인한 정치적 고립과 위기에 내몰렸으나 지뢰사건을 틈탄 전쟁 위기 고조로 돌파하면서 노동자에 대한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박근혜 정권 퇴진 기조를 확고하게 세우고 1년여를 가두 투쟁을 치열하게 전개하면서 투쟁을 확산해 왔다면 지금 정세는 상당 부분 달라졌을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11월 14일 민중 총궐기와 함께, 최근 민주노총 중집에서는 11월 14일 민중 총궐기와 노동개악 행정지침(가이드 라인) 발표 시 하루 총파업, 법안 국회 상정 시 무기한 총파업을 결의했다. 그런데 민주노총 4차 총파업을 위한 객관적 조건 역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10월 박근혜 퇴진 가두 투쟁을 치열하게 전개하면서 11월 14일 민중 총궐기에서 위력적인 정권 퇴진 항쟁을 조직하고, 이 속에서 파업을 확장해 들어가야 한다.
현 정권과 정세에 대한 과학적 인식을 바탕으로 박근혜 파쇼 정권의 공세와 정권을 분쇄할 일관된 전략 전술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7) 형식적이고 일회적인 총파업, 총궐기를 넘어서 <반파시즘 민주주의 투쟁>이라는 일관된 기치를 내걸고, 노동자 계급이 중심이 되어 제 민중과 함께 파쇼 정권을 타격하고 분쇄하는 실질적인 투쟁에 돌입해야 한다.
8) 당면한 목표가 <반파쇼 민주주의 투쟁>이라는 것은 반자본주의, 사회주의가 당면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노자 간의 근본모순이 어떻게 파쇼 권력의 문제로 발현되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여기에 총력 대응하는 것이 현재 계급투쟁의 당면하고 시급한 과제다. 현재의 주요 모순은 파쇼 권력을 통해 발현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분쇄하는 것이 주요 모순을 해결하는 길이다. 주요모순을 해결하는 것은 근본목표를 위한 굳건한 토대와 조건을 형성하도록 한다. 반파쇼는 반독점의 다른 이름이다. 반독점 투쟁을 독점자본의 폭력적 힘의 집결체인 국가권력 분쇄와 분리시킨 채 현실성 없는 공허한 반자본으로 제기하고, 재벌개혁 요구와 시민운동 수준으로 우회하는 것은 심각한 이탈이다.(이와 관련해서는 <작금의 사내 유보금 환수 운동에 대하여> – ‘공상적이거나 과도하거나 기회주의적이거나’를 참고하기 바란다.)
9) 그런데 반파쇼 투쟁이 주요모순이라는 것은 노동자 계급의 요구 쟁취와 해방과는 무관한 것인가? 아니다. 오히려 직결된다. 앞에서 말했듯이 파쇼 권력의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공세의 이유는 노동자 계급 전체에 대한 최고의 착취와 민중에 대한 수탈을 강화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와 독점자본의 위기를 탈출하여 영구적인 계급 지배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노조는 현재로서는 저들에게 최고의 눈엣 가시다. 그러므로 반파쇼 투쟁은 노동자의 정치적 권리를 확보, 확장하는데 기반이 되는 ‘민주주의’ 요구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생존권적 요구와 열망을 파쇼 정권 분쇄와 결합해서 최고로 부각시키는 것이다. 민주주의 투쟁과 노동자 권리 쟁취 투쟁은 하나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10) 반파쇼 민주주의 투쟁은 오늘날 새정치민주연합(새민련)으로 대변되는 또 다른 반동 자유주의 부르주아 지배 세력으로 권력 교체를 하거나 이들 권력을 새롭게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전 세계적 공황 국면에서 부르주아 지배체제의 필연적이고 두드러진 모습이 바로 파시즘의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파쇼 권력과 권력을 장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파시즘의 대두를 분쇄하는 것은 단순하게 부르주아 독재의 한 지배형태인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부르주아 독재 체제에 심각한 파열구를 낼 수 있다.
새민련은 파쇼 지배 체제의 부속물이 되었다. 부르주아 민주주의는 부르주아 독재의 한 지배형태인 동시에 노동자 민중의 투쟁의 성과를 담고 있다. 새민련은 이러한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형식조차도 수호할 여력이 없다. 새민련은 어떤 측면에서는 자신들과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부정선거에 대해서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무능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민련과 문재인은 이미 만천하에 조작과 은폐의 진실이 드러난 천안함 사건조차도 ‘북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이 현 지배권력 뿐만 아니라 미제국주의의 이해와 직접 관련되어 있고 종북몰이 공세에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새민련은 김대중, 노무현 ‘민주 정부’ 하에서 국가보안법을 온존시켰고, 국정원을 그대로 유지하여 노동자 민중에 대한 억압과 통제 기구로 활용해 왔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확대, 노동법 개악은 ‘민주 정부’하에서 벌어졌다. 새민련은 2013년 국회에서 이석기 의원 의원직 박탈에 찬성함으로써 종북몰이 공세에 적극 동참하고, 2013년 12월 철도 파업 파괴하는 합의, 2014년 세월호 가짜 특별법 합의, 2015년 공무원 연금 개악 등 중대한 노동자 민중을 파괴하는데 앞장서 왔다.
새민련은 오로지 대안부재에 입각해서 부르주아 양당 지배체제의 한 축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파쇼 권력의 분쇄는 반동적 자유주의 부르주아 세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파쇼 체제의 부속물인 새민련에게도 타격을 가한다.
11) 부르주아 민주주의, 즉 민주주의를 온전하게 쟁취할 계급은 노동자 계급과 민중 같은 피억압 계급밖에 없다. 이들만이 온전하게 민주주의 신장에 깊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노동자 계급이 중심이 되어 반노동, 반민중, 반민주 파쇼 정권을 분쇄하기 위해 폭넓은 민주주의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적, 정치적 권리를 쟁취하는 투쟁은 노동자 계급의 정치의식의 전반적 고양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투쟁으로 노동3권의 확보와 정치적 고양, 혁명적 당건설을 위한 강력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가장 극렬한 지배체제의 약화는 곧 지배계급 전체의 위기이며 노동자 계급에게는 해방의 강력한 전기를 마련하도록 한다. 노동자 계급이 민중의 선도자로서 우뚝 부상하게 만든다.
12) 반파쇼 민주주의 투쟁의 강화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 투쟁의 계급적 구심점이 확고하게 구축되어야 한다. 노동자 계급의 총단결과 해방의 전망을 확고하게 구축하고 당면 투쟁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반파쇼 민주주의 투쟁의 관건이다. 따라서 노동자 계급의 계급적, 변혁적 인식으로의 무장과 노동자 계급 내부의 단결, 정규직과 비정규직, 조직된 노동자와 미조직, 실업자와 취업자, 여성 노동자와 남성 노동자의 단결이 가장 중요하다.
노동자 계급의 총단결을 위해서는 한국노총과도 통일전선을 구사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노총 지도부들의 어용적 성격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연맹, 산별 단위 대표자들은 기층 노동자들의 아래로부터의 반발에 직면해서 노사정 야합에 동참한 중앙 지도부의 퇴진 요구를 내걸고 싸우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노총 탈퇴를 결행하는 것으로 나아가지는 않고 있다. 한국노총과의 통일전선은 국회에서 공동으로 논의기구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어용 지도부의 어용성을 폭로, 타격하고, 한국노총 노동자들이 배신한 지도부와 결별하여 노동자 계급 총단결의 정신으로 투쟁하기 위함이다. 한국노총과의 공동투쟁의 목표와 조건, 전술을 명확하게 확립해야 한다.
노동자들의 요구가 개별적 요구, 수세적 요구에 머물러 개별 현안들을 해결하는 것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 임금피크제는 이미 총공세 속에서 개별적으로 침투되어 치고 들어오고 있다. 일부 협조주의 노조에서는 벌써 이를 합의했다. 대공장은 수당 인상 등으로 임금피크제 전선 보다는 현행 유지를 하려고 한다.
저들은 일관된 공세를 하고 있는데 노동자, 노조는 총전선을 구축하지 못하고 업종별, 시기별로 나눠져 있다. 노동자의 개별적 요구와 열망을 파쇼 정권 분쇄 투쟁으로 총집중 시켜야 한다. 박근혜 파쇼 정권의 공세 하에서는 최저임금도, 노조의 권리도, 임금인상도, 단협 개선도, 차별 시정도 없다는 것을 폭로하여 모든 당면 요구를 박근혜 파쇼 정권 퇴진으로 결합시켜야 한다.
13) 파시즘에 맞서서 노동자 민중의 권리를 확대하려고 하는 모든 계급과 세력, (형식적 및 실질적)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하는 열망에 사로잡혀 있는 모든 세력을 결집시켜야 한다. 농민을 중심으로 독점자본의 진출로 대대적인 파산의 위협에 시달리는 도시 영세상공인들을 박근혜 퇴진 투쟁에 총집결 시켜야 한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자 계급과 민중, 청년, 학생, 빈민, 노점, 철거민 등 11월 14일 민중 총궐기에 결집한 모든 세력들을 중심으로 박근혜 정권 퇴진을 목표로 일관되게 투쟁하는 확고하고 광범위한 상설 전선조직을 꾸려야 한다.
상설 전선체 내에서 중요한 것은 청년들, 학생들이 세대 분열주의를 폭로하고 실업을 정치적,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도록 하여 이 투쟁의 중심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저들의 어떠한 교묘한 선동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에서 실업 문제는 점점 더 해결이 요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년들이 밀집해 있는 대학이 박근혜 파쇼 정권을 분쇄하는 대중투쟁의 거점으로 부활할 수 있도록 투쟁해야 한다.
14) 부정선거와 세월호 학살은 파쇼 정권, 더 나아가 한국 지배계급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최고의 약한 고리이다. 대통령 직선제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체제를 재생산하는 수단인 형식적 민주주의로 전락되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노동자 민중이 피땀 흘려 쟁취한 투쟁의 성과로 만들어진 권리가 담겨 있다. 파쇼 정권은 이 권리를 부정선거로 무참하게 유린했다. 박근혜 정권 임기가 4년차에 접어들고 2016년 총선과 이후 대선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부정선거 규탄과 퇴진 투쟁을 방기하는 것은 범죄행위다. 특히 중앙선관위 개표 부정 의혹 및 댓글 조작 등 천인공노할 총체적 부정선거 만행에 맞서는 투쟁은 진보적인 시민사회 개인들만의 몫이 아니라 노동자 계급, 특히 민주노총 전체의 투쟁이 되어야 한다.
세월호 침몰과 학살의 진상을 밝히는 투쟁은 끈질기게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세월호 학살 만행을 마주하고 인권문제와 안전 사회 요구를 제기하는 것은 세월호 침몰과 학살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세월호 침몰의 진상을 은폐하기 위해 총동원된 국가권력의 파쇼 만행을 가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과적, 증축, 급변침, 평형수 부족, 세월호 선원들의 직업의식 부족이 사고 원인이라고 발표한 검경과 정부 발표가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아니고, 정부가 한사코 감추려는 자료들이 조작, 은폐되었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속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세월호 투쟁은 파쇼 정권과의 투쟁이 되어야 한다. 세월호 진상규명 투쟁은 사실을 밝히는 투쟁이 아니라 이미 밝혀진 소름끼치는 진실과 진실 은폐에 맞서 진실을 국민적 투쟁의 힘으로 강제하는 투쟁이다.
15) 박근혜 퇴진을 공세적으로 내걸고 청와대 진격을 선언하고 과감하게 실행하는 격렬한 가두 투쟁이 되어야 한다. 총파업은 그 자체로 물신화된 목표가 아니라 박근혜 퇴진 투쟁에 복무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형식적으로 총파업 일정을 잡는 것이 아니라 가두 투쟁을 전면화 하면서 파업 동력을 역동적으로 끌어내도록 해야 한다. 노동운동이 상당 부분 무너져 있는 일본에서도 최근 아베 정권의 침략 전쟁이 가능한 헌법 개정에 맞서 10만 여명의 노동자 시민이 일본 국회를 포위하고 격렬한 투쟁을 전개했다.
현재 노조로 조직된 노동자들은 약 10% 정도다. 이중에서 절반가량은 한국노총 산하 노동자들이다. 민주노총 내 거대 사업장은 총파업 참여 가능성이 약하다. 그것은 자본의 힘에 가로 막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협조주의자들의 준동 때문이기도 하며, 노동자들이 분열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을 최대한 가두로 결집시켜야 한다. 가두 투쟁으로 조직된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개인과 세력들이 결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두에서 노동자의 요구뿐만 아니라 국정원 해체, 부정선거, 세월호 투쟁 요구를 하나의 파쇼 정권 퇴진으로 모아내야 한다.
16) 설사 최악의 경우 노동법 개악을 박근혜 정권이 강행하더라도 치명적인 내상을 입힘으로써 파쇼 지배 체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 속에서 노동법 개악 불복종 운동과 파쇼 정권 퇴진을 위한 정치적 분위기가 고양되도록 해야 한다. 계급 내부의 단결과 분노가 훨씬 더 고양되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 파쇼 정권 퇴진 투쟁은 일회적인 총파업, 형식적인 총파업을 넘어서는 일관된 기조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2016년 총선이 파쇼 지배 질서를 강화하고 연장하는 계기가 아니라, 파쇼 지배 체제를 타격하는 정치적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총선이 박근혜 파쇼 정권 분쇄 대중 투쟁을 가로막도록 해서는 안 된다.
17) 박근혜 파쇼 정권과 맞서 광범위한 세력들을 묶어세우는 투쟁과 동시에 자주적으로 변혁적이고 과학적인 정치사상을 가지고 사상 투쟁을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박근혜 정권의 파쇼적 성격을 밝히고, 파시즘의 필연성과 한국에서의 특수성을 밝히고 파시즘의 거짓선전을 폭로, 규탄하고 전략, 전술을 마련하는 것 자체도 과학적 사상이 있어야 가능하다. 특히 박근혜 파쇼 정권을 정당화 하고, 헤게모니로 묶어세우는 사상과 힘의 원천인 종북몰이 공세를 폭로하고 타격할 사상 투쟁이 중요하다. 새민련은 물론이고, 정의당과 국민모임 등 종북몰이 공세에 동조하여 반북, 반공을 진보결집의 기준으로 삼는 ‘진보’ 정치세력들의 위선과 기만을 과감하게 폭로해야 한다. 각종 ‘현대적 진보사상’의 뒤에 숨어서 반쏘 반북주의 노선에 기생하는 세력들을 폭로해야 한다.
아울러 노동계급 내부의 노사 타협주의자들, 그들의 사상적 기원과 위선과 기회주의성을 대중적으로 폭로하고 노동자 계급의 정치적 전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맑스레닌주의 사상과 그에 입각해서 노동자 계급의 전략적인 변혁 목표를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대중적 힘을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노/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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