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 하이디스 농성 72일차6(2018년 1월 12일)
작년 8월의 어느 밤, 여의도 농성장에 들렀을 때엔 문재인 정권이 정리해고 문제 해결 약속을 했으니 뭐라도 하나는 하겠지 하는 이상한 기대심리가 있었다. 자리를 뜨며 땀범벅인 조합원에게 받은 시원한 캔 음료 하나에 마음은 찡했다. 거리에서 맞는 세 번째 겨울이 오지 않을 것이란 믿음은 결국 내 자신만을 위로하는 값싸고 헛된 것에 불과했다.
극한의 투쟁이 시대가 끝났고 ‘사회적’ 타협을 강조하는 세상이라고도 한다만 투쟁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모두 헛되고 헛된 일임을 상기한다. 이제 이들에게 남은 선택은 삭풍을 맞으며 하늘로 하늘로 오르는 일 뿐인 걸까?
글, 사진: 점좀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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